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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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장맛비가 계속되던 지난 28일 늦은 오후. '유통 골리앗' 월마트가 한국에 이어 독일 시장에서도 손을 뗀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밝힌 지 두달만에 또 해외 시장에서 백기를 든 셈이라 눈길을 끌었다. 월마트는 독일에 있는 85개 매장을 독일 최대 유통업체인 메트로에 매각키로 했다. 지난 5월에는 한국 매장 16개를 신세계 이마트에 넘기기로 했다. 해외시장에서 월마트가 잇따라 철수 결정을 내리자 이는 미국식 유통만 고집한 현지화 전략 실패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월마트 해외 사업부는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한다. 해외사업부를 개별 회사로 보면 월마트 미국 사업부, 홈디포, 까르푸에 이어 세계 4위 규모다. 신성장 동력을 위해 해외 사업부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는 뜻이다. 결국 월마트의 잇단 철수 결정은 일보전진을 위한 이보후퇴로 글로벌 전략의 새판을 짜고 있다는 분석이다. CNN머니는 월마트의 독일 철수는 친디아 공략을 위한 현명한 결정이라고
"5% 성장 운운해서 화가 날 지경이다." "수도권 투자를 묶어두고 어떻게 경기를 살리겠다는건지…."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취임 후 처음으로 기업인들을 만나러 제주까지 갔지만 기업인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지난 28일 열린 전경련 주최 '제주 하계포럼'. 권 부총리과 기업인들의 만남은 서로의 거리만 확인하는 자리로 끝났다. 양쪽의 인식 차이는 경기와 수도권 규제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권 부총리는 "당초 예상한 대로 올해 5% 성장이 가능하다"며 "인위적 경기부양책은 쓰지 않겠다"고 잘라말했다. 기업인들의 생각은 달랐다. 한 기업인은 "경기 전망이 이렇게 다르니, 하반기가 더 걱정"이라고 했다. 수도권 규제에 대해서도 권 부총리는 "국토 균형발전과 지역혁신의 성과가 가시화되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당장 완화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여기에 "기업 규제만 선진국 수준"이라는 불평이 돌아왔다. 그동안 폐지가 유력시됐던 출자총액제한 제도 역시 애매한 표현으로 혼란을 키웠다. 권 부
비에만 의존해 농사짓는 천수답(天水畓). 우리나라 소프트웨어(SW)산업이 꼭 이와 같다면 과장일까. 국내 메이저 시스템통합(SI) 업체 LGCNS가 지난 20일 국산 SW기업 CEO 100여명을 초청해 상생을 논하는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오간 얘기는 언제나 그렇듯 답답했다. SW기업 CEO들은
"대학에 다니는 아이를 둔 조합원들이 학자금 부담을 한해나마 덜게 됐습니다" 10여년 이상 역대집행부가 내걸었지만 쟁취하지 못했던 '(1년) 정년 연장'을 얻어낸 것이 노조의 가장 큰 성과라면서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의 한 간부는 조합원의 살림살이부터 챙겼다. 현대중공업은 올해로 12년째 임금협상안을 분규 없이 타결했다. 1988년 128일간의 최장기간 파업, 1990년 골리앗 농성 등을 기억하는 이들이 '육해공군이 두 차례나 입체작전을 벌이며 진압에 나서야 했던 그 현대중공업이 맞냐'고 되물을 정도다. 이같은 장기간의 무분규는 '무노동 무임금' 등 회사측의 원칙 고수, 노조와의 신뢰 관계 구축 등에서 기인한다. 1993년, 1994년 노조가 파업을 벌였을 때 현대중공업은 '직장폐쇄'라는 초강수를 두며 노조의 무리한 요구에 굴복하지 않았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는 단 한명도 강제로 해고하지 않으며 고용안정에 대한 믿음을 심어줬다. 이후 노조도 달라졌다. 1990년대 후
지난해 8.31 부동산제도 개혁방안 일환으로 추진돼 온 주택청약제도 개편안의 핵심인 '청약 가점제'의 윤곽이 드러났다. 청약과열 등으로 인한 투기조장을 억제하고 무주택 실수요자 우선 공급 원칙이란 측면에서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하지만 '가점제'의 내부 실체를 들여다보면 현실 고려는 커녕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가점제 항목과 그 가중치에 따라 만점을 받으려면 기본적으로 45세 이상인 가구주가 3자녀와 부모를 모셔야 한다. 여기에 10년 이상 집이 없어야 하고 청약통장도 가입후 10년 이상 유지해야 한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무주택자 우선 배정'이란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오는 2010년부터 도입한다는 가구소득과 부동산 자산 등의 추가 항목이다. 이들 항목에서 만점을 획득하려면 가구원의 전체 소득이 월 85만3829원을 넘어선 안된다. 통계청이 올 1/4분기를 기준으로 발표한 '근로자 가구소득'의 월평균 소득인 344만3933원의 24.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어 별도
"무능은 해도 도덕성은 있는줄 알았는데.." 한 증권업계 인사의 '냉소(冷笑)'처럼 청와대의 증권선물거래소 상임감사 내정 의혹을 바라보는 시각은 싸늘하다. 재경부 출신 이른바 '모피아' 인사들의 낙하산 인사때도 이렇지는 않았다는 반응이다. "낙하산도 정도껏이지 어떻게 이런 식으로 인사를 할수 있습니까?" 십여일째 철야농성을 하고 있는 이용국 증권선물거래소 노조위원장은 지친 표정에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공인회계사 경력과 청와대의 386 운동권 출신들과 친분이 있다는 것 말고는 검증받을 만한 경력조차 없는 인사를 거래소 감사로 내려보내겠다는 게 말이 됩니까?" 청와대가 밀고 있다는 공인회계사 김영환씨(44)의 감사 내정설이 점차 기정사실화 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거래소 노조는 25일 주주총회에서 김씨의 감사 선임이 강행될 경우 전면 총파업으로 맞서겠다는 강경방침이어서 사상 초유의 증권거래 중단 위기가 예고되고 있다. 거래소측이 파업 대체인력을 준비하고 공권력 투입 요청까지 고
세금폭탄, 이자폭탄, 물폭탄, 파업폭탄, 질문폭탄, 칼로리 폭탄, 말 폭탄... 최근 우리나라 언론을 장식하고 있는 단어들이다. 세금폭탄은 최근 유행하는 폭탄시리즈 중 가장 먼저 나온 말이다. 지난해 8.31 부동산대책에서 2주택이상 양도세 중과, 보유세 강화 등이 발표되자 세금폭탄으로 표현됐다. 이자폭탄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이를 기준으로 하는 주택담보대출금리도 오를 것이라는 우려에서 나온 말이다. 18일 한 통신사 기사에는 '질문 폭탄'이라는 말이 나왔다. 언론사 등으로부터 한강홍수통제소에 걸려온 전화를 이렇게 비유했다. "직원들이 '질문 폭탄'에도 일일이 응수했다"고. 19일 한 일간지의 음식소개 기사에는 '칼로리 폭탄'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빈대떡 김치전 파전 등은 열량이 높다고 설명하면서 쓴 말이다. 21일 한 일간지 칼럼은 포스코, 현대차의 파업을 '파업폭탄'이라고 비유했다. 최근 대부분 신문지상을 장식한 물폭탄은 태풍 에위니아의 피해를 묘사하
"코리보가 시장수급에 따라 왔다갔다 하는 CD금리보다 안정성이나 변동성 면에서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전격적으로 코리보를 대출기준금리로 도입하겠다고 밝힌 기업은행 실무자의 이야기다. 하지만 기자의 취재 결과 코리보에 대한 다른 은행들의 이야기는 이와 달랐다. 골자는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가 단기기준금리로서의 대표성이 과거보다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코리보가 대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일부 은행들은 기업은행의 첫 시도에 대해 다소 냉소적인 평가를 내리는 곳도 있었다. 기업은행의 코리보 도입으로 촉발된 대출기준금리 변경 논란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가계대출의 75%, 기업대출의 40% 정도가 기준금리가 사용하고 있는 CD금리의 대표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 때문에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된 문제이다. 은행장들조차 지난 14일 한국은행 금융협의회에서 "CD금리가 실거래가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않아 적정성 논란이 있는 데다 CD등록발행제 시행으로 발행이 위
"속았어! 지금가면 모두 구속이야!" 자진해산 대열은 순식간에 우르르 무너졌다. 선봉대 한명이 외친 유언비어가 노조원들을 겁먹게 만들었다. 윗층에서 의자를 집어던지기 시작했다. 4층과 5층사이의 진입로는 막혀버렸다. 스스로 철거했던 '바리케이트'도 다시 만들어졌다. 지난 20일 밤 9시 이후 포스코 본관에서 10여분 동안 벌어졌던 일이다. 건설노조는 밤 8시쯤부터 자진해산 움직임을 보이다 돌연 해산방침을 철회했다. 4층에서 대기하던 경찰은 어안이 벙벙해진 모습이었다. 경찰은 해산하는 노조원들을 한명한명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 어쩔 수 없이 준비했던 3개 중대병력을 후퇴시켰다. 그 와중에 해산대열 맨 앞에 서있던 일반 노조원 한명이 내려왔다. 떨어지는 의자를 피해 4층으로 뛰어들었다. 보일러 배관이나 엘리베이터 줄이 아닌 건물의 정상 출구로 나온 첫번째 노조원이었다. 건물 벽면에서 떨어진 횟가루가 입고 있던 '투쟁조끼'에 여기저기 묻어있었다. 농성 중이던 8일동안 얼마
19일(현지시간)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인플레이션과 관련된 발언을 하자 국제 금융시장이 또 한번 요동쳤다. 증시와 금값은 뛰고, 달러의 가치는 급락했다. 이날 미 증시는 1.8% 이상 올랐다. 엔화 대비 달러의 가치는 2주래 최고로 많이 떨어졌다. 시중금리의 잣대인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08%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유럽의 주요 증시는 2% 이상 올랐으며, 브라질 멕시코 콜롬비아 등 남미 증시는 5% 내외 급등했다. 이어 20일 열린 아시아 주요증시도 일제히 3% 내외 급등하며 '버냉키 랠리'를 펼쳤다. 버냉키 FRB 의장의 인플레이션 관련 발언을 금리인상 중단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버냉키 의장은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만약 예상대로 성장세가 완만해지면 인플레이션 압력을 제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는 꺾이는 데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나지 않는 한 보통 성장이 둔화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은 낮아진다.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낮은 아파트 가격을 현실화하려는 것이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실거래가 공개에 대해 집값담합 의혹을 받고 있는 한 부녀회장의 말이다. 집값담합은 '내 재산은 내가 지키자'는 차원에서 시작됐다는 게 부녀회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더 이상 자신들의 재산이 하락하는 것을 묵과하지 않겠다는 표현이다. 중개업소는 부녀회의 집값담합이 도를 넘었다며 걱정이다.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한 중개업소 사장은 "일부 부녀회원들은 집값을 높게 고시하라며 신변 위협까지 하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시장에서 물건을 팔 사람과 이를 중개하는 사람이 이처럼 서로 대립하고 있다. 정부가 최근 집값담합 관련 대책을 내놓았다. 그 대책이 실거래가격 공개였다. 실거래가격을 공개하면 집값담합을 해도 소용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본지가 18일 강남아파트의 실거래가격과 시세조사기관인 국민은행의 아파트 시세정보를 조사한 결과 실거래가격 공개가 반드시 집값담합을 막을 수 있을지 의
베일에 가려져 있던 상장자문위원회의 생명보험사 상장 방안이 공개됐다. 하지만 '계약자 몫'을 둘러싼 논쟁이 과거의 판박이처럼 되풀이되고 있다. '생보사=주식회사'로 '계약자에게 돌아갈 상장 차익이 전혀 없다'는 자문위의 결론에 시민단체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자문위원들은 중립성 시비를 의식한 듯 "학자적 양심을 걸고 만들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시민단체는 자문위원들이 회계사와 대형 법무법인 소속이란 점을 들어 생보업계의 영향력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인사들인지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시민단체가 과거에 계약자에 대한 배당이 적정하게 이뤄졌다는 자문위 결론과 관련, 결론이 도출된 과정에 사용된 검증 모델의 실증분석자료를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자문위는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사용한 모델에 대한 검증을 외국의 저명한 회계법인에 의뢰한 것으로만 알려졌다. 한 자문위원은 이번 상장안에 대해 "우리나라 자본주의의 성숙을 위해 정치적 이해 관계는 완전 배재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