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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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5일 오전 11시 서울 반포동. 기획예산처 브리핑룸이 모처럼 붐볐다. 주로 오찬간담회를 활용하던 변양균 기획처 장관이 1시간 전 브리핑을 자청한 때문이다. 이날 브리핑을 통보한 게 1시간 전인 오전 10시. 그야말로 '긴급'이었다. 하지만 소재가 정부 재정지출 통계에 관한 모 일간지 보도였던 탓에 기자들은 대부분 노트북을 놔둔채 수첩만 들고 브리핑룸으로 향했다. 변 장관의 표정은 굳어 있었고, 그가 쏟아낸 발언은 단순한 해명의 수준을 훨씬 넘어선 것이었다. "국가 기본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다" "거짓통계 보도에는 악의적이고 정치적 의도가 있다" "위조지폐처럼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 뒤를 이어 기획처 고위 관리는 "범법 행위"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상황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튿날(6일) 오전 변 장관이 다시 긴급 브리핑을 자청했다. 하지만 브리핑 내용은 전날과 크게 다를 게 없었다. "모 일간지의 통계는 틀렸고, 우리 통계가 맞다"는 게 요지였다. 해당 일간지에 공개토론회
노모를 모시고 사는 한모씨(59세·성남)는 지난달 31일 판교 33평형 주공 분양아파트 청약 접수 결과를 보고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 신청 타입의 노부모 우선 공급분 5가구에 대한 접수 결과 5명이 청약, 당첨이 확실시 됐기 때문이다. 그의 청약저축 납입액은 600여만원. 한모씨는 "'판교 입성'은 꿈도 못꿨다"면서 "어머니와 함께 살기를 너무 잘했다"고 싱글벙글이다. 수도권 거주자를 상대로 한 청약에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5일 수도권 거주 5년 무주택자(납입액 1700만원 이상)를 대상으로 청약을 접수한 결과 일반 공급은 1.09대의 1의 경쟁률을 보인데 반해 전체 공급 가구의 10%선인 노부모 우선 공급은 0.27대1의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주공 관계자는 "1500만원 이상을 납입하고도 떨어지는 일반 청약자가 수두룩하겠지만 노부모 부양 청약자는 1100만원선에도 당첨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노부모 우선 공급 대상은 청약저축을 2년 이상 부은 1순위자 가운데
휴대폰 보조금이 부분 허용된지 열흘째. 대리점에서 만난 소비자들은 모두 "그것 밖에 안되냐"며 불만이다. 이들에게 보조금은 이동통신 회사들이 당연히 지급해야 하는 의무부담금이 정도가 됐다. 이용자 약관에 보조금 지급금액을 명시해 놓고 1년6개월 이상 서비스를 이용한 가입자에게 모두 주도록 했으니 이런 생각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보조금은 통신업체의 마케팅 수단이지 가입자의 후생을 높이기 위한 의무 부담금이 아니다. 마케팅 수단은 기업이 고객으로부터 더 많은 수익을 거둬가기 위해 뿌려두는 ‘밑밥’같은 것이다. 물론 어디에 밑밥을 뿌릴 것인지는 기업이 판단한다. 가입자 후생 차원에서 이통사의 이익을 가입자에게 환원하는 제도라면 요금인하라는 수단을 써야 한다. 그것이 원칙이다. 국가로부터 허용받은 주파수와 정부의 진입장벽을 무기로 이익을 얻었으니 요금을 내려 소비자 후생을 확대하는 것이다. 그런데 보조금 부분허용 제도가 마케팅 수단을 소비자 편익을 위한 의무 부담금으로 바꿔 놓았다. 최
박유기 현대차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기아차, 현대제철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 노조위원장들은 기세등등했다. 4일 영등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만난 그들은 회사측에 대해 "비상경영 방침과 과장급 이상 임금동결 선언을 즉각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을 자청한 이들은 "회사측이 불법적으로 비자금 조성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검찰 수사가 더 엄정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회사 비리혐의에 대해 항의하는 집회를 19일 양재동 본사 앞에서 갖겠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와 같은 내용의 선언문을 낭독한 후 기자들을 향해 다시 말문을 열었다. 그는 "현대차그룹의 노사관계가 왜 불신이 심하고, 또 노조가 왜 전투적인가에 대해 더 이상 질문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회사가 이같은 불법을 저지르면서 비상경영이라는 명목으로 노조를 억압하고 임금을 동결하려고 하고 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회사의 이같은 비리 때문에 단체협약 등 노사협상에서 노조가 회사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 조항 신설 등을 요
"자본시장 통합법의 핵심은 IB(투자은행)나 자산관리가 아닌 금융업 간 판매력의 싸움입니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누가 많이 만들어 누가 가장 많이 팔 수 있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입니다." 증권업계의 화두인 자본시장 통합법에 대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다른 증권맨과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정부가 '한국의 골드만삭스'를 육성하겠다고 하고,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IB나 자산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각오를 내세우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고객의 감동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자본시장 통합법은 증권 및 자산운용회사에게 위기이자 기회다. 통합법은 상품개발의 포괄주 방식을 허용하고 증권과 자산운용 및 선물업의 벽을 허물도록 하고 있다. 각종 규제에 묶여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을 다양하게 만들어내지 못한 것은 과거의 일이 되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는 상품을 얼마든지 만들어 자유롭게 팔 수 있
"민영화를 위해 주가를 떨어뜨려야 하는 비극적 운명의 CEO가 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지난 1월18일 황영기 우리금융 회장의 신년 기자간담회 자리. 황 회장은 민영화를 앞둔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이 LG카드를 인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이같은 말로 답을 대신했다. 그리고 2개월여 후. 황 회장은 결국 '비극적 운명의 CEO'가 돼야 할 판이다. 지난달 29일 최대주주인 예보와 정부는 LG카드를 무리하게 인수하지 말라는 의사를 우리금융측에 공식 전달했다. 완곡한 표현이지만 사실상 우리금융의 인수전 참여를 만류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정부의 반대 논리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민영화를 앞둔 금융기관의 덩치가 더 커지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것. 우리금융의 시가총액은 황 회장이 취임했던 지난 2004년 3월말 7조원에서 2년이 지난 현재 15조5000억원을 넘었다. 우리금융의 시장가치를 취임기간 중 2배 이상으로 늘렸으니 황 회장은 LG카드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금 은 구리 아연 설탕 등 상품 가격이 연일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25년래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설탕 가격이 앞으로도 3배 이상 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투자자들의 호기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의 '쌍둥이(재정 및 경상수지) 적자'로 미 달러화가 약세를 띠면 25년 만에 최고치에 이른 금값도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투심을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모든 상품의 투자전망이 밝은 것은 아니다. 일부 상품에는 이미 주황색 불이 들어왔다. 구리 선물가격은 연일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하지만 3개월 후 인도되는 구리 선물의 가격은 톤 당 5340달러로 지금 바로 시장에서 살 수 있는 구리 현물가격에 비해 50달러 정도 낮은 상태다. 즉 3개월 후 손에 들어오는 구리의 가격이 현재 구리 가격에 비해 낮은 '백워데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은 값도 22년래 최고치를 돌파했지만 1년 후 인도되는 선물
이전에 기자생활을 하면서 알았던 사람들을 오랜만에 만나 "요즘은 청와대를 담당한다"고 말하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가 있다. 참여정부에 대한 이러저러한 불만들을 들어주는 일이다. "'8·31대책' 나오고 나서 전세값만 올라 힘들어 죽겠다"(모 투자자문사 무주택자 총각 임원) "나는 강남 아파트에서 평생 살아왔는데 종합부동산세를 내라니, 퇴직하고서는 전혀 생소한 곳으로 이사가란 말이냐"(모 증권사 임원) "노무현 대통령은 측근만 기용하고 듣고 싶은 말만 듣는 것 같다. 경제정책을 보면 상당히 편협되고 아마추어 같은 느낌이 든다"(모 회계법인 대표변호사) "기업인을 마치 죄인처럼 취급하니 기업할 맛이 나겠나"(모 중소기업 사장) 기업인·금융인 상당수가 참여정부에 대해 반(反)기업적, 반(反)시장적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이는 지난 3년간 참여정부 국정운영의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얘기를 들어보면 정책에 대한 오해와 편견으로 인한 비판도 적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최근 노 대통
판교가는 길은 `갈팡질팡`에서 `코미디`로. 판교신도시 입주자모집공고 예정일 하루를 앞둔 28일. 판교 민간분양승인과 관련한 기대감과 긴장감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 성남시 청사는 날씨만큼이나 변덕스런 하루였다. 성남시는 이날 오전 협상에 들어가기 전 "분양일정에 맞추도록 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쳐 분양승인의 기대감을 높였다. 성남시와 민간업체의 분양가 차이가 20만원선으로 좁혀지면서 타결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업체관계자들의 표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일그러지는 모습이 역력했다. 판이 깨진 것이다. 판교분양업체 관계자는 "적자를 내면서 집을 지을 수 있는 회사가 어딨냐"면서 불만을 터뜨렸다. 성남시 역시 가격을 낮출수 있는 요인이 더 있는데 업체들이 협조를 해주지 않는다며 업체를 탓했다. 그러나 이대엽 성남시장과 판교공급업체 대표와의 직접 담판이 이뤄지면서 '극적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높아졌다. 성남시 공보팀은 곧 협상이 끝나 기자회견이 열릴 것이라고 전하면서 기자실
과학계에 때아닌 `히딩크 논쟁'이 한창이다. 연임여부를 놓고 교수들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로버트 러플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바로 논쟁의 주인공이다. 러플린 총장은 지난 2004년 7월 KAIST를 세계적인 이공계 연구중심 대학으로 육성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서 모셔온 인물이다. 당시 과학계에서는 이공계 위기를 타파할 구원투수, 과학계의 히딩크 등으로 그를 부르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히딩크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본브레레였다'느니 하는 말들이 KAIST 교수들 입에서 스스럼없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러플린 총장의 연임은 KAIST 교수 80% 이상이 반대서명을 한 상태다. 학과장 20명은 그가 연임된다면 보직을 사퇴키로 했다. 이에 대해 러플린 총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임명권자인 정부(과학기술부)의 뜻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문책하면 모를까 교수들이 반대한다고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 그러나 과기부는 2
롯데월드 무료개방 서비스는 결국 '충분히 예견 가능했던' 안전사고로 이어졌다. 행사가 시작된 26일 오후 집계된 부상자 수는 35명. 현장수습을 담당했던 경찰 관계자는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은 건 기적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모처럼 무료 여흥을 즐기기 위해 잠실을 찾은 시민들 가운데 상당수가 아예 입장도 못했다. 입장시간에 맞춰 왔다가 결국 들어가 보지 못한채 되돌아왔다는 한 시민은 사고소식을 접하고 "입장 못한 게 차라리 다행"이라고 말했다. 애초 롯데월드 측은 ‘새로운 출발’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이날 행사를 기획했다. 지난 6일의 '아트란티스(놀이기구) 안전사고'이후 이미지 개선을 위해 마련한 이벤트다. 그러나 결국 롯데월드의 신뢰도는 다시 한번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됐다. 새벽부터 줄을 서 '입장'에 성공한 사람도, 늦게 와 되돌아간 사람도 '롯데'에 대한 비난 일색이다. "출근시간 지하철 같았다" "30분 기다려 놀이기구 하나만 타고 바로 나오고 말았다" "롯데도 바보고,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당시 사업목적에 인터넷사업만 넣어도 주가가 급등한 사례를 무수히 경험했다. 이른바 '묻지마 투자'의 전형적인 행태였다. 하지만 여전히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주연이 엔터테인먼트로 바뀌었을 뿐이다. 한 웹기반 솔루션 업체가 지난 16일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추가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곧바로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다음날에도 상한가로 장을 시작했다. 하지만 7%이상 상승한 채 장을 마쳤다. 이 업체의 주가는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며칠새 고점대비 무려 40%나 하락했다. 문제는 엔터관련주들의 주가 움직임이 통상적으로 이와 같은데도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몸을 던지고 있다는 것이다. 연예인이 주주로 참여하거나 전속계약을 맺은 회사의 주가도 급등세를 탄다. 제법 이름이 알려진 한류스타의 경우에는 그 상승 폭이 어마어마하다. 실제로 얼마만큼 수익으로 연결될지는 알 수 없지만 주가는 기대의 반영이라고 하니 일면 이해가 가는 측면이 있기는 하다. 지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