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허락한 '불륜'…간통죄 처벌 가능할까?

아내가 허락한 '불륜'…간통죄 처벌 가능할까?

낭만파괴법
2014.07.15 10:31

[딱TV]법으로 동화 뒤집어 보기…'백조 왕자'

[편집자주] 그녀들의 앙큼한 딱야동! - ‘야’매변호사와 금융전문가가 색다른 시선으로 ‘동’화를 읽으며 등장인물들의 범죄를 파헤치는 낭만파괴법

첫사랑인 남편과의 하룻밤을 대가로 황금을 건네는 여인, 그리고 그 대가로 남편에게 불륜을 허락하는 아내. 과연 배우자의 허락을 받은 불륜을 법도 허용해줄까?

백조의 호수와 비슷한 듯 다른 동화, 그림 형제의 '백조 왕자'가 있다. 한 소녀가 호수에서 백조로 변하는 마법에 걸린 백조 왕자를 만난다. 그리고 백조는 소녀에게 자기가 자신의 나라에 날아갈 때까지 실을 잘 풀어주면 이 마법이 풀리니, 다시 왕자가 되면 소녀와 결혼하겠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실이 거의 다 풀릴 무렵 끊어져 버리고, 소녀는 왕자를 찾아 길을 떠난다. 왕자를 찾는 모험 중 황금 물레, 황금물렛가락, 황금 얼레를 얻게 되지만, 왕자는 이미 결혼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소녀는 천신만고 끝에 백조임금님이 된 왕자가 사는 유리산의 성에 도착한다. 그리고 왕문 앞에서 황금 물레로 실을 짜며 왕비의 시선을 끈다. 왕비는 황금 물레를 받는 대신 소녀를 왕의 침실에 보내주기로 한다.

그러나 영리한 왕비는 수면제를 먹여 왕을 재워버렸기 때문에 백조임금님은 소녀를 알아보지 못한다. 그렇게 황금물렛가락을 주고 갔던 두 번째 밤에도 소녀는 왕에게 마음을 전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마지막 밤, 소녀는 하인들이 왕에게 마실 것을 주지 못하게 했고, 결국 소녀는 꿈에도 그리던 백조 임금님과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결국 백조임금님은 왕비를 친정에 돌려보내고 소녀와 결혼하는 나름의 '해피엔딩'(?)이다.

그러나 이 동화를 조금 다른 시선에서 본다면, 황금을 받고 다른 여자를 남편의 침실로 들여보낸 왕비의 어리석음으로 빚어진 비극이라 할 수 있다.

이혼할 생각은 없는데, 간통한 여자는 처벌하고 싶다면?

간통죄는 형법 제241조 제1항에 규정됐다.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배우자 이외의 사람과 성관계를 갖는 경우 또는 배우자가 있는 상대방과 성관계를 갖는 경우 성립한다. 더 나아가서 민법상으로 배우자의 간통은 재판상 이혼사유에 해당한다.

다만 간통죄는 배우자가 고소해야 검찰에서 기소하고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다. 배우자와 간통한 사람 등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고소해야 한다. 즉, 너무 오래 지나면 처벌할 수 없다고 본다.

많은 사람이 결혼 생활은 유지하고 싶지만, 간통죄로 고소할 수 없느냐는 질문을 한다. 하지만 간통죄의 고소는 형사소송법상 이혼 소송을 제기한 이후, 혹은 이혼한 뒤에나 제기할 수 있다. 이혼할 생각이 없으면 죄를 묻지 말고 데리고 살라는 뜻이다.

따라서 이혼 소송을 제기하고 간통죄 고소를 한 뒤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이혼 소송을 취하하고 같이 살기로 하면, 고소 역시 취하가 된다. 배우자도, 배우자와 간통한 상대방도 처벌되지 않는다.

또한 배우자가 간통한 불륜녀나 불륜남만 혼내주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 배우자도 같이 고소하지 않으면 불륜 상대방의 처벌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편법을 발동하는 사례들도 있다.

배우자와 불륜 상대방을 고소해 상대방은 재판을 받게 두고, 자신의 배우자는 도주를 시킨다. 그래서 불륜녀 또는 불륜남의 유죄 판결이 나온 뒤에 이혼 소송을 취하하는 방법이다. 이미 유죄 판결을 받은 상대만 처벌받게 하고 자신의 배우자는 재판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처벌을 면하게 하는 것이다.

왕비는 아예 백조임금님과 이혼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사실 간통죄로 고소할 수 있는 전제 조건조차 갖춰져 있지 않다고 볼 수 있다.

2
2

돈 받고 남편 침실에 첫사랑을 넣어준 아내

배우자의 허락으로 다른 연인을 만든 경우에도, 성관계가 있었다면 간통죄로 처벌을 받을까? 부부끼리 합의한 불륜인데도 간통죄로 처벌을 받는다면 당사자는 억울할 지도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 형법 제241조 제2항은 배우자가 간통을 종용(慫慂) 또는 유서(宥恕)한 경우에는 고소할 수 없다고 본다. 종용이라는 것은 앞으로의 간통 사실을 묵인한다는 의사가 표현되는 것이고, 유서라는 것은 이제까지 있었던 간통 사실을 용서한다는 것이다.

간통해도 묵인해주고 내버려뒀다면 간통죄로 고소할 수 있는 자격이 없다고 보는, 어쩌면 당연한 입장이다.

만약 왕비가 이혼할 의지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소녀를 침실에 들어갈 수 있게 해주는 등 적극적인 종용의 태도를 보였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왕비는 백조임금님을 간통죄로 고소할 수 없을 것이다.

즉, 간통죄도 ‘어떤 부부 관계를 맺어왔는지’나 ‘이혼의 의사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각기 사건의 진행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PODCAST- 낭만파괴법】

※ 이에 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팟캐스트 낭만파괴법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 본 기사는 딱TV (www.ddaktv.com) 에 7월 15일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