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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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꿎은 소비자만 `봉`이 되는 것 같네요." 주부 A씨는 최근 낙농가와 유업체간의 원유가격 협상 타결 과정에 대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이번 협상에선 원유 가격을 리터(L) 당 130원 올리는 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유업체들도 우유제품 가격을 최대 20%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정부 눈치를 보던 유업계는 제품가격을 인상할 명분을 얻게 된 셈이다. 게다가 예전보다 우유 품질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면서 소비자들은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소비자 B씨는 "낙농가들의 고충을 고려해 원유가격이 인상되는 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품질까지 떨어진다면 그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우려의 중심에는 `체세포수 2등급 원유 인센티브'가 있다. 체세포란 젖소 유방 안에서 떨어져 나온 `노폐 세포'를 일컫는데 그 수가 많을수록 젖소의 건강이 안 좋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체세포수 등급은 1~5등급까지 나뉘는데 1등급(mL당 체세포수 20만개 미만)이
더벨|이 기사는 08월11일(08:28)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다시 찾아왔다. 3년만에 찾아온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국내 주식시장이다. 2100을 넘나들던 코스피 지수는 1800선으로 떨어졌다. 코스닥도 400 중반대로 밀렸다. 벤처캐피탈들도 이번 주가폭락을 바라보면 전전긍긍하고 있다. 벤처캐피탈의 주요 투자금 회수(엑시트) 통로가 코스닥 시장이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투자한 기업을 코스닥 시장에 상장(IPO) 시킨 후 엑시트를 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코스닥 상장사의 주가가 밀리면서 엑시트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해당 기업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문제는 하반기다. IPO가 예정된 피투자기업이 일정을 연기할 가능성이 높다. 벤처캐피탈 입장에서는 엑시트를 기약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벌써부터 올 한해 벤처캐피탈의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래저래
"금리 경쟁력에서 밀리고 언어 장벽에 부딪치고 현지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기자가 동남아시아 출장길에 국내은행의 현지 법인장에게 '현지화 전략'을 묻자 이 법인장은 되레 이렇게 물었다. 말을 더 들어보니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데, 경쟁사인 글로벌 은행들에 비해 대출 금리가 최대 1.0%포인트 비싸다. 인지도는 HSBC, 씨티와 같은 글로벌 은행은 물론이고 현지 은행에게도 뒤쳐진다. 이 법인장은 "은행을 소개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국내 기업인들은 물론 현지 기업인들이 모이는 자리에 무조건 찾아가서 은행을 알린다"고 했다. 출장에서 만난 10명의 법인장과 지점장들의 상황도 거의 비슷했다. 이들은 금융회사의 경영방식으로 접근하면 무슨 일만 생기면 바로 철수, 다시 진출이라는 악순환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점을 가장 아쉬워했다. 태국, 인도네시아 등 적지 않은 국가들의 경우 재진출하려는 한국 금융사들의
대선을 앞두고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의 나눔재단 설립을 놓고 반응이 엇갈린다. '순수한 의도'라는 측과 '정치적 의도'라는 시선이 엇갈린다. 부정적 시선을 벗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외국의 사례를 보자.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1994년 아내인 멜린다 게이츠와 함께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는 반독점 문제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게이츠가 자선재단을 설립하자 "반독점법 위반을 무마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그러나 게이츠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후 17년 동안 게이츠는 △말라리아 퇴치 △후진국 교육·보건 인프라 구축 △미국 슬럼가 개발 △기후변화 대책 △차세대 화장실 개발 등 다양한 공익사업 프로젝트를 묵묵히 수행했다. 지금 와서 게이츠의 자선재단 설립이 반독점 관련 여론 무마용 이벤트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16일 오전 서울 원서동 현대문화센터 강당은 취재 열기로 뜨거웠다. 범(凡)
# '최중경 라인'이란 게 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의 인맥을 말하는 게 아니다. 2005년 최 장관이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을 맡을 때 만들어진 말이다. 당시 달러당 '1140원'을 환율 마지노선으로 정부와 외환투자자 간 일전이 벌어졌다.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었지만, 수조원의 손실을 입었다. 이 때 '1140원'을 시장에선 '최중경 라인'으로 불렀다. 올 초 지식경제부 장관 취임 후 또 다른 '라인'이 생겼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휘발유 가격을 놓고서다. 이번엔 리터당 2000원이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전국의 기름 값이 2000원을 넘어선 안 된다는 최 장관의 의지가 반영됐다. 15일 현재 전국 보통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48원(서울은 2119원)으로 '라인'에 근접해 있다. 일주일째 기름 값도 떨어지고 있다. 지경부는 자평했다. 최 장관의 기름 값 안정 노력 덕분이라고. 기름 값을 놓고 정유사와 주유소가 '네 탓' 공방을 펼쳤을 때를 생각해보라고
최근 만난 한 상장사 IR 담당자에게 요즘 주식거래를 하고 있는지 넌지시 물어봤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코스피지수가 폭락하던 때라 위로차 건넨 질문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예상과 달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식거래를 했는데 이제는 안 합니다. 아무리 좋은 주식이라고 해도 우리사주 주식의 수익률만큼 안 나오거든요." 동석한 계열사 관계자도 "예전에 주식할 때는 매일 아침 전날 밤 미국증시 동향을 체크했는데 이제는 안 본지 오래 됐다"며 "우리 회사 주식이 좋으니까 이젠 미국증시를 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수익이 전혀 줄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 회사 주식은 최근 고점인 이달 1일 종가에 비해서는 10% 가까이 주가가 내렸다. 이 회사는 지난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총 220억원 가량의 자사주를 모집, 시장가에 우리사주에 배정했다. 즉 우리사주 매입시기인 2008년말과 2010년 중반에 비해서는 각각 4배, 2배 이상 주가가 올랐다는 말. 물론 이들이
"놀랍다, 충격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인사다." 지난 5일 보완인사를 두고 한국은행 내부에서는 이런 평이 쏟아졌다. 올해 초 40대 본부장 임명, 직군제 폐지에 이어 이번 소규모 인사에서도 파격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부국장급(2급)이 1급 승진을 거치지 않고 곧장 국·실장(1급)에 임명된 사례가 나왔다. 새 비서실장은 상업고등학교를 졸업(최종학력은 대학원)한 2급 직원이 발탁됐다. 김중수 한은 총재의 '웬만해서는 말릴 수 없는' 조직 혁신 행보의 일환이다. 총재 자신도 "매우 이례적인 새로운 시도"(5일 인사 사령식)라고 평할 정도다. 그동안 김 총재는 "'신의 직장', '철밥통' 등의 수식어에서 벗어나 국민에게 사랑받는 조직을 만들자"며 한은의 변화를 독려해왔다. 김 총재는 이번 인사에서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또 "입행 당시의 우수한 학력을 과거지사"로 두고 자신을 계발할 것과 "특정한 부서나 자리가 승진이나 보임과 상관관계가 높다는 인식"도
최근 낙농농가 대표기구인 낙농육우협회와 유업계 대표기구인 낙농진흥회간의 원유 가격 인상 협상은 '목장의 혈투'를 방불케 한다. "꼭 저렇게까지 싸워야 하느냐"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협상이 제대로 될 리 없는 '24시간' 밤샘 협상은 차치하고, 왜 4년에 한번 꼴로 만나서 저렇게 싸우듯 협상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런 목소리는 낙농농가와 유업계 내부에서도 만만치 않다. 양측은 오랜 동업자다. 우유 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낙농농가가 젖소를 키워서 원유를 짜내야 하고, 유업체들은 이를 모아 생산에 나서야 한다. 그런데도 4년에 한번 씩 이런 동업자간 벼랑 끝 협상이 반복되는 이유를 이해하기 힘들다. 삭발을 하고, 특정단체명이 적힌 인형을 불태우고, 단식 투쟁 속보를 날리는 낙농농가의 격렬한 사전 의례가 안타깝다. 그래야만 "이제 올 것이 왔구나"하고 대응하는 낙농진흥회도 갑갑하다. '납유 거부→우유 생산중단→우유 대란'이라는 벼랑 끝에 서서 담판을 짓는 자세도 문제
'80만원 세대, 프리터(Freeter)족….' 한창 일해야 할 나이의 구직자들이 취업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면서 한달벌이가 80만원인 생활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빗댄 용어들이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유래된 프리터란 자유(Free)와 아르바이터(Arbeiter)의 일본식 합성어로 일정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는 이들을 말한다. 1987년 일본의 한 구직잡지가 '사회인 아르바이트'를 '학생 아르바이트'와 구분하기 위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국내 통계에 따르면 2년 이상 장기간 실업 상태에 있으면서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30~40대가 2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고용시장과 관련해 눈을 건설시장으로 돌려보자. 취업 전인 1990년대 후반 소위 말하는 '노가다'(건설현장 일용잡부)를 해봤다. 학비도 벌 겸, 부모님 부담도 덜 겸해서였다. 당시 건설근로자를 '노가다'라 폄훼하는 것도 그렇고 대표적인 3D업종으로 분류하는 우리 사회의 시각 때문인지
2008년 2학기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 강의실에서 교수님이 던진 질문이 기억난다. 왜 미국 경제 부실로 글로벌 경제 위기가 일어났는데 달러가 강세를 보이느냐는 질문이었다. 답은 간단했다. 달러를 대체할 유동 자산이 없기 때문이다. 8일 글로벌 증시와 위험자산이 스탠다드앤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폭락하자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3년 전 리만브라더스 붕괴로 본격화 됐던 금융위기와 지금을 비교한다. 어떤 이들은 당시보다 경제의 기초 체력이 튼튼하기 때문에 위기가 곧 가실 것이며 금융시장도 진정을 되찾을 것이라 전망한다. 다른 이들은 이미 각국 정부가 부양책을 다 써버려 손 쓸 방도가 없는데다 정부 부채가 늘어나 있는 상황이라 상황이 오히려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런데 이번엔 뭔가 다르다. 우선 달러가 약세다. 미 신용등급 강등 뒤 주요 6개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소폭 약세다. 달러가 원이나 호주달러 등에 대해서는 일단은 강세나 장기적으
"또다시 증시안정기금이 조성되는 건 아닌지..". 증시가 또다시 급락을 재현한 9일. 한 중형증권사 사장은 기자와 얘기를 나누던 중 증시안정기금(이하 증안기금) 얘기를 꺼냈다. 코스피가 장중 한 때 1700선이 무너지고, 코스닥 시장에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하자 증시에서는 증안기금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증안기금은 자본시장 개방 조치가 이뤄진 1990년, 증권사를 비롯해 은행, 보험, 상장기업 등 636개사가 추락하는 증시를 살리고자 자금을 투자해 조성한 기금이다. 당시 부동산 가격은 치솟고, 증시는 무기력하게 폭락하는 상황에서, 이들 기업은 5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모아 증시에 투입했다. 증시 인프라와 매수 기반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당시, 대형 상장사라는 이유만으로 민간기업들이 호주머니까지 털어야 했다. 다행히도 증안기금은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1996년 사실상 청산이 됐다. 하지만 일부 참여사는 투자원금 외 잉여금을 받지 못해 소송까지 벌이기도 했다
한국 경제가 위기에 놓였다. 증시는 폭락하고 외환시장도 변동성이 커지는 등 금융시장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3년 만에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하지만 우리 경제를 이끄는 '사령탑'의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얘기다. 지난 6일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전격적으로 강등하자 경제수장들은 대응책 마련에 분주히 나섰다.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일요일인 7일 사무실로 출근, 긴급 간부 회의를 소집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박 장관은 자택에서 보고를 받는 것으로 업무 관련 일정을 마무리했다. '경제 수장으로서 현 사태를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의 전화 질문에도 "보고는 받았지만 지금으로서는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며 "오후에 열리는 차관급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 결과 후 배포되는 자료가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만 짧게 답했다. 박 장관의 '침묵 모드'는 코스피가 장중 사상 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