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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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31일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경기도 군포시 산본 구주공 아파트 재건축 조합원들은 요즘 밥맛을 잃은 채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청천벽력과도 소식을 들었다. 자신들의 아파트를 더이상 팔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재건축 조합원은 신축아파트 소유권 등기일까지 지분 전매를 금지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이날 공포와 함께 전격 시행된 것이다. 개정안 입법을 추진한 건설교통부에서조차 2004년 1월 중에 시행될 것이라고 밝힌 상태여서 조합원들의 충격은 더욱 컸다. 단 하루만 빨리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더라도 1763가구에 달하는 아파트 매매는 1회에 한해 가능했다. 그러나 개정안은 이미 31일 0시를 기해 전격 시행됐고, 이 아파트 조합원이 군포시로부터 조합설립 인가증을 손에 받은 것은 이날 오후 12시30분이었다. 이 사건은 작은 발단에 불과하다. 투기과열지구내에서 재건축을 준비 중인 150여개 조합추진위원회가 연합해 정부 개정안에 집단 반
“번호이동성이 소비자를 위한 제도라지만 기존 가입자는 아무런 덕도 못보고 있는 것 같다” “휴대폰 조금 쓰는 사람들은 많이 쓰는 사람들 보조만 해주고 있는 것 아닐까?” 번호이동성을 화두로 던지면 ‘이 기회에 사업자 바꿔봐야 하나’라는 고민 못지 않게 ‘기존 가입자는 소외됐다’는 불만도 쏟아진다. 지금까지 LG텔레콤, KTF가 내놓은 번호이동성 혜택은 주로 사업자를 바꿔 신규가입자가 된 사람이나 휴대폰 이용료가 많은 사람들이 받게끔 돼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품질이 개선됐는지는 눈에 띄지 않는데 마케팅비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으니 기존 고객들은 ‘저러다 나한테 비용부담이 돌아오는 것 아닐까’라는 걱정마저 하고 있다. 비근한 예로 KTF의 10만원 정액제 요금을 들 수 있다. 월 요금이 10만원 이상 나오는 사람은 10만원만 내고 무제한으로 휴대폰을 이용할 수 있다. LG텔레콤 SK텔레콤도 덩달아 유사요금제를 모색중이다. 하지만 이 요금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KTF 고객은 전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수출 호조세는 자명하다. 산업자원부와 무역협회등은 올해 수출이 2200억달러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전망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기회복과 중국의 성장에 따른수요 확대, IT경기의 호조 등으로 전반적인 무역여건이 개선될 것이란 전제를 깔고 있다. 이런 장밋빛 전망이 우리 수출이 늘 잘 달려가는 기차라는 착각에 빠뜨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경계해야 한다. 각 역내국가간 자유무역협정(FTA) 강화는 우리의 수출전선에 커다란 장벽이다. 그동안 FTA 감이 뒤늦었던 아시아 국가들이 미주와 유럽 등의 FTA체결에 따른 피해가 현실화 되면서 지난해 7건이 성사됐을 만큼 활발하다. 아시아에서 몽골과 우리만이 외톨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달초 미국과 칠레간 FTA가 발효돼 칠레시장에서 한국제품의 입지가 더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멕시코도 새해부터 FTA를 맺는 국가에 한해 자동차 수입관세를 철폐하는 대신 FTA 미체결국의 자동차에 대한 관세는 기존 2
삼성전자 주가가 50만원을 넘어서고 종합주가지수가 단숨에 840을 넘어서자 배가 아프다는 사람이 많다. 오르는 주식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질투심과 '진작 살걸'이라는 후회 때문이다. 모 대기업 임원은 "지난해말 삼성전자 주가가 좀 떨어졌을 때 산다 산다하고는 바빠서 시점을 놓쳤다"며 아쉬워했다. '아쉬우면 지금이라도 사면 되지' 싶지만 그게 쉽지가 않다. 너무 많이 올라 지금 사면 손해볼 것 같다. 이런 불안감 때문에 '다시 한번만 떨어지면 그 때는 꼭 사야지'하며 매수 타이밍을 노리게 된다. 그러나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매수 타이밍은 지나간 다음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주식을 사야할 때란 없다"고 말했다. "증시에는 좋은 주식과 나쁜 주식만이 있을 뿐이며 좋은 주식은 언제나 살 수 있기 때문에 주식 투자는 항상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증시가 수십년째 500~1000이라는 박스권에 갇혀 있는데 1000에 샀으면 무조건 손해 아니냐는 반발심이 들지만 종목에 주목하면 관점이
"두달간 허송세월 하다가 이제야 제대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LG카드가 채권단의 자금지원을 받고도 유동성 위기가 재발할 경우 LG그룹이 소요자금의 75%를 책임지도록 한 것에 대한 한 시중은행 임원의 반응이다. '제대로 방향을 잡았다'는 것은 무슨 얘기일까. 쉽게 말해서 일 저지른 사람이 책임지도록 하는 원칙으로 돌아왔다는 의미다. LG카드 사태는 '조급함과 원칙부재'가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게 두달여간 취재를 계속해 온 기자의 생각이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LG카드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는 데 매달려 성급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갑작스럽게 주채권은행을 우리은행으로 변경해 충분한 검토없이 구조조정 계획을 만들었고 우선 2조원의 자금지원부터 했다. 2조원만 투입하면 새로운 주인을 찾아 더이상의 자금지원은 안해도 된다고 했지만 추가로 1조6500억원을 투입키로 했고 감자는 안해도 된다고 했지만 결국 44대1의 감자를 실시키로 했다. 이 같은 성급함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는 객관적 논조와 심층보도로 국제부 기자들에게 교과서 같은 존재다. 그러나 그런 FT가 최근 LG카드 사태와 한국IBM 비리 사건을 보도하면서 잇따라 편향된 시각을 드러내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FT는 6일 한국 정부가 한국IBM에 대해 향후 입찰에서 배제시킬 것이라고 위협(threaten)했다고 보도했다. FT는 공정위 관계자를 인용, 한국 정부기관들이 한국IBM의 담합 및 뇌물 혐의와 관련, 비리 혐의가 최종 확인될 경우 한국IBM에 대해 향후 1개월에서 최대 2년간 공공부문의 입찰에서 제외시킬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담합이나 뇌물 등 불공정한 행위가 확인된 업체에 대해 경쟁 입찰 참여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조치다. 또 FT가 정부의 입찰 배제 움직임을 보도하면서 공정위를 인용한 것도 지적해야 할 부분이다. 한국IBM에 대해 관급 입찰 참여를 제한할 수 있는 최종 권한은 공정위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검찰로부
'LG카드 처리' 란 난제가 수읽기에 몰린 가운데 막판 밀고당기기에 한창인 정부와 시장의 대표선수가 조우했다. 국가 경제란 명분을 앞세우는 김진표 경제부총리와 시장논리를 대변하는'외로운 고수'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6일 오후 '금융기관 신년인사회' 에서 어색한 대면을 한 것이다. 국내 금융계의 고위급 인사 400여명이 참석한 이날 모임에서 이 둘의 일거수 일투족에 좌중의 시선이 집중됐다. 최근 수차례에 걸쳐 상대방에게 가시돋힌 멘트를 날린 바 있는 두 명이 직접 얼굴을 맞대면 과연 어떤 말을 할 것인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그간의 설전을 정리하면 김 부총리는 지난 주말부터 여러 차례의 인터뷰를 통해 "협상은 마무리단계로 막판에 타결될 것" 이라며 채권단을 압박했고 김 행장은 "타결된다는 것은 저쪽 생각"이라고 맞받아 쳤다. 이날 오전에도 두 고수는 "눈앞의 자기 몫에 집착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 부총리), "LG카드의 유동성은 7 ~ 8일까지 걱정없고 지원방침만 확정
서울 용산의 조립PC 업체로 시작해 90년대초 대학가에 `현주 돌풍'을 일으킨 중견 PC업체 현주컴퓨터의 사령탑 김대성 사장이 돌연 `이별'을 고했다. 경기침체에 따른 매출감소와 가격경쟁으로 인한 수익구조 악화를 더 이상 이겨낼 수 없어 PC사업을 정리할 수밖에 없다는 최후 통첩이다. 김 사장이 사내게시판을 통해 밝힌 대로 창업주로서 사업정리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내리기까지 심한 자괴감과 고통을 이해 못 할 바도 아니다. 재기를 위해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을 했지만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저가 경쟁을 무기로 한 현주컴퓨터의 미래는 불보듯 뻔하다는 불가피한 결정이다. 하지만 지난 7월 `구입할 때 가격의 40%를 2년 뒤에 돌려주는' 파워리턴프로그램을 시작하며 영업활동에 박차를 가할 때만 해도, 또 미국 컴퓨터회사인 PCE사와 대규모 공급계약 체결할 때만 해도 직원들은 물론, 대리점 투자자들은 이같은 `사형 선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느닷없는 사업철수 소식에 아연질색한 이들은
"우리 회사가 생산하는 종합 조미료 `쇠고기 다시다'에는 미국산 쇠고기 원료를 4.1%만 사용합니다. 더욱이 이 제품에는 뇌, 척추 등 특정위험물질(SRM) 부위가 아닌 살코기를 원료로 사용하고 있어 안전합니다." 국내 최대 식품그룹인 CJ는 최근 광우병 파동에 따른 자사 제품의 회수여부에 대해 이같이 `안정성'을 강조했다. CJ는 이와함께 향후 생산되는 제품은 이번 광우병과 무관해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호주산 등을 원료로 사용해 공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반영한 조치인 것이다. CJ는 특히 "현재 우리정부는 특정 위험물질(SRM)부위가 아닌 순살코기를 사용하여 제조된 제품은 유통금지를 취하고 있지 않다"면서 "향후 정부정책에 따라 소비자 안전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존 제품 회수여부는 정부정책에 연동시킨다는 입장인 셈이다. 이같은 CJ의 입장은 대상이 미국산 쇠고기를 원료로 쓴 조미료 `쇠고기 감치미'와 가공식품
외환카드가 현금서비스를 재개한지 불과 사흘 만에 이번에는 전산인력을 놓고 노조와 사측이 마찰을 빚고 있다. 외환카드 노조는 승인, 결제, 여신, 매입, 정산 등 대고객서비스 핵심 전산인력 5명이 행방불명된 상태여서 확인해 본 결과 회사 측이 인력을 강압적으로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용자측에서는 부분파업이 진행중인 상황이어서 전산마비 등의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전산 필수 인력을 확보해 놓은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아직은 부분파업 중이여서 전산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지만 전면 파업에 들어갈 경우 이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이해되지 않는 측면이 많다. 먼저 비상시를 위해 인력을 빼내 정상 업무에 지장을 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질 않는다. 일반적인 경우 파업에 대비하기 위한 대체 인력은 비조합원이나 퇴직자를 활용하는 게 보통이다. 전산인력을 딴 곳으로 출근하게 하는 것 역시 이해하기 힘들다. 필수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조류 독감의 파장이 계속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발 광우병 공포까지 엄습했다. 미국이 사상 처음으로 광우병에 걸린 소가 발견됐다고 발표하자 세계 각국은 일제히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금지 조치를 내렸다. 광우병 발표가 나온지 24시간만에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EU 등 18개국이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중단했다. 특히 대만과 싱가포르는 광우병 발병사실이 공식 확인될 경우 잠복기까지 감안해 최대 7년까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금지하겠다는 강경한 방침을 발표했다. 일본은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가 있은지 3시간도 안돼 후쿠다 야스오 관방장관이 직접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키로 결정했으며 뼈를 비롯한 쇠고기 부산물도 회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실 미국 정부와 축산업계의 자제호소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각국이 거의 동시에 수입금지 조치를 내린데는 일본 정부의 즉각적인 대응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광우병 파장으로 24일(현지시간) 뉴욕
'현금서비스 한도를 초과했습니다' 기다렸던 돈은 나오지 않고 차가운 메시지만 인출기 화면에 뜰때 느끼는 기분은 씁쓸하다. 외환카드 10년 고객인 기자도 한달쯤 전에 10만원을 빌려썼던 '전과'때문인지 23일 현금서비스를 거절당했다. 당장 막아야 할 빚이라도 있는 사람들이라면 씁쓸함을 넘어 절망감이 들 것이다.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위원회 앞에서는 외환카드 노조원들이 '고객을 볼모로 현금서비스를 중단한 대주주'를 성토하며 시위를 했다. 그러나 막대한 돈을 까먹고 유동성 위기에 몰렸으면서도 갖가지 조건을 내세워 합병반대 파업을 하고 있는 직원들을 보는 고객들의 시선은 더 사나웠으면 사나웠지 나을게 없다. 서비스를 거절당한 씁쓸함과, 고객을 외면하는 회사에 대한 분노의 밑바닥에는'카드를 긁으면 현금은 자동으로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 언론 역시 현금서비스를 받지못한 고객을 '선의의 피해자'로 묘사하곤 한다. 사전고지도 없이 서비스를 중단한 카드사를 옹호할 이유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