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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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안에서 큰 싸움이 났다. 가족들은 서로 자기주장만 내세웠다.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벌써 10개월째다. 집안 꼴은 엉망이 됐다. 그러자 이 집안과 아무런 상관없는 이웃 마을 사람들이 나섰다. 제3자가 개입해 이래라 저래라 떠든다. 가세는 더욱 기울어졌다. 이 집안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옆집 사람들이 보다 못해 "싸움을 빨리 끝내라"며 절충안을 내놨다. 이 집 식구 중 일부는 이를 받아들여 집안싸움을 끝내자고 했다. 하지만 다른 한쪽은 거부했다. 10개월여 동안 진행되고 있는 한진중공업 사태 얘기다. 지난 1월 '직원 부당해고 문제'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노조는 해고 근로자들의 복직을 위해 투쟁했다. 회사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희망버스로 대변되는 노동단체와 일부 정치권 개입도 끊임없이 이뤄졌다. 그러나 사태 해결엔 도움이 안됐다. 회사만 점점 망가졌다. 올 상반기 매출액(1조3800억 원)과 영업이익(736억 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최근 출장 차 방문한 호주에서 18인승 경비행기를 탑승할 기회가 있었다. 기자는 승객석 맨 앞자리에 자리를 잡았는데, 덕분에 바로 앞 조종실 풍경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기장과 부기장 둘뿐인데도 자리가 꽉 찬 조종실은 경비행기임에도 불구, 상당히 복잡한 계기판과 수많은 버튼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승객들이 모두 자리를 잡고 부기장이 출입구를 잠근 뒤 조종실로 들어오자 백발이 성성한 기장은 코팅해 놓은 손바닥만한 메뉴얼을 들여다보며 하나하나 10여 개가 넘는 버튼을 순서대로 조작했다. 그리고 반복해서 메뉴얼을 들여다보며 꼼꼼히 순서를 다시 확인하고 계기판을 점검했다. 경비행기를 타본 지인들이 무용담처럼 전해준 위험천만한 얘기에 잔뜩 긴장했던 기자는 비로소 마음이 놓였다. 비행경력 30년은 족히 넘어 보이는 백발의 기장이 여전히 메뉴얼을 꼼꼼히 확인하며 비행기 시동을 걸고, 이륙준비를 하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지난 13일 대구 팔공산에선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던 40대 남성이 추락
지난 12일 서울시의회에선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상임위원회(교통위원회)에서 의결한 '대중교통 요금 인상안'이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은 것이다. 통상적으로 상임위의 결정을 존중하는 의회의 관행으로 볼 때 이같은 상황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시의회의 한 관계자가 "솔직히 말이 안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초 교통위는 서울시가 제출한 '대중교통 운임범위 조정에 대한 의견 청취안' 중 기본요금 '200원 인상안'과 '150원 인상안' 중 후자를 선택해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했다. 운송적자가 눈덩이처럼 증가하는 시점에서 더 이상 운임인상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런데 하루도 지나지 않아 상황이 뒤집혔다. 이유가 뭘까. 시의회 다수를 점하고 있는 민주당 집행부가 오는 26일로 예정된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서민생활과 직결된 버스·지하철요금 인상안을 처리하는데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렸다. 시의회 한나라당협의회측은 즉각 반발했다
"잔 돈 없어요? 그럼 카드로 결제하는 게 더 좋은데.." 집 앞 도로에서 전철역까지 딱 기본요금 나오는 출근길. 카드 결제가 미안해서 현금 1만원을 내자 택시기사가 한 말이다. 1~2년 전만해도 1만원 미만 결제에 대해 카드를 내밀면 인상이 구겨졌던 것과는 천양지차다. 실제로 서울시가 1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7월말 현재 서울 택시 이용객 절반이 카드로 요금을 내고 있고, 이 중 71%가 1만원 미만 소액 결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카드를 이용하는 게 유리하다. 잔돈이 생기지 않고, 현금이 부족해서 미터기를 쳐다보지 않아도 되고, 잔돈을 받을까 말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혹시 택시에 휴대폰이라도 흘리면 영수증에 찍힌 연락처로 전화해서 쉽게 찾을 수도 있다. 택시기사 입장에서도 영업에 도움이 된다. 카드 결제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객을 뺏기지 않아도 되고, 택시 요금을 떼일 우려도 없다. 전산장애로 카드결제가 되지 않아 요금을 못 받게 되
(서울=뉴스1 홍기삼 기자) 연일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는 이국철 SLS회장과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13일 검찰에 동시에 출석해 대질조사를 받고 있다. 오래된 친분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진 두 사람은 이제 검찰에서 금품수수를 둘러싼 사실관계를 두고 공방을 벌이는 사이가 됐다. 검찰에서 두 사람의 대질조사가 마무리되면 어느 정도 이 사건의 실체가 규명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국민들은 이 회장의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에게 1억원을 건넸다"는 폭로에 대해 여전히 큰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009년 10월 신 전 차관을 통해 사업가 김모씨를 소개받아 당시 창원지검에서 진행한 SLS그룹 수사와 관련된 검사장급 인사에게 1억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검찰도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지난 11일 발 빠르게 김모씨를 전격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검찰 조사에서 김모씨는 이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아 사업경비로 썼다고 진술했다. 이 회장과 김모씨의 주장이
결코 아니었다. 90년대 모 방송사의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에서 그려진 하우스메이트의 모습을 기대한 것은. 휴일에는 다 같이 모여 삼겹살파티를 열고 밤을 지새우며 서로의 고민을 들어주는 모습은 드라마 안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모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현실은 기대보다 더 충격적이었다. 같은 집에 살면서도 그들은 서로의 직업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 심지어 10㎡도 안되는 방을 공유하면서도 단 한 끼를 함께하지 않았다고 했다. 방문에는 '인사사절' '할 말 있으면 메모로 남기세요'라는 멘트만 붙어 있었고 얼굴을 마주치는 것이 불편해 부엌을 이용하는 시간과 순서까지 치밀하게 정해뒀다. 집을 보여준 김씨는 "솔직히 다 큰 성인남녀가 같이 사는 게 정말 불편한데 돈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하우스메이트족의 증가가 불편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이들의 동거는 '선택'이라기보다 '강제'에 가까웠다. 철저히 돈에 의한 것이다. 전·월세난이 심각해지자 그동안 비교적 저렴한 전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지금의 유럽 재정위기에 대응하는 우리의 상황은 차원이 다르다는 게 정부 주장이다. 실제로 외환보유액, 단기외채비율, 은행예대율, 경상수지 등 많은 지표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외신이나 국제 신용평가사들도 '달라진 한국'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2008년보다 지금, 국민들은 더 고통스럽다. 이전에도 심심찮게 나온 이야기지만 현대경제연구원이 12일 내놓은 보고서는 2008년 월평균 7.8%였던 경제고통지수가 올 들어 8월까지 월평균 8.1%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고통지수는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적 어려움을 계량화해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소비자물가상승률에 실업률을 합친 것이다. 정부는 이 또한 우리만의 현상이 아니라 글로벌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해명할지 모르겠다. 실제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고통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7개국 가운데서는 22위로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다. 하지만 삶의 고통은 내가 남보다 덜하다고 참아지는 문제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생발전'이라는 취지 자체는 훌륭하다. 백화점과 홈쇼핑 등 대형 유통업체들에게 높은 수수료를 내는 중소 협력사를 위해 나선 것까지는 세상의 공감을 얻어내기에 충분했다. 지난달 6일 공정위는 전격적으로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과 11개 대형 유통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이 만나 중소업체에 대한 판매수수료율을 3∼7%포인트 낮추는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그 합의'가 한 달이 넘도록 표류하고 있다. 백화점을 비롯한 대형유통업체들은 지난달 말 공정위에 ‘자율적 인하안’을 제출했지만 반려됐다.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게 공정위의 인식이다. 하지만 '강압'적 자세로 나오는 공정위 처사에 유통업체들의 불만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유통업체들은 '영업이익을 줄여 수수료 인하에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실무협의 과정에서 공정위의 압력에 더 이상 할 말을 잃은 분위기다. 지난 5일 공정위의 독촉을 받은 백화점 3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일 모두 해외출장을 나갔고,
#도스로 컴퓨터를 처음 접한 내게 컴퓨터는 그저 어렵고 두려운 존재였다. 그러던 어느날 미술을 전공하는 언니 집을 방문했다가 깜짝 놀랄만한 컴퓨터를 보게 됐다. 깜찍한 튜브 모양의 모니터를 가진 일체형 컴퓨터였는데 언니가 마우스로 까딱까딱하면 총천연색 디자인이 컴퓨터안에서 그대로 구현됐다. 디자인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모두 쓴다는 이 컴퓨터를 언니는 ‘맥’이라 불렀다. #‘토이 스토리’를 처음 봤을 때의 일이다. 동물의 털 하나하나가 마치 살아 있는 것 같아 코가 다 간질거렸다. 특히 로봇 버즈가 자신이 우주 특수요원이 아닌 장난감이었음을 인식하는 장면은 당시 진로를 고민하던 내게 애니메이션 이상의 울림을 줬다. 나는 그해 다니던 대학을 접고 수능을 다시 봤다. #지난해에서야 가까이서 접하게 된 아이폰은 생활을 바꿔놓았다. 전철에선 신문과 책 대신 아이폰을 뒤적거렸고 궁금한 것이 있어도 아이폰만 있으면 걱정할 일이 없었다. 독단적인 AS 정책, 안테나 게이트 등에 대한 비판이 아이폰
"죽은 공명(제갈량)이 산 중달(사마의)을 물리쳤다던데, 이건 죽은 잡스가 산 코스닥을 깨우는 격이네요." 한 코스닥업체 대표는 10일 증시에 뒤늦게 불고 있는 아이폰4S 수혜주 바람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실상 며칠은 먼저 시작될 것으로 봤다"고도 했다. 스티브 잡스가 갑작스레 사망하는 바람에 수혜주 부각이 다소 늦었다는 것이다. 잡스의 유작 격인 애플 아이폰4S 수혜 바람은 제품 홍보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며 시작됐다. 영상 내에서 아이폰4S에 적용된 애플의 음성인식시스템(SIRI)은 목소리만으로 전화연결은 물론 정보제공과 일정 확인 및 수정까지 척척 수행했다. 비서가 따로 없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의 반응은 뜨거웠다. 한 증권사에서는 아이폰 기술 관련 국내 종목에 대한 보고서를 내며 증시에 기름을 부었다. 내비게이션용 음성인식 기술을 갖고 있는 파인디지털 주가는 곧바로 상한가로 치솟았다. 애플과는 거래 한번 한 적이 없다. 다만 국산 스마트폰에도 기술이 적용될 것이라는 기대
"이번에도 옷 벗어야 할 애널리스트들이 많을 것 같네요" “정보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상황이다 보니 실적 전망을 정확하게 할 수 없었다.” 지난 7일 삼성전자가 깜짝 실적을 발표한 직후 나온 반응들이다. 삼성전자는 자신들의 저력을 과소평가한 증권가를 향해 서운함을 나타냈고, 실적이 크게 나쁘지 않다고 여러 차례 얘기를 했지만 크게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하소연도 나왔다. 반대로 증권가에서는 사전에 예측가능한 정보가 충분치 않았다고 예측이 빗나간 이유를 삼성전자 탓으로 돌렸다. 이처럼 의견이 엇갈린 것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예상실적이 증권가의 예상과 크게 달라서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에 매출 41조원에 영업이익 4조2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내놓은 반면 증권가에서는 영업이익이 3조5000억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무려 7000억원 가까이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충분한 신호를 보냈다는 입장이다. 실적을 견인한 휴대폰 부분의 경우 갤럭시S2 판매량이
더벨|이 기사는 10월06일(11:09)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VC)은 투자 속성 면에서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순수 ROI(Return on Investment)만을 추구하는 독립형 VC가 있는가 하면 수익보다 모기업과의 비즈니스 기회 창출을 중시하는 VC가 있다.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Coporate Venture Capital)은 후자의 경우를 지칭한다. 벤처캐피탈의 본고장인 미국에선 두 형태가 철저히 구분된다. 엑셀파트너스, 세콰이어캐피탈, 그레이록파트너스 등으로 대변되는 독립 벤처캐피탈은 연기금이나 재단 등 외부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조달한다. 추가적인 펀딩을 위해선 일정 수준 이상의 투자 수익률로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 CVC는 좀 다르다. 수익률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기업의 향후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가 우선이다. 구글 자회사인 구글벤처스가 인터넷과 상관없는 태양광 사업이나 날씨보험 등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