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가족만 30명인데…" 안산 교사들 '교육'받아야 한다

"피해자 가족만 30명인데…" 안산 교사들 '교육'받아야 한다

진도(전남)=김민우 기자
2014.05.20 05:17

[세월호 참사]피해자 가족에 대한 2차 피해 우려…150명 안산 학교 재학중

세월호 침몰 사고 일주일째인 22일 오후 경기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2학년 교실에 여객선 침몰 참사로 희생된 학생의 책상에 흰 국화가 놓여 있다./사진=뉴스1
세월호 침몰 사고 일주일째인 22일 오후 경기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2학년 교실에 여객선 침몰 참사로 희생된 학생의 책상에 흰 국화가 놓여 있다./사진=뉴스1

세월호 참사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경기도 안산 단원고 인근 학교 교사들에 대한 교육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원고 피해 학생들의 가족들이 인근 학교를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 학교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안산시 교육청 등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피해 학생 250명의 가족 150여명은 안산 시내 106개 초·중·고교에 재학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안산시는 추첨제로 고등학교 진학이 이뤄져 피해학생의 친구들도 안산 고교에 흩어져 있다.

학교 측의 세심한 배려가 없을 경우 이 학생들을 상대로 2차 심리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안산 B중학교 A양(14)은 "학교가 단원고 옆에 있으니 틈만 나면 세월호를 언급하는 방송을 하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리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A양은 이번 참사에서 오빠를 잃은 바 있다.

B중학교는 이번 사고 피해 학생의 가족 23명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 세월호 사고 생존자들의 가족까지 포함하면 총 32명이 이 학교에 재학중이다. 또 이번에 세월호에 탑승했던 단원고 학생 325명 가운데 104명이 B중학교 출신이다.

A양은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피해자 가족들이 학교에 세월호를 언급하는 방송을 하지 말라고 했는데 학교에서는 더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B중학교는 지난 14일 세월호 사고를 고려해 스승의 날 행사를 하지 말라는 방송 등 세월호를 언급하는 교내 방송을 수차례 한 것으로 확인됐다.

권해수 조선대 심리학과 교수는 "A양의 경우 자신에게 너무나 중요한 사건들임에도 불구하고 교내 방송을 들었을 때 사람들에게 부인되거나 외면 받는 것으로 전달 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교사들이 급성스트레스 반응 또는 외상 후 스트레스 반응을 보이는 학생들을 상대로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몰라 피해자들에게 또 한 번의 상처를 주고 있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교사들은 심리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교사들을 대상으로 불안정한 학생들에게 어떻게 대응하고 반응해줘야 하는지에 대한 심리교육이 초기부터 병행됐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해외사례의 경우 국가 차원에서 대형 재난사고 이후 교사들의 행동지침이 담긴 매뉴얼을 제작·공급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경우 1982년 레바논 전쟁 이후 체계적인 외상 후 스트레스 관리 지침서를 발간하고 있다. 미국도 국가보훈처 산하에 재난심리안정요원을 위한 가이드라인 등을 제작하고 있다.

권해수 조선대 심리학과 교수는 "교사들은 아이들을 상담해야 하는 동시에 자신들의 감정도 추수려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단원중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 놓인 학교를 선별해서 교사와 학생들 학교 전체에 대한 지원과 시스템이 지금이라도 구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같은 지적에 대해 "교사들에 대한 심리교육에 대한 필요성은 인정한다"면서도 "현 상황에서 유가족 및 피해자 가족에 대한 심리치료가 최우선이기 때문에 교사들 교육에 관한 부분은 논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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