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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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에 비준안을 처리하려는 의지가 있긴 한지 의심스럽다" 진통을 겪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와 관련, 정부 고위 관계자는 무기력한 여당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정부 내에서 여당의 비준안 처리 지연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문전박대 당하는 망신을 무릅쓰고 국회 문을 거듭 두들기고 있는데, 정작 한나라당은 소극적인 자세만 보이고 있다는 게 정부 시각이다. 실제 한나라당은 '강행처리'와 '합의처리'를 놓고 내부 갈등을 겪으면서 한미FTA 처리 동력을 상실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협상파로 분류되는 황우여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민주당과의 합의 처리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강행 처리를 촉구하며 지도부 퇴진을 요구해 당내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과반 의석을 확보한 거대 집권 여당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무기력한 모습만 보이고 있다. 야당을 설득하려는 적극적인 협상력도, 비준안 강행 처리라는 결단력도, 어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에서 "인천공항 지분 매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한 14일, 저녁식사를 함께하던 아내가 물었다. 정부는 왜 여당조차 반대해 무산될 처지인 인천공항 지분매각에 집착하느냐고. 박 장관의 발언을 토대로 설명을 했다. 중국 등 경쟁공항들의 위협을 저지하기 위해 국내외 자본유치가 필요하고 인천공항 3단계 확장공사 예산 중 일부도 충당하려 한다고 대답했다. 아내는 다시 물었다. 민간자본이 들어오면 실제로 공항서비스가 좋아지는지, 공항 확장공사 예산이 그렇게 많이 드는지. 이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했다. 사실 박 장관도 이날 민간자본 유입과 서비스발전의 인과관계를 명쾌하게 설명을 못했다. 이와 관련한 데이터가 없다는 걸 시인한 셈이다. 공항 확장공사 예산은 4조원을 조금 웃돈다. 지난해 인천공항은 3200억원 넘는 순이익을 거뒀다. 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인천공항이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순이익이 3조991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천공항이 벌어들
"내년부터는 한미FTA로 미주지역 매출이 약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매출증가세를 볼 때 1000억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코스닥 상장 화학업체 S사는 지난주부터 두 차례나 이같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공식 발표했다. 자료는 "이번 국회에서 비준이 예상되는 한미FTA와 관련해 당사제품이 단계적으로 무관세 혜택을 받게 돼 미주지역 매출확대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둘러싸고 갈등이 고조되고 있지만 증시에서는 벌써부터 'FTA 수혜'로 주가를 '공중부양'시키려는 회사들이 적지 않다. 조금이라도 회사를 홍보하고 기업가치(주가)를 높여보고자 하는 마음이야 이해가 가지만, 이를 '보도자료'까지 만들어 돌리는 것은 정상궤도를 넘어선 것일 수 있다. '수혜기업'임을 스스로 내세우는 업체들일수록 '수혜'를 뒷받침하는 자료나 근거는 부실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S사의 경우 관세혜택과 더불어, 생산성 증대와 수출에 호의적인 환율, 원재료비
금융감독원 선임조사역 A씨. 30대 후반인 그는 입사 10년차다. 남들은 '좋은' 직장을 넘어 신의 직장으로 불렀다. 겉으론 '모르고 하는 소리'라 했지만 내심 자부심도 컸다. 어찌보면 그 자존심, 자부심으로 10년을 버텨왔다. 하지만 이젠 '글쎄요'란다. 저축은행 비리가 불거졌을 때도 이렇게 힘이 빠지지는 않았단다. 그러면서 두툼한 문건 하나를 펼친다. 형광펜으로 줄친 흔적이 곳곳에 있다. 그의 기운을 빼고 있는 존재는 바로 재산등록 매뉴얼. 재산등록 대상이 금감원 2급에서 4급으로 확대되면서 그도 재산등록 대상이 됐다. 나이 기준으로 보면 50세에서 30대 초중반으로 낮춰졌다. 이제 갓 4급이 된 30대 초반 직원들은 "재산이라 할 것도 없는데…"라며 푸념을 한다. 계산기를 두드려보지 않아도 30대 월급쟁이의 '재산' 수준은 뻔하다. 30대 후반의 기혼자들은 "재산 신고가 아니라 부채 신고를 해야 한다"고 볼멘소리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참을 만 하단다. 어차피 할 것, 하면 된다
정부가 내년 5월부터 휴대폰 '블랙리스트' 제도를 시행키로 했지만 정작 업계와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휴대폰 블랙리스트 제도란 도난·분실폰으로 등록된 휴대폰만 아니면 어느 단말기나 사용자식별카드(USIM)만 꽂아 어떤 통신사든 사용할 수 있는 '개방형 이동전화단말기식별번호(IMEI) 관리제도'다. 이렇게되면 휴대폰을 살 때 이통사 대리점만을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제조사나 대형유통점에서 마음에 드는 모델을 구입해 원하는 이통사로 개통할 수 있다.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이 제도를 '휴대폰 유통의 혁명'으로까지 자화자찬하며 이통사와 휴대폰 제조사간 폐쇄적 고리를 끊고 단말기 가격 경쟁을 촉진시켜 통신료인하를 유도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문제는 보조금 기반의 휴대폰 유통구조가 워낙 뿌리깊다보니 이 제도의 실효성을 두고 회의론도 적지 않다는 것. 실제 블랙리스트제가 도입됐다고 가정했을 경우, 최신 스마트폰을 구입하려면 90만~100만원 안팎을 지불해야한다. 그러나 현재는 2
이제는 이탈리아로 '전염'돼 전 세계 금융시스템을 덜컹이게 하고 있는 '유로존 위기'의 시작은 2009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스 사회당은 집권 직후 2009년 재정적자를 전 정권 전망치의 2배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12.7%로 발표한다. 이를 계기로 유럽 국가들의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당시 모든 유럽 국가들의 최우선 순위는 재정적자 줄이기인 듯 보였다. 경제성장률과 각종 산업지표들이 회복세를 보이고 위험자산이 반등세를 이어나가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끝을 향해 가고 있다는 확신의 증거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던 시기였다. 이제 남은 일은 경제위기 동안 늘어난 부채를 줄이는 작업으로 보였다. 폴 크루그먼처럼 지원을 더 늘려야 한다는 일부 '부양론자'들의 주장은 급진적으로 들릴 정도였다. 그러나 모든 국가들이 동시에 긴축에 나서며 이후 '설마 일어날까' 싶었던 일들이 차례로 발생했다. 유로존에서는 '빚 갚을 능력이 없는' 이른바 채무 위기국가
"차량과 무선통신을 결합한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현대자동차가 우리보다 앞선 것은 사실입니다." BMW의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프로젝트 담당자의 말이다. 지난달 BMW가 독일 뮌헨에 위치한 연구·개발(R&D)센터에서 텔레매틱스를 비롯, 조명과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등 미래 핵심기술 개발상황을 전세계 기자들에게 공개하면서다. 미래 자동차 기술을 선도해나가는 BMW지만 텔레매틱스분야만큼은 현대차의 위상을 인정한 셈이다. 실제로 그렇다. 현대차는 지난 7월 텔레매틱스 기술이 적용된 제품인 '블루링크'를 미국시장에 출시했다. 지금은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글로벌 텔레매틱스의 '표준화' 작업에도 나섰다. 사실이 그럴지언정 이를 인정하는 게 BMW로선 쉽지 않았을 것이다. 토비아스 한스 BMW i총괄은 "미래기술 개발상황을 전세계 기자들에게 알리고 피드백을 받아 개선점을 찾아낸다"고 말했다. 겸손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일류 브랜드의 '여유'가 바탕이 됐기에 이 같은 겸손도 가능했을 테다. 현대
"내 손으로 유해한 가습기 살균제를 넣어 직접 가족들에게 쐬게 했다는 것이 가장 괴롭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모임을 이끌고 있는 강찬호씨는 9일 환경보건시민센터의 피해사례 발표장에서 울먹였다. 강씨는 살균제에 들어 있는 염소 때문에 배우자를 잃었다. 아내를 잃었지만 슬퍼할 겨를도 없었다. 딸도 살균제 때문에 이름도 생소한 간질성 폐질환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간질성 폐질환은 폐 조직에 손상이 생기며 폐가 딱딱하게 굳어 결국 사망에 이르는 질환이다. 많은 병원을 돌아다녔지만 희귀질환이란 명목으로 의료보험도 적용되지 않았다. 폐질환 치료비로만 수천만 원이 들었다. 비용은 고스란히 본인 몫이었다. 독성제품을 만든 기업이나 제품을 허가해준 정부,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8월 말 '원인미상 폐손상 환자들을 조사한 결과 발병원인으로 가습기 살균제가 의심된다'고 밝힌 지 두 달 반이 지났다. 정부는 아직 가습기 살균제에 대해 판매금지나 강제 회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이번 달에도 500원 남짓 입금됐다. 벌써 10회째 원리금 상환이다." 급여계좌에 매달 500원을 송금해 주는 A씨를 만난 건 지난해 말이다. 머니투데이 입사시험에서 '5000원 값지게 쓰기'란 주제를 만났다. 회사에서 준 5000원을 들고 찾은 P2P금융(개인 연계 소액대출)사이트에서 우연히 A씨의 사연을 읽고 투자했다. 그녀는 당장 남편의 수술비가 부족한데 신용등급이 낮아서 돈을 융통할 곳이 없다고 했다. 150만원을 빌려주면 매달 원금과 이자를 상환해 1년 안에 갚겠다고 약속했다. 90명이 넘는 사람들이 각각 5000원에서 20만원까지 돈을 빌려주겠다고 나서면서 A씨는 남편의 수술비 150만원을 마련했다. 30%에 가까운 연이율이었지만 파산면책자인 A씨가 이만한 이율로 무담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제도권 금융업체에는 없었다. '금융 소외자'에게 온라인대출경매로 복수의 투자자들을 연결해주는 P2P금융업체 사이트에는 A씨와 비슷한 사연이 가득하다. 이용자의 80%가 신용등급
러시앤캐시와 산와머니 등 최고이자율 규제 위반으로 금융감독당국에 적발된 대부업체들의 반발이 도를 넘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유권해석에 따라 위규 행위가 명백한 사안임에도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는 기색은 전혀 없다. 도리어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겠다며 소송도 불사할 기세다. 금융감독원이 무리한 규제로 정상 영업활동을 한 대부업체들을 '공공의 적'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업체들의 이익단체인 한국대부금융협회는 지난 7일 '법조문, 판례, 유권해석 없는 애매한 이자율 위반 지적'이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금감원의 검사 결과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이었다. 논란의 핵심인 최고이자율 적용 방법에 대해 대부업협회는 "법조항이나 유사판례, 금융당국의 유권해석이 없는 만큼 감독기관인 강남구청과 사법부에서 민법상 금전대차 갱신계약의 절차와 운영실태를 고려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금감원의 검사 결과에 불복해 소송전을 벌이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대부업체들의 항변과 달리 금융위원회는 지난 7
중동국가들은 오일달러로 막대한 부를 축적해가고 있다. 거리는 돈으로 넘쳐난다. 1대에 8000만원을 웃도는 토요타의 '랜드크루저'는 국민차로 불릴 정도로 흔하다. 휴일을 앞둔 목요일 저녁이면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같은 고급 스포츠카를 끌고나온 젊은이들이 도로를 메운다. 호화스러운 개인요트를 정박할 수 있는 아파트에 살면서 명품 쇼핑을 즐기지만 별다른 직업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나라에서 주는 각종 지원금만 받아도 부유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데다 왕족으로 태어나면 평생 '한량'의 삶을 맘껏 누릴 수 있다. 이들이 외화벌이를 위해 중동에 들어온 제3국인들을 눈 아래로 두는 배경이기도 하다. '졸부' 입장에선 50도까지 치솟는 살인적인 더위 속에서 돈을 벌기 위해 삽을 들고 일해야 하는 사람들을 하인 보듯 하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하다. 중동국가들의 고민은 바로 여기에 있다. 원유나 가스가 고갈되기 전에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아야 하는데 현재로선 마땅치 않다. 제조업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놓고 여야의 대립이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투자자·국가소송제(ISD)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지만 토론은 실종됐다. 오는 10일 본회의 처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원만하게 합의 처리할 것이라는 전망은 찾아보기 힘들다. 7일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민주노동당이 상임위(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점거하고 있는데 국회에는 여유 공간이 많다"며 강행처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맞서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당원 총동원령을 내려 국회를 민주당 당원이 에워싸야 한다"고 말했다. 양쪽 모두 상대방을 자극하는 '정면충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언급이다. 여야 모두 더 이상의 합의 처리를 위한 노력은 손을 놓은 표정이다. 언론과 시민사회에서는 ISD 등 쟁점에 대한 추가 검증을 주문하고 있지만 여당은 "ISD 관련 '끝장토론'을 야당이 거부했다"며, 야당은 "끝장토론의 전제조건이었던 공중파 생중계가 보장되지 않았다"며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