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4·삼성생명)이 배드민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전영오픈에서 한국 단식 선수 최초 2연패를 노렸으나 아쉽게 무산됐다. '숙적' 왕즈이에게 덜미를 잡혔다. 그래도 안세영은 패배 후 승자를 치켜세우는 품격을 보여줬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9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 유틸리타 아레나에서 펼쳐진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2위' 왕즈이(중국)를 상대, 게임 스코어 0-2(15-21, 19-21)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안세영은 지난해 9월 코리아오픈 결승 패배 이후 이어온 공식 대회 연승을 '36'에서 마감했다. 또 지난해부터 이어온 왕즈이 상대 10연승 행진도 막을 내렸다. 안세영이 왕즈이에게 패한 건 지난 2024년 12월 이후 약 1년 3개월 만이다. 그래도 여전히 안세영은 왕즈이와 상대 전적에서 18승 5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경기 초반부터 흐름이 심상치 않았다. 1게임 초반 3-1로 앞서가던 안세영은 내리 5실점 하며 주도권을 내줬다. 평소답지 않은 잦은 실수가 겹쳤고, 어느새 점수는 8-15로 7점 차까지 벌어졌다. 안세영은 특유의 부지런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그물망 수비를 펼쳤으나, 좀처럼 흐름을 타지 못했다. 결국 기세를 탄 왕즈이의 공격을 막기엔 역부족이었고, 15-21로 패하며 첫 게임을 내줬다.
2게임에서는 조금 다른 양상이 펼쳐졌다. 안세영이 2-5로 뒤지던 상황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9-6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재차 범실이 겹치면서 13-15로 재차 역전을 허용했다. 16-20으로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19-20, 한 점 차까지 추격하는 저력을 보여준 안세영. 하지만 끝내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한 채 무릎을 꿇고 말았다.


안세영은 아쉬운 준우승에도 불구하고 애써 밝은 표정을 지으며 기죽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안세영은 경기 후 자신의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오늘은 아쉽게도 날이 아니네요. 저도 최선을 다했지만, 상대 선수가 더 좋은 경기를 펼쳤다"라고 밝혔다.
이어 안세영은 "왕즈이의 전영오픈 첫 우승에 축하를 전한다"면서 승자를 축하하는 대인배 마음씨와 함께 진정한 패자의 품격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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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안세영은 "그래도 버밍엄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이번 경기를 돌아보며 더 발전할 부분들도 많다는 것을 느꼈다. 경기장에서 함께해 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여러분의 응원이 항상 큰 힘이 되고, 저를 계속 나아갈 수 있도록 한다. 다음에 더 강해져서 돌아오겠다"고 인사하며 글을 맺었다.
전영오픈 일정을 마친 안세영은 1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한편 안세영은 2025년 세계 배드민턴계를 평정하며 최강자로 다시 우뚝 섰다. 2025시즌 슈퍼 1000 등급 3개 대회(말레이시아오픈·전영오픈·인도네시아오픈)를 비롯해 슈퍼 750 등급 5개 대회(인도오픈·일본오픈·중국 마스터스·덴마크오픈·프랑스오픈), 슈퍼 500 호주오픈, 슈퍼 300 오를레앙 마스터스에 이어 왕중왕전인 월드 투어 파이널스까지 제패하며 시즌 11승에 성공했다. 이런 맹활약을 바탕으로 3년 연속 BWF 올해의 여자 선수 및 2년 연속 동료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아울러 한국 여자복식의 백하나-이소희 조 역시 만리장성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결승에서 이들은 세계 최강 류성수-탄닝(중국) 조를 만나 0-2(18-21, 12-21)로 패배, 준우승에 만족해야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