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이 판결로 소모적 논쟁을 마쳤으면…"

[현장클릭]"이 판결로 소모적 논쟁을 마쳤으면…"

김훈남 기자
2010.12.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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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57) 전 서울대 석좌교수의 사기 및 횡령 혐의 재판의 항소심 결과가 나오기 하루 전인 지난 15일 저녁. 서울 서초동 법원 청사 입구에는 황 전 교수의 지지자들이 켠 촛불이 하나둘 세워지기 시작했다. 촛불 뒤에 걸린 플래카드에 적힌 문구처럼 황 전 교수에게 무죄가 선고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뿐 아니라 황 전 교수의 재판이 있는 날이면 하루 전에 어김없이 법원을 찾아와 생화(生花)를 가져다 놓는 열성 지지자도 있다. 법정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황 전 교수는 결백하고 이대로 두면 줄기세포 복제기술이 외국으로 넘어간다"며 주장하는 사람도 다수다.

지난 2005년 말 황 전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의혹이 제기된 지 5년이 흘렀다. 한때 한국을 대표하는 과학자이자 세계 생명공학 연구계의 1인자로 불리던 황 전 교수는 "논물을 조작했다"는 오명을 쓴 채 한동안 학계를 떠났고 법정을 드나들어야 했다.

현재 의학기술로는 치료가 불가능한, 황 전 교수의 연구 성과만 바라보던 이들 사이에선 기대가 무너짐에 따라 실망과 분노를 털어놓기도 했다. "황 전 교수의 연구가 성공하면 전 재산을 털어서라도 시술을 받겠다"던 하반신 마비의 한 50대 남성은 논문조작 사실이 밝혀지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는 논문을 조작했다는 결론에 "음모"라고 반박하며 받아들이길 거부했다. 어떤 이는 "줄기세포 기술의 해외 유출을 막아야한다"며 지방자치 단체장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16일 황 전 교수에게 징역 1년6월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됨에 따라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도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사건을 심리한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이성호 부장판사)는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한 황 전 교수의 혐의 가운데 연구비 횡령 1억여원 부분을 무죄로 판단, 1심보다 낮은 형을 선고했다.

이날 선고에 앞서 이 부장판사는 "논문조작 의혹이 제기된 지 5년이 흘러 국민적인 찬사와 분노도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며 "가급적이면 오늘 재판으로 지루하고도 소모적인 논쟁을 그만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양형사유를 밝히며 "황 전 교수에게 실형 등 중형을 선고해 연구기회를 박탈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바람직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집행유예를 선택한 경위를 설명했다.

이번 판결이 5년을 끌어온 '줄기세포 논란'에 종지부를 찍길 바라는 것은 재판부만이 아닐 터다. 황 전 교수 역시 이날 법원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다시 온전한 연구자로 돌아가길 바란다. '조작'이 아닌 '진짜' 맞춤형 줄기세포를 내놓는 것이 황 전 교수를 믿어온 지지자들의 성원에 응하는 것이며 배신감을 느꼈던 이들에게 속죄하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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