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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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경제부총리의 말과 행동이 시간이 갈수록 총선 쪽으로 기울고 있다. 그러나 본인은 늘 끝에가서 아니라고 말을 흐린다. 김 부총리를 보면서 2년전을 떠올린다. 일종의 '데자뷰' 현상(과거의 것을 현재 다시 본다는)에 빠지는 것이다. 그래서 2002년 4월12일에 쓴 기자수첩을 찾아봤다. 제목은 '진념 부총리의 우물쭈물'. 당시 경제부총리에서 경기도 지사로 출마했던 '진념'이란 이름을 지우고 '김진표'란 석자를 적어넣으면 다시 내보내도 무방한 칼럼이다. "정치인이 된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 없다" "지금으로선 정치를 할 생각이 없다" "(출마할 지) 그건 모른다" "출마 결심을 못했다" 등등. 뉘앙스를 바꾸며 묘한 여운을 남기는 김 부총리의 어법은 2년전 진 부총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정치의 미덕을 애매모호로 잡는다면 그는 이미 프로 정치인이다. 기자들은 그런 그에게 이제 `경제'를 묻기보다 `정치'를 궁금해 하고 있다. 김 부총리는 이런 사태를 난감해 한다. 언론에 책임을 돌리
최근 ‘웰빙(well-being)’이란 단어가 세간의 화두(話頭)다. 명절상품으로 웰빙세트가 등장하는가 하면 주택업계는 웰빙을 테마로 한 친환경, 건강 아파트 개발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웰빙은 물질적 가치보다 건강과 여유로운 삶을 척도로 삼는다는 뜻으로 주택업체들이 앞다퉈 개발하는 ‘웰빙주택’은 설계 및 평면에서 단지조경, 마감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히 오는 5월말부터 100가구 이상 아파트의 실내유해물질 농도를 측정해 입주민에게 60일 동안 공고토록 하는 ‘실내공기관리법’ 시행을 앞두고 업체들은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유해물질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친환경 자재 도입을 비롯해 오염물질 강제 배출 환기시스템 적용 단지도 나왔다. 하지만 수 년 전부터 건강아파트, 친환경단지 등을 강조해 온 주택업체들의 새삼스런(?) 웰빙 붐을 보노라면 왠지 입맛이 씁쓸하기만 하다. 그 동안 빈번하게 발생했지만 애써 모른 체 해온 ‘새집 증후군’이 모 방송사 다큐멘터리를 통해 불거지자 이
전국적으로 사상 초유의 네트워크 마비 사태를 초래한 '1ㆍ25 인터넷 대란'이 일어난지 어느새 1년이 됐다. IT강국이라는 체면에 크나 큰 생채기를 낸 대형사고를 겪은 뒤 정부는 '사후약방문'식으로나마 사태수습과 정보보호 인프라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정보보호에 관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대응지원센터를 열고, 공공기관 정보보호 사업에 투자도 했다. 하지만 1.25대란의 책임소재는 아직도 가려지지 않아 시민단체와 초고속인터넷업체(ISP)간 맞소송 소동이 이어지고 있다. 보안업계는 1.25대란으로 반짝 주목 받다가 이후 달라진 것이 하나 없다며 여전한 찬밥 신세를 한탄한다. 최근 보안업체 코코넛이 110개 고객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보안의식 설문조사에서도 보안불감증은 여실히 드러난다. 인터넷 대란 후 보안의식이 그대로거나 오히려 낮아졌다는 응답이 75%에 달한 것. 1.25대란 당시를 떠올려보자. 국내 인터넷망이 맥없이 무너지는 모습에 모두가 보안의 중요성을 통감했다. 그러나 그같은
국내 완성차 5개사가 해외 현지조립형 반제품(KD)과 해외생산을 포함, 올해 수출목표를 총 323여만대로 잡았다. 연간 수출 300만대 시대를 여는 것이다. 차업계가 수출목표를 달성하면 지난 95년 연간 수출 100만대를 돌파한지 8년만인 지난해 200만대를 넘어선데 이어 1년만에 다시 300만대의 벽을 뛰어넘는 셈이다. 자동차 업계가 수출 목표를 크게 높인 것은 수출 드라이브로 어려운 내수시장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자동차업계는 해외 공장의 생산.판매대수를 전년 대비 40% 가까이 늘어난 100만대 목표를 세웠다. 이는 국내 자동차산업 사상 최대치로, 국내 자동차산업의 본격적인 해외생산.판매 100만대 시대를 예고하는 것이다. 그러나 자동차업계가 제시한 청사진을 진정 달성하기 위해서는 '저가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벗어나야 가능하다.한국자동차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현대차의 평균수출가격은 99년 7400달러에서 2001년과 2002년 각각 8900달러와 9700달러로 올랐다. 특
외환카드 노사갈등이 결국 법정싸움으로까지 번지게 됐다. 노조는 지난 16일 열린 주주총회가 소액 주주들의 입장이 원천 봉쇄됐고, 의안상정도 제대로 되지 않은 안건이 통과되는 등 절차상 하자가 많았다며 19일 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물론 노조원들은 이날도 외환은행 앞에서 합병저지 집회를 계속했고, 설 연휴에도 고향에 가지않고 전 직원들이 회사에서 숙식을 해결하기로 결정했다. 고향에는 내년에라도 갈 수 있다며 말이다. 사태가 이처럼 돌이키기 힘든 지경에까지 오게 된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정작 협상과정을 지휘해야할 대표이사가 노조의 총파업이 시작된 날부터 출근을 하지 않고 있어 협상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건강상의 이유라는 설명을 하고 있지만 대화할 용의가 있다면 부사장 등에게 위임장을 주고 협상에 임할 수도 있는 문제다. 물론 사측은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협상을 하자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독자생존을 요구하는 등 입장 차가 너무 크다
최근 LG사태를 겪으며 정부와 금융권이 마주한 시장이란 식탁에 '관치'란 오래된 밑반찬이 다시 올라왔다. 맛을 본 사람들은 과거에 비해 톡쏘는 맛은 덜하지만 은근한 짠 맛은 여전했다고 입을 모은다. LG카드와 직접 비교하기는 그렇지만 서울 외환시장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아니 정부의 입김은 '보이지 않는 손'은 커녕 거의 '신(神)의 손'으로 통하고 있다. 외환당국과 딜러, 기업, 은행 등 환시장 참가자들은 매일매일 숨가쁜 게임에 나서지만 당국은 결정적인 순간 '참여자'에서 '조정자'로 얼굴을 바꾼다. 그리고 그 때 마다 영낙없이 '관치'란 밑반찬 논란이 터져 나온다. '게임'이라기보다 '눈치보기'가 더 적합한 표현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변동성을 줄이고 투기세력을 뿌리뽑겠다'는 취지지만 다른 참여자들에겐 결국 '거대한 압력'일 뿐이다. 그런 당국이 이번에는 총알(돈) 대신 아예 '판'을 갈고 나섰다. 국내 금융기관들이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를 살 수 있는 한도를
지난해 12월31일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경기도 군포시 산본 구주공 아파트 재건축 조합원들은 요즘 밥맛을 잃은 채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청천벽력과도 소식을 들었다. 자신들의 아파트를 더이상 팔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재건축 조합원은 신축아파트 소유권 등기일까지 지분 전매를 금지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이날 공포와 함께 전격 시행된 것이다. 개정안 입법을 추진한 건설교통부에서조차 2004년 1월 중에 시행될 것이라고 밝힌 상태여서 조합원들의 충격은 더욱 컸다. 단 하루만 빨리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더라도 1763가구에 달하는 아파트 매매는 1회에 한해 가능했다. 그러나 개정안은 이미 31일 0시를 기해 전격 시행됐고, 이 아파트 조합원이 군포시로부터 조합설립 인가증을 손에 받은 것은 이날 오후 12시30분이었다. 이 사건은 작은 발단에 불과하다. 투기과열지구내에서 재건축을 준비 중인 150여개 조합추진위원회가 연합해 정부 개정안에 집단 반
“번호이동성이 소비자를 위한 제도라지만 기존 가입자는 아무런 덕도 못보고 있는 것 같다” “휴대폰 조금 쓰는 사람들은 많이 쓰는 사람들 보조만 해주고 있는 것 아닐까?” 번호이동성을 화두로 던지면 ‘이 기회에 사업자 바꿔봐야 하나’라는 고민 못지 않게 ‘기존 가입자는 소외됐다’는 불만도 쏟아진다. 지금까지 LG텔레콤, KTF가 내놓은 번호이동성 혜택은 주로 사업자를 바꿔 신규가입자가 된 사람이나 휴대폰 이용료가 많은 사람들이 받게끔 돼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품질이 개선됐는지는 눈에 띄지 않는데 마케팅비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으니 기존 고객들은 ‘저러다 나한테 비용부담이 돌아오는 것 아닐까’라는 걱정마저 하고 있다. 비근한 예로 KTF의 10만원 정액제 요금을 들 수 있다. 월 요금이 10만원 이상 나오는 사람은 10만원만 내고 무제한으로 휴대폰을 이용할 수 있다. LG텔레콤 SK텔레콤도 덩달아 유사요금제를 모색중이다. 하지만 이 요금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KTF 고객은 전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수출 호조세는 자명하다. 산업자원부와 무역협회등은 올해 수출이 2200억달러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전망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기회복과 중국의 성장에 따른수요 확대, IT경기의 호조 등으로 전반적인 무역여건이 개선될 것이란 전제를 깔고 있다. 이런 장밋빛 전망이 우리 수출이 늘 잘 달려가는 기차라는 착각에 빠뜨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경계해야 한다. 각 역내국가간 자유무역협정(FTA) 강화는 우리의 수출전선에 커다란 장벽이다. 그동안 FTA 감이 뒤늦었던 아시아 국가들이 미주와 유럽 등의 FTA체결에 따른 피해가 현실화 되면서 지난해 7건이 성사됐을 만큼 활발하다. 아시아에서 몽골과 우리만이 외톨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달초 미국과 칠레간 FTA가 발효돼 칠레시장에서 한국제품의 입지가 더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멕시코도 새해부터 FTA를 맺는 국가에 한해 자동차 수입관세를 철폐하는 대신 FTA 미체결국의 자동차에 대한 관세는 기존 2
삼성전자 주가가 50만원을 넘어서고 종합주가지수가 단숨에 840을 넘어서자 배가 아프다는 사람이 많다. 오르는 주식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질투심과 '진작 살걸'이라는 후회 때문이다. 모 대기업 임원은 "지난해말 삼성전자 주가가 좀 떨어졌을 때 산다 산다하고는 바빠서 시점을 놓쳤다"며 아쉬워했다. '아쉬우면 지금이라도 사면 되지' 싶지만 그게 쉽지가 않다. 너무 많이 올라 지금 사면 손해볼 것 같다. 이런 불안감 때문에 '다시 한번만 떨어지면 그 때는 꼭 사야지'하며 매수 타이밍을 노리게 된다. 그러나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매수 타이밍은 지나간 다음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주식을 사야할 때란 없다"고 말했다. "증시에는 좋은 주식과 나쁜 주식만이 있을 뿐이며 좋은 주식은 언제나 살 수 있기 때문에 주식 투자는 항상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증시가 수십년째 500~1000이라는 박스권에 갇혀 있는데 1000에 샀으면 무조건 손해 아니냐는 반발심이 들지만 종목에 주목하면 관점이
"두달간 허송세월 하다가 이제야 제대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LG카드가 채권단의 자금지원을 받고도 유동성 위기가 재발할 경우 LG그룹이 소요자금의 75%를 책임지도록 한 것에 대한 한 시중은행 임원의 반응이다. '제대로 방향을 잡았다'는 것은 무슨 얘기일까. 쉽게 말해서 일 저지른 사람이 책임지도록 하는 원칙으로 돌아왔다는 의미다. LG카드 사태는 '조급함과 원칙부재'가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게 두달여간 취재를 계속해 온 기자의 생각이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LG카드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는 데 매달려 성급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갑작스럽게 주채권은행을 우리은행으로 변경해 충분한 검토없이 구조조정 계획을 만들었고 우선 2조원의 자금지원부터 했다. 2조원만 투입하면 새로운 주인을 찾아 더이상의 자금지원은 안해도 된다고 했지만 추가로 1조6500억원을 투입키로 했고 감자는 안해도 된다고 했지만 결국 44대1의 감자를 실시키로 했다. 이 같은 성급함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는 객관적 논조와 심층보도로 국제부 기자들에게 교과서 같은 존재다. 그러나 그런 FT가 최근 LG카드 사태와 한국IBM 비리 사건을 보도하면서 잇따라 편향된 시각을 드러내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FT는 6일 한국 정부가 한국IBM에 대해 향후 입찰에서 배제시킬 것이라고 위협(threaten)했다고 보도했다. FT는 공정위 관계자를 인용, 한국 정부기관들이 한국IBM의 담합 및 뇌물 혐의와 관련, 비리 혐의가 최종 확인될 경우 한국IBM에 대해 향후 1개월에서 최대 2년간 공공부문의 입찰에서 제외시킬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담합이나 뇌물 등 불공정한 행위가 확인된 업체에 대해 경쟁 입찰 참여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조치다. 또 FT가 정부의 입찰 배제 움직임을 보도하면서 공정위를 인용한 것도 지적해야 할 부분이다. 한국IBM에 대해 관급 입찰 참여를 제한할 수 있는 최종 권한은 공정위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검찰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