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미래에 관한 불확실성

[시평]미래에 관한 불확실성

최공필
2003.02.20 12:11

[시평]미래에 관한 불확실성

[편집자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우리의 경제 시계를 가리우던 불확실성은 이제 비경제적 시계마저 어둡게 하고 있다. 경제 각 부문에 고르게 배분되어 미래 생산을 가능케 할 자금은 전래없는 불확실성으로 단기상품에 머문지 오래되었다. 만기변환의 주체인 금융기관마저도 불확실한 환경하에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자금의 단기부동화는 투기적인 시장교란요인이 우세해지는 상황으로 이어져 시장전반에 걸친 불신과 위험기피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세계경제가 인플레이션과 성장일변도의 구도에서 디플레이션과 침체가능성이 높아진 조정국면으로 전환함에 따라 각국의 연기금운용과 관련된 애로도 심각하다. 안정적인 미래의 소비흐름을 지탱해 줄 수 있는 현 시점에서의 준비는 불확실성이 짓누르는 금융시스템의 작동마비로 인해 원천적으로 좌절된 상태이다.

 

이상 신호는 이미 생산부문에서 본격화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상호의존적인 구도가 심화되면서 경쟁력있는 요소에 대한 수요기반확보는 이제 각국이 생존해나갈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으로 부각되었다. 과연 현재 우리의 고용과 소득을 지탱하고 있는 어중간한 산업기반은 주변국 산업공동화의 원인인 중국의 경쟁력을 버텨낼 수 있는가.

대외경쟁에서 도태되는 부문에 대한 우리의 사회안전망은 이들을 새로운 생산여력으로 전환할 만한 기능을 갖추고 있는가.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각 부문의 개혁노력은 과연 향후 전개될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을 확충해주고 있는가.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는 냉철한 현실이해와 과감한 사고전환이야 말로 모든 개혁노력의 전제조건이 되어야 함을 절감하게 된다.

 

일부에서 거론되는 잠재성장률의 하락추세는 과거 생산방식하에서 노동시간 감소추세나 노령화 등으로 요소투입량이 점차로 저하되면서 초래되는 불가피한 결과이다. 단지 잠재성장률의 저하에 대한 단순한 정책대응은 오히려 경쟁력 저하의 원인으로 작용하기 쉽다. 따라서 향후 정책노력은 기술발전으로 대체되는 투입량을 다른 부문이나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생산공정에 적극 활용하는데 경주되어야 한다.

정작 우리는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이 실망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새로운 경쟁력이 구비된 청년층이나 경험과 안목이 성숙된 퇴직층 인력의 활용부진은 이제 사회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세계화의 추세를 거스를 수 없다면 효율적인 인턴 및 재교육훈련프로그램의 확충은 인적투자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한 현 환경하의 가장 적절한 선택이다.

 

인플레이션이 두려워 적정성장을 고민하기 보다는 성장자체를 이끌어낼 만한 수요기반이 크게 약화되어있는 현실을 고민해야 한다. 이제는 우리나라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산업에 대한 유효수요를 지탱하고 개발하는 것이 생존전략이다. 자본흐름이 자유로운 상황하에서 성장산업유치와 병행되지 않는 산업공동화는 체제적 경쟁력 저하의 결과로 이해해야 한다. 즉, 부존자원을 고용하는 산업에 대한 수요기반이 전세계 또는 역내에서 구비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는 향후 수십년의 행방을 좌우할 정도로 큰 차이를 가져다 주게 된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는 스스로 근본적인 불확실성을 제거해나갈 수 있는 시장확보노력에 매진해야 한다. 현재의 상황을 단지 외생적이고 불가피한 환경의 결과로 인식하기 보다는 소개방경제로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제상의 변화요구를 제때 수용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으로 이해해야 한다.

과거 사고의 틀에 얾메여서 현재의 변화가 시사하는 바를 잘못 이해할 경우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미래를 어둡게하는 정책노력을 강화할 뿐이며 이는 외부의 불확실성과 맞물려 우리의 도약의지를 좌절시킬 것이다. 분명 새로운 수요기반의 발굴과 이와 맞물린 경쟁력 있는 부존자원의 확보는 시장기능이 우선되는 새로운 경제체제를 토대로 이루어질 때 업그레이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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