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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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5년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라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킨 적이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제 구실을 못 하는 것을 꼬집으며 한 말이었다. 당시 행정부 내에서는 '그래도 3류라니, 정치권보다는 낫구나. 하지만 기업인이 감히 정부 당국을 비난해' 라는 눈흘김도 적지 않았다. 그후 8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지난 한주 우리는 개인신용과 인터넷이라는 현대사회의 근간을 뒤흔드는 사건을 두 가지나 겪었다. 전직 은행원이 낀 카드 위조단이 개인신용을 이용해 여러 계좌의 돈을 자기 집 안방의 금고에 있는 것처럼 꺼내 썼고, 주말에는 웜 바이러스로 9시간이나 인터넷 불통 사태가 벌어졌다. 그 시간 동안 당국은 무얼 했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정보통신부는 부산하게 관계자 대책회의를 열었고 금융감독원 담당자들도 대책마련에 분주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정통부는 '국민행동요령' 이라는 '뻣뻣한' 이름의 대응책을 홈페이지에 공지했고, 금감원은 '추가 피
`준 전시상황'. 지난 24일 전국적으로 인터넷 사이트가 마비된 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한 말이다. 국민의 58%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초고속 터넷 가입가구수가 1000만을 넘어선 우리나라에서 인터넷 불통은 또다른 `핵폭탄'이었다. 이 불시에 떨어진 무기에 대해 아무런 방비도 없었고 떨어진 후의 대응조치를 보면 보안불감증을 실감케 한다. 지금까지 조사된 바로는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데이터베이스관리(DBMS) 프로그램인 SQL의 허점을 이용한 웜바이러스가 데이터 폭주현상을 일으켜 인터넷 접속을 지연시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사태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이유는 초동 대응이 미비했던 점을 들지 않을 수 없다. 최초 인터넷 마비사태가 일어났을 때 대부분은 해킹에 의해 KT의 DNS가 다운된 것만으로 파악했다. 이 때문에 각 업체의 네트워크 관리자들은 KT의 복구만을 기다렸다. 이에 대해 정통부도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몇몇 보안업체에 의해 웜 바이러스임이 밝혀지기까지 1위 통신업체인 K
외국의 유명 펀드매니저들은 모니터를 보지않는 날도 있다고 한다. 심지어 한달동안 한적한 휴양지에서 휴가를 보내기도 한다. 한국의 펀드매니저들에게는 꿈만 같은 얘기다. 새벽 7시전에 출근해 12시간이상 사무실에서 보내기 일쑤다. 회의와 매매를 반복한다. 데이트레이더에 가까운 펀드매니저들도 한둘이 아니다. "한국의 펀드매니저들은 너무 힘든거 아닌가요"라고 대형투신운용사 A본부장에게 물었다. 그의 대답은 좀 의외였지만 명쾌했다. "외국 펀드매니저들은 고민을 하고, 우리 펀드매니저들은 고생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요" 고민과 고생의 차이다. 우리 펀드매니저들은 몸고생, 맘고생을 많이 할 뿐 진정한 고민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펀드매니저에 대한 평가시스템이 잘못된 데 따른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급등락하는 시장에서 길어야 1년, 짧게는 한달 아니 한주간의 실적을 평가하는 관행이 문제라는 얘기다. 펀드매니저 스스로 운용철학을 가지고 펀드를 운용해나갈 수 없는 구조다. 실제로 우리 매니
검찰은 얼마전 상장사 기라정보통신의 전 최대주주 3명을 잇달아 구속했다. 최대주주 중 한 사람은 회사 예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수법으로 67억원을, 그 전 최대주주이던 두 사람도 관계사에 회삿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수십억원을 각각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 최대주주들이 돌아가며 회삿돈을 빼가는 마당에 회사가 멀쩡할리 없다. 회사는 이미 최종부도를 맞고 상장폐지가 확정된 상태다. 주가는 200원으로 떨어져 정리매매까지 끝나면 완전히 휴지조각이 된다. 최대주주들이 기라정보통신의 회삿돈을 횡령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0년. 이 회사가 지난 2001년 2월21일 금융감독원, 증권거래소 전자공시에 `최대주주 등을 위한 채무공시'를 한 것을 보면 166억원의 손실을 냈으면서 최대주주 등에 235억원의 담보를 제공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1년이 넘게 계속 자금이 유출되는 것이 방치됐다. 이들의 비리가 밝혀진 것도 우연에 가깝다. 서울지검 동부지청의 한 검사가 경제사범에 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대통령 선거공약에도 없던 `후분양제`를 들고 나오면서 주택시장이 발칵 뒤집혔다. 우선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주택공급 감소로 가격이 급격히 올라 서민들의 내집마련이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국가 경제면에서도 많은 주택업체들이 자금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도산할 수 있다는 점이 주요 반대논리중의 하나로 거론된다. 중도금으로 사업자금을 대던 관행이 사라져 어떻게든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아야하기 때문이다. 사업비가 수조원대에 이르고, 수년에 걸쳐 여러 공사가 진행되는 건설업 특성을 감안할 때 회사 돈으로 비용을 대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게 사실이다. 그래서 건설업체들의 반발이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체 입장에선 말그대로 `아킬레스건`인 셈이다. 하지만 찬성론자의 주장은 반대론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사중 부도로 인한 입주지연과 입주후 하자로 인한 소비자와 건설사간 분쟁감소 등은 표면적인 현상에 불과하다.
직원수 2만명, 자산규모 13조원의 거함 국민카드가 표류하고 있다. 당초 이달 중순이면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했던 대표이사 선정 작업이 계속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국민은행 카드사업부와 국민카드의 통합 여부도 국민카드 직원들에게는 불안요인이되고 있다. 대표이사 선임이 계속 지연됨에 따라 국민카드는 아직까지 올해 사업계획 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가뜩이나 연체율 문제로 곤욕을 치루고 있는 카드사로선 계획을 미리 세우고 이를 적극 추진해도 힘겨운 상황이다. 하지만 국민카드 사장 선임문제는 2월로 넘어갈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국민은행이 후보를 추천하고 이를 주주총회를 통해 확정해야 하는 데 일본 출장중인 국민은행장이 26일쯤 돌아온다고 하니 후보자 선정도 다음주로 연기될 수 밖에 없고 최종 확정은 빨라야 2월 초순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국민카드 직원들이 느끼는 불안감의 실체는 허탈감이다.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결정할 권한이 없다 보니 직원들 입에선 절로 한 숨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앞 밤 9시. 강남 번화가인 이 일대는 매일 밤 휘황찬란한 불빛들로 눈이 부실 정도다. 특히 이곳 터줏대감인 무역협회(코엑스)와 한국전력은 건물 치장도 모자라 주변 나무숲과 가로수들을 형형색색의 꼬마전구로 감고 환상적 야경을 연출한다. 같은 시간 과천 정부청사. 석유.전기.액화천연가스 등 에너지문제를 책임지는 산업자원부는 저녁 늦게까지 사무실에서 특근을 하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 발발 가능성 고조와 베네수엘라 석유노조 총파업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지난 2000년 11월 이후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에너지 수급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국가 LNG수급에 경고음이 울린 것은 지난해 10월. 이는 전체 LNG소비의 30%를 차지하는 발전소들이 가스공사에 낸 연간계획 물량보다 소비를 많이 하면서 재고가 바닥을 보인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올들어 LNG의 1일 평균 도입분량이 8만여톤으로 1일 소비량(7만8000톤)을 겨우 웃돌아 수요공급은 아슬아슬한
여자의 변심은 무죄. 그렇다면 부시의 변심은 어떨까. 최근 이라크를 둘러싼 중동 기류가 급변하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피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이라크전이 이제 선택의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엔 '후세인 망명설'의 역할이 크다. 대표적 강경파인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지난 주말(19일) TV에 출연, 사담 후세인을 비롯한 이라크 정권 수뇌부가 해외로 망명할 경우 전쟁범죄에 대한 면책권을 줄 수 있다고 밝혀 변화된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도 같은 날 "이라크 지도부의 망명을 통해 이라크의 정권 교체를 달성할 수 있다"며 맞장구를 쳤다. 부시와 백악관의 갑작스런 심경 변화는 어디서 연유한 걸까. 대략 3가지 추론이 가능하다. 첫번째는 외압설이다. 유엔 무기사찰단의 사찰기간 연장 요청과 함께 프랑스 독일 등 우방국들이 전쟁에서 등을 돌릴 조짐을 보이고 있고 국내 반전 여론까지 거세지고 있다. 이같은 압력이 내년 선거를 앞둔 부시로 하여금 무리한 전쟁보다
모든 길은 `인수위'로 통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발 기사가 신문을 도배하고 있다. 활동한지 20여일동안 관련기사가 무려 500건이란다. 하루 25건씩 기사가 실렸다는 얘기다. 변화에 대한 국민열망과 `확 달라진'새 시대를 만들고 말겠다는 인수위의 강한 의지 등을 생각하면 이해못할 것도 아니다. 하지만 조율되지 않은 `설익은'정책들이 쏟아지고, 인수위의 `튀는' 언행과 공무원들의 `눈치보기'가 드러나면서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만 못하다'는 옛말이 씁쓸하게 떠오른다. 지난 주에는 전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 이남기 공정거래위원장, 장승우 기획예산처 장관의 조찬 강연회가 잇달아 열렸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를 이끌고 있는 핵심인사들이 "올해는 이런 일들을 하겠노라"고 운용방향과 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각 부처의 포부와 신선한 정책들을 기대하며 이른 아침부터 달려갔지만 실망이 더 컸다. 장관들은 한결같이 "인수위와 협의해 공약들을 구체화할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인수위 발로
이상철 정보통신부 장관이 연이어 `무리해 보이는' 정책을 추진, 그 진위에 대해 의심의 눈총을 받고 있다. 최근 발표된 굵직굵직한 통신관련 정책들이 `의도했던 안했던' 간에 결과적으로 자신의 친정인 KT와 KTF 등 KT그룹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통부는 16일 예고에도 없던 `변혁' 수준의 휴대폰 번호제도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번호 정책은 당초 예상됐던 시행시기를 앞섰고 범위를 넘어선 것이며 핵심은 `SK텔레콤 죽이기'에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더구나 최근 정통부 내부에서 "이장관이 무리하게 번호 이동성 정책 추진을 종용해 곤혹스럽다"는 말도 흘러나온 상황이어서 "압력에 의해 급조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또 번호 정책과 관련해 실무선에서 계획했던 공청회 등 여론수렴 과정이 생략된 점도 석연치 않다는 얘기다. 지난 13일 정통부가 발표한 단말기 보조금 부분허용 조치에서도 KT그룹에 대한 배려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단말기 보조
“미등록대금업체를 단속한다구요? 힘들겁니다. 대포 전화(차명 전화)에 사무실도 없이 영업하는데 무슨 수로 이들을 잡겠습니까?” 한 대금업 사장의 말이다. 지난 9일 현재 전국 시도에 등록한 대금업체수는 1547개. 국세청에 사업자 등록을 낸 대금업체 4700개, 실제 대금업을 영위한다고 추정되는 5만개의 대금업체를 생각하면 턱없이 낮은 등록율이다. 이렇게 등록율이 낮게 나오자 정부가 대대적인 단속과 세무조사로 미등록대금업체를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국세청, 사법당국, 금감원이 공동으로 미등록 대금업체를 색출하면 등록율이 높아질 것이란 생각이다. 그러나 대금업계의 반응은 콧방귀뿐이다. 유령회사 명의로 전화를 개통하고, 사무실도 없이 영업을 하면 단속의 손길을 쉽게 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부업법상의 헛점을 이용해 대출잔액, 대출고객 수를 속이고 광고를 하지 않으면 법망을 피할 수도 있다. 또 최근에는 저신용자들에게 1대1로 접근하는 수법이 판을 치고 있다. 신용카드대금이나 대출이자를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 대상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재벌개혁 등 민감한 정책을 내부조율도 거치지 않은채 쏟아내면서 초기부터 적지 않은 혼선을 빚고 있다. 인수위원들의 개인적인 의견이 정책 방향으로 둔갑해 보도되는 일이 잦아지자 기업이나 투자자들은 도대체 무엇이 진실이고 어디까지를 믿어야 할지 종잡지 못하고 있다. 인수위는 연일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지만 한편에서는 '국민연금 급여율 인하' '부실증권사 조기퇴출'등 국민들의 일상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들까지 어떤 경로를 통해서인지 보도되고 있다. 인수위 출범 직후 한 위원의 '대기업 구조조정본부 폐지 유도' 발언으로 재계가 술렁거리면서 기자들의 인수위원 개별취재가 금지됐지만 인수위발 기사들은 쉬지않고 나오고 있다. 이를 보다 못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최근 "인수위가 할 일과 하지 않을 일을 구분하고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인수위의 의사결정 과정을 소개하기까지 했다. 재벌정책과 관련해서는 김진표 인수위 부위원장과 이낙연 당선자 대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