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더럽게 안 들어" 상습 폭행...80대 치매 어르신 11개월만에 숨져

"말도 더럽게 안 들어" 상습 폭행...80대 치매 어르신 11개월만에 숨져

최문혁 기자
2026.05.22 14:14
서울북부지법./사진제공=서울북부지법.
서울북부지법./사진제공=서울북부지법.

치매를 앓던 80대 여성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요양보호사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피해 여성은 요양보호사의 과실로 상해를 입은 지 11개월만에 끝내 숨졌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8단독 김천수 판사는 지난 13일 업무상 과실치상과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60대 여성 A씨에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5년간 노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방문 요양보호사인 A씨는 자신이 돌보던 80대 여성 B씨에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서울 동대문구 한 요양원 소속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2024년 5월부터 B씨의 집을 방문해 요양보호 업무를 수행했다.

치매를 앓고 있던 B씨는 거동이 불편해 보호자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A씨는 B씨의 이러한 상태를 이용해 2024년 12월3일부터 약 두 달간 10차례에 걸쳐 B씨를 폭행하고 정서적 학대를 이어갔다. A씨는 B씨에 "XX가 말도 더럽게 안 들어"라며 폭언하고 머리를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2월1일에는 혼자 서 있을 수 없는 B씨를 일으켜 세워 기저귀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넘어지도록 방치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B씨는 왼쪽 고관절 대퇴부 경부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돌보는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피해자를 바닥에 눕힌 상태에서 안전하게 기저귀를 교체하는 등 업무상 주의 의무가 있었다"며 업무상 과실치상을 인정했다.

B씨는 이 부상을 입은 지 11개월 만인 지난 1월 숨졌다. 재판부는 "해당 범행과 피해자 사망 사이 법률상 상당인과관계는 인정되기 어려울지라도 현실적으로 범행이 피해자 사망에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A씨는 범행을 인정하고 급여 전액을 피해자와 가족에 반환했다. 또 2000만원을 형사공탁했지만 피해자 가족은 엄벌을 탄원하며 공탁금을 받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다는 점을 유리한 양형 사유로 봤다. 당초 B씨에 대한 요양보호를 오후에만 담당하던 A씨는 오전 담당 요양보호사가 업무를 그만두면서 평일 10시간30분, 주말 7시간30분 B씨를 요양보호해야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이전에 피해자를 요양보호하던 사람도 업무가 힘들다는 취지로 말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장시간 업무와 고단함이 요양보호를 업으로 하는 피고인의 범행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했다.

또 A씨에게 요양보호를 받았던 다른 환자와 그 가족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도 양형에 유리하게 반영됐다.

A씨 측과 검찰 측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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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혁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최문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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