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업체, 제조물책임법 개정에 안절부절...왜?

SW업체, 제조물책임법 개정에 안절부절...왜?

김훈남 기자
2012.08.23 06:00

법무부, 29일 제조물책임법 개정위 발족…업계 "지나친 부담" 반발조짐

정부가 제품 결함에 대한 제조자의 손해배상책임을 규정한 제조물책임법(PL법) 개정에 본격 착수한다. 부동산과 농축수산물도 제조물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기존 여론과 더불어 소프트웨어에 제조물책임법을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될 전망이다.

IT업계는 무형물인 소프트웨어를 제조물로 규정하는 방안을 두고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반발, 개정작업에 상당한 잡음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오는 29일 '제조물책임법 개정위원회'를 발족하고 본격적인 개정안 마련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는 제조물책임법이 제정된 지 10년이 지났으나 실질적인 소비자보호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법무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은 제조물 책임법의 적용대상을 확대하고 피해발생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시 소비자의 피해입증책임을 완화할 방침이다.

특히 기존 제조물책임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던 프로그램과 데이터베이스 등 소프트웨어를 제조물책임법 적용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이 검토될 전망이다. 현행 제조물책임법은 형태가 있는 제품에 대해서만 제조사의 손해배상책임을 규정하고 있지만 무형물인 소프트웨어를 제조물책임법에 따른 손해배상 대상으로 보겠다는 것이다.

제조물책임법 개정을 위해 법무부와 공정위가 한국비교사법학회에 발주한 '제조물책임법 개정방안 연구' 용역 결과에 따르면 한국비교사법학회는 소프트웨어를 제조물의 범위에 포함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비교사법학회는 "의료기기 프로그램의 결함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 잘못된 항법지도를 이용한 비행기가 추락한 경우 등 프로그램 제작자가 책임을 부담해야할 필요가 있다"며 "무형물인 소프트웨어를 제조물로 규정할 별도의 조항이 필요다"고 밝혔다.

현재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사용되고 있고 발생한 프로그램 결함은 사용자의 막대한 손해로 이어지는 만큼 그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제조물책임법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번 개정이 제조물책임법 적용대상을 확대하기 위함인 만큼 소프트웨어에 대한 제조물책임법 적용여부는 논의될 수밖에 없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이에 대해 소프트웨어 업계는 "지나친 손해배상 책임 부과로 기업 활동을 제약받을 것"이라며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조물결함으로 발생한 피해사례 관리 부서를 별도로 운영하는 대기업과 달리 소프트웨어 업계는 중소기업 혹은 벤처기업이 많은 실정이다. 결국 제조물책임법 적용대상에 소프트웨어가 들어가면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프로그램 개발활동에 제약을 받는다는 논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프트웨어의 특성상 제품뿐만 아니라 사용자에 맞춘 서비스도 함께 제공된다"며 "사용자에 맞게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검수·하자보증이 있는 상태서 결함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것은 이중규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조물 범위에 소프트웨어가 들어갈 경우 중소기업이 많은 소프트웨어업계는 당연히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통상 서비스로 분류되는 소프트웨어를 다른 제조물과 동일시하는 것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법무부 관계자는 "아직 개정작업이 시작 단계이니만큼 소프트웨어가 제조물책임법 적용대상에 들어갈지는 결정된 게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내비쳤다.

한편 법무부는 오는 29일 개정위 발족을 시작으로 제조물책임법 개정안을 마련, 올해 하반기 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에는 소프트웨어와 부동산, 농축수산물에 대한 제조물책임법 적용여부, 소비자의 피해입증책임 완화방안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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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남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김훈남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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