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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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실적발표 마감일인 지난 14일 지하철에서 두통의 전화를 받았다. 출근길에 받은 전화는 `현대자동차의 상반기 실적 공시가 나와 내근자가 속보를 먼저 올렸으니, 상보를 쓰라'는 회사의 지시였다. 퇴근길에는 어떻게 전화번호를 알았는지 기자의 기사를 읽었다는 한 투자자가 전화를 했다. 머니투데이 웹 사이트에서 그 투자자가 읽었다는 기사는 `현대차가 GM이나 포드보다 5배나 많은 2500억원에 가까운 폐차충당금 뿐 아니라 지난해보다 50%가 많은 5900억원의 판매보증충당금을 적립함으로써 이익 규모를 의도적으로 축소했다' 는 내용의 분석기사였다. 전화를 건 중년의 투자자는 `주주와 회사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인지'를 궁금해 하며 하소연을 늘어놨다. "최근 현대차 주가와 외국인 지분율을 보라. 4월에 5만원대를 기록한 이후 지금은 3만2000원으로 빠졌다. 대부분 종목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며 강한 상승세를 기록한 이날에도 현대차는 하락했다. 외국인 지분도 5월
`코스닥이 뭐예요?'라는 웃지못할 광고가 주목받던 시절 `공짜로 전화 할 수 있다(다이얼패드)'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무기삼아 코스닥에 등록, 벤처 열풍을 주도하며 황제주로 군림했던 새롬기술. 그 성공신화를 일궈냈던 오상수 사장이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다. 이공계 출신이 푸대접을 받고 있는 최근 사회 분위기를 비웃기라도 하듯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각계의 상찬을 받아가며 벤처사업가의 최고봉에 올랐던 오 사장이 이젠 실패한 경영자의 멍에를 뒤집어 쓸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사실 증권업계에서는 오 사장의 퇴락은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되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지난 99년 말만해도 오 사장의 앞날은 온통 장미빛으로만 보였다. 굴지의 삼성그룹이 참여,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유상증자를 통해 37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현금을 성공리에 확보했기 때문. 그러나 영광의 순간은 짧았다. 코스닥 버블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은 수익모델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새롬은 치밀하지 못
정부가 최근 발표한 `8.9주택시장 안정대책'의 키워드는 부동산 투기자금에 대한 세무조사와 재건축 규제다. 그중 재건축 규제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근간을 두고 있어 우선 이법이 제정돼야 규제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이법의 제정은 절차상 문제로 빨라야 내년 하반기가 돼야 한다. 사실상 메가톤급 규제지만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1년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재건축 규제 방안으로 제시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은 새삼스런 얘기가 아니다. 지난 1999년 국토연구원의 용역을 시작으로 공청회와 설명회를 거쳐 지난해 7월 법안이 입법예고된 후에도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소개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 법을 `재탕, 삼탕'한 것이다. 이유는 있다. "이미 여러 차례 알려진 내용이지만 대책으로 발표하면 시장에 영향은 미칠 것"이라는 게 건설교통부 고위관계자의 말이다. 결국 심리전을 위한 고육지책임을 인정한 셈이다. 하지만 이런 속앓이를 거쳐 발표된 이 법안이 정부 당국의 의도대로
유선전화에서 휴대폰으로 거는 LM 요금인하 이후 정통부와 KT의 행태를 보면 `정통부는 생색내고 KT는 앉아서 돈버는' 형국이다. 가입자는 완전히 봉이요 뒷전이다. LM 요금인하로 발생하는 KT의 추가수익을 무료통화로 환원하는 방식이 가입자의 혜택보다는 오히려 KT의 지갑만 불리고 있기 때문이다. LM요금 통화량이 적은 가입자는 오히려 KT의 보이지 않는 수익원이 되고 있다. 언뜻보면 KT의 추가 수익이 모든 가입자에게 무료통화를 통해 돌아가는 듯 하지만 실제 무료통화 미사용분이 그대로 KT의 수익으로 잡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라면 KT는 연말까지 500억원에 이르는 수익을 챙기게 된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통부는 과금 인프라 구축의 어려움을 들며 방식을 바꾸기가 어렵다고 토로한다. 기업에 한번 들어간 돈을 다시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정통부의 봐주기에 '힘입어' KT의 기세는 더욱 당당하다. 이달초 2분기 실적 발표때 LM 요금인하로
스톡옵션(주식매입 선택권)이 열심히 일한 당신에겐 돈벼락을 내리는 '마법의 지팡이'로, 기업들에겐 성공을 보장하는 '절대 반지'로 여겨지던 시절이었다. 누군 입사 하자마자 억대의 돈을 거머쥐었다는 소문(?)을 다음날 일간지에서 확인하고 가슴에 바람이 들던 때다. 당시 스톡옵션은 미국의 10년 장기호황을 일궈낸 신경제의 꽃이었으며, 후발 주자들에겐 기술강국의 약속이었다. 그러나 '그' 스톡옵션은 이제 '악의 꽃'으로 전락했다.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드러난 미국 기업들의 부패상이 경영자들의 '탐욕'에서 비롯됐으며, 탐욕을 부추긴 주범이 스톡옵션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미국의 유력 경제지 포춘은 "무분별한 스톡옵션 지급과 이를 비용처리하지 않은 것이 모든 회계부정의 모태가 됐다"고 지적했다. 현재 스톡옵션에 관한 최대 이슈는 '비용처리' 여부다. 비용처리를 하지 않을 경우 기업실적이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미국 기업들이 회계상의 혼란과 적절한 가치산정이 어렵다
“회사가 원천적으로 조작된 자료를 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감사보고서만 믿고 신용등급을 매겼다” “신용등급만 믿고 대출해 줬다” 코오롱TNS가 금융권을 상대로 1000억원대의 금융사기를 벌였다. 코오롱TNS가 이같은 사기행각을 벌일 수 있었던 것은 짙은 `화장'이 덧칠해진 회계감사 보고서와 신용등급이란 `조명' 때문에 가능했다. 누락된 채무 700억원, 사라진 어음 63장, 게다가 800억원이 넘는 예상순익까지. 이같은 모든 허상은 `화장'(분식회계)와 `조명'(신용평가) 덕에 진실로 받아들여졌다. 회계감사를 맡은 안건회계법인은 회사측의 원천적 조작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하지만 회계감사의 역할은 회사측의 조작을 찾아내고 이를 바로 잡는 데 있다. 아무리 조작된 재무제표라 하더라도 무려 63장의 어음을 찾지 못한 채 적정의견을 제시한 것은 이해가 안된다. 또 장밋빛 환상에 사로잡혀 예상순익 800억원을 고스란히 감사보고서에 기재한 사실은 직무유기 혐의를 살만하
“절대로 명단을 통보한 일이 없습니다” 제일은행 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6개 은행의 퇴직임원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소송 대상자 명단을 통보한 뒤 예금보험공사 박시호 조사부장이 한 말이다. 해당 은행들이 명단을 받아들고 퇴직 임원들에 대해 소송을 해야한다는 부담감과 소송비용, 승소 불투명 등의 문제로 난감해하고 있을 때 예보는 그렇게 시치미를 뗐다. 예보의 이같은 행동은 금융권에서 공적자금 투입에 대한 책임문제가 불거지자 예보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정치적 제스처 차원에서소송 대상자를 선정하고 있다는 일부의 지적이 더욱 타당성을 갖게 만들고 있다. 예보가 뭔가 숨긴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예보는 이에 앞서 지난 5월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귀책대상자 조사를 실시하면서 문책적 경고를 받은 임원들 뿐만 아니라 주의적 경고를 받은 임원들까지 범위를 확대, 재산을 가압류하도록 은행들에 요구해 놓고서도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예보는 지금까지 공적자금 회수나 부실기
증권사들이 불법펀드인 ‘OEM펀드’를 이용해 연간 250억원가량의 거래세를 회피하고 있는데도 시장 감시자(와치독:Watch Dog)인 금융감독원은 느긋하기만 하다. "‘OEM펀드’가 있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찾아보려고 애써봤지만 쉽지 않아요. 정보가 있으면 알려주세요” ‘OEM펀드’는 펀드운용권을 타기관에 맡길 수 없도록 규정한 투신업법을 위반한 불법펀드이다. 증권사들은 지난달 4조원규모로 늘어난 차익거래(프로그램매매)를 자신 계정을 통해 할 경우 꼬박꼬박 거래세를 내야하지만 투신사를 통해 변칙거래하면 내지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투신사에 ‘OEM펀드’를 만들어놓고 실제로 자신들이 차익거래를 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짜로 (거래)할 수 있는데 굳이 세금을 내고 할 증권사가 어디 있겠느냐. 증권업계가 다들 그렇게 하는데 금감원만 모른단 말이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들어 투신사의 프로그램 매매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OEM펀드’가 그만큼 확산됐다는 것을 가르키는
일부 대형건설회사들이 서울시 방침을 비웃기라도 하듯 규제대상인 복층형 오피스텔을 버젓이 분양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상업용 업무시설인 오피스텔이 당초 목적과는 달리 대부분 주거전용으로 사용됨에 따라 과밀용적 및 주차장 부족, 심각한 교통체증 유발 등의 문제점을 유발시키고 있다고 판단, 관련 제도개선을 추진했다. 시는 이 과정에서 피난 등 안전에 지장을 초래하는 각실의 중층(다락방 포함)을 설치하는 설계를 전면 금지했다. 즉 복층형 오피스텔 공급을 불허한 것이다. 이후 올해 2월부터 복층형 설계에 대해서는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그러나 건설회사들은 `막을테면 막아봐'란 식으로 오히려 복층형 오피스텔 분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편법 분양은 특히 건축물에 추가적인 하중을 주게 된다. 심한 경우 건물안전의 위험을 야기시킬 수 있는 행위여서 그 심각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건설업체들은 시나 자치구의 건축허가를 받기 위해 설계도면 상 복층형 구조를
"우리나라의 금융지주회사 모델은 퇴직 임원들에게 `자리'를 만들어준 것 밖에 없다는 비판도 있다."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주회사에 대해 `한마디'했다. 김행장의 말은 거의 모든 은행들이 지주회사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길에서 벗어나 있는 한 은행장의 `딴지걸기'로 넘겨버릴 수도 있지만 김정태 행장의 말이 아니더라도 지금쯤 '종합금융서비스', '시너지'등의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지주회사의 식구 늘리기'에 대해서는 한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1980년대 유니버설뱅킹 바람이 불면서 우리나라 은행들은 법적으로 허용된 거의 모든 업종의 자회사를 거느리기 시작했다. 너도나도 신용금고를 한두개 인수했고 리스사를 하나씩 꿰어찼다. 종금사에다 일부는 증권, 보험사까지 거느렸다. 모두 고객에 대한 종합금융서비스를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가 터지고 버블이 꺼지면서 혹독한 댓가를 치렀다. 옛 국민, 한일은행 등은 자회사 부실 때
역시 이변은 없었다. 대한건설협회가 지난 30일 발표한 `일반 건설업체 종합 시공능력' 공시 결과 현대건설이 또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41년동안 1위자리를 지켜 이 부분의 기록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결국 `건설종가'로서의 위상을 다시한번 확인받게 된 셈이다. 하지만 현대건설의 1위는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현대건설은 대우건설과 불과 874억원의 차이로 1위를 고수했다. 그야말로 간발의 차이다. 대우건설은 시공능력에선 현대에 1위를 내줬지만 토목공사업 건축공사업 산업설비공사업 등 부문별로는 현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시공능력 평가는 매출액, 기술능력, 경영상태 등 크게 3가지 부분을 종합해 평가를 내린다. 이번 2002년 시공능력 평가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것은 전년도 매출액 평가였다. 실제로 이 부분에 대한 평가를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현대와 대우의 운명이 뒤바뀌게 됐다. 대우건설의 경우 2000년 12월27일 기업분할을 했기 때
지난 4월 16일 국회 법사위가 열리는 날 기자는 국회를 방문했었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대금업법의 통과여부를 현장에서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회의장 한 구석에 쳐박혀 있던 대금업법의 사본을 지켜보며 10여분을 기다린 끝에 기자는 한 의원과 얘기를 하게 됐다. 〃대금업법의 이자상한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연25%는 돼야 하지 않을까요? 서민들에게 지나친 금리 부담을 준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기자는 이번엔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나 신용금고 대출금리가 얼만지 아십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그는 “글쎄요. 잘 모르겠는데요”라고 답했다. 기자가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금리는 연 20%수준, 신용금고 대출금리는 최고 연60%에 이른다는 말을 하자 그 의원은 “금리가 그렇게 높아요? 신용카드도 문제구만”이라고 말을 내뱉었다. 결국 그날 국회 법사위는 90% 수준에서 상한선이 제시된 대금업법 통과를 연기시켰고 3개월여가 지난 지금에 와서 70%의 금리로 합의를 이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