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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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파산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놓고 기업의 경영자였던 개인에게 범죄 혐의를 씌울수 있을 것인가. 이 같은 법정 공방이 미국에서 벌어지면서 기업의 사회·윤리적 책임에 대한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회계부정 스캔들 끝에 파산한 에너지 기업 엔론의 전(前)회장겸 최고경영자(CEO)였던 케니스 레이는 지난 8일 사기·투자자 기만 행위 등 11개 혐의로 기소돼 결국 법정에 섰다. 레이는 첫 심리에서 "회사의 파산과 이를 구하지 못한 나의 실패를 지금도 슬퍼하고 있지만, 실패는 범죄와 다르다"며 자신의 법률적 무죄를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에서 경영상황을 모두 챙기기는 어렵다"며 무책임한 발언을 남겼다. 그러나 제임스 코미 법무차관은 "레이는 파산으로 수만명이 일자리를 잃게 만들었고, 회계 부정으로 '주식회사 미국'에 대한 신뢰를 흔들었다"며 그에 대한 유죄를 주장했다. 이와 함께 레이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절친한 사이로 각종 선거에서 정치적 후원자
학창 시절 시험을 앞두고 '벼락치기'를 해 본 경험이 적잖다. 시험을 마친 후 후회하지만 막상 닥치면 '당일치기'나 '초치기'를 하곤 했다. 지난 7일 재정경제부 출입기자들은 팔자에 없는 '당일 초치기'를 경험했다. 자료가 쏟아지는 일이 종종 있긴 하지만 이번 것은 정도가 좀 심했다. 정부가 중소기업을 위한 '종합선물세트'를 내놓은 시각은 오전 11시. 29쪽짜리 요약본을 포함, 책자 4권에 분량은 총 181쪽에 달했다. 74쪽짜리 하반기 경제운용방향까지하면 소설책 한권 분량의 자료가 던져진 셈이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민생경제점검회의 시작 전에는 자료를 배포할 수 없다는 정부 방침탓에 기자들은 단 몇시간만에 책 한권을 정리하는 놀라운(?) 실력을 발휘해야 했다. 사전 브리핑도 없었다. "할 수 있으면 취재해서 써 봐라"(이헌재 경제부총리) 정도가 전부였을 뿐이다. 제대로 된 비판은커녕 '선물'을 받아야 하는 중소기업 관계자들조차 선물 '내용'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정부 관계자도 "
이명박 서울시장의 발언이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잇딴 실언으로 제 무덤을 파는 듯한 느낌마저 주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 4일 오후 교통혼란과 시민 불편을 야기한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대해 대시민 사과성명을 냈다. 물론 `버스개혁'이란 과제의 비중을 따져본다면 일정부분의 시행착오도 인정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 때문에 머리숙여 사과하는 모습을 본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 다소의 동정론도 나왔다. 그로부터 불과 이틀 후. 이 시장은 전혀 다른 속내를 내비췄다. 교통체계 개편과 상관없는 자리에서 그는 대학총장들과 차를 마시며 "반상회는 물론 수차례 안내문과 여러번의 언론보도를 시민들이 쳐다보지도 않고 그냥 버스를 타러와서 문제"라며 혼란과 불편의 책임을 시민에게 슬며시 돌리는 발언을 했다. 이 시장은 그저 가볍게 던졌겠지만, 그가 고개숙이며 했던 사과가 과연 진심이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들게 해준 한마디였다. 말 그대로 속과 겉이 다른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 셈이다. 이번 발언은 `수도
경영난에 몰린 스포츠신문사가 갈수록 영향력이 높아가는 메이저 포털과 맞붙었다. 최근 5개 스포츠신문들이 일제히 대형 포털들의 배만 불리는 제살 깎기식 기사 퍼주기는 더 이상 못하겠다고 일어선 것. 스포츠지들은 지금까지 월 1000만~1500만원을 받고 포털에 뉴스를 제공해왔는데 그 결과 자사 사이트는 다 죽고 포털만 키웠다고 하소연한다. 이들의 포털에 대한 불만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다 콘텐츠 신디케이션 업체가 스포츠지의 수익화를 강구하기 시작하며 기존 포털과의 갈등을 예고했다. 이 과정에서 후발 포털주자로 나선 KTH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양측이 기사 독점 공급 계약을 추진하면서 포털과 스포츠지의 갈등이 본격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번에 불거진 스포츠신문과 포털과의 갈등은 국내 포털 시장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만든다. 원래 포털은 '관문'을 뜻한다. 하지만 이런 의미의 포털은 국내에 없다. 포털이 '관문'이 아닌 '종착역' 노릇을 하기 때문이
국내 자동차산업 노사가 새로운 모험수를 던졌다. 노사는 지난 2일 노사가 공동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공동으로 한국 자동차 발전방향을 논의, 실천하기로 한 것이다. 이 같은 시도는 국내 자동차 산업은 물론 전 산업에 걸쳐 최초라는 점에서도 국민적 관심대상이 됐다. 지금까지는 모두가 승자다. 업종 대표격인 현대차 노사는 협의체 구성에 전격 합의하면서 모두 실리를 취했다. 현대차는 올 임금협상에 협의체 구성을 줄곧 요청한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총파업 이틀만에 조기 임협 합의를 이끌어 냈고 파업 손실도 크게 줄였다. 40일 넘게 파업한 지난해와 비교해도 1조원 이상의 매출 손실을 아꼈다는 계산이다. 현대차 노조도 노사협의체 구성이란 역사적 전환점을 스스로 '쟁취'했다. 백순환 금속연맹 노조위원장은 "개별 사업장을 뛰어넘어 노사 공동의 협의틀을 마련한 것은 국내 노동운동에 획을 긋는 일"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앞으로도 노사 모두 승자로 남을 지는 미지수다 . 사측은 경영과 관
공시 담당자에게 5할대는 괜찮은 타율이다. 나쁜 소식도 어쩔 수 없이 밝혀야 하는 경우도 많은데 10번 공시해 5번이상 주가가 올랐다면 선방한 것이다. 그런데 코스닥기업 아이텍스필의 공시담당자는 타율이 8할대다. 이중 5할 이상이 홈런(상한가)이다. 그는 올들어 19번 공시해 이중 3번만 주가가 내렸고 나머지는 올랐다. 9번은 상한가로 올랐다. 그의 고타율에는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있었다. 그동안 호재를 발표하는데도 오히려 주가가 떨어지는 것을 경험하고는 공시 원칙을 세운 것이다. 그가 소개한 비결은 3가지다. 첫번째는 사전 정보유출을 막아야 한다는 것. 그는 공시정보가 내부자에 의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공시내용과 시점을 철저하게 비밀에 부친다. 담당부서에도 공시후에 공시사실을 통보한다. 두번째는 악재든 호재든 가리지 않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 악재를 숨기다간 자칫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6월15일 자사의 위조어음이 사
한미은행 노조가 사용자측에 4100억원 상당의 36개월치 특별보너스와 별도의 보로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는 내용이 파업 사흘째인 지난 28일 본지 보도로 알려지자 금융노조는 공식적으로 이를 요구한 적이 없다며 펄쩍 뛰었다. 언론 브리핑을 담당하는 금융노조 간부는 "일부 언론에서 왜곡보도를 일삼고 있다"며 "노조파업의 본질을 왜곡하는 거짓보도를 중단하라"고 까지 촉구했다. 이후 노조는 수차례에 걸쳐 다른 언론들을 통해서도 이 내용이 보도되고 '도덕적 해이' 논란이 일자 사측이 의도적으로 흘렸다고 까지 주장했다. 이런 와중에 그동안 언론에 자주 모습을 비치지 않았던 하영구 행장이 1일 오후 기자실을 방문했다. 하 행장은 이 자리에서 36개월치 보너스 지급과 관련, 노조가 협상과정에서 서면으로 정식 이를 요구했었다는 사실을 확인해줬다. 하행장은 노조측의 주장만 언론브리핑을 통해 여과되지 않고 보도되는 것을 더 이상 보고 있을 수 없다고도 했다. 하 행장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노조는 사측
세계 경제의 눈과 귀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결정에 쏠려 있다. FRB의 금리인상 여부는 한국시간으로 내일 새벽 발표될 예정이며 0.25%포인트의 금리인상이 확실시 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134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원이 0.25%포인트의 인상을 예상했을 정도다. 미국의 경제 호전 속도를 보면 0.25%포인트의 인상폭은 다소 적은 감이 있지만 과거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거울 삼아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게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FRB는 지난 1994년 2월부터 1년간 3%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했으며 이로 인해 멕시코의 페소화 위기와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 파산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실제로 최근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이 민주당 폴 사바니 상원의원에게 보낸 답변서에서 1994년 2월 부터 1년간의 급격한 금리인상을 포함해 1988년 3월 부터 1989년 5월까지 3.31%포인
정부가 연일 딱 부러지게 해야 할 것과 두리뭉실 넘어가야 할 것의 선택에서 패착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주 김선일씨 피살 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정부는 이렇다할 협상 한번 해보지 못 하면서 '파병원칙은 불변'이라며 전례없이 명확한 입장을 취했다. 일단은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난 뒤 명확성을 드러내도 늦지 않았을 거라며 많은 사람이 정부의 섣부름을 탓하고 있다. 정부는 AP를 비난하면서도 명확성으로 또다른 설화를 자초했다. 중소기업과 건설경기 연착륙 대책이 임박했다. 정부는 또다시 명확성을 택했다. 뚜껑이 열리기 전 이정우 정책기획위원장은 28일 "경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데 공감하지만 과거 정부가 펼쳤던 단기부양책은 펼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참여정부가 과거 정부와 다른 것은 장기발전을 중시하는 '장기주의'"라며 차별화에도 여전한 의욕을 보였다. 이헌재 부총리도 "과거처럼 주택건설을 경기정책의 수단으로 삼지 않을 것이며 경기가 급랭한다고 해서 양도세 인하 등 부양정책
한미은행 파업 사태의 파장이 금융권 전체로 번질 조짐이다. 금융노조는 28일 한미은행 파업을 지원하기 위해 현재 진행중인 산별교섭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29일에는 금노 차원의 쟁의조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조정 신청 후 15일간의 조정이 실패하면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금융노조의 연대 투쟁 선언으로 한미은행 파업은 한층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됐다. 금융노조 전체가 파업에 들어가게 되면 금융계 노사의 극렬 대치는 불가피하다. 물론 벼랑 끝 협상으로 이어지면서 조속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어느쪽이 될지 현재로선 예상하기 힘들지만 분명한 것은 고객들의 불편과 불안감은 고조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명분이 있다면 사정이 다르다. 한미은행 노조측이 표명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요구 사항은 크게 상장폐지 반대, 독립경영보장, 국부유출 반대, 고용안정 보장 등 4가지이다. 이 가운데 고용안정 보장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안들은 사실상 경영진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한국의 선량한 젊은이,김선일씨가 참담하게 살해됐다. 그의 피살 과정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런데 정부가 그 장면이 담긴 동영상의 유포를 막은 것을 두고 한편에서 '알 권리' 논란을 벌이고 있다. 정보통신부가 동영상이 실린 사이트를 차단하고 관련 검색어를 금지단어로 지정토록 하는 등 통로를 틀어막고 나서면서 일부에서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 최근 한국노총은 '동영상 차단은 국민의 알 권리 침해'라는 내용의 성명서까지 발표했다. 동영상 유포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가 나서서 막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는 주장이다. 노총은 정부가 동영상을 차단한 것은 동영상 유포시 파병반대의 의견이 확산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하지만 김씨가 살해되는 장면이 '알 권리'를 논하면서까지 봐야 할 만큼 이번 사건에서 핵심적인 사안은 아니다. 게다가 '알 권리'가 중요하다고 해도 국익이나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사안
지난 4월 이라크의 '무자헤딘 여단'은 일본인 3명을 납치, 사흘 내에 이라크 주둔 자위대가 철수하지 않을 경우 이들을 살해할 것이라는 영상 메세지를 '알-자지라' 를 통해 보냈다. 그리고 사흘뒤 돌아온 것은 자위대가 아니라 인질들이었다. 지난 20일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 소속 그룹'이라고 밝힌 납치범들은 24시간 이내에 이라크에서 한국군을 철수하지 않을 경우 김선일씨를 죽일 것이라고 같은 방식으로 알려왔다. 그러나 일본과 달리 김선일씨는 생환하지 못했다. 다른 것은 인질들의 생사만이 아니었다. 일본 정부는 사건 발생 초기 무장 세력의 정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지만 현지에서 신뢰를 쌓아 둔 종교 지도자, 부족장들과 물밑 협상을 벌여 인질 석방을 간접적으로 호소하면서 실마리를 찾았다. 일본 정부는 또 미국에도 지원을 요청했다. 인질이 억류된 것으로 알려진 팔루자 지역의 휴전을 요구, 48시간 추가 휴전 연장을 이끌어내면서 무장세력들을 달랬던 것이다. 그러나 한국정부가 협상 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