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TV]특별한 딱! 한 사람 '딱人'…박선영 변호사 인터뷰
지난 9월, 한국의 변호사 숫자가 2만명을 돌파했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1906년 1호 변호사를 배출한 이후 그 숫자가 1만명까지 증가하는데 걸린 시간은 무려 100년이다. 그 뒤 다시 1만명의 변호사가 추가되는데 걸린 시간은 8년여에 불과했다.(변협 등록 기준)

변호사 숫자가 늘어난 만큼, 상대적으로 일거리는 줄었다. 변호사 1인당 연간 사건 수임 건수는 2007년 52.2건에서 지난해 33.3건으로 줄었다. 특히 변호사가 몰려있는 서울의 경우는 월평균 2건을 수임하는데 그쳤다.
로스쿨의 도입으로 변호사 숫자는 더 빨리 늘고있다. '증' 하나만 따면 평생의 안락함이 보장되는 직업으로 여겨졌던 변호사, 이제 그들 세계에서도 '양극화'와 '경쟁'은 불가피해졌다.
그러나 시민들은 여전히 변호사를 '특권' 계층으로 여긴다. 일반 소비자에겐 법률 비용은 여전히 비싸게만 느껴진다. 국민 1000명당 변호사 1명, 그러나 의사(약 2명)와 비교하며 숫자를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급격한 변화의 시기, 딱TV는 '변호사 2만명 시대'의 단상을 보여줄 인터뷰를 기획했다. 약 한 달 전 변호사 자격증을 얻은 '2만번째 변호사' 박선영씨(29·경기지방변호사회 소속)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변호사 2만명 시대'를 연 주인공인 박선영 변호사는 중앙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그는 사법고시를 패스한 변호사들과의 경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궁금했다.
"로스쿨을 나와도 100% 취업이 되는 건 아니듯, 사법고시 출신이라고 크게 다르다고 생각지 않아요. 사시 출신은 로펌에 취업할 때 인턴을 거치지 않으니 더 유리한 면이 있긴 하겠지만요. 사법고시 폐지를 앞둔 지금은 과도기여서 어느 쪽이 더 유리할 거라는 이야기는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인것 같아요."
박선영 변호사는 요즘 회자되는 변호사들의 취업난을 체감하고 있을까. 중소 로펌이나 개업 변호사들도 어려움을 호소하는건 마찬가지다. 월수입 200만원 올리기도 힘들다는 이야기까지 회자된다.
"불황일수록 소극적이 되니, 대부분 로펌에 취업해 스펙을 쌓자는 분위기에요. 하지만 개업하거나 로펌을 운영한다면 가만히 앉아 품위를 지키며 일할 수는 없겠죠. 복잡한 사건은 1년에 한 두 건이나 될까, 대다수 일반 사건은 변호사 수임료가 병원 진료비 만큼 저렴해질 거라고 봐요. 이미 파산은 수임료가 50만원까지 떨어졌다고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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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영 변호사는 취업을 하는 대신 로펌 개업을 선택했다. 뜻이 맞는 사람들을 모아 여성 변호사들만의 로펌을 열 계획이다. 여성 변호사들이 육아 등 가정생활과 일을 병행하면서 책임을 나눠지는 '공산제' 로펌('별산제'는 각자 수입하는 만큼 돈을 버는 구조)을 구상하고 있다.
"판교 쪽에 개업할 사무실을 알아보는 중이에요. 5명이 모였고 2명을 더 모아 7명으로 시작할 생각인데, 돈을 더 많이 버는 로펌이 아니라 각자 삶의 질을 높이면서 일할 수 있는 로펌을 만드는 게 목표에요. 벌써 투자금도 8000만원 정도 모였어요."
로스쿨 출신 새내기 변호사의 '스타트업 로펌'이 불황인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박선영 변호사에게 경영 계획을 물었다.
"사람들은 자기 사건을 '남의 일'처럼 여기는 변호사를 찾지 않을 거에요. 저렴한 비용으로 언제나 편하게 자문을 받을 수 있는 로펌을 만들 생각이에요. 사건이 생기면 아무래도 주변의 지인을 찾게 마련이니까, 발도 많이 넓혀야겠죠."

현재 박선영 변호사는 법률구조공단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세월호 유가족을 지원하는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그와 로펌을 함께 설립할 변호사들 역시 봉사와 취미 활동을 병행중이다. 변호사가 되긴 했지만, 행복의 기준을 '성공한 변호사'에 두고있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일을 적게 하고 적게 벌고, 다른 삶을 함께 하는 것을 원해요. 변호사가 삶의 전부가 아니니까, 변호사로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을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지 않아요. 다른 사업도 병행하고 싶어요. 일을 재미있게 하려면 내 가치관에 맞지 않는 사건은 수임하지 않고, 양심과 소신에 맞게 변호사 일을 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과거 사법고시에 패스해 변호사가 되는 스토리는 드라마의 단골 소재였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속담에 가장 부합하는 사례로 소개되고, 변호사가 된다는 건 곧 출세한다는 뜻으로도 해석됐다.
요즘 변호사의 세태가 변한 걸까. 박선영 변호사의 가치관은 익히 알고있던 변호사들의 그것과는 많이 달랐다. 왜 그는 변호사가 되려고 했을까?
"지인과 동업해서 주식회사를 세웠다가 배신당한 경험이 있어요. 돈만 잃고 말았는데 동업자가 대표이사를 맡고 의결권도 독점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죠. 당시 '의결권'이 뭔지도 몰랐던 내가 한심하고 화나서 로스쿨에 가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몇 개월 공부하다 법학적성시험(LEET)을 보고…그렇게 된 거죠."
고시원에서 수년간 고시 패스에 매달리는 그런 경험이 없어서일까. 박선영 변호사의 직업관은 여느 회사의 신입사원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특권층'이 아닌 '직업인'으로 길을 걷기 시작한 새내기 변호사에게 포부를 물었다.
;"동화 속 장면을 법으로 해석해보는 팟캐스트를 운영하는데, 그냥 취미로 시작한 거에요. 지금처럼 계속 '재미'있게 일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 본 기사는 딱TV (www.ddaktv.com) 에 11월 2일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