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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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모든게 잘 될겁니다" 현대아산 윤만준 사장이 지난 5일 검단산 산행에 올라 한 말이다. 최근 가시화 되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에 동행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때까지 북에 가지 말란 말이냐"라는 의미심장한 응대로 자신감을 드러냈던 윤 사장이다. 윤 사장의 자신감이 현대아산의 봄을 앞당긴 것일까. 윤 사장이 지난 8일 전격 방북길에 올랐다. 2박3일간의 방북을 마치고 돌아와 기자회견을 연 윤 사장은 현대아산이 제안한 금강산 종합개발 계획을 북한이 수용했다는 소식을 풀어놓았다. 또 상반기 중에는 내금강 구경길이 열릴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윤 사장의 방북을 계기로 그동안 부두에 정박돼 있던 윤만준 현대아산호(號)는 닻을 올렸다. 현대아산은 북측이 윤만준 사장을 대화 파트너로 인정했다는 데 고무된 분위기다. 지난해 김윤규 전 부회장 사태로 북측에 '야심가'로 지목된 윤 사장이 5개월간 북한 땅에 발도 들여놓지 못했던 터라 감회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들어 증권사의 미수거래제도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장이 급락을 거듭하면서 미수를 끌어다 주식 투자를 한 사람들의 손실이 이만저만 아니기 때문이다. 얼마 전 기자는 개인투자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장기투자자 어쩌고 운운하면서 미수거래로 단타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도대체 언론은 뭐하고 있느냐. 개인투자자의 주식계좌를 깡통으로 만드는 미수거래제도를 못하도록 여론 조성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항의전화였다. 최근과 같은 분위기라면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 종일 홈트레이딩시스템(HTS)를 바라보며 생계형 투자를 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는 미수거래제도에 대한 원망이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시가 상승세를 타던 지난해, 언론에 나온 미수거래제도 관련기사가 ‘가뭄에 콩 나듯’ 듬성듬성 있는 것을 보고 과연 최근 증권사 미수거래제도에 대한 혹독한 비평이 객관적인 시각에서 나온 것들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미수거래는 말 그대로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9일 오전 11시7분 한국은행이 콜금리 인상을 발표했다. 10여분 후부터 기자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콜금리 인상이 시장에 매우 민감한 내용이다 보니 기자는 매우 급박하게 관련 기사를 송고해야 하는 시간임에도 휴대폰은 계속 울어댔다. 전화를 건 곳은 시중은행들의 홍보팀이었다. 콜금리 인상에 따라 예금금리를 즉각 인상한다는 보도자료를 발송했음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국민, 우리, 신한, 조흥은행은 이날 콜금리 인상 발표가 나온지 10여분만에, 하나, 외환은행도 오후에 각각 예금금리 인상안을 내놨다. 이같은 은행들의 신속함은 과거와 비교하면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은행들은 과거에는 콜금리 인상이 결정나도 '앞으로 시장금리의 움직임을 보고 예금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 때문에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상에는 재빠르면서 예금금리 인상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은행들의 이같은 변화는 영업력 강화를 위한 자발적인 조치라는 분석도 있지만 은행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진짜 시작됐다. 흔히 세계 소프트웨어의 제왕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터넷업계의 신예 구글의 싸움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유한다. 지금까지는 구글의 승리였다. 지난해 구글은 MS와의 검색전쟁에서 지난해 11월 기준 미국에서 점유율 46.3%로 1위를 차지해 11.4%에 그친 MS의 MSN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그러나 아직 구글이 승리의 팡파르를 불기는 이르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MS와 구글의 싸움은 MS의 텃밭인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구글의 주무기인 검색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구글이 델, 휴렛패커드(HP) 등 굴지의 PC업체와 손을 잡고 자사 소프트웨어를 사전 탑재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구글이 소프트웨어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MS를 정조준하고 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진짜 시작된 셈이다. 구글이 세계 최고의 하드웨어업체인 델과 HP와 손을 잡고 소프트웨어 사전 탑재 방식으로 소프트웨어 시장에 뛰어들게 되
청와대와 정부가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다름아닌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다. 중장기 조세개혁 방안을 마련하면서도 정부는 이 점을 강조했다. 조세개혁은 복지재원을 확충해 중산층 이하의 서민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라고. 하지만 소수공제자 추가공제 폐지, 부가가치세 확대 등 윤곽이 드러난 조세개혁 방안에 대해 월급쟁이들은 분노하고 있다. 자신에게 돌아오는 혜택은 찾아볼 수 없고 세부담만 급증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중산층 이하라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월급쟁이는 이 시점에서 정부에 묻고 싶은 말이 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조세개혁이냐고. 최근 맞벌이 부부의 세부담 문제가 불거졌을 때 재정경제부 관료는 "선진국 수준의 복지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희생이 불가피하다"고 말하면서 정부가 판단하는 중산층 가구의 기준을 제시했다. 부부 합산 연간 근로소득이 5160만원(세전)이면 중산층에 해당하고, 그 이상이면 고소득층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5160만원 이상 버는 상대적 고
'강남 부의 상징’으로 꼽히는 도곡동 타워팰리스. 이 주상복합아파트 124평형(1차) 가격은 지난 1월30일 현재 51억5000만원이다. 국민은행 등 시세조사 기관들의 시세 목록 맨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몇 가구수 안되는 바람에 매물 자체가 없고 거래도 없다. 따라서 매매가격이라고 딱 꼬집어 말하기도 어렵다. 이 아파트의 지난 2003년 6월24일 가격은 상한가 기준 27억원. 최대 평형이지만 2년7개월만에 무려 24억5000만원이 상승한 것이다. 산술적으로 보면 집주인은 하루 평균 257만원씩 벌어들인 셈이다. 타워팰리스의 가격이 이쯤에 무섭게 상승한 것은 그해 4월초 강동구 고덕 주공1단지가 서울시의 안전진단을 통과한 때문이다. 타워팰리스를 비롯한 기존 아파트와 재건축 아파트 값이 덩달아 뛰자 참여정부는 부랴부랴 ‘5·23 주택가격 안정대책’을 내놓았다. 5·23대책은 최근 거론되고 있는 8·31 후속대책과 그 궤를 같이 한다. 재건축아파트 값이 폭등하자 정부는 안전진단을 강
주식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대세상승의 확신이 가득하던 시장이 어느덧 불안과 공포에 휩싸여 있다. 지난 2일 급등과 급락을 오가는 롤러코스터 장세로 놀라게 하더니 3일에는 개장초부터 무섭게 떨어져 투자자들의 가슴을 써늘하게 했다. 상승을 주도하던 기관이 차갑게 물량을 내던져 여느 하락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전문가들의 반응도 달라졌다. 아직 대세상승은 살아있다고 하던 1월의 여유를 더이상 찾아보기 어려웠다. 최근 부쩍 ‘펀드 깨야 하냐’고 걱정스럽게 물어오던 사람들이 떠올랐다. 한푼 두푼 아껴서 적립식펀드로 목돈 한번 모아보겠다던 월급쟁이들이다. 이렇게 또 시장에 배신당해야 하나? 이날 점심에 이영탁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과 식사자리가 있었다. 당연히 시장불안이 화제로 떠올랐다. “주가, 떨어지기도 하고 오르기도 하는 거지. 증권선물거래소는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면 되는 거고, 사실 거래소의 1차 고객은 증권사고 투자자는 2차 고객이라고…” 태연한 이 이사장의 발언이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5월부터 시작된다. 3일 새벽 협상 개시가 선언됐지만 그 이전부터도 한미 재계는 물론 각계 각층에서 이미 활발한 의견을 개진하며 손익 따지기에 분주하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는 지난 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동차
"○○사 주가가 조만간 뜰 거라고 하던데 뭔지 좀 알아봐 주세요." "××사가 FDA에 뭘 신청한다고 하는데, 지금 사도 괜찮겠습니까? " 머니투데이가 바이오뉴스팀을 신설하고 전담 기자로 취재를 시작하자 이런 문의전화를 하루에도 몇번씩 받는다. "△△사가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다는데 사실입니까?", "▽▽사의 임상승인이 임박했다는데요" 등. 비슷한 유형의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질문하는 사람들이야 돈이 걸려 있어 절실한 문제겠지만, 잘 모르겠다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는다. 수없이 되풀이되는 통화에서 오는 짜증이 섞여 있겠지만, 아직도 확인되지 않은 루머만 믿고 피땀흘려 번 돈을 몽땅 쏟아붇는 사람이 있나 하는 의아함 때문이다. 바이오 산업을 다른 산업과 가르는 가장 큰 특징은 확률만큼만 성공하며 성공까지 감내해야 하는 기간이 엄청 길다는 것이다. 오늘 임상 1상에 통과했다고 내일 당장 신약이 나오기 어려울 뿐더러 3상에서 실패해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부 저축은행에서 발생한 대출사기 사건이 밝혀지며 파문이 일고 있다. 저축은행과 계약을 맺은 대출중개업체가 고객의 대출상환금을 중간에 가로채고 잠적하는 바람에 생긴 피해다. 금융기관에 대해 잘 모르는 고객들이 대출중개업자의 말만 믿고 대출은 저축은행에서 받고 상환은 중개업체의 계좌로 해버린 것이다. 피해사실은 중개업체가 피해자들의 돈을 챙겨 잠적한 후 대출관리를 하던 저축은행이 고객들에 연체사실을 통보하고 나서야 드러났다. 어렵게 대출을 받고 꼬박꼬박 상환액을 보낸 고객이나 저축은행이나 사기꾼에게는 그야말로 손쉬운 상대였던 셈이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수와 금액이 크지는 않다. 해당 저축은행도 도덕적 책임을 들어 피해고객의 원리금 일부를 감면하거나 상환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어 사태는 마무리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런 사례가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고 가까스로 신용불량을 모면한 생활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주로 당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몇백만원 손해는 정상인들에게 아무
우리나라와 미국간 자유무역협정(FTA)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3월까지 FTA가 체결될 전망이다. FTA가 발효되면 양국 사이에 거래되는 물품 가운데 90%는 10년 안에 관세가 폐지된다. 이렇게 되면 전기 전자 등 주요 대미 수출품은 세금이 줄어 가격인하 효과가 생긴다. 일본 중국 등 외국 제품에 비해 우리 수출품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국내 일자리는 10만개, 국내총생산(GDP)은 13조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비율로 환산하면 대미 수출은 12~17%, 연간 성장률은 2% 정도 증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단순 수치로 계산할 경우 연간 2% 가량 성장률이 더해지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7%대로 뛰어 오른다. 이 수치대로라면 우리는 경제의 난제, '성장의 정체'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이웃 일본이 광우병 우려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다시 금지하는 사이에 미산 쇠고기의 국내 수입을 허용한 것은 이와 같
"앞으로 20년 동안 (세율 인상이) 없다고 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 답답함을 토로했다. 26일 과천 브리핑실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다. 새해들어 처음으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기자들의 관심은 단연 '세금'이었다. '스크린쿼터 축소'라는 큰 기삿거리도 세금을 향한 관심을 잠재울 수는 없었다. "비과세 감면 통한 재원 확충은 얼마나?" "주식양도차익 과세 방침은?" "세율 인상이나 세목 신설은?" "과표 구간 조정은?" 등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초점은 '증세'에 맞춰졌고 한 부총리는 "당분간 세율인상이 없다" "세목 신설도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답만 되풀이했다. 그러나 '당분간'과 '현재로서'라는 표현이 또다른 해석을 나았고 한 부총리는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혼잣말 비슷하게 답답함을 토로한 것도 이 시점이었다. "증세 없다"는 말을 믿어주지 않는 데 대한 갑갑함을 모르는 바 아니다. '세금'보다 '양극화 해소 방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