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들이 비위를 저지른 것은 사실이지만 직무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최근 검찰 내부에서 잇따라 불거진 비위 사건에 대한 대검찰청 감찰부의 조사 결과다. 감찰부는 비위 진정이 접수된 후 진상 파악에 나서 비위사실을 확인했으나 직무와 관련된 것은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이 같은 감찰부의 발표는 마치 "잘못은 있지만 큰 잘못은 아니다"라는 말처럼 들린다. 잘못을 바로잡기 보다는 사태 수습에만 급급한 느낌이 강하다.
한 발 양보해 감찰부의 설명을 액면대로 받아들인다고 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구석이 많다. 검찰 수사관들이 조폭 행세를 하는 사업가와 어울려 억대의 공짜 술을 접대 받았는데도 직무연관성이 없다고 결론짓고 해당 수사관들에게 공짜 술을 접대한 사업가가 수억원의 술값을 갚지 않고도 불기소 처분을 받은 점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감찰부의 판단대로라면 앞으로 검사나 수사관들이 이른바 '스폰서'들에게 돈과 향응을 접대 받고도 직무연관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내부 징계만 감수하면 되니 크게 문제될 게 없어 보인다.
이번 사건은 검찰 입장에 변화가 없는 한 해당 직원들에 대해 내부 징계가 내려지는 선에서 일단락될 것이다. 또 비위 사실은 시간이 지나면 소리 소문 없이 기억 속에서 잊혀 질 게 뻔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 신임 총장 취임 이후 '개혁'을 천명해온 마당에 내부 비위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수뇌부의 의지와 달리 정작 개혁의 주체가 돼야 할 내부 직원들이 여전히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사건 처리에 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만 한다.
'스스로의 치부에는 관대하면서 남의 잘못을 엄정하게 처리하기란 쉽지 않다'는 진리를 다시금 되새겨 '읍참마속'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찬 서리와도 같은 대처로 이번 사건이 고질적인 검찰의 '스폰서' 관행을 뿌리 뽑고 내부 기강을 확립하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그릇된 생각을 가진 일부 구성원이 개혁 행보에 찬물을 끼얹고 수뇌부가 '제 식구 감싸기 식'으로 대처해서는 검찰이 개혁이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내부 비위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면 '개혁'과 '부패척결'은 헛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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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진정한 공복의 자세로 자신들의 과오에 더욱 엄정히 대처해 얇은 월급봉투와 격무 속에서도 묵묵히 소신을 지키는 대다수 검찰 구성원들의 위상을 높이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