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축제 D-12' 논란 지속…'성소수자 차별 옹호' 오명 쓴 인권위

'퀴어축제 D-12' 논란 지속…'성소수자 차별 옹호' 오명 쓴 인권위

김서현 기자
2026.06.01 15:56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모습. /사진=김서현 기자.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모습. /사진=김서현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퀴어문화축제 참여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퀴어축제와 반동성애 집회를 모두 방문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정작 퀴어축제 공식 부스 참여를 위한 협의는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다.

인권위 내부 반발까지 이어지면서 논란은 단순한 행사 참석 여부를 넘어 국가인권기구의 정체성 문제로 번지는 모습이다.

1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인권위는 아직까지 퀴어축제 '인권위 부스' 마련에 대해 주최 측과 협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앞서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안 위원장이 반동성애 집회 불참 등 조건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올해 인권위의 축제 부스 참여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권위 내부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인권위 직원들로 구성된 앨라이모임은 전날 퀴어축제 부스 소개 글을 통해 "인권위는 위원장 한 사람의 조직이 아니다"라며 "인권위 안에도 성소수자가 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2017년부터 8년간 퀴어축제에 공식 부스를 운영해왔다. 다만 지난해에는 퀴어축제 측과 반대 집회 측이 동시에 참석을 요청하자 양측 행사 모두 불참했다. 당시 앨라이모임은 별도 부스를 마련해 퀴어축제에 참여했다.

앨라이모임 관계자는 "위원장의 퀴어축제 참석 의사는 반동성애 집회 참석을 위한 명분 쌓기에 가깝다"며 "축제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인권위가 공식 부스로 참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앨라이모임은 공식 부스 운영이 무산될 경우 직원 주축의 별도 부스 마련을 검토 중이다.

공식 절차를 통한 문제제기도 나왔다. 이숙진 인권위 상임위원은 지난달 28일 열린 제17차 상임위원회 모두발언에서 안 위원장이 '퀴어문화축제 참여 추진 의결의 건'을 전원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은 것을 두고 "인권위를 사유화하는 행위"라고 공개 비판했다.

실제 안 위원장 취임 이후 전원위에서 위원 3인 이상이 제출한 안건 8건 가운데 퀴어축제 참여 추진 건을 제외한 나머지 안건은 모두 의결됐다.

하지만 퀴어축제 참여건은 안 위원장이 전원위원회 모두발언에서 퀴어축제와 반동성애 집회를 모두 방문하겠다고 밝히자 일부 위원들이 "별도 논의 필요성이 없어졌다"고 반대하면서 상정되지 못했다.

이같은 논란이 반복되면서 인권위의 국제적 위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세계국가인권기구연합은 지난해 특별심사에서 인권위의 A등급을 유지하면서도 "성소수자 인권과 표현의 자유, 차별 등 구조적 인권 문제를 국제인권기준에 맞게 해결해야 한다"는 단서 조항을 붙였다. 해당 심사는 인권위가 국제 기준인 '파리원칙'을 준수하지 못한다는 문제제기에 따라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국가인권기구인 인권위가 사회적 갈등 사안에 기계적 중립 논리에 매몰되면 불필요한 사회적 혼란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인권위가 퀴어축제와 반동성애 집회를 동시에 참석하는 것은 기계적 중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며 "사회적 규범과 가치에 혼란을 준다는 점에서 두 곳 모두 불참하는 것보다 부작용이 커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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