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주거복지 지원을 위한 정책방향"
최근 주택시장은 과열양상을 보였던 지난해와는 달리 뚜렷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문제가 되던 충청권 일부지역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투기억제책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조만간 안정세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공급 측면에서도 작년말에 전국 주택보급률이 100.6%에 달해 수급안정 기반이 강화됐다. 수도권은 아직 90% 수준에 불과하나 1960년대 이후 주택공급을 확대하는데 주력한 결과 제1차 경제개발계획 수립 이후 40년만에 처음으로 보급률 100% 시대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주택시장 상황은 크게 호전되고 있지만 자신의 주거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주거빈곤층의 주거불안 문제가 여전한 것 또한 사실이다. 단칸방에 거주하고 있는 가구가 120만 가구에 이른다. 비만 오면 침수되는 지하셋방이나 쪽방 등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저소득층도 330만 가구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할 때 앞으로는 수도권의 주택부족 문제를 해소하는 것과 함께 주거빈곤층의 주거복지 수준을 개선하는데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나 선진국을 막론하고 주택시장의 수요·공급 원리에만 의존해서는 국민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이렇기 때문에 정부가 주택정책이라는 수단을 통해 시장에 개입하는 것이다. 그간 정부에서도 임대료가 저렴한 국민임대주택 공급을 확충하고 전월세 보증금을 저리로 지원하는 등 지원책을 마련해왔다. 하지만 사회적 약자인 주거빈곤층의 주거복지 수준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보다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본다.
먼저 필요한 것은 주거빈곤층의 주거문제는 국가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을 확립하는 일이다. 집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일할 의욕이 생겨나지 않고 자연 신명나는 사회가 되기는 어렵다. 주택문제가 가지는 사회경제적 측면을 감안할 때 시장에서 자신의 주거문제를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계층에 대해서는 정부가 해결할 수 밖에 없다.
전국민 모두가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소득수준과 주거상황에 맞는 계층별, 집단별 주택정책 목표와 수단이 마련돼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주택보급률 지표 또한 개선해야 한다. 그간 주택보급률 지표는 정책수단과 자원의 집중을 통해 주택공급을 확대함으로써 만성적인 주택부족 문제를 해소하는데 크게 기여해 왔다.
그러나 양적인 공급지표만으로는 계층별 주거상황과 질적인 주거수준을 명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이미 보급률 100% 목표가 달성된 점을 감안할 때 주택의 양과 질적인 측면 모두를 포괄할 수 있는 별도의 주거복지 지표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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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중요한 과제는 최저주거기준 이하 주택에 거주하는 빈곤층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을 구체화하는 일이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마련, 이들 기준 이하 주택에 거주하는 저소득층의 주거수준을 개선하는데 노력해 왔다. 이러한 선진국의 경험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도 앞으로는 최저주거기준을 활용, 이 기준 이하의 주택에 거주하는 주민수를 중장기적인 목표하에 줄여나가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최저주거기준 이하의 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정기적으로 파악해 정부 지원이 필요한 주거빈곤층을 명확히 선별, 이들에 대한 장기임대주택 공급이나 주택개보수 자금 지원, 주거환경정비사업 시행 등 각자의 주거상황에 알맞는 차별화된 지원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장기임대주택 공급을 확충하는 일이다. 장기임대주택 재고율이 3.4%에 불과한 우리의 실정을 감안할 때 적어도 선진국 수준인 10∼20%로 늘려야 한다. 정부에서는 앞으로 2012년까지 총 100만호의 국민임대주택을 건설할 계획이며, 주거복지지표 개발과 최저주거기준 제도화 등 주거복지 수준을 향상시켜 나가기 위한 주택종합계획('03∼'12)을 마련중에 있다.
주택문제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경제문제이자 사회문제이다. 주거빈곤층의 주거불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진정한 복지사회에 진입하기는 힘들다. 지금이야말로 주거복지 지원을 강화하는데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주거빈곤층 모두에게 국가와 사회의 따뜻한 손길이 미칠 때 집 걱정없는 사회가 도래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인간의 얼굴로 비교할 때 주택정책의 참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