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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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세계 4대 박물관에 꼽히는 고궁박물관은 필수 코스다. 타이베이 동북부 양명산 기슭에 자리잡은 국립고궁박물관은 국민당이 대만으로 퇴각하며 가져온 70만점의 보물로 가득 채워져 있다. 3대에 걸쳐 조각했다는 코끼리 상아 조각공 안에는 360도로 회전하는 일곱개의 공이 겹겹이 들어차 그 섬세함에 눈을 의심할 정도다. 인구 2260만명에 국토는 남한 면적의 1/3에 불과한 대만.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은 바로 대만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은 1만4000달러를 넘었고 외환보유고 역시 2460억달러로 한국을 넘어섰다. 대륙의 입김에 통상국이 20여개 안팎에 불과한 국제 고아지만 정교함과 자존심 만큼은 대륙에 뒤지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대만은 '중소기업형 경제'라 일컬어질 정도로 중소기업 비중이 크다. 특히 제조기업 수출액은 중소기업이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한국처럼 특정 기업에 자금을 지원한 예가 많지 않다. 정부의 지원이
며칠전 국민은행으로부터 급한 전화를 받았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자동화기기 이용수수료를 낮추겠다는 보도자료를 보냈다는 것이었다. 내용을 보니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안되는 부분들이 있었다. 첫째는 인하의 배경이고 둘째는 인하시기였다. 현재 수수료가 아직 원가의 34.2%에 불과하지만 공익성을 중시해 이같이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시행시기는 5월~6월 사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도 밑지고 있지만 더 손해보겠다는 얘기고 아직 시행시기도 결정되지 않았지만 어쨋든 인하하겠다고 먼저 발표한 셈이다. 더욱이 국민은행이 지난해 수수료 현실화를 추진해 왔었다는 점에서 느닷없는 인하결정은 더욱 납득키 어려웠다. 바로 금융감독원이 이달초 은행자동화기기 이용수수료를 인하토록 유도하겠다고 발표한데 대한 화답이다. 국내 최대은행이 먼저 나섰으니 다른 은행들도 조만간 비슷한 조치가 나올 것임은 뻔하다. 은행자동화기기는 서민들이 많이 사용한다는 점에서 '금융의 시내버스'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명품 오토바이 업체 할리 데이비슨이 '미국의 자존심' 제너럴모터스(GM)를 시가총액 면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나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매출규모가 GM의 2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할리 데이비슨이지만 시장에서의 평가는 GM보다 낫다는 설명이다. 지난 1907년과 1908년 각각 창업한 할리 데이비슨과 GM은 미국 제조업의 자존심으로 화려한 영광을 누렸지만 최근에는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할리 데이비슨이 19년 연속 기록적인 매출과 수익신장세를 보인 반면 GM은 실적 악화가 계속돼 올 1분기에는 1992년 이후 13년만의 최대 분기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할리 데이비슨과 GM의 엇갈린 행보는 삼성전자와 '일본의 자존심' 소니의 뒤바뀐 위상을 보는 듯 하다. 2000년 소니의 시가총액은 삼성전자의 4배에 달했지만 2004년에는 삼성전자가 소니의 2배로 상황이 뒤바뀌었다. 2004년 현재 삼성이 700억 달러, 소니는 400억달러 수준이다. 할리 데이비슨과 삼성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창조적 파괴'를 자주 언급한다. 기업을 챙겨야 한다는 주문을 할 때 마다 불쑥 튀어나온다. '창조적 파괴'는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가 경제발전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용어. 슘페터는 관행의 궤도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를 통해 비연속적 발전을 가져오는 창조적 파괴의 과정이 혁신이며, 기업가의 혁신이 경제발전을 낳는다고 분석했다. 윤 위원장이 아시아개발은행(ADB) 근무 시절 중앙아시아의 한 시골 마을을 방문했을 때 일이다. 국내 기업이 만든 에어컨이 그런 오지에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본 그는 "눈물이 날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이어 "신시장을 개척하는 기업들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윤 위원장은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가 최대한 관대해져야 한다"며 "금융기관들이 제대로 자금을 공급하는지도 엄격하게 감독해야 한다"고 말한다. 파격적인 그의 발언은 지난해 12월 금호타이어의 국내 증시 상장 때 확인됐다. 당시
"임대아파트를 손꼽아 기다렸는데 일반아파트 분양가와 차이가 없다니 화가 납니다. 차라리 계약을 포기하렵니다." 최근 분양한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3차 A임대아파트에 청약한 한 수요자의 말이다. 고가분양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마당에 지난 18일 건교부에서 임대보증금이 지나치게 비싸다며 '투자 유의'까지 당부하는 바람에 계약하기가 꺼려진다는 것이다. 논란을 빚고 있는 동탄신도시 3차 임대아파트의 보증금은 적정분양가(평당 600만원선)보다 평당 100만원 이상 비싼 700만~740만원선. 함께 분양된 일반아파트 분양가인 평당 740만~860만원과도 큰 차이가 없다. 경실련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동탄신도시 3차 임대아파트의 택지분양가는 평당 221만원으로 일반아파트 택지(339만원)보다 평당 118만원이나 낮다. 땅은 싸게 사서 아파트는 비싸게 판 셈이다. 임대아파트 공급 업체들도 나름대로 볼멘소리다. 일반아파트보다 용적률이 낮은데다 마감재 수준을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또 이미 분양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유엔(UN) 주재 미국 대사에 이어 차기 세계은행 총재 후보에 보수 강경 인사를 지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존 볼튼 국무 차관과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을 유엔(UN) 대사와 차기 세계은행 총재 후보에 각각 임명했다. 곤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볼튼이 문제를 다루는 법을 아는 터프한 성격의 외교관"이라며 유엔 개혁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부시 대통령도 울포위츠가 "배려심 많고 점잖은 사람"이어서 세계은행의 "숭고한 임무"를 수행하는 데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하바드대학의 드버시 캐퍼 정치학과 교수는 "울포위츠는 세계 문제를 미국 혼자 처리하겠다는 부시 정부의 상징"이라면서 이번 인사는 미국이 다자주의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인사에 대해 미국민들조차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두 사람 모두 안보를 위해 무력 사용을 주장하는 보수 강경의 주역들이기 때문에 국제기구의 목적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세계은행의 목
달러 하락의 주범은 아시아 중앙은행이 아니라 개인투자자였다. 올들어 아시아 중앙은행 총재의 '입'에 따라 매매 포지션을 옮겨다닌 외환시장 투자자라면 적잖게 허탈을 느끼게 하는 사실이다. 아시아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의 통화 다변화 계획을 발표할 때마다 달러는 어김없이 하락했다. 지난해부터 러시아와 일본, 중국, 한국에 이어 최근 인도까지 중앙은행은 잇따라 달러 자산 축소 의사를 내비쳤고, 시장은 그 때마다 일희일비했다. 올들어 달러화는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 2% 가까이 하락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지난 1월 외국인의 미국 자산 순매수 규모는 915억달러로 사상 두 번째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 순매수도 307억달러로 전월 84억달러에서 대폭 늘었다. 각국 중앙은행의 미국 채권 인수도 예상과 달리 증가했다. 미국 재무부의 발표에 따르면 해외 중앙은행의 미국 유가증권 순매수 규모는 지난해 12월 70억달러에서 1월 76억달러로 증가했다. 중국의 미국 채권 보유 규모도 12월 1938억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금융그룹 이사회가 49명의 임직원에게 총 163만5000주의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을 부여키로 한데 대해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당초 우리금융 이사회 보상위원회는 외부 컨설팅기관 도움과 조정을 거쳐 황 회장에게 30만주를 부여키로 했으나 예보가 15만주를 주는 안을 제시, 2일 열린 이사회에서 논쟁과 표결끝에 황 회장에게 25만주를 주는 절충안이 선택됐다. 예보는 12일 이 결의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28일 주주총회에서 스톡옵션안을 부결시키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으로서 스톡옵션 규모가 과하다는 것. 그러나 이는 매우 모호하고 정치적인 논리다. 우선 얼마나 과하다는 것인지 애매하다. 부여 수량이 다른 은행보다 많다는 설명이지만 주가 등을 감안하면 황 회장의 스톡옵션 가치는 경쟁은행 CEO들에 못미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다. 공적자금 투입 금융기관은 스톡옵션을 자제해야 한다는 논리도 예보가 섣불리 내뱉을
경제부총리 인선이 끝났다. 이변은 없었다. 과거의 기록을 검증하는 데 무게가 실렸으니 충분히 예견된 바다. 4명의 후보가 등장한 1주일의 레이스가 갈수록 흥미를 잃게 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무엇보다 '승자'가 없다는 데서 갑갑함이 밀려온다. 물론 4명의 후보군중 1명이 부총리가 됐다. 표면상 우승자도 있고 탈락자도 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승자는 없고 모두 패자일 뿐이란 생각에 씁쓸함이 더하다. 패자들은 경기 도중 '검증'이란 걸림돌에 걸려 넘어지면서 만신창이가 됐다. 갈수록 높아지는 '도덕적 잣대'는 검증의 날을 더욱 날카롭게 했다. 높아진 도덕적 기준을 탓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만큼 청렴한 사회로 가고 있다"는 김완기 청와대 인사수석의 말에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지난 1주일을 돌이켜볼 때 우리 모두가 '도덕적'이었는지 의심이 든다. 취재수첩을 열었을 때 여러 후보들의 약점들이 하나하나 눈에 들어왔다. 정작 30여년간 공직생활을 해 온 그
2002년 6월 전국을 `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의 함성에 묻히게 했던 한일 월드컵이 열렸다. 당시 월드컵 국가대표단을 응원하기 위해 거리는 붉은 물결에 휩쓸렸다. 이것은 세계 미디어를 통해 전파될 정도로 세계적 관심사였고, 이로 인해 `대한민국'은 지구촌 곳곳에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특히 4강전에서 한국과 맞붙어 승리한 독일은 2002 월드컵을 계기로 많은 국민들이 한국에 대해 알게 됐다. 현지 교민들에 따르면 당시 어린아이들도 거리에서 `대~한민국'을 외치며 손뼉을 칠 정도였다. 하지만 월드컵이 끝난지 3년도 채 안됐지만 독일인들에게 대한민국이라는 존재는 잊혀졌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 국내 기업들은 독일에서 손꼽히는 브랜드가 돼 있지만 정작 코리아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독일에서 가장 큰 전자제품 유통점인 `미디어막' 매장에서 판매하는 TV, 휴대폰, MP3플레이어, 노트북 등의 제품 중 상당수가 삼성전자, LG전자, 레인콤 등 국내 업체
"경마 중계방송 합니까" 지난 9일 저녁 인터넷으로 가판신문을 훑어본 청와대 관계자가 경제부총리 인사 관련 보도를 두고 한 말이다. '압축' '경합' '유력' 등 제목만 보면 이해가 가는 촌평이다. 게다가 언론사별로 ‘베팅’을 한 후보들이 다르니 '경마'로 받아들일 만하다. 일국의 경제수장 인선을 두고 섣불리 보도하고 있는 언론을 향한 청와대의 일침으로도 들린다. 그러나 이번 경제부총리 인선 과정에서 드러난 청와대의 행보를 보면 '경마 중계'(?)를 즐기는 눈치다. 인사 진행 과정을 조금씩 공개하면서 중계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는 게 이유다. 10일에도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후보에 한명을 추가했다며 공개했다. 다른 관계자는 가능한 공개하는 노력을 설명하며 '투명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인사 관련 과잉 취재 경쟁으로 인한 오보 양산을 탓하고 후보들의 명예를 거론하며 주의를 환기시켰던 과거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사실상 '언론 검증'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여론 재판'에 밀려난 전례를 감
"글쎄, 한두번 나왔던 얘기도 아니고, 이번에는 될지…." 김한길 국회 건설교통위원장의 서울공항 이전 검토 발언이 나오자마자 해당 수혜지역 토지 시장이 또다시 들썩거리고 있다. 발표 전만해도 가까스로 매수자를 만나 땅을 팔겠다던 매도자가 갑자기 땅값을 올리면 "계약하지 않겠다"고 버티는가 하면 여윳돈이 있는 투자자들은 현장을 뒤지며 매물잡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정작 현지 토박이 중개업소는 공항 이전 `검토'가 이번에는 `확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고 있다. 십수년간 현지에서 바닥을 훑은 토박이 중개업소들은 `공항이전 검토'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성남시가 서울공항 이전을 통해 둔전신도시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불과 7개월전인 지난해 8월 일이다. 현지 중개업소는 이번 이전 검토 발언이 또다시 연례행사로 그칠 수 있다는 것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우선 공항 이전의 필수조건인 대체부지를 마련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서울공항 외에 30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