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국정감사]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법원을 대상으로 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질의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다가 감사 중지가 선포된 이후 국감장을 빠져나갔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10시10분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인사말을 했다. 이후 관례에 따라 국감장을 떠날 계획이었으나,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이석 언급을 하지 않아 이석 허가를 받지 못해 자리를 뜨지 못했다.
이에 조 대법원장은 굳은 표정으로 국감 진행 상황을 1시간 이상 지켜봤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발하며 조 대법원장의 이석을 추 위원장에게 요구했다. 통상 관례에 따르면 대법원장은 감사 개시 직후 인사말을 하고 법사위원장의 동의를 얻어 자리를 옮긴다. 법원행정처장이 대법원장을 대신해 의원들의 질의를 받는다.
그러나 추 위원장은 조 대법원장이 증인이 아닌 참고인 신분이라고 설명하면서 질의응답을 강행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만난 적이 있느냐' '윤석열 전 대통령과 만난 적이 있느냐' '선거법 사건 재판이 옳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으나 조 대법원장은 답변하지 않았다.
조 대법원장에게 질의가 계속되자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도 이석을 요청했다. 천 처장은 "사법부 독립·삼권분립을 존중받기 위해 우리도 국회를 존중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예전부터 관행으로 이뤄졌던 국회의 대법원 국감에서 대법원장이 나와 인사말과 마무리 말을 하는 것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리가 지키자는 생각을 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30년, 1987년 헌법이 성립되고 나서 대법원장이 나와 일문일답 한 적이 없다"며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은 독립투사, 정치가, 법전편찬위원장 등으로 여러 지위에서 건국 초기 혼란에 대해 말한 것이지 재판 사항에 대해 일문일답한 적이 없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석을 하지 못하고 있다가 11시39분쯤 여당 의원들의 질의가 모두 끝나고 감사 중지가 선포된 이후 국감장을 퇴장했다. 조 대법원장은 국회를 나가면서 기자들과 만나 '다시 올 것인가'라는 질문에 "마무리 이야기를 할 때 필요한 부분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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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조 대법원장은 인사말에서 증인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그는 "재판 사항에 대해 법관을 증언대에 세우는 상황이 생기면 법관들이 헌법과 법률과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하는 것이 위축되고 심지어 외부의 눈치를 보는 결과에 이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에게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판결에 대한 증인으로 답변을 요구했지만 조 대법원장은 증인 채택에 대한 불출석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 사건은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됐다가 2심에서 무죄로 뒤집혔다. 이후 대법원은 지난 5월 유죄 취지로 서울고법에 파기 환송했다. 민주당은 대법원이 대선에 개입했다고 주장하면서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