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불황에도 돈몰리는 곳
"요즘은 사정이 좀 어떻습니까"하고 업계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이구동성으로 "여전하지요"라고 답변한다.
물어보는 사람도 우문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던진 말이지만 상황이 호전될 기미가 전혀 없는데 왜 물어보느냐며 되묻는다. 정말 사정을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이제는 회식도 못합니다. 임원들도 이제는 골프 접대 못합니다. 한마디로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라며 목청을 높인다.
하기야 직장인들 주머니가 가벼워지면서 회사식당을 찾는 발길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그 싸다는 할인점도 장사가 안된다고 난리다. 더욱이 불황은 다른 나라 일인냥 명품을 잘 팔린다는 뉴스는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이제는 싫증난 중고명품을 되팔아 새 명품을 산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그러나 누구나 어렵다고 호소하는 와중에서도 종종 틈새시장을 공략해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반가운 얘기도 들린다. 뭐 그럴 수도 있겠지라고 넘겨볼 수도 있지만 나름의 성공비법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
즉석-편의식품 시장은 틈새시장의 대표적 사례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생필품마저 잘 팔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밥, 전골, 찌개, 국, 스테이크, 반찬 등 각종 즉석식품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즉석죽 시장도 매년 두자리수의 성장률을 보이자 새우죽, 인삼죽 등 관련 아이디어 제품들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이러한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공한 기업들은 아무리 불황이더라도 건강과 영양을 중요시하는 소비층은 살아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마디로 맞벌이 부부, 부유 독거노인, 독신남녀들이 있는 한 시장은 성공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은 새로운 소비자 발굴 등 끊임없는 타겟팅과 소비자 마케팅에서 성공을 거둔 셈이다. 불황을 모르는 기업을 보면서 돈은 돌지 않는 게 아니라 '유인요인이 있으면 돈은 반드시 넘친다'는 말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