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건을 무마해주겠다며 피의자로부터 억대 뇌물을 받은 경찰관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5-2부(부장판사 이희준)는 5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를 받는 전직 경찰 정모씨에게 1심과 동일한 징역 6년과 벌금 2억5000여만원을 선고했다. 추징금 2억5150만원도 명했다.
재판부는 "정씨의 범행은 수사 공정성과 사회적 신뢰를 현저히 훼손했다"며 "비난 가능성이 크고 엄중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는 점, 뇌물 중 일부를 피해자에게 반환한 점 등은 유리한 양형 사유로 참작됐다. 하지만 허위로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한 점, 범죄가 발각될 것을 염려해 수사 자료 일부를 폐기한 점 등은 불리한 양형 사유로 고려됐다.
정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대출중개업자 김모씨도 1심과 동일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김씨) 범행의 수단, 결과, 내용이 좋지 않다"며 "과거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르는 등 재범 위험성이 크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러 사정을 고려한 결과 재판부는 정씨와 김씨에 대한 원심 형의 범위 내에 이뤄진 것으로 판단한다"며 형이 무겁다는 피고인들의 항소를 기각했다.
정씨는 의정부경찰서 수사팀장 시절 2020년 6월~2021년 2월 사기 사건으로 수사받던 대출중개업자 김씨로부터 사건을 무마해주겠다며 돈을 요구해 22차례에 걸쳐 총 2억 112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 수사 결과 정씨는 김씨에게 "사건을 모두 모아 불기소 해주겠다" 등의 문자를 보내 적극적으로 뇌물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씨는 김씨 주소지를 자신이 근무하는 경찰서 관할로 이송·재배당받아 불송치 결정 또는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정씨는 △김씨가 경찰서에 출석하지 않았음에도 조사를 받은 것처럼 피의자 신문조서를 허위로 작성하고 △사건 기록을 조작해 수년간 기록을 은닉하고 △김씨에 대한 고소장을 변조해 바꾸는 등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