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최경위 발인식, "의로움 못지켜줘 죄송합니다"

故최경위 발인식, "의로움 못지켜줘 죄송합니다"

박소연 기자
2014.12.16 11:51

유가족·동료·신도 200여명 참석해 눈물로 마지막 길 배웅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 의혹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 경위의 발인이 16일 오전 서울 강동구 명일동성당에서 엄수되고 있다. 최 경위는 지난 2월 박관천(48) 경정이 경찰로 원대복귀하면서 서울청 정보분실로 옮겨놓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문건을 무단 복사한 뒤 언론사와 기업 등에 넘겨준 혐의를 받았다. /사진=뉴스1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 의혹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 경위의 발인이 16일 오전 서울 강동구 명일동성당에서 엄수되고 있다. 최 경위는 지난 2월 박관천(48) 경정이 경찰로 원대복귀하면서 서울청 정보분실로 옮겨놓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문건을 무단 복사한 뒤 언론사와 기업 등에 넘겨준 혐의를 받았다. /사진=뉴스1

"의로움을 지켜주지 못해 죄송합니다."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를 받다 지난 14일 숨진 채 발견된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최모(45) 경위의 발인일인 16일. 이날 서울 강동구 명일동 성당에서 진행된 발인은 강추위 속에서도 고인의 경찰 동료와 신도 등 200여명이 참석해 엄숙하고도 차분하게 진행됐다.

유가족과 신도들은 이른 아침부터 화환 등을 정리하고 눈을 치우며 고인에 대한 마지막 인사를 준비했다. 장례미사에 앞서 본당 앞에 모인 유가족들은 황망한 표정으로 애써 눈물을 참는 모습이었다.

최 경위의 노모는 고인이 된 아들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관을 붙잡고 애통한 눈물을 쏟았다. 고인의 두 자녀는 의연한 모습으로 아버지의 마지막 길을 따라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 의혹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지방경찰청 최 경위의 발인이 16일 오전 서울 강동구 명일동성당에서 엄수되고 있다. /사진=뉴스1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 의혹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지방경찰청 최 경위의 발인이 16일 오전 서울 강동구 명일동성당에서 엄수되고 있다. /사진=뉴스1

장례미사가 거행되는 동안에도 조문객들의 흐느낌이 이어졌다. 오전 8시30분부터 성당에서 진행된 장례 미사에서 강귀석 신부는 최 경위의 생전 공직생활을 기리고 동시대인으로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강 신부는 "우린 항상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깨닫습니다. 의로움을 지켜주지 못해 죄송합니다"며 "더 솔직하지 못하고 더 명확하지 못하고 더 진정성이 없고 더 배려하지 못하는 이 세상, 이 못난 세상을 대신해 죄송하단 말씀을 올립니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 살 길 찾기에 동분서주하는 우리가 너무 죄송합니다. 자기만 편하고 위기를 벗어나면 된다는 우리의 마음을 꾸짖어주시기 바랍니다"고 덧붙였다.

유가족에 대한 위로도 잊지 않았다. 신부는 "최 경위는 유가족 여러분 마음속에, 또 우리들 마음속에 다시 부활할 것이며 그 바른 삶이 우리들 안에 다시 시작될 것이다. 아들 딸도 아빠를 자랑스럽게 가슴에 품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례미사가 끝나고 유가족들이 최 경위의 시신을 운구하는 동안 곳곳에서 오열이 터져 나왔다. 조문객들은 "죽은 사람만 불쌍하다"며 허망한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이제 초등학생인 딸과 중학생 아들은 충혈된 빨간 눈으로 애써 눈물을 숨기며 홀로 남은 어머니를 의젓하게 위로했다.

고인의 유해는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을 끝낸 후 절두산 순교성지 부활의 집에 안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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