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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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자금, 증시로 이동시키려면… 강남 대치동에 사는 L씨는 40평형대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2년전에 아파트를 샀다. 전세로 살다가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것을 눈앞에서 두고볼 수만은 없어 사고를 쳤다. 당시 매입가는 8억5000만원. 당시 이같은 거액을 주고 아파트를 사야하는지 고민도 많이 했지만 계속 올라가는 아파트 가격을 바라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샐러리맨인 그에게 8억5000만원이라는 돈은 너무 컸다. 그래서 머뭇거렸지만 그의 아내는 대담했다. 그리고 적중했다. 지금 집값은 15억원을 넘보고 있다. 몇차례에 걸친 정부의 부동산 극약처방에도 불구 값은 꺾일 줄 모르고 올랐다. 역시 강남 아줌마의 판단은 옳았다. L씨도 지금의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에서 임대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어떤 정권보다 크다. 이번 부동산대책에도 임대아파트 공급 확대는 서민 주거안정 지원이라는 명분 아래 비중있게 다뤄졌다. 서민들이 집 걱정없이 살 수 있게 하겠다는 명분에는 아무도 토를 달 사람이 없다. 문제는 임대아파트에 대한 접근과 방법론에 있다. 정부의 임대아파트 정책은 강남이나 판교, 송파신도시 등 집값이 오를 만한 지역에 의무적으로 공급비율을 정하고 여기에 서민들이 살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의도대로 임대아파트 공급을 늘려 집값을 잡고 서민층의 수요를 적절히 흡수할 수 있는지, 그야말로 도랑치고 가재잡는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송파신도시에 공급하겠다고 밝힌 중형 임대아파트도 현실적인 검토 없이 이뤄진 감이 있다. 정부안에 따르면 송파신도시에 공급되는 중대형 아파트 2만 가구 가운데 30%인 6000가구는 전월세를 혼합한 형태의 임대아파트다. 시세는 주변과 비슷
벤처, 돈 풀리면 불씨가 살까. 최근 중소기업청에서 벤처 투자 종잣돈을 받은 A 창투사의 심사역은 좋은 투자처 찾기에 발벗고 나섰지만 척박해진 IT 벤처 생태계에 놀라고 있다. "요샌 '이거다!' 싶은 투자처가 없다. IT 벤처회사를 경영한다는 데 대한 매력도가 떨어진 것이 사실이고, 따라서 투자처 찾기도 녹록치 않다" 이런 고민을 유독 A 창투사 심사역만 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연금, 중기청, 한국IT펀드(KIF) 등이 올해 들어 종잣돈을 쏟아내면서 벤처활성화에 나섰지만, 창투사는 돈을 받아서 불려줄 IT 벤처 업체 찾기가 수월치 않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벤처 투자는 원래 10개 투자해 1개 잘돼도 성공했다는 말이 나올만큼 리스크가 큰 편이다. 따라서 ‘투자할 데가 없다’는 창투사의 고민도 특별히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벤처 산업계가 맞고 있는 몇가지 구조적 문제에 대한 지적에 귀가 기울여진다. 앞으로 '확실히 뜰' 산업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공감대가 벤처 업계
에이즈에 감염된 피로 만든 약이 또다시 사람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정부와 제약회사들은 열처리나 화학처리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에이즈 바이러스에 오염된 혈장을 사용했더라도 안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먹어야 하는 사람들은 불안해 하지 않을 수 없다. 식약청과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에이즈나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됐거나 오염 우려가 있는 혈액은 약품 제조에 쓰지 못하도록 정한바 있다. 문제는 예외 경우다. 약의 재료로 사용되기 전 발견되면 전량 폐기해야 하지만 이미 만들어진 약은 계속 유통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열처리나 화학 처리를 하기 때문에 혈액 속 에이즈나 간염 바이러스가 죽는다는 것이 예외 규정의 이유다. 선진국에서도 오래 전부터 이렇게 하고 있으며 이들 혈액제제로 인해 에이즈나 간염에 걸린 사례도 아직 없다는 친절한 설명도 덧붙였다. 에이즈 감염 혈액제제의 안전성은 아직 학계나 법정에서 논란중이다. 학계는 감염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하지도, 또
헬스기구 판매회사인 C사의 대표이사는 바이오 업체를 인수한다고 밝힌 뒤 보유지분의 60%정도를 매각했다. 매각금액은 72억원이 넘는다. 게다가 C사는 지분매각 공시를 토요일에 했다. 아무도 알지 못한채 지나치기를 바랬을까? 리포팅툴 업체인 P사는 사장의 누나, 어머니, 처형 등이 주가급등을 틈타 보유 지분을 장내매각했다. 매각금액은 각각 다르지만 전체금액은 24억원 5000만원에 달한다. P사는 주가급등으로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조회공시를 요구받기도 했고 이상급등종목으로 지정받은 바 있다. 무선정보단말기 생산업체인 H사의 대표이사도 보유지분 3.72%를 장매 매각했다. 매각금액은 10억원. 이밖에 금액은 작지만 미생물발효기 생산업체인 K사 부사장 역시 보유지분을 매각해 3억8700만원을 취득했다. 시설관리 용역회사인 H산업 대표이사의 친인척도 3억원에 해당하는 지분을 매각했다. 대표이사나 사장의 친인척이라고 주식을 팔 지 말라는 법은 없다. 유통주식이 적은 경우 최대주주의 지분매각이
"한국사람의 힘, 한국증권이 보여드립니다." 1일 오전 7시부터 첫 전파를 타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의 협병후 첫 광고 문안이다. 광고가 나가고 2시간 뒤 한국증권은 지리한 노조파업을 끝내는 실마리를 풀어냈다. 한국증권 노사는 밤샘협상을 통해 이날 오전 9시께 극적으로 협상에 타결했다. 한투노조가 옛 동원증권과의 합병을 반대하며 파업에 들어간지 5개월만이다. 6월1일 합병후로도 3개월이 지났다. '잃어버린 시간'에 비하면 잠정합의안은 초라했다. 왜 그렇게 오랜 시간을 끌었는지 설명해주지 못했다. 300%의 성과급 지급, 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프로그램 가동, 본인 희망에 따른 직무전환 등이다. 지난 7월중순 노사가 거의 합의수준에 도달했던 안과 별 차이가 없다. 어쩌면 그때 서로 더 양보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는지 모른다. 문제는 감정적인 대응이었다. 노조는 동원을 노조를 억압하는 '악덕자본'으로 몰아부치며 새주인을 자극했고, 회사측은 이에 발끈해 협상조건을 거꾸로 되돌렸다. 노사 모두
"마치 제3세계국가가 된 것 같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도시의 80%가 물에 잠긴 뉴올리언스의 한 자선병원 간호책임자가 한 말이다. 무더운 날씨에 병원의 전기가 끊기고 비상용 발전기도 작동되지 않는 상황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것이 참담한 일일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카트리나로 인한 인명 피해가 100여 명에 육박하고 있다. 도로 침수 등으로 접근할 수 없는 곳이 많아 구조작업이 진행될수록 사상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홍수로 인해 산업화학물과 오물이 뒤섞이면서 후진국형 전염병 창궐 우려도 커지고 있다.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규모는 260억 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1992년 허리케인 앤드류가 미국을 강타했던 때의 210억 달러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정부가 부담해야 할 복구비용도 천문학적일 것으로 보인다. 말 그대로 사상 최악의 내처럴 디재스터(natural disaster)인 셈이다. 내처럴 디재스터가 이코노믹 디재스터(economic disaster)로 진화할 조짐이다. 카
"우려했던 것과 달리 1가구2주택자 수가 훨씬 적어 다행이다." 행정자치부 고위관계자가 지난 29일 '세대별 주택 보유 현황' 자료를 설명하던 도중 던진 말이다. 정부의 8·31 부동산 종합대책을 뒷받침할 중요한 통계를 내놓는 데 따른 중압감이 자연스럽게 표출됐다. 정부는 강력한 부동산대책의 하나로 1가구2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방침을 정한 상태였지만 제대로 된 통계가 없는 탓에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할 것이라는 비판을 감수해야 했다. 행자부가 이번에 집계한 1가구2주택자는 72만2000여 가구로, 2003년 종합부동산세 도입에 앞서 전년도 재산세 부과 자료를 근거로 산출된 158만가구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특히 중과의 '타깃'으로 지목된 서울과 경기지역의 2주택자는 전체 가구의 1.5%에 못미치는 26만여 가구로 조사됐다. 전국 3주택 이상 보유 가구는 전체의 1%에 못미치는 16만5126가구에 불과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시종 "정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자료로 제공될 뿐 그
31일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를 앞두고 온 나라가 뜨겁다. 정부와 여당은 당정협의와 공청회 등을 통해 얻은 내용을 토대로 마무리 손질에 들어갔다. 정부는 지난 두 달 동안 부동산 세제 강화 및 거래 투명화, 강남 대체 미니신도시 개발, 공공택지 공영개발, 중대형 임대주택 공급 등 부동산 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세금을 무겁게 매겨 거품을 거둬내는 동시에 가수요를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담겨 있다. 부동산 시장은 폭풍전야처럼 숨을 죽이고 있다. 매도자도, 매수자도 촉각을 세우고 있을 뿐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보유세 실효세율을 1%로 올리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부동산 투기와는 거리가 먼 중산층이나 서민들까지 세금이 얼마나 오를지 몰라 불안해 하고 있다. 세금을 올리면 단기적으로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집값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세금 강화 정책을 놓고 발표 전부터 부작용이 클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조세 저항은 물론 자산가치의 하락으로 소비
"아까부터 지켜보니, 적잖은 분들이 무선 랜(LAN)에 접속했네요. 잠시 후 참가자들 중 한 분을 직접 해킹해보겠습니다" 지난 27일 한국침해사고대응팀협의회(CONCERT) 워크샵이 개최된 제주 P호텔 대강당. 이 자리에서 '해킹시연'을 맡은 언더그라운드 해커가 자신의 차례가 되자마자 던진 한마디에 현장에 있던 기자도 깜짝 놀라고 말았다. 무선랜 접속 상황을 손금보듯 파악하고 있던 그가 참가자의 노트북을 해킹하는데 걸린 시간은 30초도 걸리지 않았다. 일명 세션 하이재킹(session hijacking)이란 공격기법을 시연한 것. 이 기술은 무선랜 서비스와 노트북 PC간에 이루어지는 통신정보인 세션을 가로채, 사용자 인증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해당 노트북PC와 동일한 접속 권한을 갖게 된다. 시연은 이 단계로 끝났다. 그러나 세션 하이재킹에 성공하면 공격자는 서버와 사용자 사이에 오가는 모든 정보를 보는 것은 물론이고 세션 중에 임의의 명령을 삽입, 모든 권한을 획득하는 것도 어렵지
현대차 노조가 11년 연속 파업을 단행했다. 대기업 노조의 파업이 연속되면서 우리 사회는 파업 피로감에 힘겨운 모습이다. 현대차 노조도 이를 의식했는지 부분파업을 통해 그 '강도'를 조절하고 있다. '11년 연속'이라는 결과가 의미하는 맹목성 때문에 노조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노동전문가들은 올 파업은 '예정된 수순'대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십수년간의 투쟁으로 노련해질 대로 노련해진 노조는 결국 극단으로 치닫기 보다 어느 정도 힘을 과시한 뒤 준비한 카드를 꺼내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노조는 원하는 바를 밝히고 회사로부터 얻어낼 방법을 자연스럽게 진행하는 모습이다. 민주노총 금속연맹 차원의 공동파업이 26일로 예정됐고, 현대차 노조가 그 중심에 서 있다. 현재 노조의 요구사항 가운데 경영권 관련 내용은 회사측과 의견을 좁힐만한 분위기가 아니다. 그러나 노조가 원하는 건 '경영권 일부'가 아닌 것 같다. 한 노동전문가는 "노조는 추석전까지 잔
"안 그래도 신용제공 때문에 은행권으로 법인 손님이 몰리는데, 수시입출금상품까지 사라지면 증권사가 법인 영업을 어떻게 합니까. 증권사는 뭐 먹고 살라고..." 24일 점심 식사 자리에서 한 증권사 영업본부장이 속내를 털어놓는다. 정부가 23일 법인MMF(초단기투자금융)에 9월 중으로 익일환매제 시행을 시작하겠다고 밝힌데 대한 심경이다. 법인MMF 투자자가 오늘 오늘 환매를 신청하면 내일 자금을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은 예정된 일이었다. 2004년에 제정된 간접투자자자산운용업법은 2007년까진 MMF에 익일환매제를 도입하겠다고 못박았다. 또 MMF를 법인용과 개인용으로 나눴다. 2003년 LG카드 사태 때와 같은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당시 LG카드 부도로 채권 시장이 마비되자, 정보력이 높은 법인 고객은 먼저 알고 MMF에서 돈을 빼냈다. 반면 일부 개인 고객은 남아 있다가 MMF를 환매하지 못하는 사태를 겪었다. 이에 일각에선 증권사가 일부 법인에 미리 정보를 줬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