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원' 내고 '5만원' 거스름돈 받았다면, 무슨 죄?

'5천원' 내고 '5만원' 거스름돈 받았다면, 무슨 죄?

낭만파괴법
2014.06.10 10:14

[딱TV] '금도끼 은도끼' 뒤집어보기

[편집자주] 그녀들의 앙큼한 딱야동! - ‘야’매예비변호사와 금융전문가가 색다른 시선으로 ‘동’화를 읽으며 등장인물들의 범죄를 파헤치는 낭만파괴법

'금도끼 은도끼'가 전래동화?…알고 보니 수입산

우리가 전래동화라고 알고 있는 '금도끼 은도끼' 이야기는 사실 이솝 우화에 수록된 작품을 한국의 옛 이야기로 각색한 것이다. 나무꾼과 산신령이라는 등장인물 설정 때문일까, 어릴 때는 국산인 줄만 알았던 이야기가 사실은 수입산이라니…그 진실을 알고 한 때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

이솝우화를 우리나라에 맞게 각색해 산신령이 찾아줬다고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다 보니, 어느새 많은 사람들이 이 이야기가 우리의 전래동화라 생각해왔던 것이다. 그렇다면 나무꾼의 도끼를 찾아준 산신령은 원래 어떤 인물이었을까? 원작에서는 놀랍게도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헤르메스라는 신으로 그려진다.

색이 비슷한 은도끼를 쇠도끼로 알고 받아온다면?

'금도끼 은도끼'에서 착한 나무꾼은 쇠도끼를 실수로 강물에 빠뜨린다. (연못에 빠뜨린다는 설정과도 차이가 있다.) 울고 있는 나무꾼을 가엾게 여긴 헤르메스가 도끼를 꺼내주기 위해 강에 뛰어든다. 금도끼와 은도끼가 나무꾼의 것이냐고 묻지만, 나무꾼이 정직하게 아니라고 대답한다. 헤르메스가 나무꾼의 정직함에 탄복하여 도끼 세 자루를 전부 준다.

만약 이 때, 헤르메스가 쇠도끼와 은도끼의 색을 구분하지 못해 은도끼를 내주었다면? 나무꾼은 자기 것인 줄 알고 은도끼를 받은 후 집에 와서야 그 사실을 알아차렸다면 어떨까. 이 경우 헤르메스가 나무꾼에게 준 것이니 나무꾼에게는 죄가 없을까?

이는 우리가 일상 속에서 천원짜리 한 두 장이 더 섞인 거스름돈을 받아온 것을 가게를 나와서 알아차리고, 순간의 욕심에 눈이 멀어 말없이 모르는 척 갈 길을 재촉하는 상황과 비슷하다.

이 경우,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성립해 1년 이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점유이탈물횡령’이란 떨어져 있는 지갑을 주워서 주인을 찾아주지 않고 슬쩍하는 경우와 같다. 이미 주인에게서 떨어져 나온 물건을 돌려주지 않고 자기가 가질 때 성립하는 범죄이다.

나무꾼도 비록 집에 와서야 은도끼가 자기 것이 아닌 줄 알았다 하더라도, 그 즉시 돌려주지 않았다면 역시 이 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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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나무꾼의 이야기를 듣게 된 욕심 많은 이웃 나무꾼은 도끼를 일부러 빠뜨린 뒤 헤르메스가 금도끼를 들고 나타나자 자기 것이라고 한다.

마치 5000원을 내고 가게 주인이 5만원짜리 거스름돈을 거슬러 주는 것을 모르는 척 받아 나오는 경우와 유사하다.

이처럼 '알고도' 받아서 나오면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에 해당한다. 이에 대한 처벌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점유이탈물횡령의 1년 이하 징역, 300만원 이하의 벌금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큰 범죄가 된다.

거래하는 사람끼리는 더 거슬러주거나 잘못 주면 이를 말해줄 의무가 발생한다. 이를 무시하고 가만히 있었다면 ‘기망’, 즉 속임수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못된 나무꾼 역시 사기죄로 크게 처벌받을 수 있다.

일상에서 자주 일어날 수 있는 거스름돈을 더 받는 일, 그 하나에서도 자신의 내면과 욕망이 반영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상대방의 실수로 이득을 챙기는 것이 기회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사기범'의 내면과 다를 바가 없다.

【PODCAST- 낭만파괴법】

※ 이에 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팟캐스트 낭만파괴법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 본 기사는 딱TV (www.ddaktv.com) 에 6월 10일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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