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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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이 정치 논리에 휘말렸다. 민주당의 '남북 공동개최' 제안 얘기다. 세계인의 축제가 돼야 할 올림픽이 자칫 국론분열의 원인이 될 위기에 처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지난 11일 강원 평창에서 최고위원회의를 갖고 "강원도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남북 공동으로 개최하는 방안을 심각하고 진지하게 검토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최문순 강원지사도 14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러 가지 법적인 문제가 얽혀있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어떻게 해서든 (북한과)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분단도인 강원도에서 남북 공동으로 올림픽을 개최할 경우 경기를 통한 국제평화 증진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실현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여기에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도 화답하고 나서는 등 공동개최 방안은 점차 구체화될 조짐이다. 하지만 여론은 시큰둥하다. "10년을 준비해 이룬 성과인데 민주당이 북한에게 갖다 바치려 한
요즘 강남 경찰들이 때 아닌 '쇄신 열풍'으로 떠들썩하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강남 경찰들의 비리에 칼을 뽑아들었기 때문이다. 조 청장은 최근 강남 경찰들의 비리를 뿌리 뽑겠다고 천명한 뒤 강남권 경찰서에서 5∼7년을 근무한 장기 근속자들을 대거 물갈이하고 지역 유착 가능성이 있는 부서의 팀장을 여성으로 교체하는 등 대규모 인적쇄신을 단행했다. 아울러 강남·서초·수서경찰서 등 강남권 3개 경찰서를 전담하는 특별감찰팀을 오는 18일부터 본격 가동키로 했다. 강남경찰서도 이에 뒤질 새라 지난 12일 비리 근절을 위한 다짐대회를 열고 '강남 경찰 = 부패 경찰'이란 오해와 불신을 씻어낼 것을 다짐했다. 하지만 이런 경찰의 행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경찰이 자발적으로 내부 비리를 척결하고 진정한 민중의 지팡이로 거듭나겠다고 나선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그간의 전례를 볼 때 썩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실제 경찰은 내부 비리가 터져 나올 때마다 환부를 도려내겠다며 다양한
"아니 그새 가격이 올랐어요? 몇달 전 기름값을 내린다고 할 때는 한달이 걸리더니…." 주유소 기름값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심정이 무척 착잡해 보인다. 정유사들이 3개월 간의 가격인하·할인을 끝낸 지 불과 1주일 만에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다시 들썩이고 있어서다. 서울시내 휘발유 평균가격은 리터(ℓ)당 2000원을 넘어섰고, 강남과 여의도 등 일부 지역에선 2300원 이상인 곳도 있다. 수도권뿐 아니라 부산, 제주, 대전 등 지방의 기름값도 심상치 않다. 며칠새 달라진 주유소가격표만 섭섭한 게 아니다. 정부가 서민물가를 안정시키겠다며 강행한 정책이 엉뚱하게 주유소 사장님들의 배만 불려준 것 아니냐는 게 소비자들이 갖는 느낌이다. 정유사들이 지난 4월6일 기름값 인하를 발표했을 때 주유소를 찾은 소비자 가운데 적잖은 이는 기름을 넣지 못하고 빈 차로 돌아와야 했다. 당시 주유소들은 "예전에 비싼 가격에 들여온 재고가 아직 남아 있다"며 가격인하를 늦췄다. 이 말대로라면 지금도 기름값이
"옛날 옛적에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건 보금자리주택이 있었어요. 이 보금자리주택이 어찌나 재주가 뛰어난지 자꾸만 둔갑을 하는 거예요. 처음엔 주변 시세의 절반 수준에 공급하는 반값아파트였는데 어느새 시세의 70∼75% 수준에 공급하는 주택으로 바뀌었어요. 그러더니 이내 시세의 85%선으로 가격을 높이는 방안이 검토됐어요. 공급물량도 그야말로 탄성이 뛰어난 고무줄 같았어요. 2011년까지 보금자리주택 공급물량 목표는 당초 21만가구였는데 시장 상황상 불가능하다며 15만가구로 줄었어요. 당연히 2012년까지 32만가구를 공급하겠다던 계획도 지킬 수가 없게 됐지요.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정부가 2018년까지 150만가구를 공급한다는 목표는 그대로 유지했다는 거예요. 뒷일은 신경쓸 겨를이 없으니 닥치면 해결하자는 속마음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대목이에요. 서민용 주택을 지어야 한다는 명분으로 그린벨트를 해제한 것도 문제가 됐어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의 자금난을 이유
얼마 전 사석에서 금융감독원 한 간부가 '은밀한' 부탁을 했다. 기자에게 하는 부탁이란 게 으레 그렇듯 기사청탁이었다. 하지만 조금 특별했다. 본인 업무와 상관없고 자기에게 어떤 이익이 돌아가는 얘깃거리도 아니었다. 내용은 이렇다. 검찰에 체포돼 구속된 금감원 직원 중 A씨가 있는데 곧 1심 재판을 받을 예정이니 만약 무죄로 나온다면 꼭 짧게라도 기사화를 해달라는 당부다. 이 간부가 보기에 이 직원은 정말 일밖에 모르는 사람이라는 안타까움이다. 실제 적지 않은 주위 동료들도 A씨가 누명을 썼다고 믿고 있다. A씨는 이번 금감원 위기사태 때 뇌물혐의로 잡혀갔다. 그는 투자자보호를 위해 '코스닥 사기꾼'들에 맞서 싸우는 일을 해왔다. 당시 그의 구속은 '금감원=비리집단'이라는 여론 형성에 중요한 길목이 됐다. 언론은 너도나도 '금감원 비리직원 잇따른 구속'으로 대서특필했다. '조직적 비리'라는 표현도 이즈음 본격 사용됐다. "행여 무죄로 밝혀진다 하더라도 누가 알아줍니까. 한번 낙인찍히
지난해 9월이었다. 티켓몬스터가 미국 그루폰에 매각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티켓몬스터도 꽤 긍정적인 입장이었다. 당시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는 기자에게 "협상이 진행 중이고 곧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결렬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대신 그루폰은 한국 시장 직접 진출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루폰코리아는 지난 3월 설립됐다. 이후 잠잠하던 티켓몬스터 매각설이 또 다시 불거졌다. 이번엔 리빙소셜이 대상이었다. 리빙소셜은 그루폰과 경쟁하고 있는 글로벌 소셜커머스 업체다. 리빙소셜은 인수합병(M&A)을 통해 국내 시장에 진출하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티켓몬스터의 반응은 모호했다. 리빙소셜과 접촉한 적은 있지만 M&A가 정해진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지난 1년간의 발자취를 되돌아봤을 때 티켓몬스터의 매각 의지는 어느 정도 있어 보인다는 평가다. 매각 추진이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 벤처 생태계에서 매각은 상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미국
사례 #1. 외교통상부 산하 한국교류재단은 2005년에 해외 펀드 투자를 시작했다. 지난해 말까지 투자된 돈은 총 1035억 원. 문제는 이 펀드가 기초 자산의 실질 가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소유권이 미국 은행에 넘어가는 등 리스크가 큰 상품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말 현재 펀드 평가액은 933억 원에 불과해 재단은 100억 원이 넘는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사례 #2. 농림수산식품부는 2007년부터 유채기름을 바이오디젤 연료로 사용하기 위한 시범 사업을 벌였다. 지난해 말까지 유채 재배 농가에 지급한 보조금은 총 50억 원. 하지만 연도별 유채 수확량이 목표치의 10.1∼16.0%에 불과해 사업은 중단됐다. 경제성 검토 없이 사업을 벌여 혈세 50억 원만 낭비한 셈이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최근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의 2010 회계연도 결산을 분석한 결과 발견된 예산 낭비 사례들이다. 전체 501개 사업에서 법령을 위반해 예산을 집행하거나 예산을 과다 편성하는 등의 문제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가격담합 조사를 받는 식품업계의 한숨소리가 커지고 있다. 두유업체 정·식품은 지난해 실질적으로는 당기순이익이 났지만 공정위 가격담합 조사로 과징금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해 과징금을 미리 쌓아놓는 과정에서 지난해 5억5700만원의 당기순손실이 났다. 공정위는 정·식품에 실제 지난 2월 9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연간 당기순이익이 15억∼20억원대인 정·식품 입장에선 수년간의 순이익을 토해내야 할 정도로 뼈아픈 금액이다. 매일유업도 잇단 공정위 조사로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지난해 말 우유로 시작해 두유, 치즈, 컵 커피에 이르기까지 공정위 가격담합 조사에 매번 등장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과징금 수준도 만만치 않아 실적에 영향을 줄 정도다. 물론 식품업계의 한숨은 자업자득이다. 가격담합이라는 불법 행위를 저지른 식품업체들은 그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 이 때문에 서민들의 살림이 얼마나 팍팍해졌는가. 하지만 공정위는
올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364억달러)의 70% 수준인 249억달러에 그쳤다. 북아프리카 국가의 민주화 시위와 내전으로 번진 리비아 소요사태,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세계경제 불안감 증폭과 글로벌 원전시장 축소 움직임 등의 영향이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의 경우 200억달러에 달하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루와이스 원전 수주에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지역별로는 여전히 중동 비중이 높다. 중동에선 전체 계약금액의 70%인 174억달러를 수주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만 95억달러를 따내 해외건설 '노다지'라 불릴 정도다. 특히 이라크가 안정을 찾아가면서 본격 공사가 발주, 상반기에만 3건 32억달러 공사를 수주한 것은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란 평가다. 하반기 전망도 밝다. 전 세계에서 협상이 진행 중인 공사의 계약이 본격화되면서 수주실적이 상반기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해 연말이면 지난해 수준인 700억달러 이상을 유지할
"관세는 2.4%포인트 내렸는데 차 값은 왜 똑같이 100만원만 내렸나요" 한 독자가 이메일을 통해 물어온 내용이다. 7월부터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가 발효되면서 유럽산 자동차 가격이 일제히 내렸기 때문에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한 부분이었다. 당황스러웠다. 직접 한 번 확인해 보니 독자의 궁금증이 쉽게 이해됐다. 수입차의 대부분은 1500cc 이상이어서 FTA 발효 첫 해에는 관세가 8%에서 5.6%로 2.4% 포인트 낮아진다. 수입원가가 5000만원이라면 최대 120만원까지 가격이 떨어지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유럽 브랜드들은 모델별로 평균 1.3~1.4%(소비자가 기준) 정도만 가격을 낮췄다. 금액으로는 65만~70만원 정도다. 엄밀히 따진다면 수입원가가 낮아지면 수입원가에 일정 비율로 부가되는 특별소비세와 교육세 등 각종 세금도 덩달아 내려간다. 실제 차 값을 낮출 수 있는 여지는 관세 인하 폭보다 더 커지게 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수입업체들은
"K팝 열풍을 보면 포니가 떠올라요" 얼마전 만난 유명 작곡가 A씨가 한 말이다. '포니'(Pony)는 현대자동차에서 만든 국내 첫 고유모델로 한국차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합자회사 형태로 생산하던 포드와 결별하고 100% 국산차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미국과 일본에서 부품을 받아 조립완성차를 생산하던 데서 탈피, 국산화에 시동을 걸었다. 기술력의 한계로 이탈리아 기업에 디자인과 설계를 의뢰했고, 엔지니어 5명이 이탈리아로 건너가 어깨너머로 도면을 보면서 공부했다. 1976년 탄생한 포니 덕에 한국은 세계에서 16번째의 자동차 생산국이 됐다. A작곡가는 K팝의 제작 시스템을 포니와 비교하며 '국산화율'이 몇 %나 될 것 같으냐고 되물었다.K팝 열풍이 거세다지만 실상 노래와 춤은 모두 외국에서 들여왔다는 것이다. 주요 부품을 외국에서 들여와 포니를 만들었듯, K팝은 아직 조립공정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K팝을 대표하는 에스엠 엔터테인먼
"개인들이 팔고 싶을 때 맘대로 팔 수 없어 ELW에 투자하지 못 하는 것 아니냐" 예전에 모 증권사 ELW 마케터에게 물은 적이 있다. "에이. 그 땐 저희한테 전화하세요." 그 당시엔 웃고 넘겼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런 말을 스스럼없이 할 수 있다는 건 이미 오래 전부터 LP가 ELW 거래를 좌우하는 '갑'이라는 걸 스스로 인정하고 있었던 셈이다. LP의 횡포가 어느 정도인지는 사람마다 말이 다르지만, 증권사들이 투자자의 신뢰를 잃은 것만은 사실이다. ELW가 개인은 돈을 잃고 LP와 스캘퍼만 돈을 버는 시장으로 인식되는 건 매수자가 다수인 반면 매도 주체는 LP, 단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ELW는 옵션보다 20~25% 가량 비싸게 발행된다. 시장에서 자유롭게 매매가격이 형성되는 게 아니어서 증권사들은 ELW 헤지비용에 마진까지 붙여 가격을 산정한다. ELW 가격을 결정하는 '내재변동성'은 일괄적으로 정해진 것도 아니고, 증권사가 남기는 마진은 은행의 이자율처럼 투명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