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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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행정자치부가 발표한 '재산세 건물과표 최종안'을 보면 정부가 최종안을 놓고 얼마나 고심했는 지 흔적이 역력하다. 서울시의 거센 반발로 최종안 발표가 연기되는 등 진통을 거듭한데다, 일부 지자체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가감산율 조정권을 지자체에 부여한데서 그 고심의 강도를 엿볼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조세 형평성을 달성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크게 훼손하지 않아 다행이다. 재산세 최종안의 수혜대상인 기준시가 3억원 이하 주택이 강남 서초 송파 등 `빅3` 자치구에는 7만3000가구로 해당 지역 전체의 9.5%에 불과, 안정세를 보이는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동산 보유세 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도 보여줬다. 물론 한꺼번에 세금을 6∼7배 인상하는 것이 `과도`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행자부가 제시한 사례 가운데 강남구 A아파트 25평형(기준시가 5억300만원)을 보자. 이번 개편으로 재산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도 11만6
외국자본이 국내 금융시장을 과점하자 정부는 부랴부랴 외국계에 맞설 토종 대항마, 즉 프라이빗 에쿼티 펀드(PEF)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국회 결정과 정부 정책을 보면서 진정 대항마를 키울 마음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10일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안 중 주식과 부동산을 전면 허용하는 조항을 삭제했다. 연기금의 주식 부동산 투자를 지금처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기금운용계획에 반영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한 것이다. PEF를 키우려면 최소 5년간을 인내하면서 투자해줄 자금원이 필요하다. 업계는 연기금이 PEF 활성화를 촉발시킬 수 있는 주축이 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연기금의 주식투자가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상황에서 PEF에 투자하기는 어렵게 됐다. 대항마가 되려면 PEF 규모는 수조원에 달해야 한다. 연기금이 없이 개인 투자자들의 수천만원, 수억원 자금을 조금씩 모아 가능한 일인가. 정부는 또 2005년부터 투자자문업에 대해 부가세를 과세하겠
방카슈랑스가 시행된 지 넉달째다. 아직 손익계산서를 따져 보기에는 이른 감이 들지만 현재 시점에서 봤을 때 역시 대형 보험사가 실리를 챙기고 있는 것같다. 금융감독원은 처음 방카슈랑스 제도를 도입할 때 중소형 보험사를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독점판매를 금지하고 은행마다 한 보험사의 상품 판매비중이 5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을 만들었다. 이는 한 은행에서 독점판매를 꿈꾸던 외국계를 견제하고, 브랜드 인지도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대형 보험사의 독주를 막기 위한 방편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50% 룰'이 오히려 대형 보험사를 도와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으니 아이러니다. 9월부터 11월말까지 생보사의 방카슈랑스 판매실적을 보면 교보생명이 3만6000건으로 가장 많이 판매했다. 2위는 동양생명. 초회보험료를 기준으로는 신한생명과 AIG생명이 선두다. 아직까지는 교보생명을 제외하고는 중소형사나 외국계가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12월부터는 '50% 룰'에 따라 은행들이 중소형사나 외
'후세인 효과'가 단명했다. 지난 주말(14일)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체포 소식으로 크게 술렁거렸던 세계 금융시장은 하루만에 다시 본래 자리로 되돌아왔다. 15일 후세인 체포 소식이 알려진 후 처음 문을 연 뉴욕 증시는 초반 강세를 지키지 못하고 하락 마감했다. 반등 조짐을 보이던 달러화는 유로화 대비 사상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으며 국제유가는 배럴당 33달러를 웃도는 고공비행을 계속했다. 아직 중장기적인 경제 파장을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시간이 가면서 처음의 흥분과 기대를 대신해 차츰 냉정한 현실인식이 자리를 잡아가는 분위기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 정세가 후세인의 체포로 사실상 달라질 것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후세인이 이라크내 저항세력과 연계돼 있지 않다는 것은 미군 당국에 의해 확인된 사실이다. 게다가 후세인의 두 아들인 우다이와 쿠사이가 미군에 의해 사살될 당시처럼 그의 체포에 자극받은 저항세력들의 공세가 더욱 격화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후세인을 전범 재판에 회부
노무현 대통령이 또 한번 '대통령직'을 걸었다. 노 대통령은 지난 14일 4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내가 모르는 불법선거자금이 밝혀져 우리가 쓴 불법자금 규모가 한나라당의 10분의 1을 넘으면 (대통령)직을 걸고 정계를 은퇴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당연히 언론은 노 대통령의 발언을 대서특필했다. "걸핏하면 폭탄선언 정치도박인가" "대통령직 걸고 게임하나" 등 대부분이 '폭탄선언'으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논조였다. 현재 진행중인 검찰 수사에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노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걸고 발언한 것은 알려진 것만 벌써 세번째다. 어렵게 선택해서 뽑은 대통령이 틈만나면 "대통령 못해먹겠다"다거나 "그만 두겠다"고 하면 국민들은 불안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노 대통령이 이같은 발언들을 반복하는 이유는 뭘까. 좋게 해석하면 나름대로 확고하게 갖고 있는 '정치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신념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정치개혁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어느
모 이동통신 회사 영업사원으로 일하는 후배에게 내년부터 실시되는 번호이동성 제도에 대해 현장에서는 어떻게 느끼냐고 물어봤다. "관성의 법칙이란 게 있어서, 웬만하면 잘 안 움직이려고 한다"는 이 후배의 말에 따르면 쇠심줄같은 소비자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좋은 말은 "앞으로 요금이 얼마나 싸질지"에 대한 설명보다는 "바로 지금 주머니에서 꺼내야 하는 돈, 즉 단말기와 가입비가 얼마나 싼가"에 대한 설명이라고 한다. 그러니, LG텔레콤이 약정할인제 유지에 목매는 것도 이유가 있다. 그동안 약정할인을 `공짜 단말기'라는 말로 돌려 선전하면서 꽤 좋은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마케팅은 단 몇초 동안에 승부가 난다는데 모든 사업자가 자사 서비스 우수성을 구구절절히 설명하기보다 눈에 반짝 띄는 어구를 이용하고 싶어하는 것도 이상할 건 없다. 덕분에 요즘 소비자들은 이처럼 번호이동성과 관련된 각종 자극적 문구를 수시로 접하게 된다. 하지만 사업자들이 지나치게 자사 위주의 광고지를 만들어 뿌리고
"그동안 1등 지향주의 빠져 너무 앞만 보고 뛴게 아닌지, 위기관리에 긴장이 풀려 있었던 것은 아닌지 자성하고 있습니다." 재계 2위인 LG그룹의 한 핵심 임원은 요즘 체면이 말이 아니라며 이렇게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150억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한나라당에 건넨 사실이 검찰수사에서 밝혀짐에 따라 LG가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물론 불법대선자금 문제는 LG만의 일은 아니다. 삼성 롯데 금호등 대선자금 제공에서 자유로운 대기업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LG가 유독 상처받는 이유는 지금까지 표방해 온 `정도경영 투명경영'에 흠집을 입었기 때문이다. LG는 일찌기 지주회사를 설립, 대기업의 모범적 지배구조로 평가받았다. 글로벌 시대의 생존전략으로 세계일류 기업 지향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1등 제품 1등 기업'에 경영역량을 쏟은 이유도 글로벌 시대의 무한경쟁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한 것이었다. 이런 LG가 불법대선자금의 `한방'은 큰 상처를 입혔다. 임원의 독백처럼 LG 답지 않은
동원증권 마케팅본부가 요즘 애써 웃음을 감추고 있다. 증권사 가운데 약정순위가 밀려 온라인전문증권사 밑으로 떨어지던 몇달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마케팅본부는 증권업계에 논란을 몰고온 수수료 정액제인 '와이즈클럽(Wise club)' 제도을 고안한 부서다. 동원증권은 지난 10월13일 거래금액에 연동하던 수수료 체계를 건당 7000원으로 바꿨다. 모험이었다. '제살깎기' '불공정거래' 등 업계의 비난이 이어졌다. 일선지점 등 내부 반발도 만만치않았다. 증권업계는 "제살깎기 경쟁으로 모두 죽게 생겼다"며 원망했다. 증권사들이 거액투자자에 대해서는 협의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행 두 달을 앞두고 동원증권의 계좌수가 정액제 시행전에 비해 20~30%가량 늘었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갈수록 신규계좌가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동원측은 공식 발표를 미루고 있다. 제도시행후 3개월정도가 지나면 성과를 얘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어디 다른 데로 옮기고 싶은 데 마땅한 자리는 없고, 그렇다고 눌러 있자니 눈치가 보인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속담이 뼈저리게 와 닿는다." 최근 만난 한 카드사 직원이 내뱉은 푸념이다. 말 그대로 회사가 나를 버리기 전에 다른 자리로 빨리 옮겨야 할지, 그래도 끝까지 살아남아야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건 이 사람만의 고민은 아닌 것 같다. 얼마 전에는 취재차 한 카드사 사무실을 찾아갔다가 그냥 나온 적이 있다.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나와 있는 랜선이며, 주인없는 책상 등마치 문을 닫아버린 사무실 같아서였다. 최근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는 카드업계의 쓸쓸한 풍경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계속 된다면 구조조정에 따른 경비절감 효과 보다 더 큰 것을 잃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감원 이후에 밝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마치 장례식장에서 웃는 것처럼 비춰지기 때문에 구성원 모두가 침체되기 쉽고 결과적으로 조직 전체 분위기가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할 일을 다 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지난 4일 외국산 철강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조치를 철회하면서 한 말이다. 세계무역기구(WTO)의 협정 위반 최종 판정을 나온 지 한 달여 만에 내려진 미국 측의 결정이었다. 그러나 크게 반발해야 할 미 철강업계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철강업계의 로비작업을 주도해 온 인터내셔널 스틸 그룹(ISG)의 회장인 윌버 로스는 최근 세이프가드 존속을 위한 노력을 더이상 기울이지 않겠다고 말해, 순순히 대세를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 당초 부시 행정부가 약속한 세이프가드 보장기간이 1년 이상 남았고, 주요 철강 회사들이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스윙 스테이츠'(Swing States)에 위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철강업계의 이같은 반응은 의외로 비춰진다. 미국은 표면적으로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보복관세 압력때문에 세이프가드를 철회하는 수순을 밟았다. 그러나 속내를 살펴보면 미 철강산업은 지난 20개월 간 세이프가드로 실리
주택업계에 분양가 인하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19일부터 시작된 파주 교하지구에서 참여업체들은 당초 720만∼730만원대까지 책정해 놓은 분양가를 평당 평균 30만원 가량 낮춰 분양승인을 받았다. 분양가 낮추기는 4일 청약접수를 받는 서울 11차 동시분양에서도 일어났다. 모두 16개 사업장 가운데 7개 사업장이 서울시 발표 당시보다 최고 7.0% 정도 분양가 인하를 단행한 것. 불과 며칠새 수백억원에 달하는 분양이익을 포기한 셈이다. 일견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업체들 스스로 조정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해당 자치단체의 인하 권고와 함께 최근 얼어붙은 신규분양시장을 우려, 분양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지책이어서 뒷맛이 개운치가 않다. 파주 교하의 경우 해당 자치단체인 파주시측이 "평균 평당분양가를 700만원이하로 낮추지 않을 경우 분양승인을 내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아 어쩔 수없이 가격을 내린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11차 동시분양 역시 강남권마저
이정재 위원장은 4일 한국금융연구원 주최 금융경영인 조찬강연에서 은행장 등 금융회사 대표들을 모아놓고 강연을 했다. 불필요한 논란을 막기 위해 원고를 토씨 하나 안틀리게 읽는 대신 ,사전에 꼼꼼히 보는 이위원장이지만 유독 이번에는 전날 밤늦게까지 거듭 검토했다. 모처럼 금융기관장들을 한데 모아놓고 이야기를 풀어간 위원장은 "병이 깊어졌을때 치료하는 명의 편작보다 환자의 얼굴빛만으로 병을 예방하는 편작의 형들이 더 훌륭한 의사"라며 편작의 형이 되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뒤집어보면 편작의 형은 못됐을망정, 깊은 병을 신묘하게 고치는 편작은 된다는 자신감으로도 들린다. 원고 앞부분에서 "관치금융 비판도 있었으나 책임감을 가지고 신속하게 대처했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평소엔 시장의 자율이 중요하지만, 정부가 나서야 할땐 관치이야기를 듣더라도 빠르고 정확하게 할일을 해야 한다는게 이위원장의 소신이다. 학창시절 야구 투수까지 했던 그는 홈플레이트를 살짝 걸치며 상대방을 속이는 기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