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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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간의 축제가 끝났다. 월드컵은 `세계 축구 4강'이라는 가시적 성과 외에도 우리나라 국민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고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외환위기 이후 국제적으로 냉대를 받았던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는 한단계 업그레이드됐다. 경제적 효과가 26조원이나 된다는 분석도 있고 실제 기대했던 만큼의 경제적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월드컵이 준 무형 자산이 엄청나다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한껏 달아오른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냉철한 준비가 필요하다. 자신감, 브랜드 제고 등으로 대표되는 '가능성'은 말 그대로 '가능성'일 뿐이다. '가능성'을 애써 무시하며 평가절하할 필요는 없지만 이를 맹신하며 자만할 근거도 없다. 수십년간 이어온 한국 축구의 '가능성'은 48년만에야 성과로 이어졌다. 그 성과도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한국축구는 500여일 동안 기초체력을 키우는 등 히딩크의 조련 하에 거듭났다. 그렇다면 '이제는 경제 8강'이라
"차리리 신용카드사 지분을 정부에 넘기자" 카드사들의 거듭된 건의에도 불구 규제개혁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여신전문업 감독규정을 고쳐 카드사 규제안을 당초 방침대로 2일부터 시행키로 하자 그동안 함구로 일관하던 카드사들이 드디어 불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고객에 대한 신용도 평가나 신용카드 이용한도 관리능력이 각 카드사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인데 정부당국이 신용도나 이용한도까지 일율적으로 규제하고 나선다면 어떻게 경영을 할 수 있느냐는 게 카드사들의 항변이다. 이번 감독규정 개정을 앞두고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이 규개위에 올린 안건중 문제가 있다고 해서 바로잡은 선례도 있고 해서 내심 규개위를 믿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을 빚나가고 말았다. 규개위 조차 신규 발급받는 신용카드의 경우 이용한도를 월평균 소득범위내로 제한하는 것은 카드사의 자율성을 제한하고 회원의 불만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월평균 결제능력 및 신용도, 이용실적 등을 감안해 정하도록 했을 뿐, 다른 조항은 모두 카드사에
요즘 투신권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라는 속담이 떠오른다. 지난달 28일 투신사 사장단은 투신협회에 모여 최근 주식급락 사태에 대해 외부변수 및 이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에 기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파악하고 순매수 기조를 유지키로 입장을 정했다. 그 전날 금융정책협의회에서 최근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도하고 있는 금융기관의 자산운용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금융기관 손절매 제도의 보안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증시 안정대책이 나온 직후였다. 투신권은 지난달 18일 이후 8거래일 연속으로 3781억원어치를 순수하게 사들였다. 특히 지난달 26일 종합주가지수가 7% 이상 폭락할 당시에도 투신권은 918억원어치를 홀로 순매수하며 쏟아지는 매물을 다 받아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투신사 사장단이 나서서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결의까지 하다니 이해하기 어렵다. 당시 투신권의 운용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번 폭락은 펀더멘털이 문제가 아니라 외부변수에 의한 수급상
지난 5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영등포동 A아파트에 입주는 박모씨는 최신식 씽크대를 들여놓기 위해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씽크대를 뜯어냈다. 방배동 B아파트에 입주한 김모씨 역시 욕조와 주방용품 일부를 개조하느라 이미 설치된 제품을 쓰레기장에 버리는 번거로움을 겪어야 했다. 최근들어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 단지마다 어김없이 쓰레기아닌 쓰레기 때문에 이처럼 전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다. 이사과정에서 생기는 불가피한 쓰레기가 아닌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새 마감재와 가전제품들이 버려지고 있는 것이다. 분양 당시만해도 최신 유행이던 내부 인테리어 시설들이 입주 시점엔 이미 구식이 돼 있기 때문. 입주하자마자 뜯어내는 내부 마감재나 빌트인으로 제공받는 붙박이 가전제품들은 공짜가 아니다. 모두 아파트 분양가에 포함돼 있다. 때문에 입주자 입장에선 이중으로 돈을 들이는 셈이다. 자원낭비와 환경파괴 문제도 심각하다. 기존에 사용하던 멀쩡한 제품들을 모두 버려야 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월드컴이라는 미국 통신회사의 분식회계가 또 다시 국내 증시를 강타했다. 26일 종합주가지수는 7%, 코스닥주가는 8% 이상 폭락했다. 거래소는 700선을 겨우 지켰고, 코스닥은 60선마저 무너졌다. 종합주가지수가 1000까지 간다며 장미빛 전망을 내놓던 증권사 직원들에게 '밤길 보행을 가급적 삼가라'는 등 몸조심을 당부하는 우스겟소리가 나돌 정도다. 이날 증시폭락은 미국 장거리 전화업체인 월드컴이 30억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분식회계를 했다는 사실이 폭로된 게 결정적이었다. 월드컴 주가는 이날 70% 폭락했고,주주들은 주식가치가 30%로 떨어지는 청천벽력을 당했다. 회계장부는 기업의 전부를 담는 그릇이다. 자본주의의 핵인 주식시장은 회계장부를 토대로 형성
제조물책임(PL)법 시행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관련업체들은 여전히 허둥대고 있다. 소비자들 역시 이 제도가 시행되면 어떤 변화가 있고 어떻게 대처하는 가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눈치다. PL법은 소비자가 제조물의 결함으로 다치거나 재산상 손해를 보았을 경우 제조업체의 배상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소비자가 결함을 입증해야 했으나 내달 1일부터는 소비자의 입증 책임 없이 기업이 결함이 없음을 입증해야 하는 쪽으로 상황이 반전된다. 뿐만 아니라 손해 배상의 주체는 제조업자와 가공업자, 수입업자 등으로 확대된다. 공급자의 책임이 그만큼 늘었다. 소비자단체들은 좋은 제도라며 반기고 있다. 그러나 공급자들은 실로 죽을 맛이라는 표정이다. 법제정 뒤 2년반의 유예기간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기업들은 사실 준비에 소홀했다. 이때문에 법 시행 후 혼란을 겪게 될 것은 뻔한 일이다. 이 제도가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게 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이는 주로 공급자들의 어려움을
`2002 한일 월드컵'이 준결승 두 경기와 3.4위전 및 결승전 등 네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 대회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축구 강국들이 잇따라 고배를 드는 등 초반부터 이변의 연속이었다. 세계 축구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 최대 돌풍의 주역으로 스페인을 꺾고 4강에 안착한 대한민국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경기 결과는 경이로운 정신력과 체력을 바탕으로 한, 네덜란드 출신 거스 히딩크 감독의 전략과 전술이 어우러진 결실이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전혀 놀랍지 않은 표정이다. 그만큼 자신감이 배어있으며 이는 철저한 준비와 분명한 목적의식에서 창출된 결과다. 주택시장에서도 이같은 사전준비와 목적, 타이밍을 적절히 안배하면 성공적인 결실을 얻을 수 있다. 지난 4월이후 정부의 잇단 규제책과 비수기가 맞물려 시장이 주춤거리고 있다. 더욱이 서울시의 개포지구에 대한 `용적률 총량제' 적용 발표가 시장 전체에 압박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럴때 소신없이 우왕좌
'SK통신공화국'의 시대가 열리는 것일까. SK텔레콤이 국내 통신산업에서 '무소불위'의 영향력을 갖춰가고 있다. SK텔레콤이 국내 유무선 통신시장을 독차지할 수 있는 구도는 최대 유선통신 사업자인 KT의 지분 11.34%를 차지해 KT의 1대주주 자리를 확보하면서 가능해졌다. 무선시장의 1위 자리를 굳힌데 이어 유선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업체를 인수함으로써 명실공히 국내 통신시장을 완전 장악하게 된 것이다. SK텔레콤은 이같은 구도가 그동안 KT가 보유한 SK텔레콤 주식을 무기로 숱하게 괴롭혀왔던 데서 벗어나기 위한 자구책이기 때문에 불가피했다고 말한다. 또 이 결정은 방어적 차원에서 결정된 일이라고 극구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주식 외에 확보한 교환사채(EB)는 당초 발표대로 SK계열사를 제외한 제3자에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이렇다할 결정은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 증시 상황이 좋지 않아 선뜻 매수자가 나서기도 힘들 뿐 아니라 손해보면서 팔 수도 없게 된
영국의 저명지인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 한국의 금융감독원이 UBS워버그증권 서울지점에 대한 조사를 그만뒀다고 보도했다. 금감원이 워버그증권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했다는 코멘트도 달았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관련 조사를 계속 진행중이며 제재에 대해 결정한 바가 없다고 즉시 해명했다. 금감원은 일종의 해프닝이라며 애써 표정관리하고 있지만 월드컵으로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외국증권회사의 조사를 다룬 FT의 보도에 대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금감원 담당부서는 오전 내내 보도가 나간 경위를 파악하느라 술렁이기도 했다. 삼성전자 리포트와 관련 불공정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워버그증권에 대한 조사는 감독당국의 불공정거래 근절의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 사례라는 점에서 남달리 관심을 끈다. 지난주에는 리온 브리튼 워버그증권 부회장이 재정경제부와 금감원을 방문해 전윤철 부총리와 오갑수 부원장과 면담, 이번 일과 어떤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 그러나
이건 기적이다. 48년 동안 월드컵 본선에서 단 한차례의 승리도 거두지 못한 팀, 변변한 월드스타 하나 없는 팀, 다른 모든 팀들이 내심 1승의 제물로 삼으려고 했던 한국 축구팀이 축구 강국들을 연파하며 8강에 진출한 것은 세계를 화들짝 놀래킨 대이변이었다. 이탈리아와의 극적인 경기 직후 AFP통신은 "월드컵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승리"였다고 타전했고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한국팀이 축구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고 흥분했다. 기적은 삼위일체가 빚은 운명이었다. 지략과 리더십을 갖춘 감독은 흔들리지 않는 원칙으로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대처해가야 하는 지를 아는 눈밝음을 가지고 있었다. 피나는 훈련으로 체력을 다지고 반드시 이기고야 말겠다는 정신력으로 무장한 선수들은 최후의 한순간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을 불살랐다. 경기장과 거리를 가득메운 응원단의 기는 한국팀의 경기를 지배하는 마법이 되었다. 모두의 승리였다. 한국 축구는 한국의 역사를 닮았다. 월드컵 도전과 좌절의 여정은 애
여의도에 `16강 기원 대장군' 장승이 있다. 증권거래소 앞마당에, 선물대장군과 옵션대장군 사이에 축구공을 들고 떡하니 서있다. 증권사 빌딩마다 `필승 코리아' 문구를 담은 대형 플랭카드가 나부낀다. 나라 전체가 떠들썩거리는데 여의도라고 예외가 아니다. 아침 출근길부터 아예 빨간티의 물결이다. 당연히 사내 복장규정에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붉은 악마 티에 이 규정을 들이대는 꽉막힌 증권사는 없다. 아니 객장에서 빨간 티를 입고 영업을 하라고 나서는 판이다. 모 증권사는 강당에 모여 월드컵 경기를 보기위해 대형 TV를 새로 장만했단다. 장사는 아예 뒷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장사할 대상이 없으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투자자들의 마음은 월드컵에 가있다. 지난 17일 거래소시장 거래대금이 2조원을 밑돌며 연중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도 연중최저였다. 이탈리아와의 한판승부가 있는 18일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거래대금은 2조원을 가까스로 턱걸이하는 정도에 그쳤다. 지수는 800대 초반에서
재정경제부가 무려 25년만에 보험업법을 고치겠다며 개정안을 발표한 것과 관련, 보험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물론 우체국이나 농협 등 공제부문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처럼 보험업계 입장에서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대목도 없지는 않다. 보험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우선 보험업의 신규진입을 너무 쉽게 했다는 점이다. 보험사의 한 기획부장은 "신규진입이 쉽다는 것은 퇴출도 쉽다는 얘기다. 담보력 등은 기존과 똑같이 하면서 신규진입 문턱을 낮춘다면 파산하는 회사도 많이 나올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보험사가 안아야 된다"고 우려했다. 또 이번 개정안에는 보험사가 파산하면 예금자보호법상 보장한도인 5000만원을 초과하는 의무보험 피해자의 손해를 손보협회로 하여금 전액 지급보장토록 하겠다는 부분이 포함돼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도 보험업계의 불만이 적지않다. 보험사가 파산하면 같은 보험업계가 책임지라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교차판매 허용에 대해서도 '빈익빈 부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