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시된 서울시 교육감 선거 당시 경쟁 후보자를 매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곽노현 교육감이 5일 검찰에 출두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진한)는 이날 오전 11시 곽 교육감을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매수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곽 교육감은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곽 교육감 지지자와 보수단체 관계자 사이에 몸싸움이 벌이진 가운데 검찰 수사관들에 둘러싸여 아무 말 없이 곧바로 조사실로 향했다.
이에 앞서 그는 오전 10시10분쯤 서울시 교육청에서 검찰청으로 향하면서 "많은 분들께 걱정을 끼쳐드려 송구스럽다. 그러나 저의 선의가 범죄로 곡해되는 것에 대해 저의 전 인격을 걸고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지난 2월~4월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후보단일화 대가로 경쟁 후보자였던 박명기(구속) 서울교대 교수에게 2억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곽 교육감이 돈을 건넨 사실을 일찌감치 인정함에 따라, 돈의 성격을 규명하는 데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검찰은 곽 교육감을 상대로 이미 건너간 2억원이 후보 사퇴의 대가인지,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박 교수가 후보를 사퇴하면 7억원을 주기로 약속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묻고 있다.
곽 교육감은 박 교수에게 '선의'로 2억원을 건넸다고 밝혀왔다. 또 곽 교육감 선거캠프의 실무자는 "후보 단일화 직전 선거 대가를 약속하는 이면합의를 했지만 곽 교육감에게는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곽 교육감은 지난해 10월 박 교수가 약속 이행을 거칠게 요구하고 나온 뒤에야 약속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곽 교육감이 후보 단일화를 공식 발표한 지난해 5월19일 이미 박 교수와의 이면합의 사실과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곽 교육감 측 상임선대본부장을 지낸 최갑수 서울대 교수를 소환해 조사한 결과 지난해 5월19일 두 후보 측이 단일화 협상을 최종 마무리하는 자리에 참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2~3일간의 진통 끝에 이면합의가 성사됐는데 곽 교육감이 박 교수의 요구조건을 보고받지 않았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면합의 이후 후보 단일화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기까지 곽 교육감이 내용을 보고 받고 승인할 시간적 여유도 충분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독자들의 PICK!
검찰은 선거 이후 박 교수가 곽 교육감을 직접 찾아가 약속 이행을 요구한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곽 교육감은 올해 2월 박 교수에게 2억원을 건네는 시점에 이면합의 내용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박 교수에게 올 2월22일 5000만원과 3월8일 4000만원, 3월15일 2800만원, 3월22일 4200만원, 4월8일 4000만원을 건넸다. 이 자금 가운데 대부분은 곽 교육감의 부인인 정모씨 자매의 계좌에서 인출돼 곽 교육감의 최측근인 한국방송통신대학 강모 교수를 거쳐 박 교수의 동생에게 전달됐다. 또 일부는 현금으로 건네진 것으로 알려졌다.
'선의'로 돈을 건넸다면 이렇게 복잡한 방식을 거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의문도 제기된다. 박 교수에게 건넨 2억원의 출처 역시 수사대상이다. 곽 교육감의 부인 정씨 자매는 "개인자금으로 마련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곽 교육감이 서울시 교육청의 공금을 유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