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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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상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27일 KT&G가 긴급이사회를 열고 칼 아이칸과 스틸 파트너스의 주식 인수 제안을 만장일치로 거부하며 내세운 이유다. "자회사 인삼공사의 주식을 KT&G 주주들에게 나눠준 뒤 상장하라는 것은 현행법상 허용돼 있지 않고 보유 부동산을 리츠 형태로 분리한 뒤 분리된 회사의 주식을 주주들에게 달라는 요구도 법률적으로 문제 소지가 있다"는 것. 그렇다면 세계 최고의 기업사냥꾼이 법조차 검토하지 않은 채 싸움에 나섰다는 얘기일까. 실제로는 정반대다. 지난 14일 KT&G 이사회에서 감사위원을 집중투표 대상에서 제외키로 결의하자 법적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을 정도로 국내법을 살핀 게 바로 아이칸이다.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국내법과 미국법을 잣대로 쓰는 이중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23일 보낸 주식 공개 서한도 좋은 예다. 미국법은 공개매수를 앞두고 이사회에 우호적 인수에 협조할 의사가 있는지 묻도록 의무화하고 있지만 국내법과는 무관하다
"판교에서 돈없는 사람은 두번 죽는다(?)" 판교 신도시 32평형의 경우 시세 차익이 1억6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때문에 수요자들은 '판교아파트=로또'로 인식하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판교신도시 아파트 분양에 청약자격을 세분화해 무주택자 우선 공급 등의 방법으로 청약자들에 대한 변별력을 높였다. 집이 있거나 당첨 사실이 있는 사람은 청약자격이 주어지지 않아 일단 판교는 집 없는 사람들에게 돌아갈 전망이다. 그러나 문제는 판교가 돈있는 사람만 구입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판교신도시 32평형의 분양가는 3억5000만원, 45평형은 7억2000만원대로 추정된다. 계약금은 분양가의 20%를 내는 현행 규정에 따라 32평형의 경우 7000만원, 45평형은 채권입찰금을 포함해 계약단계 2억원 이상의 목돈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돈 없는 사람이 이런 목돈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은 금액이다. 계약금은 대출이 되지 않는다. 개인에 따라 신용으로 돈을 빌려 마련한다해도 한계가 있는
통신업계에 '공익성 심사제도'라는 게 있다. 기간통신사업자의 경영권 변화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가 공공의 이익에 어긋나는지 여부를 심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국회는 지난 2003년 전기통신사업법을 고쳐 기간통신사업자의 국적성과 공익성을 정부가 심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정보통신부는 이런 취지가 무색하게 이 제도를 마음대로 축소해 버렸다. 정통부령으로 KT와 SK텔레콤에 대해서만 공익성 심사제도를 적용하기로 한 것. 기간통신사업은 사업권 허가를 통해 사업에 필요한 전화번호와 주파수등 공공의 자원을 배분해주고 독자적인 통신망 구축 권한을 줘 다른기업들이 함부로 시장에 들어올 수 없도록 진입장벽을 만들어 주는 특혜성 사업이다. 이 때문에 사업자는 공익성을 실현할 의무가 있다. 유사시에는 상용으로 쓰던 통신망을 국가재난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의무도 지닌다. 기간통신사업자의 경영권 변동을 심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서 생긴다. 이들이 중요 설비를 함부로 외국으로 이전하거
"8년만에 총회에 왔는데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 무역협회가 산업자원부 정거장이냐" 22일 한국무역협회 정기총회장은 한바탕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여기저기서 욕설과 삿대질이 오갔다.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한 회원은 "청와대가 민간단체인 무역협회 회장을 업계 대표도 아닌 전 산자부 장관을 내려보내 무역인의 자존심을 짓밟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회원사들의 요구는 간단하다. 대기업 중심의 무역협회 운영 방식을 바꾸라는 것이다. 물론 산자부 장관 출신의 회장 선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총회를 주재한 김재철 회장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을 새 회장에 선출하는 데 반대하는 회원들이 앞다퉈 의사진행 발언을 하자 실무진들과 논의하는 횟수도 늘었다. 회원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김 회장이 선택한 것은 기립표결. 이 전 장관에 찬성하는 회원들은 일어나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반대하는 사람에게 일어나라고 요구하는 등 시종일관 오락가락했다. 이 전 장관이 신임 회장으로
KT&G와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의 격돌이 잠시 소강국면으로 들어갔다. 양측이 국내보다는 60%가 넘는 해외주주를 대상으로 표심 얻기에 나서면서 대결장소가 국외로 옮아갔기 때문이다. 언론 노출이 거의 없는 칼 아이칸 측 행보와는 달리 KT&G쪽 움직임은 활발하다. 이사 선임과 관련한 아이칸 제안 '공식거부', 곽영균 사장의 주주 대상 서신 공개 등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하지만 알리고 싶은 것만 알릴 뿐 국내주주와의 쌍방향 대화는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 아이칸 요구에 대한 회사 입장은 지난 16일 밤에 공개됐다. 정확한 시각은 자정에 임박한 오후 10시50분이었다. KT&G는 밤늦은 설명에 대해 임원진의 해외IR 관계로 회사의 입장을 불가피하게 외인 투자자들도 동시에 알 수 있도록 미국 시각에 맞춰 알렸다고 해명했다. 국내 주주가 이를 접했을 다음달 아침에는 어떤 설명도 없었다. 밤늦게 잠자리에 드는 올빼미형 주주가 아니라면 모르고 지나쳤을 일이다. KT&G는 20일 서신을
시중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역할이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중소기업대출을 늘리겠다고 숱하게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대출액이 1조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들은 올해만큼은 중소기업 대출을 14조2000억원 늘려 은행의 공적 역할 논란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자세다. 은행장들이 일선 영업점에 중소기업 자금 지원에 적극 나서도록 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이 든다. 대출을 처리하는 일선 영업점의 방향타를 꺾기에는 동기부여가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직원들로선 `가늘고 긴' 뱅커를 포기하고 중소기업 대출 1∼2건의 부실화에 `가는 데다 짧기까지 한' 처지를 택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기업들과 공존하는 저축은행들의 노하우는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 경기 이천의 한 저축은행의 경우 22년간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는데다 지역내 숱한 시중은행과 경쟁하면서도 시장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은행을 울리는 저축은행'인 셈이다.
"당신들의 행위는 중국 정부에 대한 구역질나는 협력이다." "용납할 수 없는 치욕적인 일을 하고 당신네 경영진이 어떻게 밤에 잠을 잘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지난 15일 미국 하원 국제관계 인권 소위원회에서 야후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시스템 등 미국의 거물급 인터넷업체 대표들에게 의원들의 거센 호통이 이어졌다. 중국에 진출한 이 업체들이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과 제한에 순응해 인권 탄압에 동조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중국 구글 사이트(google.cn)에서 '천안문 광장'(Tiananmen Square)을 검색하면 1989년 천안문사태 당시 군대가 탱크를 몰고 시위를 진압하는 사진 대신 천안문을 배경으로 관광객이 찍은 사진이 나온다. '달라이 라마'라는 검색어에는 승려복이 아닌 양복을 입고 "달라이 라마는 조국을 분열시키는 행동을 중단하라"고 주장하는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등장한다. 세계 유수의 검색 사이트가 이렇게 반쪽 자리로 전락한 것은 중 당국이 폐
국민연금 개혁 논란이 다시 불붙을 태세다. 개점휴업 상태였던 국회 연금특위가 재가동되면서 2004년 `안티 국민연금' 파문 이후 수면 아래에 있던 연금 개혁 이슈가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껏 몸을 낮춘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도 "정치 지도자에게 절박한 심정으로 호소한다. 정치적 관점이 아닌 긴 안목에서 올해 안에 국민연금 개정을 이뤄달라"고 강하게 요청했다. 유 장관의 주문이 아니더라도 내년에는 대선이 치러진다는 점에서 국민연금이 수술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는 참여정부 임기 중 올해가 사실상 마지막이다. 대통령과 '실세' 주무장관이 정열적으로 밑어붙이고 있는 만큼 올 한해 연금개혁은 분명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권의 뜻대로 흘러가기에는 '암초'가 너무나 많다. 여당은 '더 내고 덜 받자'며 고통분담을 호소하지만 야당은 일정액을 공평하게 받는 '기초연금제'로 맞불을 놓고 있다. 소득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생기는 사각지대 해소방안도 넘어야할 과제다. 여기에
"청약통장 괜히 만들었어. 1순위 됐다고 좋아했는데 바보짓이었지. 내 조건으로 청약 당첨은 어림없는 일인데 말이야." 며칠 전 저녁모임에서 만난 한 친구의 볼멘 소리다. 신도시 아파트 분양받고 싶어서 직장생활 첫달부터 청약부금을 꾸준히 부었는데 자꾸만 강화되는 청약조건에 내집마련 계획이 물거품이 됐다는 것이다. 정부가 공공택지내 중소형 주택 청약자격을 무주택자로 한정키로 했다. 주택당첨도 무작위 추첨에서 가구주 연령, 구성원 수, 무주택 기간 등을 점수로 환산하는 방법으로 바꿔 당첨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신도시 건설방식을 공영개발로 바꾼 것도 모자라 이제는 지어진 집에 누가 들어갈지도 정부가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매년 공급되는 택지의 70% 이상이 공공택지임을 감안할 때 신규 분양하는 아파트의 대부분을 정부가 통제하는 셈이다. 물론 무주택 서민의 내집마련 기회를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고, 국민 복지 차원에서 정부가 나서야 할 일이다. 하지만 임대주택 건설 뿐 아니라 시장에 맡겨
몇해전부터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공계 인력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는데 미래를 짊어질 인재들이 이공계 진학을 기피한다는 것이 우려의 핵심이다. 이 때문인지 과학기술계의 주무부처인 과학기술부도 이 문제를 중요한 정책 과제로 몇년째 올려놓고 있다. 우수 학생들을 이공계로 유도하기 위한 각종 정책들도 잊을만 하면 나오곤 한다. 최근 2대 과학기술 부총리로 취임한 김우식 부총리도 출입기자들과의 첫 대면에서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하나 냈다. 대입 수능시험에서 과학과목을 선택하는 학생들에게 가산점을 주자는 것. 김 부총리의 생각은 초등학교 때부터 과학관 등을 둘러보며 과학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입시때 과학과목에 대한 가산점으로 이공계 대학으로 진학을 많이 유도하자는 뜻으로 보인다. 이 얘기를 들으며 아이디어 차원이라지만 이건 맥을 잘못 짚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오늘날 우리나라 이공계 위기는 양적 문제가 아니라 질적 문제다. 현
"봄이 오면 모든게 잘 될겁니다" 현대아산 윤만준 사장이 지난 5일 검단산 산행에 올라 한 말이다. 최근 가시화 되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에 동행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때까지 북에 가지 말란 말이냐"라는 의미심장한 응대로 자신감을 드러냈던 윤 사장이다. 윤 사장의 자신감이 현대아산의 봄을 앞당긴 것일까. 윤 사장이 지난 8일 전격 방북길에 올랐다. 2박3일간의 방북을 마치고 돌아와 기자회견을 연 윤 사장은 현대아산이 제안한 금강산 종합개발 계획을 북한이 수용했다는 소식을 풀어놓았다. 또 상반기 중에는 내금강 구경길이 열릴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윤 사장의 방북을 계기로 그동안 부두에 정박돼 있던 윤만준 현대아산호(號)는 닻을 올렸다. 현대아산은 북측이 윤만준 사장을 대화 파트너로 인정했다는 데 고무된 분위기다. 지난해 김윤규 전 부회장 사태로 북측에 '야심가'로 지목된 윤 사장이 5개월간 북한 땅에 발도 들여놓지 못했던 터라 감회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들어 증권사의 미수거래제도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장이 급락을 거듭하면서 미수를 끌어다 주식 투자를 한 사람들의 손실이 이만저만 아니기 때문이다. 얼마 전 기자는 개인투자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장기투자자 어쩌고 운운하면서 미수거래로 단타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도대체 언론은 뭐하고 있느냐. 개인투자자의 주식계좌를 깡통으로 만드는 미수거래제도를 못하도록 여론 조성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항의전화였다. 최근과 같은 분위기라면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 종일 홈트레이딩시스템(HTS)를 바라보며 생계형 투자를 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는 미수거래제도에 대한 원망이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시가 상승세를 타던 지난해, 언론에 나온 미수거래제도 관련기사가 ‘가뭄에 콩 나듯’ 듬성듬성 있는 것을 보고 과연 최근 증권사 미수거래제도에 대한 혹독한 비평이 객관적인 시각에서 나온 것들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미수거래는 말 그대로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