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울린 '대리점 현금결제 먹튀'…LG전자 "선제적 보상"

신혼부부 울린 '대리점 현금결제 먹튀'…LG전자 "선제적 보상"

박진호 기자, 김지현 기자
2025.11.05 16:17
5일 오후 서울의 한 LG전자 대리 판매점. 출입문에 입장문이 게재됐다. /사진=박진호 기자.
5일 오후 서울의 한 LG전자 대리 판매점. 출입문에 입장문이 게재됐다. /사진=박진호 기자.

서울 동대문경찰서가 LG전자 대리 판매점에서 예비 신혼부부 등 고객들로부터 물품 구매대금을 받고 잠적한 사건을 본격 수사한다. 동대문서는 담당팀을 지정해 핵심 피의자인 지점장 A씨의 소재 파악에 나섰다. LG전자는 고객들의 피해에 선제적으로 보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동대문서는 장안동 한 LG전자 판매점의 지점장인 A씨에 대한 사기 혐의 고소장을 16건 접수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은 5~6명으로 구성된 1개 팀을 지정해 A씨 소재 파악에 돌입했다.

현재까지 집계된 피해금은 수억원대다. 현재까지 LG전자가 파악한 피해자만 70여명에 달한다. 피해금은 인당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에 이른다. 다만 피해자 단체카톡방에 참여한 인원이 180명이 넘어 피해 규모는 더 불어날 수 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A씨는 캐시백 등 할인 혜택을 미끼로 카드 결제 이후 판매점 법인 계좌와 개인 계좌로 추가 입금을 유도했다. 입금 뒤 기존 카드 결제를 취소해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잠적한 수법이다. 온라인에서 할인을 미끼로 현금결제를 요구하는 방식과 같다.

예비 신부 B씨(29)는 오는 8일 신혼집 입주를 앞두고 총 300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그는 "체감가 2000여만원 수준으로 맞춰준다며 캐시백·포인트 적립 방식을 제안받았다"며 "그의 말에 속아 카드결제를 취소한 후 법인 계좌로 1500만원을, 나머지는 개인 계좌로 입금했다"고 했다. 이후 카드로 추가 결제한 1000만원을 취소하려 했으나 A씨가 잠적한 뒤였다. B씨는 판매점 안내에 따라 카드 미취소분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전시 상품을 가져가려고 했지만 판매점이 입장을 바꿔 불가 통보했다.

카드로만 결제했음에도 제품을 받지 못한 경우도 있다. 지난달 말 신혼집에 입주한 박모씨(37)는 "계약금 1200만원을 카드로 결제한 후 추가 캐시백 등 더 저렴한 결제 방법을 안내받았다"며 "처음에는 법인 계좌 입금을 권유받았으나 수상하다고 느껴 카드로 결제를 진행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씨는 예정된 배송일인 지난 1일에 제품을 받지 못했다. 판매점 측에서 문제 발생을 인지하고 제품을 배송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가 약속한 캐시백 혜택을 받지 못한 피해자도 있다. 황모씨(34)는 대리점 법인 계좌로 2000만원을 입금한 뒤 제품을 모두 배송받았다. 다만 캐시백 등 할인 혜택과 현금영수증은 받지 못했다.

판매점 대표도 "나도 피해자"…LG전자 "선제적 보상 조치"
 지난달 말 신혼집에 입주한 박모씨(37)는 신혼가구 없이 생활 중이다. 그는 "가전 없이 얼마나 더 이렇게 살아야 할 지 답답하고 허무하다"라고 밝혔다. /사진=독자제공.
지난달 말 신혼집에 입주한 박모씨(37)는 신혼가구 없이 생활 중이다. 그는 "가전 없이 얼마나 더 이렇게 살아야 할 지 답답하고 허무하다"라고 밝혔다. /사진=독자제공.

판매점 측은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판매점 대표는 "지난 1일쯤 피해 사실을 인지했다"며 "최소 수천만원 이상의 돈을 (A씨가) 편취했다"고 했다. 판매점 대표는 A씨를 상대로 한 사기, 업무상 횡령 혐의 고소장을 경찰에 접수했다.

LG전자는 피해 고객에게 선제적으로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판매점 측과 협력해 고객 피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대로 구체적인 보상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 시행 중인 개인 계좌 입금 금지를 포함해 재발 방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쿠팡, 11번가 등 온라인에서는 판매자가 현금 거래를 요구하는 경우 신고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개인 사업주가 운영하는 전문점 판매 매니저의 일탈 행위에 의해 (사건이) 비롯된 것"이라면서도 "고객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해 피해 고객의 불편을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문점과 함께 경찰 수사에도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며 "회사와 브랜드를 믿어주신 고객의 신뢰에 감사하며, 고객의 불편과 불이익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박진호 기자

사회부에 있습니다.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https://open.kakao.com/o/s8NPaEUg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