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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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교통부는 지난해말 기준 미분양 주택이 총 3만8261가구로 1년동안 53%가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10.29대책 이후 1개월 동안 늘어난 미분양 주택만 1만가구를 넘는다. 미분양 무풍지대였던 서울도 동시분양 물량의 30%가량이 미분양으로 쌓이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분양원가 공개, 후분양제 도입 등 악재도 쏟아지고 있다. 서울시 산하 도시개발공사의 상암7단지 분양원가 공개 이후 시민단체와 정치권에서는 ‘분양가 거품빼기’ 운동을 공식화하고 나섰다. 이번에는 결론을 보자고 나서고 있기 때문에 간단히 끝날 문제가 아닌 듯 싶다. 정부가 공공택지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힌 후분양제도 주택업체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선분양 장사에 익숙해져 있고 사업자금대출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아파트 재고가 늘어나면서 주택업체의 경영난이 눈에띄게 심화되고 있다. 지난 2~3년 동안 벌어들인 돈을 한꺼번에 날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주택업체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중소
번호이동성 제도 시행 두달 째로 접어들면서 소위 '장롱폰'이 양산되는 폐해가 발생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안일하기 짝이 없다. '장롱폰'이란 SK텔레콤 가입자가 KTF나 LG텔레콤으로 옮겨가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폰이 쓸모 없게 돼 그냥 집에 방치해 둔 휴대폰을 말한다. 셀룰러 방식의 SK텔레콤 휴대폰은 PCS 방식의 휴대폰으로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지난 한달동안 SK텔레콤 가입자 30만명이 KTF와 LG텔레콤 옮겨갔으니 고스란히 30만개의 장롱폰이 양산된 꼴이다. 휴대폰 한대당 10만원씩만 쳐도 300억원어치의 휴대폰이 사장된 셈. 번호이동성 제도에 따른 중고폰 양산으로 올 한해 발생할 손실이 어림잡아 1000억원은 족히 넘을 것이란 지적이다. 앞으로도 번호이동제도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휴대폰을 새로 구입할 때 일선 대리점에서 기존 휴대폰을 회수하지 않는 한 하루에 1만개씩 불어나는 장롱폰 문제는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휴대폰 부품의 절반 이상이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돌파한 2000년 여름, 김00펀드' '박00펀드' 같은 실명(實名)펀드가 증시를 풍미했었다. 증시침체와 함께 조용히 사라졌던 실명펀드가 요즘 장외에서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민경찬펀드' 투신권 펀드는 '성장형' '안정형' '안정성장형'등으로 분류된다. 이 펀드는 아직 실체가 안갯속이지만 굳이 범주에 넣자면 '권력형' 펀드로 분류해야 할듯하다. '펀드매니저'격인 민씨를 조사했던 당국자는 계약서도 없이 653억원의 자금이 몰렸다는데 대해 "상식이 아닌데..."라고 말을 흐렸다. 하지만 '권력형 펀드'의 불문(不文·不問)약관상 투자조건은 충분하다. 전에는 아무리 작은 병원하나 제대로 못꾸렸다 해도, 또 부동산인지 벤처인지 투자대상도 정하지 못했다해도 펀드매니저가 최고권력자와 사돈이라는데 따질게 뭐 있나. '이헌재 펀드' 이펀드는 저평가된 장외 혹은 구조조정기업 주식에 장기투자하는 '프라이비트 에쿼티 펀드(PEF)'로 분류된다. IMF이후 금융 구조조정을 주도
재계가 시장경제교육의 전도사로 자임하고 반기업 정서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제5단체장이 직접 중고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경제특강을 하는가 하면 대학 총학생회 간부들을 초청해 시장경제 교육을 실시하는 등 각 경제단체들이 다양한 행사와 공익캠페인을 통해 시장과 기업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미스터 쓴소리'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은 지난달 28일에 이어 3일에도 교사들에게 경제특강을 했다. 선생님의 '경제 선생님'을 자청하고 나선 것이다. 닉네임에 맞게 박 회장은 '한국은 규제백화점'이고 '기업에 자유를 달라'며 한국이 얼마나 기업하기 힘든 나라인지를 꼬집었다. 교과서에 기업의 목적은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고 돼 있다며 기업과 시장에 대한 현실 인식이 얼마나 잘못돼 있는지도 지적했다. 기업이 사회에 기여하는 길은 이윤을 많이 내어 재투자함으로써 보다 많은 사람에게 일자리를 주고 세금도 많이 내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회장의 거침없는 말솜씨에 교사들의 호응도 높았다. 많은
삼성증권은 애매모호한 투자의견 대신 딱 부러진 '매수.매도.보유' 투자의견을 내겠다고 발표했다. 황영기 삼성증권 사장은 애널리스트들에게 어정쩡한 투자의견을 내지말고 실력으로 승부하라고 주문했다.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일이다. 종합주가지수가 오르든 떨어지든 상관없이 주가가 오를지 떨어질지 하나로만 승부를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는 곤혹스럽지만 시장의 기대는 크다. 한 펀드매니저는 "이젠 애널리스트들과 전화통화할 필요가 없겠다"며 "투자의견만 봐도 무슨 뜻인지 한눈에 알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어려운 일이지만 '매도' 의견도 서슴없이 내겠다는 게 회사 측의 의지다. 삼성증권은 해낼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적지 않다. 제 아무리 저평가되고 좋은 종목이라도 하락장 앞에선 장사가 없기 때문이다. '주가는 8할이 장세, 2할이 종목'이라는 말도 있다. 종목분석을 아무리 잘 하더라도 장세 때문에 실제 주가는 다르게 움직일 가
갈길 바쁜 국민은행이 노사 갈등으로 술렁거리고 있다. 노조가 은행측의 '신인사방침'에 반발, 본점 로비를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고 명예퇴직도 보이콧하기로 한 것. 사건은 은행측이 지난달 28일 '성과 및 능력주의 인사관리 방침'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신인사방침'은 올해부터 매년 두 차례씩 모든 직원들의 업무성과를 평가, 성적이 낮은 직원에 대해선 연봉의 15% 이상을 삭감하고 후선 배치하겠다는 내용으로 상당히 파격적이다. 이 방침이 발표되기 전까지만 해도 국민은행 노사는 오랫만에 한목소리를 냈다. LG카드 지원방안을 놓고 김정태 행장이 정부와 끝까지 싸우고 있던 시기, 노조도 적극적으로 지원사격을 했다. 게다가 김 행장의 주장이 대부분 관철된 방식으로 LG카드 정상화 방안이 타결되면서 김 행장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지지도도 상승했다. 특히 일반적으로 노조와 한판 싸움이 불가피한 명예퇴직 방안도 별다른 마찰없이노사가 합의했다. 하지만 불과 한달여만에 국민은행 노사 '동거'는
김진표 경제부총리의 말과 행동이 시간이 갈수록 총선 쪽으로 기울고 있다. 그러나 본인은 늘 끝에가서 아니라고 말을 흐린다. 김 부총리를 보면서 2년전을 떠올린다. 일종의 '데자뷰' 현상(과거의 것을 현재 다시 본다는)에 빠지는 것이다. 그래서 2002년 4월12일에 쓴 기자수첩을 찾아봤다. 제목은 '진념 부총리의 우물쭈물'. 당시 경제부총리에서 경기도 지사로 출마했던 '진념'이란 이름을 지우고 '김진표'란 석자를 적어넣으면 다시 내보내도 무방한 칼럼이다. "정치인이 된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 없다" "지금으로선 정치를 할 생각이 없다" "(출마할 지) 그건 모른다" "출마 결심을 못했다" 등등. 뉘앙스를 바꾸며 묘한 여운을 남기는 김 부총리의 어법은 2년전 진 부총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정치의 미덕을 애매모호로 잡는다면 그는 이미 프로 정치인이다. 기자들은 그런 그에게 이제 `경제'를 묻기보다 `정치'를 궁금해 하고 있다. 김 부총리는 이런 사태를 난감해 한다. 언론에 책임을 돌리
최근 ‘웰빙(well-being)’이란 단어가 세간의 화두(話頭)다. 명절상품으로 웰빙세트가 등장하는가 하면 주택업계는 웰빙을 테마로 한 친환경, 건강 아파트 개발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웰빙은 물질적 가치보다 건강과 여유로운 삶을 척도로 삼는다는 뜻으로 주택업체들이 앞다퉈 개발하는 ‘웰빙주택’은 설계 및 평면에서 단지조경, 마감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히 오는 5월말부터 100가구 이상 아파트의 실내유해물질 농도를 측정해 입주민에게 60일 동안 공고토록 하는 ‘실내공기관리법’ 시행을 앞두고 업체들은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유해물질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친환경 자재 도입을 비롯해 오염물질 강제 배출 환기시스템 적용 단지도 나왔다. 하지만 수 년 전부터 건강아파트, 친환경단지 등을 강조해 온 주택업체들의 새삼스런(?) 웰빙 붐을 보노라면 왠지 입맛이 씁쓸하기만 하다. 그 동안 빈번하게 발생했지만 애써 모른 체 해온 ‘새집 증후군’이 모 방송사 다큐멘터리를 통해 불거지자 이
전국적으로 사상 초유의 네트워크 마비 사태를 초래한 '1ㆍ25 인터넷 대란'이 일어난지 어느새 1년이 됐다. IT강국이라는 체면에 크나 큰 생채기를 낸 대형사고를 겪은 뒤 정부는 '사후약방문'식으로나마 사태수습과 정보보호 인프라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정보보호에 관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대응지원센터를 열고, 공공기관 정보보호 사업에 투자도 했다. 하지만 1.25대란의 책임소재는 아직도 가려지지 않아 시민단체와 초고속인터넷업체(ISP)간 맞소송 소동이 이어지고 있다. 보안업계는 1.25대란으로 반짝 주목 받다가 이후 달라진 것이 하나 없다며 여전한 찬밥 신세를 한탄한다. 최근 보안업체 코코넛이 110개 고객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보안의식 설문조사에서도 보안불감증은 여실히 드러난다. 인터넷 대란 후 보안의식이 그대로거나 오히려 낮아졌다는 응답이 75%에 달한 것. 1.25대란 당시를 떠올려보자. 국내 인터넷망이 맥없이 무너지는 모습에 모두가 보안의 중요성을 통감했다. 그러나 그같은
국내 완성차 5개사가 해외 현지조립형 반제품(KD)과 해외생산을 포함, 올해 수출목표를 총 323여만대로 잡았다. 연간 수출 300만대 시대를 여는 것이다. 차업계가 수출목표를 달성하면 지난 95년 연간 수출 100만대를 돌파한지 8년만인 지난해 200만대를 넘어선데 이어 1년만에 다시 300만대의 벽을 뛰어넘는 셈이다. 자동차 업계가 수출 목표를 크게 높인 것은 수출 드라이브로 어려운 내수시장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자동차업계는 해외 공장의 생산.판매대수를 전년 대비 40% 가까이 늘어난 100만대 목표를 세웠다. 이는 국내 자동차산업 사상 최대치로, 국내 자동차산업의 본격적인 해외생산.판매 100만대 시대를 예고하는 것이다. 그러나 자동차업계가 제시한 청사진을 진정 달성하기 위해서는 '저가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벗어나야 가능하다.한국자동차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현대차의 평균수출가격은 99년 7400달러에서 2001년과 2002년 각각 8900달러와 9700달러로 올랐다. 특
외환카드 노사갈등이 결국 법정싸움으로까지 번지게 됐다. 노조는 지난 16일 열린 주주총회가 소액 주주들의 입장이 원천 봉쇄됐고, 의안상정도 제대로 되지 않은 안건이 통과되는 등 절차상 하자가 많았다며 19일 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물론 노조원들은 이날도 외환은행 앞에서 합병저지 집회를 계속했고, 설 연휴에도 고향에 가지않고 전 직원들이 회사에서 숙식을 해결하기로 결정했다. 고향에는 내년에라도 갈 수 있다며 말이다. 사태가 이처럼 돌이키기 힘든 지경에까지 오게 된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정작 협상과정을 지휘해야할 대표이사가 노조의 총파업이 시작된 날부터 출근을 하지 않고 있어 협상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건강상의 이유라는 설명을 하고 있지만 대화할 용의가 있다면 부사장 등에게 위임장을 주고 협상에 임할 수도 있는 문제다. 물론 사측은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협상을 하자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독자생존을 요구하는 등 입장 차가 너무 크다
최근 LG사태를 겪으며 정부와 금융권이 마주한 시장이란 식탁에 '관치'란 오래된 밑반찬이 다시 올라왔다. 맛을 본 사람들은 과거에 비해 톡쏘는 맛은 덜하지만 은근한 짠 맛은 여전했다고 입을 모은다. LG카드와 직접 비교하기는 그렇지만 서울 외환시장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아니 정부의 입김은 '보이지 않는 손'은 커녕 거의 '신(神)의 손'으로 통하고 있다. 외환당국과 딜러, 기업, 은행 등 환시장 참가자들은 매일매일 숨가쁜 게임에 나서지만 당국은 결정적인 순간 '참여자'에서 '조정자'로 얼굴을 바꾼다. 그리고 그 때 마다 영낙없이 '관치'란 밑반찬 논란이 터져 나온다. '게임'이라기보다 '눈치보기'가 더 적합한 표현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변동성을 줄이고 투기세력을 뿌리뽑겠다'는 취지지만 다른 참여자들에겐 결국 '거대한 압력'일 뿐이다. 그런 당국이 이번에는 총알(돈) 대신 아예 '판'을 갈고 나섰다. 국내 금융기관들이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를 살 수 있는 한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