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의 구세주 푸른 요정…목숨을 살려내도 '죄'인가요?

피노키오의 구세주 푸른 요정…목숨을 살려내도 '죄'인가요?

낭만파괴법
2014.05.20 08:30

[딱TV]법으로 뒤집어보는 동화…'피노키오'

[편집자주] 그녀들의 앙큼한 딱야동! - ‘야’매예비변호사와 금융전문가가 색다른 시선으로 ‘동’화를 읽으며 등장인물들의 범죄를 파헤치는 낭만파괴법

동화 ‘피노키오(Pinocchio)’에 대해서 많은 이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제페토 할아버지가 깎아 만든 꼭두각시 인형에 푸른 요정이 숨을 불어넣어 줬다는 것이다.

사실 피노키오 원작에서는 사람처럼 울고 웃는 나무토막을 주운 버찌 할아버지가 혼자 사는 제페토 할아버지에게 나무토막을 가져다주면서 이야기가 시작한다. 이 나무로 조각한 사람 모양의 인형이 바로 피노키오이다.

도대체 푸른 요정은 어디서 나타나는 것일까?

피노키오 원작은 이탈리아 극작가 카를로 로렌치니(Carlo Lorenzini)가 로렌치니가 1881년 피노키오의 초안을 ‘Giornale dei bambini(소년신문)’에 연재했던 ‘피노키오의 모험(이탈리아어: Le avventure di Pinocchio)’이라는 동화이다.

그러나 원고료가 제때 지급되지 않자 15회에서 피노키오를 강도를 만나 목이 매달려 비참하게 죽는 이야기로 갑작스럽게 마무리를 내린다.

이에 독자들의 원성이 빗발치자 편집자의 요청으로 16회에서 푸른 요정이 죽어가는 피노키오에게 마법의 약을 줘 살아나게 한다. 이때부터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후유증(?)’을 얻게 된다.

즉 푸른 요정은 급조된 캐릭터다. 갑자기 혜성처럼 나타나 16회부터 36회까지 중요한 비중을 맡은 행운의 프리마돈나라고 볼 수 있다.

무면허 약장수 '푸른 요정'

푸른 요정은 다 죽어가는 피노키오에게 먹기만 하면 건강해지는 약을 제공한다. 하지만 치명적인 부작용을 남긴다.

첫 번째로 푸른 요정이 약사가 아닌 이상 ‘전문의약품’을 판매하거나 제조해서 갖다 줬을 때 약사법 제93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무면허로 판 것보다 더 안 좋은 건, 코가 길어지는 부작용이 생길 확률이 100%인 약을 판 행위이다.

이러한 약을 먹였기 때문에 푸른 요정은 보건범죄단속 특별조치법 제3조 제3호에 따라서 약사가 아닌 자가 부작용을 가지는 약을 판매 제공하는 경우에 따라서 사형, 무기,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게 될 것이다. 이는 살인을 했을 때와 같은 강도의 처벌이다.

물에서 건졌더니 보따리 내놔라?

그러나 죽어가는 사람을 살려놨는데 처벌을 받게 된다면 푸른 요정은 억울할 것이다.

마치 공사장 벽돌이 떨어져 앞에 가는 사람이 맞을 듯해 힘껏 밀쳐 살려냈더니, 팔을 다쳤다며 구해준 사람을 상해죄로 고소하는 경우와 비슷하다 할까.

이처럼 위험을 덜어주기 위해 한 행위에 대해서는 형법상에서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해 처벌하지 않는다. 따라서 푸른 요정이 피노키오에게 약을 제공한 부분에 대해서는 처벌을 받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푸른 요정이 아무 탈 없이 넘어갈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무면허 약사로 약을 짓고 활동하였던 전력에 대해서는 처벌을 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법은 요정에게, 약은 약사에게 맡겨야 한다는 걸 명심하자.

【PODCAST- 낭만파괴법】

☞ 본 기사는 딱TV (www.ddaktv.com) 에 5월 20일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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