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전화 끊고 제자 챙긴 선생님… 끝내 시신으로

어머니 전화 끊고 제자 챙긴 선생님… 끝내 시신으로

뉴스1 제공 기자
2014.05.20 04:35

[세월호참사] 실종 단원고 2-2반 담임 전수영 교사 수습

(진도=뉴스1) 문창석 기자 =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2반 담임교사 전수영씨.(전씨의 페이스북) © News1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2반 담임교사 전수영씨.(전씨의 페이스북) © News1

19일 오후 발견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시신이 단원고 2학년 2반 담임 선생님이었던 전수영(25·여) 교사로 밝혀졌다.

전 교사는 사고 당시 배가 침몰하기 직전까지 필사적으로 학생들을 탈출시키려다 끝내 실종된 바 있다.

당시 전 교사가 머물렀던 객실 R-3은 탈출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세월호 5층에 있었지만 전 교사는 위험에 처한 제자들을 구하기 위해 4층으로 내려갔다가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세월호가 침몰된 지난달 16일 오전 9시11분 어머니에게 '엄마 배가 침몰해. 어떡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놀란 어머니가 전화를 걸자 전 교사는 "학생들은 구명조끼 입었다. 학부형과 연락을 해야 하고 배터리도 없으니 얼른 끊자"고 말해 통화는 12초 동안만 이뤄졌다.

전 교사는 남자친구와의 통화에서도 "배가 기울고 있는데 학생들에게 빨리 구명조끼를 입히고 챙겨야 한다"고 짧게 말한 후 끊었다.

이후 어머니가 '구조됐으면 연락해', '사랑해 얼른 와', '예쁜 내 딸 보고싶어. 엄마가 미안해. 사랑해' 등 일주일째 문자를 보냈지만 끝내 전 교사의 답장은 없었다.

한편 전 교사의 아버지인 전제구(53) 산업통상자원부 남북경협팀장은 사고 발생 6일째인 22일까지 평소처럼 사무실에 출근해 묵묵히 업무를 처리했던 바 있다.

공무원이라는 신분 때문에 딸의 사고 소식을 접하고도 주변에 내색하지 않았던 전 팀장은 딸의 사연이 지난달 22일 보도되자 23일 아침 산업부에 사실을 알리고 휴가를 낸 후 팽목항으로 달려갔다.

전 팀장은 이에 대해 "알려봐야 바뀌는 것도 없고 업무에 지장이 될 것 같았다"며 "주변 동료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월 교사가 된 전 교사에게 이번 수학여행은 학생들과 함께 가는 첫 여행이었다. 그는 1학년 때 가르친 아이들의 2학년 담임을 자처해 함께 제주도로 향하다 사고를 당했다.

이후 전 교사의 시신은 사고 34일이 지난 19일 오후 6시1분쯤 세월호 3층 주방에서 수습됐다. 마지막까지 제자들을 구하려다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온 그는 이제 더 이상 해맑은 미소로 제자들을 향해 웃어주지 못한다.

전 교사의 시신은 20일 새벽 2시 현재 전남 진도군 팽목항 내 시신안치소에 안치된 상태다. 이후 새벽 3시쯤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돼 이날 오전 중 빈소가 차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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