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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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엄연히 서울 강남의 한 지역인 개포동에서 불이 났다. 100여 가구가 불에 탔다. 재산피해액은 65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한 가구당 피해액은 대략 65만원이라는 말이 된다. 자활근로대마을로 불리는 판자촌이었고 고물이나 파지를 모으는 일이 주민들의 주업이었다. 이 곳 주민들은 전재산 '65만원'이 잿더미로 변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 14곳의 상점이 불탔다. 재산피해는 5억원이 채 안 되는 4억8000만원이라고 발표됐다. 점포당 피해액은 4000만원이 채 못 된다. 지난 3월 발생한 대전의 전통 시장인 중앙시장 화재 얘기다. 공유지를 불법(?) 점유한 개포동 주민들은 차치하고라도 중앙시장 상인들은 보험혜택이나 제대로 된 피해 보상을 받았을까. 개인 사정에 따라 미미한 차이는 있겠지만 정답은 ‘아니요’다. 대부분 재래시장은 화재에 극히 취약하다. 복잡한 미로식 통로 구조로 소방차 진입도 쉽지 않고 포장재, 화학섬유 등의 연소로 고열과 유독 가스 발생도 많다.
한국이 곤히 잠들었던 22일 새벽, 유럽에선 두 명의 총리가 불명예 사퇴위기에서 기사회생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하원 신임투표에서 가까스로 승리, 2013년까지 임기를 채울 수 있게 됐다. 탈세, 횡령, 미성년자 성매매 등 추문을 달고 사는 데다 사퇴위기를 여러 번 맞은 터라 이번만큼은 빠져나가기 어려워보였다. 하지만 그는 이번에도 살아 돌아왔다. 글자 그대로 '불사신'이다. 몇시간 뒤 아드리아해 건너편 그리스 국회의사당에선 새 내각에 대한 신임투표가 가결됐다. 300석짜리 의회에서 불과 12표 차이였지만 이긴 건 이긴 것이다. 바짝 긴장했던 게오르그 파판드레우 총리는 활짝 웃었다. 두 총리의 생존법은 각자 달랐다. 베를루스코니는 보수정당과 타협, 감세정책을 약속하고서야 지지를 약속받았다. 반면 파판드레우는 야당에 거국내각을 제안했다 거절되자 정면돌파를 선택, 개각을 단행하고 재신임을 물었다. 하지만 이들 앞에 만만찮은 과제가 산적했다는 사실은 똑같다. 우선 베를루
"제가 어떻게 압니까. 제주지방법원에 통화해보세요. (뚝)." 사업의 근간인 제주도 호텔과 카지노가 경매로 팔리기 직전인 티엘씨레저 상근이사와의 통화 내용이다. 증시에서 퇴출된데 이어 빚에 쫓겨 핵심자산을 뺏기게 생긴 회사의 경영진치곤 너무 침착했고 답변엔 성의가 없었다. 21일 제주지방법원은 호텔·카지노 운영업체 티엘씨레저의 제주도 더호텔과 베가스카지노의 감정가격이 383억8231만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채권자인 에스피홀딩스가 티엘씨레저를 상대로 신청한 부동산 임의경매 개시 결정과 관련, 최저입찰가격이 확정된 것이다. 이에 따라 티엘씨레저의 호텔과 카지노는 다음달 11일 토지와 건물이 일괄 매각될 예정이다. 침착한 경영진과 달리 소액주주연대는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날 소액주주연대는 제주도까지 찾아가 기자회견을 열고 감정가가 턱없이 낮다고 호소했다. 호텔 카지노는 대부분 호텔 내 사업장을 임대해 운영하지만 더호텔의 경우, 제주도내에서 유일하게 호텔이 직영으로 운영하는
심각한 '자기모순'에 빠진 것 같다. 정부가 최근 잇따라 내놓는 경제정책 얘기다. 서민 체감경제 악화 등 '발 등에 불'이 떨어진 정부가 임기응변식으로 대응에 나서면서 앞뒤 안 맞는 정책목표를 동시에 내놓는 등 표류하고 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장·차관들은 지난 17∼18일 이틀 간 머리를 맞대고 내수활성화 대책을 논의했다. 겨울방학을 단축하는 대신 봄·가을방학을 신설하고, 대체공휴일제를 도입하거나 공공부문에 우선적으로 서머타임제를 적용하는 방안 등이 나왔다. 여가생활을 늘려 '삶의 질'을 높이면서 소비를 촉진하면 내수 진작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한마디로 '돈 쓸 시간을 늘려 소비를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여가시간을 늘려 소비를 진작하려면 우선 가계 대부분에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 내수가 위축되는 근본 이유는 서민층이 쓸 돈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서민층과 중소자영업자들은 빚더미에 허우적대고 있다. 국민 한 사람당 부채는 1918만원으로 1인당 명목국민소득(GNI)의
"경인아라뱃길에 서울시는 숟가락만 얹으면 되는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8일 제주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해뱃길을 두고 한 말이다. 오는 10월 개통되는 경인아라뱃길에서 한강돥여의도를 잇는 물꼬만 터주면 되는데 시 의회의 반발에 부딪치니 안타깝다는 얘기다. 하지만 서해뱃길은 '숟가락'이라 하기엔 꽤 무거운 사업이다. 행주대교 남단에서 인천 영종도 앞바다를 잇는 15㎞ 구간에 6000톤급 크루즈가 드나들 수 있는 주운수로를 만드는 것 외에도 용산·여의도 종합여객터미널 건립, 양화대교 구조개선공사 등 총 2732억원이 든다. 감사원은 지난 19일 이 사업이 경제성이 없다고 발표했다. 수요는 부풀리고 적자사업을 흑자로 계산했다는 것.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시는 수상버스의 수요를 최대 70% 부풀렸고 수상버스의 보수·안전점검 때 필요한 예비차량용 예산과 유류비 등 총 8975억원을 누락했다. 민자사업자에 1240억원 규모의 여의도종합여객터미널 무상사용 기간을 늘려줘 사용료 231억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란 말이 있다. 베트남 전쟁당시 하노이 포로수용소에 수감된 병사들 가운데 최고위 장교였던 짐 스톡데일은 8년이라는 수감생활과 20회 이상의 모진 고문에서도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그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다른 미군 포로들의 정신적 리더로서 이들의 생존을 도왔다. 그가 모두를 생존으로 이끈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낙관론자가 아니라 현실주의자들이었다. 낙관주의자들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는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다가 그렇게 되지 않으면 부활절에는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근거 없는 희망만 품다 결국 상심해 죽어갔다. 그러나 현실주의자들은 크리스마스 때까지는 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언젠가는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않아 결국 살아남을 수 있었다” 신념을 잃지 않으면서도 눈앞에 닥친 현실속의 가장 냉혹한 사실들을 직시해야하는 것이 생존과 성공을 위한 기반
더벨|이 기사는 06월17일(08:47)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이 수익을 거두는 방법은 크게 투자기업의 기업공개(IPO) 혹은 인수합병(M&A)을 통해서다.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벤처기업에 투자를 한 뒤, 이 기업이 성장하면 투자금을 회수(엑시트)하는 것이다. 엑시트 방법은 IPO의 비중이 월등 높다. 국내 M&A시장이 미국처럼 규모가 크지 않고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한 탓이다. 앞으로 M&A 비중이 점차 늘어나긴 하겠지만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벤처기업이 IPO 통로로 삼는 곳은 당연히 코스닥 시장이다. 코스피 시장에 들어가기에 벤처기업의 규모는 너무 작다. 최종적인 목표를 코스피로 삼는다 해도 일단은 코스닥 시장을 통해야 하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과거 벤처캐피탈은 투자 기업이 코스닥 IPO에 성공하면 엑시트의 8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간주했다. 코스닥 시장이 나름 높은 수준의 주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벨|이 기사는 06월16일(08:26)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지난달 말 운용사 지원서를 마감한 국민연금의 팬아시아(Pan-Asia)펀드. 8곳을 뽑는데 무려 40여곳이 넘는 업체들이 몰릴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사모투자펀드(PEF)운용사, 벤처캐피탈(VC) 상당수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 가운데는 증권사도 있었다. 지난 10일 1차 운용사 16곳 명단이 나오면서 이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일부 대형 운용사 외에도 그동안 눈에 띄는 실적을 보여주지 못했던 중소 운용사들이 1차 관문을 통과했다. 하지만 증권사 이름은 한 군데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지원서를 제출한 한 증권사 PE관계자는 “공동 GP(무한책임사원)로 해외 업체까지 불러들이는 등 운용사 선정을 위해 최선을 다했건만 1차 서류도 통과 못해 허탈할 뿐"이라고 했다. 그나마 혼자 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위안을 하는 눈치였다. 증권사가 '전멸'한 이유에 대해 국민연금 측은 입을 다물
부모가 자식에게 바라는 궁극적인 목표가 대학졸업은 아닐 것이다. 반듯한 직장 구해 아들딸 낳고 행복하게 잘 사는 모습까지 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이 기준에서 보면 최근 거론되고 있는 '반값등록금' 대책은 우려스러운 부분이 많다. 대학을 졸업해도 반듯한 직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면 도대체 우리 자식들에게 대학은 무슨 의미일까. 진리탐구? 학문완성? 인격도야? 아니면 인생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 1980년대까지만 해도 대학만 졸업하면 취업이 보장됐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지난해 고등교육기관(일반대, 전문대, 일반대학원) 졸업자의 평균취업률은 55%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산업구조의 고도화로 이 비율이 한 세대 후면 30% 중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10명 졸업하면 6~7명이 실업자가 되는 시대가 온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대학에 천문학적인 재정을 쏟아부어야 할까.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확률이 높다. 정부는 구조조정을 말한다. 사립대 하위 15%는 학자
"열심히 일해 중소기업에서 벗어났더니 벌써 대기업 수준의 규제를 받고 있네요." 매출 2000억원 규모의 '중견기업'인 샘표식품 박진선 사장이 작심한 듯 고민을 털어놨다. 지난 13일 중견기업위원회의 첫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그의 요즘 가장 큰 고민은 무엇보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여부다. 샘표식품은 60년 넘게 장(醬)류를 만들며 중견기업으로 커왔고, 현재 간장이 이 회사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기류에 장류도 적합업종 대상에 올랐고, 샘표는 주업(主業)을 잃게 될까봐 맘을 바짝 졸이고 있는 처지다. 그는 "분명히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다른데 규제는 동일시하고 있다"며 중견기업에 '적합한' 정책 필요성을 제기했다. 지난 3월 '산업발전법' 개정으로 중소기업 범위를 벗어났지만 상호출자제한 기업 집단에 속하지 않는 기업들은 '중견기업'으로 규정됐다. 그런데 전체 사업체의 0.4%(1200여개)에 불과한 '마이너 집단'인 중견기업
"살아남으려면 끼리끼리 모여 합병이라도 해야죠. 버틴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한 건설사 임원은 사석에서 만나 건설사 구조조정에 대해 이처럼 얘기했다. 부동산경기는 좀처럼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보금자리주택 공급으로 민간 분양시장도 위축되고 있는 최악의 상황을 타개하지 위한 해법 중 하나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건설업계가 처한 현실을 생각하면 고민해 볼 문제다. 중소형 건설사들은 대형사들처럼 해외에서 수주를 따낼 여력이 못 돼 경영난이 갈수록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미분양은 쌓이고 자금이 돌지 않아 유동성 위기가 늘 상존한다. 특히 부동산 개발 사업을 위해 금융권으로부터 빌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상환하기 어렵게 되면서 진퇴양난에 빠졌다. 만기를 연장하려면 추가 담보를 내놓아야 하는데 여의치 않아 상환 압박에 시달리는 동시에 PF 자금줄이 막혀 신규 사업을 벌이기도 어렵다. 건설업계는 페달을 밟아야 자전거가 굴러가듯 끊임없이 수주를 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방도가 없다. 특
삼성LED, LG이노텍, 서울반도체 등 국내를 대표하는 발광다이오드(LED) 기업들이 나란히 특허분쟁에 휘말렸다. 삼성과 LG는 세계 2위 조명기업 오스람이, 서울반도체는 세계 1위 필립스가 제소했다. 업계는 "올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통상 특허분쟁에서 패소하면 침해기간 손실의 몇 배를 보상하라는 판결이 나오는데 LED시장이 일정 수준 성숙한 지금이 소송을 걸기에 적절한 타이밍이란 얘기다. 삼성과 LG, 서울반도체가 LED TV산업의 최대 수혜주여서 더욱 그렇다. 이들은 LED TV시장 확대 등에 힘입어 지난해 글로벌 LED시장에서 약진했다. 삼성은 2009년 11위에서 2위로 9계단, LG는 14위에서 6위로 8계단을 단숨에 뛰어올랐다. 서울반도체는 전년과 같이 4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에 필립스는 7위에서 4위(공동)로 올라섰고 오스람은 2위에서 3위로 밀렸다. 앞서 애플이 삼성전자를 제소했을 때 이건희 회장이 "전세계 기업들의 견제가 심해지고 있다"고 말한 것과 같은 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