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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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들이 최근 멈출줄 모르는 엔고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는 엔고 외에도 일본 기업들은 40%에 달하는 법인세율 인하가 무기한 연기돼 또 다른 좌절에 빠졌다. 대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부흥재원 마련이 일본 정부의 급선무로 등장하면서 법인세율을 낮추려던 계획은 전면 중지된 상태다. 자유무역협정(FTA) 지연도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일본 무역총액에서 차지하는 FTA 대상국의 비율은 16% 수준으로 한국의 36%, 미국 30%, 유럽연합(EU) 30%, 중국 22%보다 낮다. 전력 부족도 일본 기업들의 고민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일부 원전 가동이 중지되면서 도쿄전력과 토호쿠전력은 관할 지역 내에서 전력 수요를 15% 줄일 것을 의무화했다. 원전을 화력발전으로 대체하면서 기업들의 연료비용도 3조엔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엔고와 높은 법인세율, 지지부진한 FTA, 전력난 등 4가지 부담 외에도 일본 기업들은
호주법원이 애플의 제소를 받아들여 '갤럭시탭 10.1'의 판매 금지를 결정한 다음날인 지난 3일 서울에선 애플과 삼성전자의 콘퍼런스콜이 열렸다. 물론 이 회의는 주제는 특허가 아니었다. 애플의 스마트폰과 아이패드2에 쓰일 LCD패널 공급문제를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가 '특허전쟁'에 사활을 건 듯한 때에 업무협의를 한다는 점은 왠지 낯설게 받아들여진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주요 부품 공급업체다. 또 애플은 삼성전자 매출의 5.6%를 차지할 정도로 삼성에 큰 고객이다. 특허전쟁의 와중에 두 회사가 콘퍼런스콜을 열어 긴밀한 협의를 하는 이유다. 이런 구조는 완제품과 부품을 모두 생산·판매하는 삼성전자의 사업 특성에서 비롯된다. 완제품과 부품의 수직계열화체제를 갖춘 IT회사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이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초일류기업으로 발돋움한 원동력으로도 꼽힌다. 단시일에 경쟁자를 따라잡은 데는 부품과 완성품 간 사업시너지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체제가 애플과 관계에
지난 2003년 삼성전자는 MS의 윈도모바일을 통합한 PDA폰인 미츠(MITs)를 내놨다. 이는 당시 IT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선풍적 인기를 모았다. 제한적이긴 했지만 데스크톱PC의 기능을 휴대폰에서도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중화에는 실패했다. 이동통신사의 견제에 밀려 사업을 확대하지 못한 것이다. 콘텐츠와 네트워크를 장악한 이통사로서는 매출확대에 걸림돌인 스마트폰을 좌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당시 이 사업을 주도했던 이기태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2003년 MS, 2006년에는 구글과 전략적 제휴까지 맺고 스마트폰 사업에 나섰지만 무산됐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만약 그때 사운을 결고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섰다면 오늘날 IT업계의 지형도를 다시 그려야했을 것이다. 그러는 사이 애플은 2007년 초 아이폰을 내놓은데 이어 앱스토어까지 선보이며 모바일 시장에 대혁신을 일으켰다. 구글 역시 안드로이드로 애플과 맞서며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다. 애플과 구글의
그날의 산사태는 재앙이었다. 400여명이 살 곳을 잃고 17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서울 서초구에 시간당 70mm의 비가 내리던 지난달 27일, 우면산은 날카로운 상흔을 남기며 무너져 내렸다. 서울시는 산사태 원인을 두고 '천재냐, 인재냐' 논란이 거세지자 피해 복구와 함께 자원연구소·건설기술연구원 등의 민간 전문가 9~10명과 합동조사단을 꾸려 즉각 원인 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한지 20일이 지난 현재까지 조사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당초 지난 6일 산사태 원인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지난 1일 "군 시설이 산사태에 영향을 줬는지 추가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결과 발표 시기를 미뤘다. 원인 조사에 참여한 국방부 관계자는 17일 "객관적으로 산사태 원인은 명확히 드러난 상태"이라며 "지난주에 이미 산사태 원인이 '군부대가 아닌 우면산의 토지나 지형적 요건 탓'이라는 결론을 내렸으며 관련 내용을 서울시에 넘겼다"고 말했다. 이어 "
"애꿎은 소비자만 `봉`이 되는 것 같네요." 주부 A씨는 최근 낙농가와 유업체간의 원유가격 협상 타결 과정에 대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이번 협상에선 원유 가격을 리터(L) 당 130원 올리는 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유업체들도 우유제품 가격을 최대 20%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정부 눈치를 보던 유업계는 제품가격을 인상할 명분을 얻게 된 셈이다. 게다가 예전보다 우유 품질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면서 소비자들은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소비자 B씨는 "낙농가들의 고충을 고려해 원유가격이 인상되는 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품질까지 떨어진다면 그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우려의 중심에는 `체세포수 2등급 원유 인센티브'가 있다. 체세포란 젖소 유방 안에서 떨어져 나온 `노폐 세포'를 일컫는데 그 수가 많을수록 젖소의 건강이 안 좋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체세포수 등급은 1~5등급까지 나뉘는데 1등급(mL당 체세포수 20만개 미만)이
더벨|이 기사는 08월11일(08:28)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다시 찾아왔다. 3년만에 찾아온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국내 주식시장이다. 2100을 넘나들던 코스피 지수는 1800선으로 떨어졌다. 코스닥도 400 중반대로 밀렸다. 벤처캐피탈들도 이번 주가폭락을 바라보면 전전긍긍하고 있다. 벤처캐피탈의 주요 투자금 회수(엑시트) 통로가 코스닥 시장이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투자한 기업을 코스닥 시장에 상장(IPO) 시킨 후 엑시트를 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코스닥 상장사의 주가가 밀리면서 엑시트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해당 기업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문제는 하반기다. IPO가 예정된 피투자기업이 일정을 연기할 가능성이 높다. 벤처캐피탈 입장에서는 엑시트를 기약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벌써부터 올 한해 벤처캐피탈의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래저래
"금리 경쟁력에서 밀리고 언어 장벽에 부딪치고 현지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기자가 동남아시아 출장길에 국내은행의 현지 법인장에게 '현지화 전략'을 묻자 이 법인장은 되레 이렇게 물었다. 말을 더 들어보니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데, 경쟁사인 글로벌 은행들에 비해 대출 금리가 최대 1.0%포인트 비싸다. 인지도는 HSBC, 씨티와 같은 글로벌 은행은 물론이고 현지 은행에게도 뒤쳐진다. 이 법인장은 "은행을 소개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국내 기업인들은 물론 현지 기업인들이 모이는 자리에 무조건 찾아가서 은행을 알린다"고 했다. 출장에서 만난 10명의 법인장과 지점장들의 상황도 거의 비슷했다. 이들은 금융회사의 경영방식으로 접근하면 무슨 일만 생기면 바로 철수, 다시 진출이라는 악순환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점을 가장 아쉬워했다. 태국, 인도네시아 등 적지 않은 국가들의 경우 재진출하려는 한국 금융사들의
대선을 앞두고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의 나눔재단 설립을 놓고 반응이 엇갈린다. '순수한 의도'라는 측과 '정치적 의도'라는 시선이 엇갈린다. 부정적 시선을 벗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외국의 사례를 보자.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1994년 아내인 멜린다 게이츠와 함께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는 반독점 문제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게이츠가 자선재단을 설립하자 "반독점법 위반을 무마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그러나 게이츠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후 17년 동안 게이츠는 △말라리아 퇴치 △후진국 교육·보건 인프라 구축 △미국 슬럼가 개발 △기후변화 대책 △차세대 화장실 개발 등 다양한 공익사업 프로젝트를 묵묵히 수행했다. 지금 와서 게이츠의 자선재단 설립이 반독점 관련 여론 무마용 이벤트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16일 오전 서울 원서동 현대문화센터 강당은 취재 열기로 뜨거웠다. 범(凡)
# '최중경 라인'이란 게 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의 인맥을 말하는 게 아니다. 2005년 최 장관이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을 맡을 때 만들어진 말이다. 당시 달러당 '1140원'을 환율 마지노선으로 정부와 외환투자자 간 일전이 벌어졌다.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었지만, 수조원의 손실을 입었다. 이 때 '1140원'을 시장에선 '최중경 라인'으로 불렀다. 올 초 지식경제부 장관 취임 후 또 다른 '라인'이 생겼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휘발유 가격을 놓고서다. 이번엔 리터당 2000원이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전국의 기름 값이 2000원을 넘어선 안 된다는 최 장관의 의지가 반영됐다. 15일 현재 전국 보통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48원(서울은 2119원)으로 '라인'에 근접해 있다. 일주일째 기름 값도 떨어지고 있다. 지경부는 자평했다. 최 장관의 기름 값 안정 노력 덕분이라고. 기름 값을 놓고 정유사와 주유소가 '네 탓' 공방을 펼쳤을 때를 생각해보라고
최근 만난 한 상장사 IR 담당자에게 요즘 주식거래를 하고 있는지 넌지시 물어봤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코스피지수가 폭락하던 때라 위로차 건넨 질문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예상과 달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식거래를 했는데 이제는 안 합니다. 아무리 좋은 주식이라고 해도 우리사주 주식의 수익률만큼 안 나오거든요." 동석한 계열사 관계자도 "예전에 주식할 때는 매일 아침 전날 밤 미국증시 동향을 체크했는데 이제는 안 본지 오래 됐다"며 "우리 회사 주식이 좋으니까 이젠 미국증시를 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수익이 전혀 줄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 회사 주식은 최근 고점인 이달 1일 종가에 비해서는 10% 가까이 주가가 내렸다. 이 회사는 지난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총 220억원 가량의 자사주를 모집, 시장가에 우리사주에 배정했다. 즉 우리사주 매입시기인 2008년말과 2010년 중반에 비해서는 각각 4배, 2배 이상 주가가 올랐다는 말. 물론 이들이
"놀랍다, 충격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인사다." 지난 5일 보완인사를 두고 한국은행 내부에서는 이런 평이 쏟아졌다. 올해 초 40대 본부장 임명, 직군제 폐지에 이어 이번 소규모 인사에서도 파격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부국장급(2급)이 1급 승진을 거치지 않고 곧장 국·실장(1급)에 임명된 사례가 나왔다. 새 비서실장은 상업고등학교를 졸업(최종학력은 대학원)한 2급 직원이 발탁됐다. 김중수 한은 총재의 '웬만해서는 말릴 수 없는' 조직 혁신 행보의 일환이다. 총재 자신도 "매우 이례적인 새로운 시도"(5일 인사 사령식)라고 평할 정도다. 그동안 김 총재는 "'신의 직장', '철밥통' 등의 수식어에서 벗어나 국민에게 사랑받는 조직을 만들자"며 한은의 변화를 독려해왔다. 김 총재는 이번 인사에서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또 "입행 당시의 우수한 학력을 과거지사"로 두고 자신을 계발할 것과 "특정한 부서나 자리가 승진이나 보임과 상관관계가 높다는 인식"도
최근 낙농농가 대표기구인 낙농육우협회와 유업계 대표기구인 낙농진흥회간의 원유 가격 인상 협상은 '목장의 혈투'를 방불케 한다. "꼭 저렇게까지 싸워야 하느냐"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협상이 제대로 될 리 없는 '24시간' 밤샘 협상은 차치하고, 왜 4년에 한번 꼴로 만나서 저렇게 싸우듯 협상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런 목소리는 낙농농가와 유업계 내부에서도 만만치 않다. 양측은 오랜 동업자다. 우유 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낙농농가가 젖소를 키워서 원유를 짜내야 하고, 유업체들은 이를 모아 생산에 나서야 한다. 그런데도 4년에 한번 씩 이런 동업자간 벼랑 끝 협상이 반복되는 이유를 이해하기 힘들다. 삭발을 하고, 특정단체명이 적힌 인형을 불태우고, 단식 투쟁 속보를 날리는 낙농농가의 격렬한 사전 의례가 안타깝다. 그래야만 "이제 올 것이 왔구나"하고 대응하는 낙농진흥회도 갑갑하다. '납유 거부→우유 생산중단→우유 대란'이라는 벼랑 끝에 서서 담판을 짓는 자세도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