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나스닥 2천, 다우 1만 붕괴

[뉴욕마감] 나스닥 2천, 다우 1만 붕괴

손욱 특파원
2001.12.11 07:05

[뉴욕마감] 나스닥 2천, 다우 1만 붕괴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다음날의 금리인하 기대에도 불구 전지수가 하락했다. 금리인하의 효과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면서 기업수익과 경기회복의 직접적인 신호를 보려는 투자자들의 초조감이 이날의 부진을 초래했다. 나스닥과 다우지수 모두 고지탈환 며칠만에 각각 2천, 1만선을 내주고 말았으며, 한 업종도 지수가 오르지 못 할 만큼 전 업종에 걸쳐 부진이 골고루 확산됐다.

나스닥지수는 개장초 선전하며 다음날의 금리인하를 미리 축하하는 듯한 분위기를 보였으나 바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 하락세가 마감때까지 이어지며 별 저항없이 2천선도 무너졌으며 일중 최저치로 마감됐다. 전날보다 29.14포인트(1.44%) 하락한 1,992.12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지수도 개장초 반짝한 상승세 이후의 하락세가 마감때까지 이어졌다. 힘 한 번 써보지 못 하고 설마하던 1만선이 붕괴돼, 지난 주 힘겹게 탈환한 고지를 단 며칠만에 너무 쉽게 내주고 말았다. 128.38포인트(1.27%) 하락한 9,921.45로 마감됐다.

S&P500지수는 18.38포인트(1.59%) 하락한 1,139.93으로, 러셀2000지수는 7.03포인트(1.46%) 하락한 474.18로 마감됐다.

이날 한 업종도 지수가 오르지 못 했다. 기술주중에서는 네트워킹 3.24%를 비롯해, 컴팩-휴렛팩커드 인수에 다시 제동이 걸리면서 하드웨어 2.49% 부문이 큰 폭 하락했다. 이 외에 멀티미디어 2.61%, 소프트웨어 1.32%, 텔레콤 1.83%, 네트워킹 3.24%, 반도체 1.98% 부문도 모두 하락했다.

비기술주 중에서는 바이오테크 4.12%를 필두로 화학 1.87%, 제약 1.23%, 제지 2.58%, 소매 1.98%, 항공 1.71%, 교통 1.71%, 유틸리티 1.28%, 은행 1.58%, 증권보험 1.35%, 석유 1.71% 전 부문이 1%이상 하락했다.

거래량은 월요일 평소 수준으로 나스닥에서 15억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3억주가 거래됐다. 주가가 내린 종목이 오른 종목수를 상회해 양대 시장에서 각각 24:12, 22:9를 기록했다.

지난 주 금요일 11월중 실업률이 예상보다 높은 5.7%로 발표되면서 월가는 다음날 있을 연방준비은행의 공개시장위원회에서의 올 들어 열 한 번째의 금리인하를 확신하고 있었다. 금리인하가 예상될 때 증시에 흘러 들어온 뉴스와는 무관하게 증시는 선전하는 게 보통인데, 이날 의외로 지난 주말에 이어 지수는 하락행진을 계속했다.

올 들어 열 차례나 투자자들을 들뜨게 하며 금리인하를 시행했지만 경기는 여전히 침체돼 있고 기업수익은 아직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데 투자자들은 금리인하라는 재료에 조소를 던지는 분위기였다.

지금의 경기가 더욱 악화될 수도 있었던 것을 공격적인 금리인하가 그나마 이 정도로 방어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금리인하를 통한 정책파급경로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극단적 의견까지 대두되며 전반적인 투자 분위기는 크게 가라앉았다.

게다가 9월 하순이래 증시는 연방준비은행의 계속적인 큰 폭의 금리인하와 더불어 급속도의 랠리를 보였는데, 이제 금리인하라는 재료가 더 이상의 랠리를 끌고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기업의 수익전망이나 거시지표 회복 같은 재료 없이는 본격 랠리가 이어지기 힘들 것이라는 게 보편적인 시각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날 JDS 유니페이스(-5.5%)의 예비수익 발표는 큰 관심을 끌었었다. 실망스럽게도 JDS는 금분기 10내지 15%의 판매하락세가 다음해 초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수익개선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소요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영향 받아 같은 업계의 노텔 네트워크, 시카모어 네트워크도 5-6% 하락했다.

여기에 최근의 채권시장 수익률의 움직임도 한 몫 거들었다. 장기 정부채의 수익률이 계속 올라가면서 연준의 단기금리 하락 노력에도 불구 장기금리는 계속 치솟고 있어 대기성 자금이 주식에서 채권시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뱅크 오브 아메리카 증권은 주식의 포트폴리오 구성비를 60%에서 55%로 낮추고 대신 채권 비중을 5%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휴렛팩커드(-2.9%)의 컴팩(-14.3%) 인수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두 회사의 주가가 모두 하락했다. 휴렛팩커드의 최대주주인 팩커드 재단이 컴팩의 인수계획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히면서, 지난 번 휴렛 일가의 반대에 이어 다시 인수 성사여부에 대한 의혹이 불거져 나왔다.

오라클(-3.1%)은 이번 주 있을 예비수익 발표를 앞두고 주가가 하락했다. SG 코웬은 오라클의 투자등급을 '중립'으로 유지하기는 했지만 수익개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다음날 예비 판매실적을 발표하는 노키아(-3.8%)도 예상보다 실적이 나쁠 것이라는 예상이 확산되면서 이날 주가가 하락했다.

석유주인 핼리버튼(+14.2%)은 지난 금요일의 하락폭 42%를 일부 만회했다. 패소로 인한 손해배상금의 상당부분은 보험회사에서 지급할 것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프로테인 디자인 랩(-18.3%)은 암치료제 임상실험이 실패로 돌아간 것으로 발표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25명의 투약자 가운데 한 명만이 암세포 확산이 중단됐으며 14명은 치료제 투약에도 불구 암세포가 계속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퍼스트 콜이 내놓은 500대 기업의 평균수익 전망치에 따르면, 이번 분기에 다시 18.7% 하락하고 다음해 1/4분기 수익하락세가 누그러져 4.4% 하락하고 나면 2/4분기 10% 정도 수익이 개선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나스닥시장에서는 시스코 시스템 -2.74%, 썬 마이크로시스템 -1.34%, JDS 유니페이스 -5.51%, 인텔 -0.45%, 오라클 -3.08%, 아리바 +14.87%, 프로테인 디자인 랩 -18.31%, 델 -1.00%, 마이크로소프트 -1.15%, 월드컴 -3.89%, 주니퍼 네트워크 -5.16%가 거래량 상위를 차지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핼리버튼 +14.17%, 엔론 +8.00%, 컴팩 -14.31%, 캘파인 -17.81%, AOL 타임 워너 -5.73%, 제너럴 일렉트릭 -1.05%, 파이저 -3.67%, 바이어컴 -8.52%, 노텔 네트워크 -6.22%, 휴렛팩커드 -2.85%, 루슨트 테크놀로지 -2.10%의 거래가 활발했다.

다우종목중에서는 AT&T 4%대, JP 모간 체이스 3%대를 비롯 씨티그룹, 제너럴 모터스, 존슨 앤 존슨,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캐터필라, 휴렛팩커드, 월트 디즈니, 홈 디포, 코카콜라가 1-2%대 하락했다. 프록터 앤 갬블, SBC 커뮤니케이션은 이례적으로 이날 주가가 1%이상 올랐다.

일부에서는 이날의 지수하락이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즉 다음날 있을 연준의 금리인하를 축하하는 본격적인 랠리를 위해 이날 한 발 물러서 힘을 모은 것일 수도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지수 상승폭이 상승의 기초여건 이상 실현돼 있어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음날의 금리인하 폭은 대부분 0.25%포인트로 생각하고 있다. 0.5%포인트 인하폭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현재의 금리수준 2.0%가 0.5%포인트 인하하기에는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라는 해석이다. 0.25%포인트 인하해 금리가 1.75%가 돼도 이 수준은 지난 1960년이래 최저치가 되는 셈이다.

게다가 9.11테러 이후 벌써 세 차례나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한 바 있어 연준이 금리인하에 신중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통화정책을 방만하게 운용하고 있다는 인식이 퍼지게 되면 향후 본격적인 경기회복때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개를 들어 경기회복 속도를 지연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주에 발표될 거시지표 중 가장 주요한 것은 목요일에 발표될 11월중 소매판매실적과 금요일의 소비자물가지수를 꼽을 수 있다. 소매판매실적은 2% 정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최근의 경기부진을 반영, 소비자물가지수도 제자리에 머물거나 0.1%정도 하락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 외에 목요일에 11월의 도매물가지수와 지난주의 실직자수가 발표되고 금요일에는 11월의 산업생산지수와 공장가동률, 10월의 재고실적이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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