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TV]법으로 동화 뒤집어 보기…전래동화 '토끼전'
용왕은 자신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부하 거북이를 시켜서 토끼를 죽이고 간을 빼 오라고 명령한다. 이에 거북이는 토끼를 속여 용궁으로 데려가지만, 토끼는 재치있게 용왕과 거북이를 속이고 도주에 성공한다.
필자는 어린 시절 엉금엉금 느린 거북이와 아픈 용왕이 영악한 토끼에게 속았던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거북이를 속인 토끼가 외려 얄밉기까지 했다. 그러나 어른이 돼서 다시 읽는 ‘토끼전’은 인육 밀매 소문이 돌았던 '오원춘 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토끼를 용왕에게 데려간 거북이…'장기적출 목적 약취 유인' 범죄자
만약 이들이 사람이었다면, 거북이의 행위는 형법 제288조 제2항의 장기적출을 목적으로 약취 유인한 행위에 해당돼, 2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의 처벌을 받게 된다.
간을 꺼내면 토끼가 생명을 잃게 될 것을 알았으니, 거북이는 토끼에 대한 살해 의사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제291조 제1항에 따라 약취 유인한 자를 살해하려고 했으나 미수에 그친 경우로 볼 수 있고, 제294조에 따라 미수범으로 7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공범 혹은 배후조종자…'용왕'의 죄는?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인물이 바로 '용왕'이다. 이 사건의 발단은 생명 연장을 꿈꾸는 용왕의 탐욕에서 시작됐다. 범죄집단으로 보자면 '보스'에 해당하는 용왕은 직접 행동에 나서는 대신 부하에게 범죄를 지시했다.
이 경우, 적용되는 법률용어가 ‘공모공동정범’이다. 공모공동정범은 범죄행위를 같이 하지 않은 공모자도 직접 범죄를 저지른 사람과 같은 수준으로 처벌한다는 것이다. 즉 부하에게 범죄 행위를 지시한 보스를 처벌하는 법적 근거라고 보면 된다.
거북이에게 '장기적출을 위한 약취유인'에 해당하는 범죄를 지시하고, 여기에 필요한 정보와 편의를 제공한 용왕에게는 충분히 '공모' 혐의가 있다. 설령 공모공동정범은 아니더라도 교사범 정도는 충분히 성립될 것이다.

'토끼전'은 마치 B급 공포 영화를 보는 것 같다. 인육 밀매 괴담이 돌았던 '오원춘 사건'의 동화판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토끼의 간을 먹으면 병이 낫기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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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딱TV (www.ddaktv.com) 에 9월 21일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