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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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따지고보면 만두 뿐이겠습니까. 뭐든 모르고 먹는 게 약이죠" 지난주 터진 '불량만두' 사태를 바라본 모 유통업체 관계자의 자조섞인 말이다. 먹긴해야겠는데 따져보면 먹을 게 별로 없기 때문에 눈딱감고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온나라를 떠들석하게 하게 한 불량 만두 파동으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원인은 물론 불량 만두소를 공급한 업자와 정부의 허술한 식품관리 탓이지만 무엇보다 이번 파동으로 국민들은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집안살림 꾸리기가 벅찬 상황에서 뭐 하나 맘놓고 먹을 게 없다는 사실에 허탈감마저 느껴야 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안타깝게도 한 중소식품업체 사장의 죽음을 불러오기도 했다. 이번 만두파동으로 반사이익을 얻는 곳도 있다. 일부 녹즙이나 생식업체들은 가공식품의 단점을 부각시키며 생식품의 장점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고, 백화점과 할인점의 유기농 식품 매장과 즉석요리 코너는 찾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고
최근 선물·옵션시장을 바라보는 눈초리가 곱지 않다. 현물시장(거래소)의 주가하락을 더욱 부채질하는 원흉으로 치부되고 있다. 선물·옵션시장에서 이뤄지는 파생상품 거래 즉 프로그램매도가 주가를 더욱 떨어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것만 보면 그렇다. 엄연히 주객전도의 오류이다. 주식(현물)은 주가가 올라야 수익을 내는 반면 선물옵션은 주가가 하락해도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고안돼 있다. 이때문에 주가가 떨어지는 시점에선 투자자들의 관심이 수익창출이 가능한 선물옵션쪽으로 이동하기 마련이다. 종합주가지수 그래프가 고점을 지난 4월 하루평균 17만계약이던 거래량은 6월 30만계약으로 급증했다. 1년동안 파리 날리던 파생시장이 북적거리기 시작한 것은 추세가 꺾인 5월 들어서이다. 특히 프로그램매매는 조건이 나타나면 기계적으로 주문이 나가는 시스템매매일 뿐 증시의 방향성과는 큰 연관성이 없다. 투자자들의 시장전망이 부정적이면 선물시장 저평가 확대를 가져오고 이같은 괴리를 이용해
"삼성생명이 부당회계를 저질렀다. 이를 바로 잡겠다!" 지난 3월초 금융감독위원회 이동걸부위원장은 이같은 요지의 발언을 하며 삼성생명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삼성생명이 회계적 왜곡을 통해 투자유가증권 평가익중 계약자 몫 2조원을 부당하게 주주 몫으로 계상해 왔는데 도저히 납득이 안된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전광석화와 같이 TF팀이 꾸려지고 수차례 공청회가 열리는가 싶더니 불과 두달만에 감독규정 개정이란 형태로 실체화되는 듯 했다. 평가익에 덧붙여 처분익의 배분 기준마저 변경돼 삼성생명 계약자들에게 꽤 많은 돈이 돌아갈 듯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회계학회, 보험학회 등과 삼성생명등 업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자 금감위는 투자유가증권 평가익만 손대는 선에서 회계기준을 변경키로 했다. 회계는 워낙 내용이 어렵다보니 100% 이해가 힘든 사안이기도 하지만 기자로서는 이번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정말 이해안되는 대목이 많았다. 우선 4개월동안 금감위 당국자와 TF팀, 생보업계 관계자들이
"자유 시장과 자유 시민의 위대한 승리자였다." 존 테인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최고 경영자(CEO)는 5일 캘리포니아 벨 에어 자택에서 별세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이렇게 애도했다. NYSE는 레이건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그의 사망 이후 첫거래일인 7일 개장 직후 2분간 묵념시간을 가졌고, 장례식일인 11일 휴장키로 결정했다. NYSE의 이같은 결정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라는 측면도 있지만 시장 친화적인 레이건에 대한 '보은'의 의미가 강하다. 다른 대통령이 서거할 때도 뉴욕증시는 장례식날 휴장을 해왔다. 대통령의 사망은 국장으로 치러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NYSE의 레이건에 대한 애정은 각별한 데가 있다. 그가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시장 친화적인 인물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는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NYSE 객장을 직접 방문했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미국 현대사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인물이었다. 그가 재임했던 1980년대 미국은 경제와 정치 면에서
“우리는 쓰레기 만두를 팔지 않습니다” 대형 할인매장에서부터 동네 수퍼에 이르기까지 냉동식품 진열대에는 어김없이 이런 문구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다. 만두뿐 아니라 냉동식품 시장 자체가 아예 얼어붙었다. 쓰레기 만두를 먹고, 아이들에게 먹여온 소비자들은 졸지에 자신들의 입이 '쓰레기통'이 됐다는 사실 앞에 패닉상태에 놓여있다. 비슷한 일이 일어날때마다 소비자들은 '먹는 것 갖고 장난치지 말라'고 절규했다. 그게 쇠귀에 경읽기였다는 사실 앞에 허탈감과 절망감을 느끼며 만두의 '만'자만 들어가도 진저리를 치고 있다. 하지만 패닉은 비용을 발생시킨다. 냉정하게 객관적 사실을 직시해야 하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89년 공업용 우지 라면 파동, 98년 포르말린 골뱅이 파동 때도 관련 업체들이 너남 없이 초토화되고, 소비자들은 먹거리 자체에 대한 신뢰와 입맛마저 상실하는 피해가 걷잡을수 없이 확산됐었다. 패닉은 실체를 정확히 알때 진정된다. 쓰레기만두 제조사실이 확인된 업체 명단을 10일 공개하기
"이게 무슨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제입니까, 임대아파트 공급 활성화 방안이라고 해야 맞죠." 부동산 공개념 검토위원회 소속 A위원은 지난 7일 발표된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제는 본말이 뒤바뀐 정책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당초 정책 취지가 개발이익의 일정부분을 거둬들여 공공의 주거안정을 꾀하자는 것인만큼 용적률 증가분 25%를 고스란히 인센티브로 되돌려주는 것은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A위원은 지금이라도 인센티브를 15%내지 10% 정도로 낮춰야 정책 취지가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건교부는 그러나 재건축 조합원의 반발과 사업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환수제 취지를 살리기위해 인센티브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토로했다. 검토위원회에 버젓이 소속돼 있는 헌법학자들이 모두 무관하다는 위헌 가능성까지 들먹이며 인센티브를 줄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은 부동산 경기 연착륙을 위한 호소로 여겨져 안쓰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건교부의 이런 주장도 용적률 증가에 따른 도시 과밀화 현상을 떠올리면 금새 명분이 사라
"CBO(채권담보부증권)는 조기에 잘라내지 않으면 주위를 모두 곪게 만들 겁니다 " '생태계'라는 것은 오묘한 것이라 어느 한 부분이 잘못되면 구석구석 해를 입는다. 벤처 생태계도 자연계와 마찬가지다.`벤처대란설’의 진원지인 프라이머리CBO는 빨리 토해내지 않으면 벤처기업을 죽이고, 더 나아가 벤처 생태계까지 위협하는 암덩어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중소 벤처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솎아낼 기업은 과감히 솎아내는 수술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내놓는 대책들은 대부분 단기적인 자금 지원에 그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응급수혈로는 부실 벤처기업이 쓰러지는 시간만 연장시켜 줄 뿐이다. 더 큰 문제는 부실 벤처만 쓰러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독소는 핏줄을 타고 생태계 구석구석으로 옮겨간다. 자금난에 시달리는 기업이 가격덤핑을 해서 물건을 내놓으면 주위 기업들도 덩달아 제값을 받지 못하게 된다. 실적이 나빠지게 되고, 실적이
얼마전 대한항공 초청으로 5일간 몽골을 방문했다. 수킬로미터의 시야거리가 보장되는 푸른 초원속에서 펼쳐진 청정의 대자연은 도시의 찌든 때에 익숙해져 있던 기자에게 카타르시스를 던져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대자연속의 몽골이 주는 신선한 느낌과는 반대로 몽골의 사회상은 사회주의의 묵은 때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사회주의 시대에 소련 등 동구권으로부터 원조경제로 지어진 투박한 아파트들은 혹독한 겨울추위를 이기기 위한 목적이었다지만 벽두께가 무려 1미터에 육박한다. 튼튼하기만 할 뿐 수도와 냉난방 시설 등 편의성은 뒷전이다.그나마 노후화와 함께 도처에서 거대한 흉물로 변해가고 있었다. 과연 수요자를 먼저 고려하는 경제 체제였다면 이런 아파트들이 건설될 수가 있었을까. 길거리에서 부딪치는 수많은 청년 실업자는더 큰 문제로 보였다. 지방도시 므릉에서 청정호수인 흡수골로 기자를 태워준 운전 기사도 모스크바에서 대학을 나온 엘리트출신이었다. 사회주의가 몰락하면서 몇 안되던 국영기업마저 경쟁력을 잃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등 여당의원들이 증권거래소를 방문한 3일 공교롭게도 종합주가지수는 급락했다. 무려 34포인트가 떨어졌다. 증권거래소 사람들도 희한한 일로 여길 정도로 정치인들이 거래소를 찾는 날은 주가가 신통치 않다. 지난 3월16일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이 거래소를 찾았을 때도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0년 이후 주요 당 대표가 거래소를 방문한 8차례 가운데 6차례 주가가 하락했다. 지수가 오른 날은 90년 8월28일 김영삼 당시 민자당 총재(28.13포인트), 97년 11월1일 김대중 당시 국민회의 총재(26.43포인트)가 거래소를 찾았을 때 2번 뿐이다. 이 정도되면 정치인들이 거래소를 찾기가 여간 조심스럽지 않을 것 같다. 주식시장이란 곳이 워낙 말이 많은 곳인데다가 정치 또한 이성보다는 감정에 따라 좌우되기 쉬워, 비록 오비이락이라 해도 뒤맛이 개운치 않을 것이다. 이날도 천대표 일행이 거래소를 방문하기 전부터 주가가 이미 급
"조그만 여자 아이가 뒷굼치를 올려 은행 창구에 빨간 돼지저금통을 내민다. 엄마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옆에서 지켜보고 있고 창구 여직원은 환한 웃음을 지으며 돼지저금통을 두손으로 받는다." 저축을 장려하는 포스터의 한 장면이다. 하지만 지금은 현실에서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장면이돼 버렸다. 고객이 직접 동전을 500원, 100원, 10원짜리별로 분류해서 은행 직원에게 바꿔 달라고 하는 것도 미안(?)한 판에 돼지저금통을 통째로 내밀다니. 언감생심이다. 아마 외환위기 이후부터인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은행에서 동전을 지폐로 교환한다는 것은 이처럼 너무나 눈치보이는 일이 돼 버렸다. 동전을 교환해 주던 수납창구도 은행 지점에서 거의 사라졌다. 그나마 은행 직원의 못마땅한 눈초리에 미안한 표정 지어주고 그 대가로 교환할 수만 있어도 감사한 일이다. 지난해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이 동전 교환을 기피하는 은행에 대해 감독을 강화키로 했지만 실제 창구에서 고객들이 느끼는 싸늘함은 여전하다. 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사우디 아라비아의 석유도시 호바르에서 외국인 석유업체 직원들을 겨냥한 무차별 총격 테러가 발생, 22명이 숨지고 25명이 부상당했다. 이 사고로 국제유가는 1일 6.1% 급등하며 사상최초로 42달러를 돌파한 42.33 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유가는 50달러를 향해 다시 고공비행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앞서 지난달 5일 사우디 앙부에서 발생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테러로 유가는 이틀동안 2.5% 급등했었다. 테러세력에게 있어 유일하게 증산 능력이 있는 사우디는 군침이 도는 먹잇감이다. 경비가 삼엄한 뉴욕보다 공격하기가 훨씬 쉽고, 테러에 성공할 경우, 석유의존도가 가장 큰 미국경제에 궤멸적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테러는 외국계 석유업체 직원들이 테러 공포로 사우디를 떠나게 함으로써 사우디 정유시설 가동에 차질을 주려는 의도다. 실제로 사건 이후 서방각국은 자국 노동자에게 철수를 권고했다. 그러나 이같은 테러는 예고편에 불과하다. 문제는 사우디
금융감독원 직원들의 한숨이 끊이질 않는다. 금융감독기구를 공무원 조직화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쏠리는 듯하자 아예 일손을 놔버린 직원들도 눈에 띈다. 위기 의식은 40대 팀장들이 특히 심하다. 한 금감원 팀장은 "10년 이상된 팀장들은 공무원 조직화하면 사무관이나 주사만 하다가 얼마 안돼 퇴출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일이 손에 잡히겠느냐"고 토로했다. 1999년 감독기구 통합 이후 입사한 20~30대초반 직원들도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지난해 5기를 맞은 공채 기수들은 "이제 와서 (대학) 동기들이 먼저 자리잡은 공무원 조직에 들어가 '서자' 취급을 받느니 이직하겠다"고 말한다. 사정은 다르지만 공무원 신분의 금감위 직원들도 '조직 변화 바람'에 자유롭지 않은 모습이다. 금융감독기구 개편에 대한 이해가 다르다 보니 한 몸처럼 똘똘 뭉쳤던 금감위·원이 '적'으로 변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접한다. 지난달 금감위·원의 공적 민간기구화에 동조하는 일부 교수들의 심포지엄 강연자료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