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반도체 덕분에 막판 반등

[뉴욕마감]반도체 덕분에 막판 반등

손욱 특파원
2001.12.15 07:29

[뉴욕마감] 혼조세 후 강보합으로 마감 - 반도체는 강세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일중 내내 보합세를 보이다 장 후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모두 플러스로 장을 마쳤다. 산업생산지수, 소비자물가지수, 기업재고실적 등 주요 거시지표가 발표됐지만 내용이 뒤섞이면서 이날의 불규칙한 움직임을 유발했다. 반도체는 2.3% 오르며 이날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나스닥지수는 오전 내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방향을 찾지 못하다 오후 들어 급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세를 시작했다. 그러나 마감 직전 다시 한 발 물러서며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6.67포인트(0.34%) 상승한 1,953.18로 마감했다.

다우존스지수도 나스닥과 비슷한 일중 패턴을 보이며 전날보다 44.70포인트(0.46%) 상승한 9,811.15로 이날을 마쳤다.

S&P500지수는 3.71포인트(0.33%) 상승한 1,123.09로, 러셀2000지수는 1.54포인트(0.33%) 상승한 470.21로 마감됐다.

업종별로는 인터넷 1.56%, 멀티 미디어 1.01%를 비롯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텔레콤, 네트워킹 부문 모두 지수가 하락했다. 반도체지수만이 2.30% 오르며 기술주의 체면을 지켰다. 비기술주중에서는 은행, 제지, 바이오테크, 유틸리티 부문은 부진했던 반면, 금, 석유, 항공, 교통, 제약부문은 선전했다.

거래는 오전중 크게 부진했으나 오후 들어 활발해지면서 평소 수준을 기록했다. 나스닥에서 17억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4억주가 거래됐다. 나스닥에서는 주가가 내린 종목이 19:17 비율로 더 많았으나 거래소에서는 주가가 오른 종목이 17:14 비율로 내린 종목을 상회했다.

지난 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나스닥, 다우지수가 나란히 순식간에 각각 2천, 1만선을 넘어선 것에 대해 그 상승속도가 지나치게 빨랐던 게 화근이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수익 경고가 이어지면서 뉴욕증시가 며칠 버티지 못 하고 다시 고지를 내주고 만 것은 투자자의 기업수익 경고에 대한 실망 자체보다는 지난 주의 지나친 급상승에 투자자들이 몸을 사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주요 지지선을 넘나 들면서 한바탕 요동을 쳤던 증시는 당분간 좁은 변동폭을 갖고 방향 모색에 며칠을 보낼 것으로 예상됐었다. 이날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소극적인 투자자세를 견지하면서 주가는 소폭 오르락 내리락,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11월의 산업생산지수가 예상보다 낮은 0.3% 하락한 것으로 발표됐다. 최근 14개월중 한 번을 제외하고는 생산지수는 계속 하락하기만 했는데, 현재 진행중인 경기침체의 신호탄을 올렸던 제조업부문의 경기 회복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갖고 있던 월가를 다시 한 번 실망시켰다. 한편 공장가동률은 74.7%을 기록했는데, 제조설비의 약 4분의 1이 가동되지 않고 수요확대를 기다리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기업재고실적은 10월에 1.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1992년 이후 최대의 재고감소폭이었으며 월가에서 예상하고 있던 0.5%보다도 감소폭이 컸다. 생산 감축과 10월중 2.7%의 판매 신장세의 영향을 동시에 받은 것으로 여겨진다.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현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발표됐다. 그러나 내용면에서는 인플레이션의 조짐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계절적 요인이 커서 물가지수 산정시 통상 제외하기도 하는 식료품과 에너지부문을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는 0.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지수의 증가에 대한 우려로 주가는 상승하지 못 하고 불규칙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마감 임박해 기업재고실적에 투자자의 중심이 옮겨지면서 경기회복이 일단 시작되면 가속도가 붙을 수 있는 기반이 조성돼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가는 상승세를 시작했다.

전날 마감후 발표된 오라클(-1.1%)의 수익전망은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증시는 신통치 않은 반응을 보였다. 다음해 5월에 끝나는 회계년도 전체 수익은 월가의 예상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번 분기는 주당 10센트 정도로 월가의 예상보다 1센트 하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칩 부문은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 인텔(+2.1%),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2.6%), 노벨러스 시스템 등 시장선도주들이 전날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일제히 1-6% 올랐다. 그러나 전날 루슨트 테크놀로지(-5.5%)와 시에나(-4.8%)의 수익경고로 폭락했던 광섬유주는 이들을 포함, 노텔 네크워크, 코닝, JDS 유니페이스(-1.6%)까지 부진이 계속 확산됐다.

다우종목중 맥도날드(+4.1%)는 월가의 예상수익 달성을 공표하면서 주가가 크게 오른 반면, 월트 디즈니(-3.9%)는 메릴 린치의 부정적인 코멘트에 영향을 받아 다우종목중 가장 큰 폭 주가가 하락했다.

이날 바이오테크 부문의 빅 뉴스가 있었다. 미국 최대의 바이오테크주인 앰젠(-6.9%)이 경쟁사인 이뮤넥스(-5.8%)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는 것이 확인됐다. 전체 170억달러 규모의 거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는데 이 소식은 전날 루머로 떠돌면서 이미 이뮤넥스의 주가가 폭등한 바 있어 이날 주가는 모두 하락했다.

제약주인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은 같은 업계의 머크에 이어 다음해 수익경고소식을 전해왔다. 그러나 골드만 삭스와 프루덴셜 증권은 이 회사의 투자등급을 상향 조정했는데 어느 회사보다도 개발연구 투자에 중점을 두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한편 치료제 개발 전문 업체인 파마사이클릭스(-57.1%)는 현재 진행중인 뇌종양 치료제의 임상실험 결과 약효가 기대에 못 미친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이날도 정리해고 계획이 이어졌다. 전화회사인 벨싸우스(+0.5%)는 기술사업부문에서 약 1,200명의 인원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기용품 제조업체인 ITT는 5개의 공장을 폐쇄함에 따라 약 3,500명의 감원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엔론(-7.9%)의 파산결정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같은 업계의 캘파인(-16.8%)은 무디스가 이 회사의 채권을 정크본드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이날 주가가 다시 하락했다. 무디스는 캘파인의 유동성이 부족하고 현금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신용등급을 낮췄다고 밝혔다.

한편 살로몬 스미스 바니는 철강주의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AK 스틸, USX-US 스틸, 누코어, 스틸 다이나믹스 등 4개 철강주의 투자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나스닥시장에서는 시스코 시스템 +2.21%, 앰젠 -6.86%, 오라클 -1.09%, 썬 마이크로시스템 -0.32%, 인텔 +2.06%, 이뮤넥스 -5.75%, JDS 유니페이스 -1.61%, 주니퍼 네트워크 -4.20%, 시에나 -4.82%, 델 -1.58%, 브로드콤 +1.79%이 거래량 상위를 차지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루슨트 테크놀로지 -5.52%, 캘파인 -16.76%, 글로벌 크로싱 -8.11%, 제너럴 일렉트릭 +1.81%, 노텔 네트워크 -0.81%, 파이자 -0.03%, 퀘스트 커뮤니케이션 +4.24%, 엔론 -7.58%, AOL 타임 워너 -0.51%, EMC -0.66%, 씨티그룹 -1.52%의 거래가 활발했다.

다우종목중 맥도날드 4%대를 비롯, 홈디포 3%대, 알코아, 제너럴 일렉트릭, 인텔이 2%대 상승하며 이날 지수를 플러스 권역으로 들어서게 하는 데 큰 공헌을 세웠다. 그러나 월트 디즈니, JP 모건 체이스 3%대, 허니웰 2%대, 어메리칸 익스프레스, 휴렛패커드는 1%대 하락하는 부진한 모습이었다.

이번 주에 주식펀드는 37억달러가 증시를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주의 35억달러 유입과는 대조적으로 이번 주의 주가하락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었다. 주식펀드의 순유입규모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 보다는 주가변동에 따라 주식펀드의 유출입규모가 결정되는 게 보편적인 해석이며 학계의 결론이다. 채권펀드도 이번 주에 21억달러 순 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날 오사마 빈 라덴의 9.11테러에 대한 배경설명과 그 성과에 대해 크게 고무된 비디오 공개에 충격을 받았던 시민들은 그 대담하고 여유있는 표정을 잊지 못하는 것 같았다. 이날 아프가니스탄 동맹군이 빈 라덴이 은적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동굴에 대해 공격이 임박했다고 발표했다.

빈 라덴이 체포되거나 사살될 경우 일시적으로 주가는 랠리를 보일 것으로 월가는 예상하고 있다. 한편 빈 라덴은 자신의 거처 발견이 임박하게 되면 미국을 상대로 한 테러공격이 집중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티니안 사이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져 이스라엘의 총격으로 여섯 명의 팔레스티니안 주민이 사살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지난 수요일에 있었던 10명의 사상자를 냈던 이스라엘에서의 버스테러공격에 대한 대응이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