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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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욥기8장7절) 너무나도 유명한 성경의 이 구절은 자영업을 하는 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막 개업하는 교인들의 가게에 가 보면 이 구절을 목판에 새겨 벽에 걸어 놓거나 붓으로 써서 액자에 넣어 둔 걸 쉽게 볼 수 있다. 말 그대로, 시작은 조촐하게 했지만 앞으로 크게 번창할 것이라는 본인들의 기대와 주변의 축복을 함께 담을 수 있는 구절이어서 더욱 사랑받는 듯 하다. 12월 6일은 삼성의 반도체 사업 진출 30년이 되는 날이다. 세계 경제를 혼란으로 이끌었던 세계 1차 오일 쇼크가 일어났던 1974년, 30대 초반의 이건희 회장(당시 동양방송 이사)은 자신의 사재를 털어 한국반도체 지분을 인수했다. 아무도 돌아보지 않던 부도직전의 반도체 회사를 '개인' 자격으로 사들인, '미약한 첫 발'이었다. 그리고 9년이 지난 1983년 마침내 삼성은 그룹의 명운을 걸고 반도체 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이기 시작했다. 주변의 모두가 'TV도 제대로
우리 나라가 자랑하는 첨단기술의 하나인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6세대 공정기술이 대만의 경쟁사로 유출될 뻔한 일이 생겨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유출사범들이 출국 전에 검거돼 관련기술이 대만으로 넘어가지 않았지만 첨단기술의 해외유출에 대해 위기의식을 갖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특히 이번에 검거된 A사의 전직원 류씨 등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대만 경쟁업체가 보인 집요한 노력(?)을 접하면, 첨단기술의 확보를 위해 해외기업들이 들이는 공이 어느 정도인가를 실감할 수 있다. 받고 있는 연봉의 몇배를 제시하며 회사의 CFO가 직접 방한, 스카우트 조건을 재차 협의하는 등 인재들을 움직이게 하기 위한 노력은 가히 전사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언제까지 짐을 싸서 나가려 하는 고급인력들의 `도덕적해이'(모럴해저드)만 탓해야 하는지 의구심이 든다. 아무리 고급인력이라고 해도 성인군자가 아닌 이상 돈의 유혹을 양심에 맡긴다며 나몰라라 할 수 없
'빈수레가 요란하다' 2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된 `소프트엑스포 2004'의 공개 소프트웨어관을 보며 이런 속담을 떠올렸다. 올해 소프트엑스포 전시의 핵심 주제는 공개SW와 임베디드SW. 이에 따라 전시 주최인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KIPA)도 공개SW를 전진배치했다. 하지만 한글과컴퓨터 이외에 국내 공개SW 업체는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연구기관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국민대학교가 각각 참여했을 뿐이다. 공개SW관을 채운 총 7개의 업체 중 이들을 제외한 4곳이 외국사였다. 막강한 기술력과 자본을 자랑하는 IBM과 공개SW 분야 세계 선도 업체인 레드햇이 한컴 뒤쪽 부스를 차지했다. 한컴과 IBM, 레드햇은 국내 공개SW 선두 업체의 위상을 뽐내 듯 화려하게 부스로 전시장 입구를 장식했다. 한컴은 바디페인팅쇼와 패션쇼를 연출하고 부스내 설치된 대형 PDP를 통해 실황 중계하는 등 적극성을 보였다. IBM과 레드햇도 관람객 동원을 위한 즉석 퀴즈쇼를 진행하는 등 이번
12월 1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 1152호. 임시주총 개최 여부를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SK㈜와 소버린자산운용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어색한 인사와 소버린측의 준비서면 제출, 확인 등으로 진행된 심리는 단 7분만에 종결됐으나 양측 관계자들의 얼굴에는 긴장된 모습이 역력했다. 소버린측은 이날 준비소면을 통해 "14.99%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로서 전체 주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임시주총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임시주총 수용=주주권 인정'이라는 논리로 임시주총을 열어야 하는 이유와 SK㈜측의 반박에 대한 주장을 조목조목 열거했다. 그러나 소버린의 이같은 권리 주장에 앞서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소버린측은 중대 형사 범죄행위로 기소되거나 유죄판결을 받은 인사의 이사 직무 수행 금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정관 개정안 결의를 위해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했다. 이는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권이 있다"는 사법적 원칙을 철저히 무시한 안건이다.
지난 26일 패닉현상을 방불케하는 달러화 급등락을 불러온 주범은 중국이었다. 상하이에서 발행되는 차이나 비즈니스 뉴스가 위 용딩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을 인용해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가 1800억달러로 줄었다고 보도한 후 위 용딩이 보도 내용을 부인하기까지 약 3시간 사이 세계 외환시장은 지옥과 천당을 오고갔다. 그동안 심증에 머물렀던 중국의 미국 국채 매도를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이 사실로 확인해주자 달러/유로 환율은 1.3329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엔화에 대해서도 달러화는 5년채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급락 양상을 보였다. 미국 국채 매도 시기나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이같이 말했던 위용딩은 자신의 발언이 국제금융시장에 소용돌이를 일으키자 9월말 현재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가 1744억달러라고 언급하며 진화에 나섰다. 더 나아가 차이나 비즈니스 뉴스가 자신의 발언을 왜곡했다며 기사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위용딩은 자신의 발언이
지난 24일 오전 11시30분 여의도 63빌딩 튜울립룸. 등록예정기업 텔레칩스의 기업설명회(IR) 분위기는 뜨거웠다. 여느 IR처럼 빈 좌석이 남아돌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뒷편에 서서 설명을 들어야 했다. 튜울립룸은 극장식으로 좌석을 배치할 경우 140명, 둥근 탁자를 준비할 경우에는 90명을 수용할 수 있다. IR행사로는 충분한 크기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장소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참석자들이 계속 늘어났다. 급기야 아예 행사장 출입 자체가 어려워졌다. 행사장에 10여분 늦게 도착한 취재진은 행사장 옆에 마련된 다른 방으로 안내됐다. 회사측은 기자들에게 본 행사가 끝난후 별도의 IR행사를 갖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회사측은 이를 지킬 수 없었다. 질의응답 시간이 길어졌다. IR은 유인물로 대체하고 사장이 기자들과 점심을 같이 하면서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대신했다. IR행사가 끝날때까지 뒤편에 서있던 참석자들은 행사장 옆에 마련된 여러 개의 방으로 안내돼 겨
복지부 홈페이지 기고를 통해 국민연금 뉴딜징발을 강하게 비판했던 김근태 장관의 발언파문이 노무현 대통령 질타와 김장관의 직접사과로 봉합되는 느낌이다. 그러나 주무부처와 충분히 협의없이 '앞서나간' 재정경제부에 대한 김장관의 앙금은 여전하다. 그 동안 국민연금 논란은 흥미진진한 소설처럼 비쳤다. 여권내 유력한 대권후보인 김 장관이 차기 전당대회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강수를 뒀다는 것이 소설의 줄거리다. 김 장관은 정책적 문제제기라며 이 같은 견해를 거듭 부인했지만 흥미로운 정치적 해석이 우세했다. 여기다 한나라당까지 김 장관 발언을 지지해 줄거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김 장관이 겨냥했던 재정경제부도 소설 구성을 충실하게 해 줬다. 재경부에서는 '연기금 논란이 실체가 없는 유령과의 전쟁같다'며 판타지 소설의 단계로 끌어올렸다. 국민연금 논쟁의 발단은 이렇다. 한국판 뉴딜은 5%성장유지를 위해 내년 하반기 건설투자를 부양하기 위한 방편으로 제기됐던 것이고 재원조달문제는 차순위였다. 그런데
경제4단체는 23일 또 한번 정부와 여당을 향해 '제언'을 내놓았다. 그동안 이러 저러한 내용을 건의한다, 주장한다며 뿌린 수십여 차례의 보도자료와 그 보다 더 많은 회수의 세미나, 토론회, 공청회에서 밝힌 내용 그대로다. 경제관련 법안에 대한 국회 심의를 앞두고 마지막까지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으로 보인다. 경제단체들은 이것으로 '성의껏 했노라'고 위안을 삼을지 모르겠지만 기업들의 반응은 영 다른 것 같다. 경제단체들이 몇 달 동안 '똑 같은 작업'을 되풀이 해서 뭘 얻었느냐는 것이다. 공정거래법 출자총액 제한과 관련한 한시 조항을, 그것도 야당이 제안해 '부대의견'으로 넣었을 뿐 아무 것도 해낸 게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 단체가 올해의 역점 사업으로 공을 들여온 '기업도시'도, 심각한 현안인 비정규직 문제도 제대로 손 본 게 없지 않느냐는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물론 노력을 안 한 건 아니다. 전경련은 최근 두어달 동안 열린우리당
휴대폰을 이용한 수능 부정행위 사건이 적발되면서 온나라가 발칵 뒤집어지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부정행위에 가담한 학생수는 밝혀진 것만 140명이 넘고, 지난 8월부터 치밀하게 준비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1인당 10만~40만원씩 갹출해서 2000만원이나 되는 자금을 관리하며 부정행위에 사용할 휴대폰을 구입하고, 모의연습까지 했다는 사실이 그저 충격스러울 뿐이다. 휴대폰 사용인구 3600만명을 자랑하는 ‘휴대폰강국 코리아’의 또 하나의 어두운 단면을 보는 것같다. 명의도용폰이나 휴대폰깡 등 휴대폰 범죄행위는 줄지않고 있고, 휴대폰 스팸이나 바이러스도 갈수록 지능화되는 등 문명의 이기인 ‘휴대폰’이 가져다준 사회적 그늘은 점점 그 자리가 넓어지고 있다. 과거에도 시험부정은 있었다. 훔쳐보기나 쪽지돌리기 등의 수법도 있었고, 호출기를 이용한 시험부정도 적지 않았다. 지난 97년 당시 수능시험장에 소지금지품목이 휴대폰이 아닌 호출기였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지금은 그 호출기 대신 휴대
남미 3개국 ABC(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국가를 순방한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 CEO 그 자체였다. 각국 정상과의 회담에서 그는 해야할 말들을 일일이 체크하며 행한 뒤 말미에는 '어떻게 하면 국내 기업을 차별화하면서 알릴 수 있나'를 특유의 언변으로 담아냈다. 현지 동포와의 간담회에서도, 현지 경제인과의 밥을 함께 먹으면서도 기업 자랑을 빼놓지 않았다. 성과는 대단했다. 포스코의 1만톤 철광석 구매 계약, SK의 광구 개발 계약 등은 물론 중남미 진출 교두보 확보라는 유무형의 성과도 그런 노력의 결과였다. 역대 대통령중 순방 성과를 알리는 데 가장 겸손하다는 노 대통령조차 "국민에게 자랑할 보따리가 엄청 많다. 특히 브라질은 자랑할 보따리가 한 보따리다. 비행기가 뜰지 모르겠다"며 만족감을 표시할 정도였으니. 노 대통령은 기업들이 핵심적으로 한 것이라며 '공(功'을 기업에게 돌렸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그냥 뒤에 가서 밥 짓는데 부채질 한번 해준 수준 아니겠냐"고 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비시장적 개입이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아시아가 보다 유연한 환율제도를 채택해야 한다", "강달러는 정책은 단지 정책일 뿐이다" 미국의 존 스노 재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런던 왕립국제문제연구소에서 이같은 발언을 하자 시장은 미국이 약달러 정책을 강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해석했고, 이는 달러투매로 이어졌다. 엔화가 104엔대가 무너지고 유로화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달러는 급락했다. 미국이 대외적으로 '강한 달러'를 표방하면서도 이처럼 달러약세를 수수방관하거나 오히려 즐기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경상적자와 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쌍둥이 적자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은 과거에도 달러약세를 유도한 바 있다. 1985년 플라자합의를 통해 '엔고-달러약세'를 이끌어냈으며 이후 2년 동안 달러화 가치는 30% 하락했고, 1991년에는 미국 경상수지가 소폭 흑자로 돌아서기도 하는 등 일정 정도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현재의 정치적 경제적 환경은 당시와 다르다.
야구에서 `패전처리용` 투수들이 투입되는 경기들이 있다. 패배가 확실한 경기다. 감독도, 선수도 괴롭겠지만 이를 지켜보는 팬들역시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거래세제 개편을 지켜보면 `패전처리 경기`라는 인상을 지워버릴 수가 없다. 부동산 관련 세제의 양축인 보유세와 거래세에서 보유세 비중은 높이고, 거래세 비중은 낮춰, 집값 땅값은 잡되 거래는 이뤄지도록 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그런데 거래세 개편이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있다. 다시 뜯어고쳐야할, 그래서 정책적으로 지는 게임을 하는 실패의 방향말이다. 이번 부동산 세재개편으로 과표가 바로잡혀 과세형평성이 개선되고, 부동산 시장의 투명성을 어느 정도 확보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과표를 바로잡고, 세율을 고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에서 된장처럼 묵은 관습이 무시됐다. 취득ㆍ등록세 및 양도세를 줄이기 위해 실거래가보다 낮은 '다운계약서'를 작성하는 `시장관습`이 빠진 채 숫자에 연연해 만들어진 것이다. 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