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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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영하 10도의 매서운 칼바람 속에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사회장이 엄수됐다. 발인에 이어 진행된 영결식에서는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조정래 작가 등의 조사가 낭독됐다. 박 회장과 막역한 친구 사이였던 박준규 전 국회의장이 추도사를 읽었고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의 조전도 대독됐다. 이처럼 쟁쟁한 인사들이 나서서 '철(鐵)의 사나이'를 애도한 것은 그가 남긴 업적이 우리나라에 그만큼 소중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다만 고인이 그토록 애정을 쏟아 설립하고 키운 포스텍(전 포항공대) 측에서 조사를 낭독하지 않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박 명예회장은 올 초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철의 사나이'가 내 별명이지만 나 스스로는 '교육혁명가'라는 생각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교육에 열정을 쏟은 그였기에 더욱 그렇다. 박 명예회장은 평소 그의 지론이었던 '제철보국'에서 한발 더 나아가 '교육보국'이라는 신념을 실현하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
2009년과 2010년. '고작' 1년이지만 은행 입사자에겐 하늘과 땅 정도로 느껴진다. 2010년 입사자의 연봉은 2009년 입사자의 80%에 불과하다. 회사에 따라 다르지만 1000만원 가까이 된다. 올해 입사한 이들도 같은 처지다. 금융권 고임금 논란에 대응하겠다며 정부가 '계획 없이' 임금에 손을 대 나온 작품이다. 금융 공기업이 총대를 멨고 시중은행도 흉내를 냈다. 계약직이나 비정규직도 아닌 정규 채용인데 이런 '차별'을 받으니 위화감도 이만한 게 없다. 불만뿐 아니라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터져 나오자 결국 정부가 손을 들었다. 사실상 '원상회복'으로 방침을 세웠다. 2년 전처럼 금융 공기업이 앞장섰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전체회의를 열어 금융감독원 등의 임금 조정안을 의결했다. 소급시점은 지난 7월이다. 그런데 기준이 명확치 않다. '지침'이라면 2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하라는 정도다. 올해부터 하긴 해야겠는데 1월까지 돌리기 부담스러우니 '하반기'부터로 타협했다는 후문이다
학부모 이모씨(59·서울)는 고3이 되는 막내아들의 대학입시 전략을 듣기 위해 얼마 전 한 사설 입시기관의 설명회를 찾았다. 그러나 이씨는 난수표 같은 대입전형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이내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는 "영어와 한글이 뒤섞인 뜻도 알 수 없는 전형들이 수천 개라는데 도무지 따라잡을 수가 없다"고 했다. 이씨의 경우처럼 현재 대한민국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대학입시를 완벽하게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올해 대입전형 수는 수시와 정시를 합쳐 3300여개에 이른다. 한 사립대 관계자가 "우리도 정리된 책자를 보지 않고는 모두 알지 못 한다"고 고백할 정도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수시보다는 정시가 '대세'인 구조였다. 그러던 것이 2000년 대 중후반 들어 수시모집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해 서울대는 내년 입시부터 전체 입학정원의 약 80%를 수시에서 뽑겠다고 밝혔다. 수시는 수능과 학생부 성적 같은 계량화된 수치에 의존한 평가를 지양하고 다양한 잠재력을 가진 인재
정부가 내년 경제성장률을 3.7%로 대폭 하향 조정하고 사실상 준(準)비상경제체제를 선언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9월 예산안을 제출할 때 제시했던 성장률 전망치 4.5%를 3개월 만에 0.8%포인트나 낮췄다. 뿐만 아니라 유럽 위기 진행 상황에 따라 추경 예산도 고려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많은 부분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정부마저 '위기'를 공식 인정한 것이 적절한 선택이었는지를 놓고 뒷말이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민이 정부를 불신하게 될 때 나타날 부작용(그는 '신뢰의 세금'이라고 했다)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지만 정부마저 "어렵다"고 인정할 경우 '위기의 자기실현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한 정책 당국자는 "신뢰의 세금은 줄였을지 모르지만 정부가 국민에게 줄 수 있는 '희망보조금'도 없애 버렸다"고 표현했다. 어쨌든 정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3.7%로 확정됐다. 이제는 정부 표현대로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처하면서 우리
17,18일 이틀간 일본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 내내 위안부 문제의 우선적 해결을 촉구했지만 노다 총리는 '인도주의적 차원의 지혜'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노다 총리는 한발 더 나가 우리 측에 '평화비' 철거를 요청하는 바람에 정상회담 치고는 이례적으로 냉랭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는 법 이전에 국민 정서 감정의 문제 인 만큼 양국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대국적 견지에서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생존한 위안부 할머니들의 연세가 많아 몇 년 더 있으면 모두 돌아가실 수 있다"면서 "일생의 한을 갖고 살던 할머니들이 이대로 돌아가시면 양국에 큰 부담으로 남을 것"이라고 간곡히 말했지만 소귀에 경 읽기였다. 당초 이번 회담은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한일 정상이 수시로 만나 현안을 논의하자는 '셔틀외교'차원에서 성사된 것이다. 그렇기에 자유무역협정
얼마전 주부 A씨는 대형마트에 생수를 사러 갔다가 잠시 멈칫했다. 얼핏 보고 분홍색 라벨에 하얀 산(山) 그림이 트레이드마크인 프랑스산 '에비앙'을 집어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 8.0'이었던 것. 에비앙을 평소 즐겨 마신다는 A 주부는 "다른 업체도 아니고 에비앙을 수입해 판다는 업체가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것 같아 어처구니가 없었다"며 "에비앙 측에서 왜 가만 놔두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의아했다. 국내 1위 음료업체 롯데칠성 이재혁 대표의 경영 행보가 요즘 업계에서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우선 '1위' 타이틀에 걸맞지 않게 미투 마케팅(Me Too·인기 경쟁 제품에 편승해 모방하는 것)을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롯데칠성은 '아침헛개'와 '황금보리'라는 제품을 함께 선보였다. 그런데 어딘가 낯이 익다. 바로 CJ제일제당의 '컨디션 헛개수' 및 웅진식품의 '하늘보리'와 맛은 물론 이름까지 비슷해서다. 롯데칠성은 "이미 준비해 온 제품"
(서울=뉴스1) 홍기삼 기자 = 최근 서울중앙지법 구속 전 피의자신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되는 법정에 앳띤 10대 소년 한 명이 두 명의 사복경찰 손에 이끌려 들어왔다. 나이에 비해 믿기지 않을 만큼의 흉악범죄를 저지른 이 소년은 법대 위 재판장을 보고는 '피식' 웃었다. 아마도 법복을 입고 법대 위에 앉아있는 재판장이 학교의 '꼰대'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 게 아닐까. 이 모습을 본 재판장은 그때부터 안경을 고쳐쓰고 소년의 얼굴을 유심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재판장은 소년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경찰로부터 영장 청구의 필요성에 대해 자세히 들었다. 이어 변호인과 본인 진술을 들은 재판장은 소년에게 이렇게 말했다. "얼굴도 예쁘장하게 생겼는데 앞으로 긴 인생을 어떻게 살려고 하느냐. 인생을 포기하기에는 아직 너무 어리다. 잘 생각해봐라." 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 소년은 마치 몇 년이라도 참았을 법한 울음을 터뜨렸다. 통곡이었다. 재판장의 말 한마디에 소년은 세상과 쌓았던 높은 담장
한국거래소가 동남아와 중앙아시아에 잇따라 증시 시스템 수출을 성공시키고 있다. 일본 동경거래소와는 세계 최초로 증시 간 교차거래를 성사시켰다. 중국 상하이거래소와는 30~50개 기업을 교차 상장하는 '빅딜'을 추진하고 있다. 경쟁관계에 있는 해외 대형 거래소들의 눈에는 공공기관으로 묶여 있고, 상장되지 도 않은 거래소가 상장사들을 관리하는 모습은 '기형적'이다. 해외 거래소와 합작 사업을 추진하다가 '비상장'이 문제가 돼 무산되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선진 증시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앞세워 세계 시장에 한국형 증시를 보급하고 있는 것은 평가받을 만한 일이다. 하지만 가속이 붙을 수록 내실도 다져지고 있는지, 부작용이 발생할 소지는 없는지 돌아볼 필요성도 커진다. 일본과의 교차거래는 투자자들의 선택권을 넓혀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양국 투자자들의 상대국 시장과 기업에 대한 접근도가 극히 낮은 상태에서 교차거래시스템만 갖춘다고 해서 실질적인 효과를
2011년은 선진국 경제의 '수난의 해'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은 사상 처음으로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됐고 일본은 지진과 쓰나미에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유럽은 국가채무위기로 곤욕을 치르면서 역내 경제뿐만 아니라 전세계 경제를 어려움에 빠뜨렸다. 반면 신흥국 경제의 대표 주자인 중국은 정부의 강력한 정책 조정 능력을 무기로 큰 위기 없이 연착륙에 다가갔다. 이런 모습에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부터 시작된 '파워 시프트'가 가속화되고 있는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신흥시장은 자신감을 쌓을 수 있었던, 선진시장은 체면을 구겼던 2011년이었다. 그러나 최근 유럽 위기가 심화되는 과정에서 보면 여전히 신흥 경제가 취약한 면이 많아 보인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신흥국들은 유럽 위기 영향에 일제히 경제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서둘러 부양 모드로 전환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경기회복에 들어가며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역시 수많은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부흥'의 가능
"먼저 폭로가 된 사안이라 이 부분에 대한 혐의를 입증해야 과락을 면한다"(10월) "이 정도면 낙제점은 면했다고 생각한다"(12월) 이국철 SLS그룹 회장(48)이 지난 9월 폭로한 정권실세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관계자의 말이 2달만에 바뀌었다. 수사 초기 이 회장의 무차별 폭로와 이로 인해 제기되는 의혹들로 수사팀은 밝혀야할 과제만 있던 상태. 수사팀 관계자는 "폭로가 있었다곤 하지만 부정확하고 믿을 수 없는 내용이 많아 사실상 처음부터 수사한 것과 다름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나 검찰은 한차례 구속영장기각 후 추가수사를 통해 이 회장과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51)을 구속하는 데 성공했다. 이 관계자의 말을 빌리자면 과락은 어느 정도 면한 셈이다. 현재 이 회장의 정권로비수사는 처음 제기된 의혹을 넘어 새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최근 검찰은 이 회장의 청탁을 전달한 혐의로 대영로직스 대표 문모씨(42)와 이 회장 측으로부터 6억원을 받은 혐의로 이상득 한나라
'강남 집부자에게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 '화끈하게 풀린 부동산 규제 빗장', '부자 감세의 완결판', '부동산 투기꾼에 다시 달아준 날개'…. 정부가 지난 7일 '주택시장 정상화 및 서민주거안정 방안'(12.7대책)을 발표한 직후 부동산시장에선 다양한 수식어가 쏟아졌다. 올 들어 6번째 부동산 대책.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투기과열지구 해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금 부과 유예 등 마지막 카드로 알려졌던 '다주택자'와 '강남권'에 대한 규제를 푼다는 소식에 수년째 잠잠하던 시장은 술렁거렸다. 강남권 일부 재건축아파트의 발 빠른 매도자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 신규분양아파트와 미분양아파트 모델하우스에 상담 전화가 부쩍 늘었다는 소식도 들렸다. 이는 강남3구, 다주택자 등 부동산시장 핫 키워드가 포함된 대책이어서인지 앞서 발표된 5차례 대책 때는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파장이다. '12.7대책'이 본격 시행
올 한 해 LG전자의 행보는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공격적'이었다. 도발적인 비교광고도 마다하지 않은 게 단적인 예인데, 그만큼 실적부담이 컸다는 방증이다. 올 2월 "지난해 출시된 셔터글래스 방식은 안경에서 3D를 구현하는 1세대 기술로 완벽한 3D TV가 아니라 '레디 3D TV'"라며 삼성전자를 향한 포문을 연 게 신호탄이었다. LG전자는 2개월 뒤 편히 누워서 3D TV를 보는 모습을 담은 광고를 내보내며 3D TV 기술논쟁에 불을 지폈다. 다분히 삼성전자를 겨냥한 것이었다. 이어 6월에는 '소니와 삼성은 2D TV에나 집중해라'는 카피를 담은 광고를 미국 최대 일간지 USA투데이를 비롯해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에 실었다. 뿐만 아니라 '옵티머스 LTE' 발표회장에선 "'갤럭시S2'는 계란프라이할 때나 써라"고 언급하는 등 공세적이었다. 이때 '갤럭시S2'와 '옵티머스 LTE'에 버터를 올려놓고 직접 녹여보는 실험장면을 방영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정수기광고를 통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