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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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이 삼성이고 삼성이 이건희 회장 아닌가요?" 이건희 회장이 사설 수목원을 짓기로 한 경상북도 영덕군 관계자의 말이다. 그가 이런 푸념 섞인 발언을 한 배경은 이렇다. 우리나라 최대 기업인 삼성, 게다가 그룹의 총수인 이건희 회장이 관내 칠보산에 수목원을 짓겠다는 소식에 영덕군은 매우 고무돼 있다. 이 때문에 이를 '삼성 수목원'이라며 군 홍보에 활용했다. 하지만 곧바로 삼성으로부터 제지를 받았다. 칠보산 수목원은 이 회장 개인 명의이며 삼성그룹과는 아무 관계가 없기 때문에 '삼성 수목원'이라고 홍보하지 말라는 것. '삼성 수목원'이 아니라 '이건희 수목원'이라는 얘기다. 영덕군이 수목원 착공을 빨리 해달라고 삼성그룹에 요청했을 때도, 부군수가 직접 삼성을 방문했을 때도 삼성은 마찬가지 반응이었다. 삼성을 이제 막 출입하게 된 기자도 영덕군 관계자의 '삼성=이건희'라는 주장(?)에 별 생각없이 '그렇죠'라고 맞장구쳤다. 하지만 삼성의 반응처럼 이 등식은 '공식적으로' 성
올해 국내은행의 배당 대부분이 외국인 몫으로 돌아가게 됐다. 올해 주요은행들의 높은 외국인지분율을 고려할때 은행들의 배당총액 가운데 2조원 이상이 외국인에게 돌아간다는 계산이다. 외국인과 주식시장은 환호했다. 은행들이 그간 배당도 제대로 못했으니 주주의 갑갑했던 심정은 이해가는 대목이다. 외국 선진은행의 고배당 사례를 들어 주식회사인 은행들이 고배당을 하는 것은 이상치 않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주 열렸던 국민은행의 2006년 실적발표회(IR)장에서 국민은행이 밝힌 고배당결정은 외국인에게 큰 감동으로 다가갔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2조4721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1조2278억원을 주주들에게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더욱이 금융감독당국이 충당금 기준을 상향조정함에 따라 올해 예상순이익이 3조원을 돌파하지 못할 것이란 실망감이 있던 터여서 이날 국민은행의 깜짝발표는 외국인을 포함, 증시투자자에게 주는 기쁨이 더했다. 주가도 상승으로 화답했다. 국민은행 외인 지분율이 84%가량이
지난 8일.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하루 종일 증권선물거래소(KRX) 사옥을 휘감았다. 먼저 오전에 열린 KRX 이사회. 이사진들은 자회사인 코스콤(KOSCOM)과 마찰을 빚고 있는 차세대 통합전산 프로젝트의 선도개발 프로젝트 투자를 승인했다. 사실상의 '강행' 선언이다. 때맞춰 오후로 예정돼 있던 코스콤 노동조합총회. 거의 모든 노조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총회에서 노조원들은 50억원의 투쟁기금을 거두기로 했다. 이사회 결정에 대한 사실상의 '맞불' 선언이자, 투쟁 장기화 선언이다. 물론 8일째 진행중인 거래소 1층 야외철야농성도 '무기한 강행'키로 했다. 동우이상(同宇異床:한 지붕 아래 다른 침대)이라고나 할까. 모회사와 자회사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지닌 두 곳간의 '암투'가 장기전을 예고하고 있다. 코스콤은 지난해 9월 거래소가 발주한 차세대 IT선도개발 프로젝트에 티맥스소프트와 함께 참여하게됐다. 그러나 주도권 문제로 마찰을 빚은 뒤 즉각 프로젝트에서 탈퇴, 아
올해 첫 서방 선진7개국(G7) 회의가 9일(현지시간) 열린다. 주요 관심사는 엔저 문제다. 이날 각국 재무장관들은 엔저 현상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G7에서 해결책이 나오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시각이 엔화 약세를 옹호하는 일본의 주장과 다르지 않아서다. 엔저 현상은 우리 수출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엔 약세로 유럽 제품의 가격 경쟁력도 많이 떨어졌다. "일본이 고의로 금리를 낮춰 엔화 약세를 조장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엔저 현상을 해결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엔화의 가치를 올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유럽 재무장관들의 요구대로 일본의 금리를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이 금리를 인상하면 보다 큰 재앙이 닥칠 수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 이탈로 인한 혼란이다. 엔저 현상은 저금리가 조장하고, 엔 캐리 트레이드가 부추겼다. 현재 일본 금리는 0.25% 수준이다. 이로 인해 많은 금융사들은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의
"2월 임시국회는 민생국회가 될 것입니다". 지난 1일 2월 임시국회를 열기로 합의한 여야 원내 사령탑(원내대표)들이 개회에 앞서 한 공언이다. 원내 사령탑들뿐만이 아니었다. 여야를 불문하고 만나는 국회의원마다 '민생'이라는 말을 입에 올렸다. 저마다 '민생, 또 민생'이었다. "임시국회에서 시급한 민생정책 수립과 법안처리에 매진하겠다(6일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최우선으로 민생경제에 전력하겠다(7일 김형오 한나라당 원내대표)" 임시 국회에 쏠린 국민의 관심을 알고 있다는 얘기다. 주요 법안도 쌓여 있다. 미친 듯 오른 집값잡기용 부동산관련법, 기업의 투자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출자총액제한제도 완화 법안(공정거래법 개정안), 국민연금법…. 하지만 임시국회가 개회한 지 3일째를 맞은 7일. 현실은 정치인들의 '입에 발린 구호'와는 정반대다. '민생국회'는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첫날부터 '2월 임시국회'에서 '민생' 문제는 후순위로 밀렸고 '자리다툼'만 오갔다. "운영위원장은
"어디에 짓느냐가 문제죠. 산골짜기에 임대아파트 지어 놓고 임대료로 매달 50만원씩 내라면 누가 살겠어요. 관리비까지하면 70만원은 족히 나가는데…." 지난 2005년 준공된 서울지역 첫 중형임대아파트인 영등포구 당산동 'SH빌'에 사는 안모씨는 정부가 1.31대책을 통해 발표한 '비축용 장기임대주택 공급계획'을 듣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본인이야 서울 도심에 있는 33평형 아파트이니 주변시세를 감안할 때 월 40만∼50만원 정도의 임대료가 크게 비싸다는 생각을 하지 않지만, 수도권 외곽이라면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처럼 정부의 서민주거 안정화 방안을 놓고 여기저기서 말들이 많다. 분양가상한제 등이 시행되면 민간 아파트 공급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자 부랴부랴 공공부문 주택 비중을 확대했다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어서다. 실효성이 가장 문제다. 그나마 올해의 경우 중형 장기임대주택 공급지가 김포 양촌, 고양 삼송, 수원 호매실, 남양주 별내 등 비교적 양호한 지역이지만,
오는 5월부터는 인터넷 업체들이 그토록 바라던 '무선망 개방'이 현실이 된다. 휴대폰 무선인터넷에서도 'www'로 시작하는 인터넷주소(URL)를 이용해 인터넷 사이트들을 찾아다닐 수 있는 '풀 브라우징'서비스가 이때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휴대폰에서는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통 3사가 만든 전용 사이트(네이트, 매직앤, 이지아이) 이외에 다른 사이트를 자유롭게 찾아다니기 어려웠다. 그러나 5월부터는 이런 불공정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무선인터넷에서도 유선인터넷과 마찬가지로 누구라도 사이트를 열어놓고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이 변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정작 인터넷 업계는 수년간 무선망 개방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기만 했지 정작 무선망이 개방된 이후 무선망에서의 사업은 준비를 게을리한 것 같다. 이통사들은 요즘 '풀 브라우징'서비스를 내놓아도 휴대폰에서 제대로 볼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가 몇개 안된다는 커다란 고민거리를 안게 됐다. 무선망 개방은 현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의 '주야 2교대 근무제' 도입이 또다시 무산됐다. 노사가 합의한 내용을 노조가 두번이나 거부한 것이다. 반대 이유가 너무 궁색하다. 노조가 공식적으로 밝힌 반대 논리는 '야근을 하면 건강이 나빠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덕분(?)에 700여명에 달하는 현대차 전주공장 입사대기자들은 또다시 눈치밥을 먹게 생겼다. 이들 중 상당수는 당연히 입사할 것으로 예상해 다니던 회사마저 그만둬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다. 이들은 지난해 5월 현대차가 증산에 대비해 미리 뽑은 신규 인력들로, 서류전형과 신체검사를 마쳐 언제든지 출근이 가능한 사람들이다. 급기야 최근에는 전주공장 앞에서 '우리도 일하고 싶다'라는 내용의 피켓 시위를 벌일 정도였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조가 기득권을 포기한 독일 폭스바겐의 행보는 좋은 대조를 이룬다. 지난 90년 이후 판매량 감소 및 고임금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폭스바겐 노사는 새로운 실험을 감행했다. '아우토 5000x5000' 프로젝트가 바로
"이제 갈 때까지 가는구나..." 올겨울 들어 가장 추웠다는 1일 낮 12시20분, 여의도 하나증권빌딩 8층 강당. 하나증권 노조원 234명이 (대한투자증권으로의) '리테일 영업권 양도 관련 근로조건 합의내용'에 대해 찬반투표에서 부결시킨 뒤 한 노조원은 짤막한 탄식을 토해냈다. 노조집행부와 사측이 합의한 근로조건에 대해 예상외로 압도적 반대표를 던진 노조원들은 창밖의 여의도공원 쪽에 대기해 있던 예닐곱대의 관광버스에 올랐다. 일터를 버리고 총파업 투쟁장소인 경기도 가평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다. 하나증권 노조가 결국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조원들은 사무직군 폐지가 합의내용에서 빠졌고, 사기진작비가 미흡하다는 불만을 투표결과로 드러냈다. 하지만 노조원들의 이런 불만이 얼마나 정당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 그동안 쟁점이 됐던 리테일 직원들의 전원 고용승계가 이뤄진데다 사기진작비도 정규직 기준 300% 지급을 약속받았기 때문이다. 점포영업직 직원들은 성과급 요율을 올려 결
1월 30일 오전, 모 언론에서 보도한 기사 때문에 신한은행이 북새통으로 변했다. 신한은행이 대부업체들에 수백억원에 달하는 영업자금을 은밀히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었는데, 사실과는 약간 다른 기사였다. 대부업체들은 자금조달이 쉽지 않기 때문에 기존 대출채권을 담보로 자금을 끌어쓴다. 이를 자산유동화대출(ABL)이라고 한다. 신한은행은 대출을 취급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사무업무만 위탁받고 있었는데 이런 사실이 와전된 것이었다. 신한은행 직원들은 온 종일 시달렸다. 기자들의 확인전화가 이어졌고, 일선 영업점에서는 일부 고객들의 항의에 곤혹스런 하루를 보내야 했다. 민노당에서는 "은행이 고리대금업자의 전주노릇을 하고 있다"며 성명서까지 냈을 정도니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결국 이번 일은 해프닝으로 마감됐지만 현장을 지켜보며 들었던 생각은 대부업과 그 고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민보다는 지나치게 흥미위주로 치우치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대부업체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높은 대출금리, 강도
중국 6조5000억원, 인도 1조7356억원, 친디아 3003억원... 지난해 국내에서 투자된 해외펀드의 규모다. 한 방송사가 소개한 이 숫자들은 해외펀드 열풍을 대변한다. 해외펀드 열기는 공중파 방송까지 점령했다. 한 방송사는 주말 황금시간대 오락 프로그램에서 해외펀드 투자를 권유했다. 이 코너에 등장한 전문가는 위험(리스크)를 전제로 이머징마켓에 '장기투자'할 경우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전문가의 조언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유효하다. 중국, 인도, 러시아, 베트남 등 이머징 마켓 증시는 지난해 50% 이상 올랐다. 제자리 걸음을 한 국내 증시와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머징 마켓의 랠리는 유동성 장세라는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 대표적인 곳이 중국이다. 중국은 대규모 기업공개(IPO) 등에 힘입어 자금이 몰려 증권사의 거래 시스템이 다운될 정도로 투자 열기가 거세다. 올 들어 상하이와 선전 주식시장의 일 평균 거래량은 1000억위안으로 전년대비 세배 규모로
'2003년부터 3년간 삼성·LG전자 협력업체 등 첨단 제조업체 50개 유치, 1200개 일자리 창출, 2000년 이후 정부 포상금만 105억원, 경영혁신행정으로 168개의 각종 대상….' 광역단체장의 성과로 보일 법 하지만 아니다. 인구 5만명의 전남 장성군 얘기다. 조그만 군을 일약 지자체 스타로 키운 일등공신은 '주식회사 장성 CEO'를 자처한 김흥식 전 장성군수다. 지방자치가 시작된 95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3연임한 그는 '지자체 CEO'의 본보기가 됐다. 최근 주목받는 단체장 CEO는 이완구 충남지사. "삼성이 하면 되고, 공무원이 하면 왜 안됩니까,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해야 경제를 살릴 수 있습니다." 이 지사는 "똑똑한 공무원이 제일 열심히 일하면 모든 사업은 실패한다"며 기업가정신을 강조한다. 공무원 식으로 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취지다. 그가 취임 이후 내건 슬로건은 '강한 충남, 강한 한국'이다. 기업유치 등을 통해 경제에 '올인'하겠다는 그의 접근은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