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전문가 "변침 탓 침몰"…경찰수사 속도 낸다

승무원·전문가 "변침 탓 침몰"…경찰수사 속도 낸다

이창명 기자
2014.04.17 15:04

[세월호 침몰]"항로 방향틀면서 1157톤 화물 쏠려 침몰 가능성"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6825t급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이틀째인 17일 오전 사고해역에서 해군과 해양경찰 등이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6825t급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이틀째인 17일 오전 사고해역에서 해군과 해양경찰 등이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1

다수의 선박 전문가와 침몰한 세월호에서 구조된 조타수들이 사고 원인으로 변침(變針·배가 바꾸어 잡은 침로)을 꼽으면서 경찰도 이를 염두에 두고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월호가 무리하게 급회전하다 무게중심이 무너져 생긴 좌초일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세월호에서 구조된 조타수 오모씨(58)는 침몰원인이 암초 때문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의견을 내놨다. 오씨는 지난 16일 구조된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사고 해역 주변은 암초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정확한 사고원인을 짐작할 순 없지만 적어도 암초는 아닌 것 같고 '쿵' 소리는 여객선에 실린 컨테이너가 부딪히는 소리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오씨의 증언을 뒷받침하는 분석을 제시했다. 침몰한 배의 후면에서 암초 충돌과 같은 흔적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김세원 한국해양대학교 항해학과 교수는 17일 머니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세월호가 갑작스럽게 침몰한 데 대해 화물적재시 고정작업을 하는 '래싱(Lashing)'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교수는 "선박의 상처를 제대로 살펴봐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지금까지 나온 걸로 봐선 선박이 방향을 틀면서 화물이 한쪽으로 쏠렸을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고 짐작했다.

또 "현행 선박들이 가장 회전을 크게 하더라도 35도 각도인데 이 정도 회전은 자주 쓰인다"며 "하지만 차량이나 트럭을 싣는 선박의 경우 1000톤 화물이 실린 상태로 크게 회전했을 때 래싱을 잘못했다면 이런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침몰한 세월호에는 당시 1157톤 가량의 화물이 적재돼 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래싱만 제대로 됐다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제대로 래싱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선박이 최대로 회전했다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승건 부산대학교 조선해양학과 교수는 이미 균형을 잃은 선박이 갑자기 기울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선박의 균형이 안정되지 못한 상태에서 또 다른 힘이 가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승객들의 위치나 화물들의 적재상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선박 안의 화물이 한쪽으로 쏠리거나 선박 어느 한 지점에 승객들이 지나치게 많이 몰릴 경우 평형을 이루던 선박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며 "이 상태에서 내외부 충격이나 회전 등 힘이 작용하면 급격하게 선박이 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기표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 명예박사도 "사고 경위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해 조심스럽다"면서도 "외부 충돌 흔적이 없다면 무게중심이 무너지면서 선박이 기울었다는 주장이 가장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임금수 목포 해양대학교 교수도 회전 방향의 반대쪽으로 선체에 경사가 발생하는 외방경사로 화물이 쏠리면서 선박이 기울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전문가들은 당초 제기됐던 암초 충돌설에 대해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입을 모았다. 선박 외부 흔적을 볼 때 암초로 인한 사고로 보기엔 너무 깨끗하고 생존자들의 진술 또한 암초 충돌이 생길 때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목포 해양경찰서는 이날 오전 이준석 세월호 선장(69)과 선원 10명 등을 불러 변침 등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선장과 선원 간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이 많아 대질신문을 통해 수사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16일 오전 8시55분쯤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6825톤급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했다. 세월호엔 모두 475명이 탑승했으며 현재까지 9명이 사망하고, 179명이 구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287명은 현재 여객선 안에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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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명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이창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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