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 재무 위기를 숨기고 일반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떠넘긴 의혹이 있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등 경영진에 대한 기소가 늦어지고 있다.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이후 약 2개월째 검토만 이어지고 있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하며 혐의 소명 부족과 고의 입증의 빈틈을 지적한 만큼 혐의를 다지는 데 공을 들이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24일 검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4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로부터 MBK 사건을 재배당받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이상혁)는 49일째 기록을 검토 중이다. 구속영장까지 청구했던 중대 사건이 재배당되고 약 2개월째 처분 없이 검토만 이어지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평가다.
그만큼 검찰 내부의 고민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검찰도 언론 공지를 통해 "재배당은 수사를 개시하고 진행한 부서가 아닌 새로운 부서에서 객관적인 시각으로 사건을 판단하기 위해"라며 "최근 직접 수사 사건에서 잇따라 무죄가 선고되고 있는 점에 대한 반성적 고려하에 수사와 기소 분리 취지를 담고 있는 검찰청법을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기존 수사팀이 쌓아온 자료를 다시 들여다보며 김 회장과 MBK 측의 인식 시점·의사결정 구조·채권 발행 과정에서의 관여 정도를 원점에서 재점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 김 회장이 홈플러스의 유동성 위기와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언제, 어느 수준까지 보고받았는지, 또 그 상태에서 채권 발행과 이후 주요 의사결정에 얼마나 직접 개입했는지를 집중적으로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결고리가 약하면 김 회장을 재판에 넘기더라도 유죄 입증까지 이어지기 쉽지 않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결국 불구속 기소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사건의 중대성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할 때 검찰이 기소 자체를 접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결국 불구속 기소는 하겠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며 "사기 성립 자체가 불명확하고 김 회장의 공모도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
혐의 구성이 일부 달라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법원이 지난 1월 김 회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구속할 정도의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만큼 기존 구성 그대로 기소할 경우 공판 단계에서 입증 한계가 드러날 수 있어서다. 한 법조인은 "검찰은 법정에서 어떤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지 또 경영진에게 어느 수준까지 형사책임을 연결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사건의 핵심은 MBK와 홈플러스 경영진이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인식한 상태에서 단기채를 발행했는지 여부다. 앞서 검찰은 경영진들이 위험을 알면서도 자금을 추가 조달했고 이후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졌다고 판단했다. 이후 김 회장 등 경영진 4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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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면서 검찰 수사에 제동이 걸렸다. 당시 서울중앙지법은 단순히 도주 우려 또는 증거인멸 우려 여부를 따진 것이 아니었다. 법원은 "혐의 소명이 부족하고 범죄 행위에 고의성이 있었는지 등 주관적인 부분에 대해선 충분한 분석과 탄핵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현 단계에서는 경영진들이 등급 하락을 인지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