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노사에 밀린 경제현안
조용하지 않고 시끄럽다고 해서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지난해 월드컵때 온나라안이 떠나갈 정도로 소란스러웠지만 그 힘으로 세계4강이라는 엄청난 신화를 일궈내지 않았던가.
하지만 요즘은 그리 좋은 이벤트가 아닌 일로 나라안이 온통 어수선하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도입 논쟁이 한동안 계속되더니 최근에는 대북송금 특검연장 여부를 놓고 정치권이 연일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상당한 휴유증을 안겨준 조흥은행 파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민주노총 시한부 파업, 한국노총 총파업 등 대규모 파업이 잇따를 예정이다. 여기에 업종별 파업까지 합하면 거의 매일 파업이 계속될 전망이다.
노동계의 파업 투쟁에 대해 재계의 대응 수위 또한 만만치 않아 보인다. 경제5단체 회장과 부회장들은 지난 23일 '우리 사회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성명서를 통해 "장사안하고, 투자줄이고, 해외로 나가는 수밖에 없다"며 초강경 대응을 선언했다. 두산중공업 노사분규, 화물연대 파업 등 파업 해결과정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던 재계가 정부에 대해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그동안 노조편향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정부도 엄정한 법집행을 통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재계 주변에서는 조흥협상 타결 직후 노무현 대통령의 '본때 발언'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이러한 노사정 움직임을 볼 때 노사문제가 지금 가장 중요한 국가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노조의 파업결의에 재계는 즉각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 또한 고위 공직자의 멘트를 통해 강경입장을 재확인시켜주고 있다. 모두들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경제살리기'와 관련된 각종 경제현안들은 뒷전에 물러나 있다.
경제회생을 위한 추경안, 증권관련 집단소송 법안, 자산운용법을 비롯한 금융관련 법안, 주5일제 근무 및 외국인 고용허가제 법안 처리는 사회적 이슈 취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경제회생 방안을 놓고 사회가 좀 시끄러웠으면 한다.