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재건축후분양 재검토돼야
정부의 5.23 부동산 안정대책 발표 후 오랜만에 아파트값이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하지만 5.23 대책이 무조건 순기능을 갖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특히 정부가 이르면 이달중 시행예정인 재건축 후분양제 도입은 애써 쌓은 공든탑을 무너뜨릴 수 있는 대표적인 악수로 꼽히고 있다.
무엇보다 재건축 후분양은 분양가 인상을 불러 아파트값 동반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 후분양은 일반분양 수익을 조기에 회수할 수 없게 한다. 이로 인해 재건축 조합의 사업자금 대출이 늘게되며 그에 따른 조합원 이자부담은 분양가에 전가될 수 밖에 없다.
건설교통부도 재건축 후분양이 이뤄지면 9.39%의 일반분양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공공연히 밝힐 정도다. 그러나 건교부가 밝힌 9.39%라는 수치는 순전히 건교부만의 바램일 수 있다. 개별 조합의 특성과 대출 조건 등에 따라 훨씬 높은 수준의 분양가 인상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후분양으로 분양가가 20%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미분양에 대한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도 현장에서 우려하는 대목이다. 실제 서울 동시분양을 통해 공급된 재건축 일반분양분 중 강남권을 제외하면 미분양 가구가 상당수에 이른다. 그런 상황에서 착공이 80%이상 이뤄져 입주를 불과 3∼6개월 가량 남겨놓고 일반분양에 들어간다면 대거 미분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조합 청산이 불가능해져 재건축사업은 장기 표류할 수 밖에 없다.
후분양제 도입은 노무현 정권이 들어서기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논의돼 왔고, 그때마다 점진적이고 자율적인 도입이 바람직하다는 게 건교부의 정책 기조였다. 그런데 이전의 정책기조가 잘못됐고 후분양 도입이 맞다면 이제 건교부는 그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