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서, 1년 새 신고 2만건 줄어…비결 물었더니 돌아온 답

서울 관악서, 1년 새 신고 2만건 줄어…비결 물었더니 돌아온 답

이현수 기자
2025.04.13 13:56

[베테랑]이종덕 서울 관악경찰서 범죄예방진단팀 경위

[편집자주] 한 번 걸리면 끝까지 간다. 한국에서 한 해 검거되는 범죄 사건은 119만건(2023년 기준). 사라진 범죄자를 잡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이 시대의 진정한 경찰 베테랑을 만났다.
11일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만난 관악서 범죄예방진단팀(CPO) 소속 이종덕 경위. /사진=이현수 기자.
11일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만난 관악서 범죄예방진단팀(CPO) 소속 이종덕 경위. /사진=이현수 기자.

지난해 서울 관악경찰서의 112 신고 건수가 2023년 대비 약 2만건 줄었다. 각종 사건·사고와 시민들이 겪는 불편함이 그 만큼 줄었다는 뜻이다. 특히 같은 기간 5대 범죄(살인·강도·절도·성폭력·폭력) 건수도 279건(5.9%) 줄었다.

관악서 범죄예방진단팀(CPO, Crime Prevention Officer)이 불철주야 노력한 덕이다. CPO는 지역 내 범죄특성을 분석해 범죄를 예방하는 업무에 주력한다. 지역범죄 취약요인을 파악해 대책을 수립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치안 시설과 생활 불편 사항도 개선한다.

2018년 경찰 생활을 시작한 이종덕 경위(36)는 2020년부터 6년째 관악서 CPO에서 근무 중이다. 지난해 4월 서울경찰청은 이 경위가 이끄는 관악서 CPO를 'BEST CPO'로 선정했다. CPO 중 최초 수상팀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 3월 다시 BEST CPO로 선정되며 처음으로 재선정된 사례가 됐다.

지자체·지역사회 협력해 즉각 조치… 싱크홀 찾고, 주차장 거울 설치
관악서 CPO는 정기적으로 시민, 지자체 등과 함께 우범 및 재난 취약 지역 순찰을 진행한다. /사진제공=관악경찰서.
관악서 CPO는 정기적으로 시민, 지자체 등과 함께 우범 및 재난 취약 지역 순찰을 진행한다. /사진제공=관악경찰서.

이 경위는 독보적인 범죄예방 성과를 낸 원동력으로 가장 먼저 지역사회와 협업을 꼽았다. 그는 "다양한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선 지역 내 기관들과 주민들의 협조가 필수"라고 말했다. 지난해 시작된 '관악구 지역안전 대진단'(대진단)이 대표 사례다. 관악서 CPO는 관악구청, 관악소방서, 주민 900여명 등 8000여명과 함께 우범 및 재난 취약 지역을 정기적으로 순찰한다.

대진단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134건, 168건의 취약 요소를 발굴했다. 싱크홀과 파손 산책로 계단 등 위험 요소를 즉시 지자체에 통보하고 도림천 침수 사고에 대비해 구명조끼가 담긴 인명구조함을 설치하는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이 경위는 "현재까지 대진단 활동을 통해 발견해 조치를 취한 싱크홀은 약 20곳"이라며 "주민들과 함께 발로 뛰며 사고를 예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왼쪽)지난 10일 순찰 중 발견된 싱크홀 모습. (오른쪽)11일 해당 싱크홀을 메워 조치를 취한 모습. /사진제공=관악경찰서.
(왼쪽)지난 10일 순찰 중 발견된 싱크홀 모습. (오른쪽)11일 해당 싱크홀을 메워 조치를 취한 모습. /사진제공=관악경찰서.

주민 생활에 큰 영향을 주는 시설들을 개선하는 것도 CPO 업무 중 하나다. 이 경위는 2022~2023년 관악구와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 주관 'CPTED 범죄예방 인프라 공모사업'에 2년 연속 선정돼 3억원의 예산을 따냈다.

해당 예산으로 오피스텔 등 필로티 건물이 많은 신림동에 주차 사고 방지를 위 볼록거울을 설치했다. 외국인 거주자가 많은 신사동에는 한글을 읽지 못하는 조선족을 위해 중국어를 병기한 안내판을 설치했다. 이 경위는 "지자체와 협업을 통해 실제 시설물이 설치됐을 때 비어있던 도화지에 도시를 그리는 기분"이라며 "주민들이 꼭 필요로 했던 시설이 설치될 때 뿌듯하다"고 말했다.

드론 순찰 상용화 주도, 순찰 전용 드론 확보

관악서 CPO는 드론 등을 이용한 과학 치안에도 힘쓰고 있다. 관악산 등 넓은 공간에서 효율적으로 요구조자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드론 순찰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이 경위는 지난해 순찰용 드론의 필요성을 작성한 문서를 서울경찰청에 제출했고 관악서는 드론 순찰대 시범운영관서로 선정돼 12회에 걸쳐 드론 순찰을 진행했다. 경찰청은 범죄예방대응과 소관으로는 최초로 관악서에 5000만원 상당의 전용 드론을 배정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이 경위는 '관악구 지역치안협의회' '관악구 고립예방협의체' 등 주민 안전을 논의하는 다양한 지역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역단체 활동에 꾸준히 참여해 각 지역에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귀 기울이고자 한다"며 "경찰 기관을 넘어 지역의 다양한 기관, 사람들과 협업할 때 범죄예방을 위한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느낀다"고 했다.

이 경위는 이 같은 범죄예방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특진했다. 그는 "지금까지 관악서 모든 직원과 유관기관의 도움으로 범죄를 줄여나갈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지자체와 긴밀히 협업해 안전한 관악구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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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수 기자

사회부 사건팀 이현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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