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보)대전 국정자원 전산실서 배터리 발화 화재 발생
모바일 신분증·국민 신문고 등 70개 대국민 서비스 중단
100명 자력대피, 40대남성 1도화상 입고 응급실로 후송
소방 "배터리 연소중, 서버피해 탓 냉각진화 쉽지 않아"

정부와 공공기관의 정보통신(IT) 시스템이 집결돼 있는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에서 26일 밤 배터리 화재가 발생해 모바일 신분증과 국민신문고 등 70개 정부 서비스 시스템이 마비됐다. 화재 원인은 건물 5층 전산실에서 리튬이온배터리 교체 작업 중 일어난 폭발 사고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은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화재 진압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연기 등으로 내부 진입 등이 여의치 않은 데다 배터리 화재의 특성상 진화에 상당히 애를 먹고 있다.
27일 행정안전부와 소방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20분쯤 대전 유성구 국정자원 5층 전산실에서 배터리에서 시작된 화재가 발생했다. 앞서 정부는 정부24 정기 점검을 위해 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27일 오후 4시까지 예정된 오프라인 점검 작업을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템 점검 과정에서 배터리를 교체하다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정자원은 정부와 공공기관의 IT시스템이 집결된 곳이다. 이번 화재로 모바일 신분증과 국민신문고 등 1등급 12개와 2등급 58개 등 70개 시스템이 영향을 받아 서비스가 중단됐다. 중앙부처의 홈페이지와 정부 e메일 시스템도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날 위원회 소관 국민신문고 시스템과 민원 정보분석시스템, 청렴 포털, 행정심판시스템, 정부 합동 민원센터 누리집의 서비스 이용에 장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소방은 "전국 119 신고와 접수 및 출동시스템은 정상 운영 중이지만 영상신고시스템, 구급스마트시스템 등 일부 기능에 장애가 발생했다"며 "문자와 영상 119 신고를 불가한 만큼 조치 전까지 전화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소방은 아울러 "위치정보조회시스템은 행정안전부 공동대응센터로 변경해 비상응급조치를 완료했다"고 했다. 행안부 등 각 정부 부처는 이번 화재로 장애가 발생한 70개 정부 서비스의 구체적인 리스트를 확인해 국민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소방은 화재 신고 접수 후 인력 91명과 장비 31대를 투입해 이날 오전 12시35분 현재까지 4시간 넘게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리튬이온배터리 화재의 특성 탓에 불을 끄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튬이온배터리에서 화재가 일단 발생하면 완전히 꺼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고 불이 다시 살아날 수도 있다.
소방은 이날 현장 브리핑에서 "전산실 내부에 192개의 리튬이온배터리가 있었는데 대부분이 연소됐고 남은 일부도 현재 연소되고 있다"며 "물을 사용해 배터리를 냉각시켜야 하지만 국정자원에 정부의 각종 전산 정보를 모아놓은 서버가 있어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화재를 진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전산실 진입을 위해 내부에서 발생한 연기를 빼내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 직후 100여 명이 자력 대피했으나 40대 남성 1명은 안면부와 팔에 1도 화상을 입는 등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이 남성은 인근 병원 응급실로 긴급 호송됐다.
화재 진압이 지연되고 전산 서버 피해가 확인될 경우 대국민 정부 서비스 중단에 따른 피해가 막대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국정자원은 중앙·지방정부와 공공기관의 IT시스템이 모여 있는 곳이어서 장애가 발생하면 국민 일상이 큰 영향을 받는다. 정부의 대국민 서비스는 업무 영향도와 사용자 수, 파급도를 합산해 90점 이상이면 1등급, 85점 이상이면 2등급으로 분류된다. 1·2등급은 주민등록, 재난안전, 신분증 서비스 등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서비스로 복구가 지연되면 적잖은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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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는 정부 서비스 장애에 대응해 이날 밤 윤호중 장관 주재로 긴급 상황판단회의를 열어 위기 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행안부는 위기상황대응본부를 가동하고 대국민 안내 메시지를 통해 국민들에게 정확히 상황을 알리고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행안부는 "화재로 인해 영향을 받은 국민신문고, 모바일 공무원증 등 장애 시스템은 안내 페이지나 메시지, 알림을 통해 알릴 계획"이라고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이날 화재와 관련해 "행정안전부·소방청·경찰청·대전시는 가용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화재진압에 최선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김 총리는 "행정안전부는 상황전파시스템(NDMS), 모바일신분증 등 국가정보시스템 장애 복구에 가용자원을 최대한 동원하여 신속한 복구작업에 만전을 기해달라"며"특히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활동 중인 화재진압 대원 등 소방공무원의 안전에도 만전을 기하고, 현장통제 등 안전조치를 철저히 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